[이슈&뉴스] 북한, 뭘 노렸나?…청와대 경호 비상

입력 2014.04.03 (21:08) 수정 2014.04.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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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군이 무인기를 조직적으로 운용해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파주 무인기는 낙하산을 8번 이상 폈다 접은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 영공을 제집 드나들듯 침투해왔다는 증겁니다.

이슈 앤 뉴스 오늘은 북한의 무인기 능력은 어느 정도이고 구멍 뚫린 청와대 방공망은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먼저. 북한의 무인기 개발이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 김성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정전 60주년 열병식.

북한은 신형 무인 타격기를 공개하며 그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지난해 7월 27일) : "저 초정밀 타격기들은 목표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여 잿가루로 날려 보낼 것입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이 보유한 첨단 정찰 위성에 맞서기 위해 1990년부터 이런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였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등지에서 설계도와 시제기를 들여온 뒤 20년 넘게 개량을 거듭해 상당한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방현과 VR-3, 프첼라 등 4종류의 무인기를 운영중인데, 이번 사례에서 보듯 오래전부터 우리 군부대와 주요 시설을 광범위하게 정탐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일부 무인기는 폭탄과 화학 무기 탑재가 가능한 타격기로 전환할 수 있어 더욱 위협적입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지난해 4월 6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초정밀 무인 타격기들이 속도가 빠르며 목표 식별 능력도 대단히 높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공격형 무인기 수백 대를 이미 실전 배치했고 별도의 무인기 부대도 운영하는 등 차세대 핵심 전력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파주에서 곧바로 서울로 날아온 무인기는 이곳 청와대 상공에서 20여 초나 선회했습니다.

청와대 반경 1.6킬로미터는 비행금지구역이어서 우리 비행기는 얼씬도 못하는 곳인데도, 무인기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건물 바로 위에서 자유롭게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문제는 구글보다도 해상도가 낮은 사진만을 얻기 위해 무인기를 보냈을 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북한이 유사시 서울 공격 루트를 사전 정탐하기 위해 보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에 소개된 청와대 공격 시나리오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산을 끼고 있는 청와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다른 무기로는 어렵지만 무인 타격기로는 2분 40초 만에 청와대에 도달해 자유로이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청와대는 북악산, 인왕산 때문에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로는 공격이 어렵지만, 무인 타격기는 산을 돌아서 공격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관악산 뒤에 가려져 있는 수도방위사령부도 무인 타격기는 선회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주장대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을 자유로이 비행한 만큼 당장 청와대 방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송창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재 청와대 방어는 수도방위사령부와 경호실이 맡고 있습니다.

외곽을 책임지는 수도방위사령부는 단거리 대공미사일과 대공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방공 레이더는 무인기를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를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높습니다.

청와대도 이런 심각성을 반영해 어젯밤 3시간 넘게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주관으로 국방부 등 관련 기관이 합동으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경호실도 이번 일은 경호실 차원을 넘어 국가 대공 방어체계 차원에서 보완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수도방위사령부에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내년에 도입할 방침입니다.

또 저고도 비행체를 요격하기 위해 유도탄과 대공포를 동시에 발사하는 복합 화기 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소형 무인기를 잡아낼 뾰족한 장비가 없고 육안으로 감시할 수밖에 없어 청와대는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송창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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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북한, 뭘 노렸나?…청와대 경호 비상
    • 입력 2014-04-03 21:08:33
    • 수정2014-04-03 22: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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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군이 무인기를 조직적으로 운용해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파주 무인기는 낙하산을 8번 이상 폈다 접은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 영공을 제집 드나들듯 침투해왔다는 증겁니다.

이슈 앤 뉴스 오늘은 북한의 무인기 능력은 어느 정도이고 구멍 뚫린 청와대 방공망은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먼저. 북한의 무인기 개발이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 김성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정전 60주년 열병식.

북한은 신형 무인 타격기를 공개하며 그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지난해 7월 27일) : "저 초정밀 타격기들은 목표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여 잿가루로 날려 보낼 것입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이 보유한 첨단 정찰 위성에 맞서기 위해 1990년부터 이런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였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등지에서 설계도와 시제기를 들여온 뒤 20년 넘게 개량을 거듭해 상당한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방현과 VR-3, 프첼라 등 4종류의 무인기를 운영중인데, 이번 사례에서 보듯 오래전부터 우리 군부대와 주요 시설을 광범위하게 정탐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일부 무인기는 폭탄과 화학 무기 탑재가 가능한 타격기로 전환할 수 있어 더욱 위협적입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지난해 4월 6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초정밀 무인 타격기들이 속도가 빠르며 목표 식별 능력도 대단히 높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공격형 무인기 수백 대를 이미 실전 배치했고 별도의 무인기 부대도 운영하는 등 차세대 핵심 전력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파주에서 곧바로 서울로 날아온 무인기는 이곳 청와대 상공에서 20여 초나 선회했습니다.

청와대 반경 1.6킬로미터는 비행금지구역이어서 우리 비행기는 얼씬도 못하는 곳인데도, 무인기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건물 바로 위에서 자유롭게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문제는 구글보다도 해상도가 낮은 사진만을 얻기 위해 무인기를 보냈을 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북한이 유사시 서울 공격 루트를 사전 정탐하기 위해 보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에 소개된 청와대 공격 시나리오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산을 끼고 있는 청와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다른 무기로는 어렵지만 무인 타격기로는 2분 40초 만에 청와대에 도달해 자유로이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청와대는 북악산, 인왕산 때문에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로는 공격이 어렵지만, 무인 타격기는 산을 돌아서 공격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관악산 뒤에 가려져 있는 수도방위사령부도 무인 타격기는 선회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주장대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을 자유로이 비행한 만큼 당장 청와대 방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송창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재 청와대 방어는 수도방위사령부와 경호실이 맡고 있습니다.

외곽을 책임지는 수도방위사령부는 단거리 대공미사일과 대공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방공 레이더는 무인기를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를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높습니다.

청와대도 이런 심각성을 반영해 어젯밤 3시간 넘게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주관으로 국방부 등 관련 기관이 합동으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경호실도 이번 일은 경호실 차원을 넘어 국가 대공 방어체계 차원에서 보완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수도방위사령부에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내년에 도입할 방침입니다.

또 저고도 비행체를 요격하기 위해 유도탄과 대공포를 동시에 발사하는 복합 화기 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소형 무인기를 잡아낼 뾰족한 장비가 없고 육안으로 감시할 수밖에 없어 청와대는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송창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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