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없는 속보 경쟁…불신만 키워

입력 2014.05.15 (23:48) 수정 2014.05.16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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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참사로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충분히 취재하지 않아 잘못된 내용을 전했습니다.

당장 뭐가 잘못됐는지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보도 한 달을 홍성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의 직업병에 걸린 기자분들께..."

사고 일주일 만에 등교한 단원고 학생의 편지입니다.

세월호 보도를 보고 기자의 꿈을 버렸다며 언론을 원망했습니다.

<녹취> 정운선(교육부 센터장) : "가만히 있어도 죽을 만큼 힘든 유가족들에게…(기자들이)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줬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노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사고 초기 생존 학생들의 안정보다 취재 경쟁에 더 몰두한 언론

<녹취> 기자 : "지금 심정 말해주세요."

가족들의 거친 항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녹취> 실종자 가족 : "기자, 이 XXX들아, 니네 가족들 찍어서 뭐하려고 XXX들아. 우리 슬픈 거 찍어서 뭐하려고!"

언론은 사실 확인에는 소홀했습니다.

사고 초기, K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정부가 "5백 명을 투입하고" , "장비를 총동원했다"며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만 했습니다.

실상은 다르다는 가족들의 항의가 쏟아졌지만, 검증할 방법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녹취> 실종자 가족 : "인원 투입 555명, 배 169척으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보를 쏟아냈지만 정정이나 사과에는 인색했습니다.

참사 현장의 취재 준칙도 없다보니 평소 교육도 없다시피했습니다.

<인터뷰> 이중우(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장) : "재난 시에 상황에 대처하는 교육은 거의 미흡하고 보입니다. 잠깐 숙지해 주는 그런 정도의 교육 갖고서는 재난 보도 현장에서 적응하기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세월호 보도, 또 다른 재난은 아니었는지 되집어 볼 때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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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5-16 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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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참사로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충분히 취재하지 않아 잘못된 내용을 전했습니다.

당장 뭐가 잘못됐는지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보도 한 달을 홍성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의 직업병에 걸린 기자분들께..."

사고 일주일 만에 등교한 단원고 학생의 편지입니다.

세월호 보도를 보고 기자의 꿈을 버렸다며 언론을 원망했습니다.

<녹취> 정운선(교육부 센터장) : "가만히 있어도 죽을 만큼 힘든 유가족들에게…(기자들이)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줬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노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사고 초기 생존 학생들의 안정보다 취재 경쟁에 더 몰두한 언론

<녹취> 기자 : "지금 심정 말해주세요."

가족들의 거친 항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녹취> 실종자 가족 : "기자, 이 XXX들아, 니네 가족들 찍어서 뭐하려고 XXX들아. 우리 슬픈 거 찍어서 뭐하려고!"

언론은 사실 확인에는 소홀했습니다.

사고 초기, K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정부가 "5백 명을 투입하고" , "장비를 총동원했다"며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만 했습니다.

실상은 다르다는 가족들의 항의가 쏟아졌지만, 검증할 방법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녹취> 실종자 가족 : "인원 투입 555명, 배 169척으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보를 쏟아냈지만 정정이나 사과에는 인색했습니다.

참사 현장의 취재 준칙도 없다보니 평소 교육도 없다시피했습니다.

<인터뷰> 이중우(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장) : "재난 시에 상황에 대처하는 교육은 거의 미흡하고 보입니다. 잠깐 숙지해 주는 그런 정도의 교육 갖고서는 재난 보도 현장에서 적응하기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세월호 보도, 또 다른 재난은 아니었는지 되집어 볼 때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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