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성으로 산다는 것
입력 2014.08.02 (08:31)
수정 2014.08.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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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도를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해 충격을 준 일이 있었죠.
외국인 여성도 피해가 잦을 정도로 인도에서 여성은 각종 폭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여성이 두 차례나 총리를 지냈지만 초대 총리 네루의 딸이란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 인도 여성들은 성폭력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도도 국제화와 경제 발전으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여권 운동도 일어나고 있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적 관행은 여전하고 여성의 인권은 최하위 수준입니다.
인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어떤 의미일까요?
구본국 특파원이 인도 현지에서 여성 차별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뉴델리의 한 낡은 건물 옥상.
16살 사쁘나를 어렵게 만났습니다.
2달전 콜카타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고향을 등졌습니다.
성폭행범은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 : "소리를 질렀지만 다른 집들이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아무도 들을 수 없었고 도와주지 않았어요."
가족들은 성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오히려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성폭행 피해자) : "벌을 줘야 하지만 인도사회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아요. 성폭행 당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름이 더럽혀 지면 모든게 끝나니까요.결혼도 할 수 없고 불명예죠."
지난 1월 인도 콜카타에서는 집단 성폭행을 당한 16살 소녀가 불에 타 숨졌습니다.
고소를 했다는 이유로 성폭행범들이 소녀의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겁니다.
인도 국가범죄국 통계를 보면 인도에서는 20분마다 한 건씩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 3명 가운데 1명은 어린이여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인도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뉴델리도 마찬가지죠. 뉴델리는 인도의 성폭행 수도라고 여겨질 정도니까요."
결혼 생활 12년 만에 남편과 헤어진 빠르빈더 꼬르.
결혼 당시 지참금으로 인도인 10년 월급에 해당하는 2천 만원을 가져갔지만 남편은 돈을 더 요구하며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인터뷰> 빠르빈더 꼬르(결혼지참금 피해자) : "남편은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예요. 화가 나서 때리면 나중에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같은 여자인 시누이는 펄펄 끓는 겨자 기름을 꼬르에게 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아버지 : "부엌에서 그릇을 씻고 있었고 선반에는 끓여놓은 기름이 있었는데 시누이가 기름을 머리 위에 부었습니다"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꼬르는 결국 친정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961년 결혼 지참금 제도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지참금 제도는 여전히 살아 있고 남성 폭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구본국 지금 뒷쪽에 보이는 곳은 인도의 한 화상치료병원입니다. 결혼 지참금 등 여러가지 이유로 폭력이 잦다 보니 병원도 피해자들로 항상 붐빕니다.
이 병원의 환자도 결혼한 여성이 절반에 가까울 정돕니다.
여성을 상대로한 범죄는, 지난 2012년의 경우 여자 영아 살해가 천 6백여건, 여성 성폭행이 2만 4천 9백여건, 결혼지참금 관련 살인이 8천 2백여건이나 됩니다.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 차별의식 때문입니다.
국민의 90% 이상이 믿는 마누 법전은 여성의 역할이 남성에게 순종하는 것이라며 차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법적으론 폐지됐지만 실제로는 큰 영향을 미치는 신분 제도 카스트 제도도 여성 차별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12억5천만 명이 사는 인도에서 이제 여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도 정부는 성폭행범에 대한 형량을 최고 사형으로 높이는 등 처벌을 강화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보입니다.
남자들로 북적이는 한 호신술 학원.
한쪽에 젊은 여성 두명이 함께 땀을 흘립니다.
체력은 기본.. 누군가가 공격을 했을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샤론 : "(밤에도 무섭지 않아요?) 전혀요. 파티에 가서 아침까지 있고..어디든 다녀요."
학원뿐 아니라 일부 정규 학교에서도 여학생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호신술을 통해 각종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신감도 키우고 있습니다.
여성이 운전하고 여성만 타는 택시..
전화를 하면 집앞까지 택시가 오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줍니다.
<인터뷰> 니하(여성 택시 이용자) : "남자 운전기사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고 편안하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어 아주 좋아요"
여성들이 자신을 지키려는 작은 몸부림들이지만, 인도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인터뷰> 씨마(운전기사) : "여자가 운전기사 일을 하면 정상적으로 보지 않아요. 집안 일이나 하지 무슨 운전을 하냐며 문제 삼기도 해요."
잠든 여성을 음흉한 눈길로 바라보는 남성들.
시선이 멈춘 곳은 여성의 가슴입니다.
버스가 덜컹거리면서 여성의 목걸이가 내려오고 남성은 그 속에 비친 자신의 추한 모습에 놀랍니다.
인도 사회에 만연한 성 불평등을 근절하기 위해 만든 광곱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여성에 대한 의식을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바꿔야죠. 그리고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법과 제도를 바꿔 여성 차별과 범죄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인격체라는 인식을 남성들이 갖게 될 때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 향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 입니다.
인도를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해 충격을 준 일이 있었죠.
외국인 여성도 피해가 잦을 정도로 인도에서 여성은 각종 폭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여성이 두 차례나 총리를 지냈지만 초대 총리 네루의 딸이란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 인도 여성들은 성폭력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도도 국제화와 경제 발전으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여권 운동도 일어나고 있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적 관행은 여전하고 여성의 인권은 최하위 수준입니다.
인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어떤 의미일까요?
구본국 특파원이 인도 현지에서 여성 차별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뉴델리의 한 낡은 건물 옥상.
16살 사쁘나를 어렵게 만났습니다.
2달전 콜카타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고향을 등졌습니다.
성폭행범은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 : "소리를 질렀지만 다른 집들이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아무도 들을 수 없었고 도와주지 않았어요."
가족들은 성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오히려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성폭행 피해자) : "벌을 줘야 하지만 인도사회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아요. 성폭행 당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름이 더럽혀 지면 모든게 끝나니까요.결혼도 할 수 없고 불명예죠."
지난 1월 인도 콜카타에서는 집단 성폭행을 당한 16살 소녀가 불에 타 숨졌습니다.
고소를 했다는 이유로 성폭행범들이 소녀의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겁니다.
인도 국가범죄국 통계를 보면 인도에서는 20분마다 한 건씩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 3명 가운데 1명은 어린이여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인도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뉴델리도 마찬가지죠. 뉴델리는 인도의 성폭행 수도라고 여겨질 정도니까요."
결혼 생활 12년 만에 남편과 헤어진 빠르빈더 꼬르.
결혼 당시 지참금으로 인도인 10년 월급에 해당하는 2천 만원을 가져갔지만 남편은 돈을 더 요구하며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인터뷰> 빠르빈더 꼬르(결혼지참금 피해자) : "남편은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예요. 화가 나서 때리면 나중에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같은 여자인 시누이는 펄펄 끓는 겨자 기름을 꼬르에게 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아버지 : "부엌에서 그릇을 씻고 있었고 선반에는 끓여놓은 기름이 있었는데 시누이가 기름을 머리 위에 부었습니다"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꼬르는 결국 친정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961년 결혼 지참금 제도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지참금 제도는 여전히 살아 있고 남성 폭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구본국 지금 뒷쪽에 보이는 곳은 인도의 한 화상치료병원입니다. 결혼 지참금 등 여러가지 이유로 폭력이 잦다 보니 병원도 피해자들로 항상 붐빕니다.
이 병원의 환자도 결혼한 여성이 절반에 가까울 정돕니다.
여성을 상대로한 범죄는, 지난 2012년의 경우 여자 영아 살해가 천 6백여건, 여성 성폭행이 2만 4천 9백여건, 결혼지참금 관련 살인이 8천 2백여건이나 됩니다.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 차별의식 때문입니다.
국민의 90% 이상이 믿는 마누 법전은 여성의 역할이 남성에게 순종하는 것이라며 차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법적으론 폐지됐지만 실제로는 큰 영향을 미치는 신분 제도 카스트 제도도 여성 차별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12억5천만 명이 사는 인도에서 이제 여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도 정부는 성폭행범에 대한 형량을 최고 사형으로 높이는 등 처벌을 강화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보입니다.
남자들로 북적이는 한 호신술 학원.
한쪽에 젊은 여성 두명이 함께 땀을 흘립니다.
체력은 기본.. 누군가가 공격을 했을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샤론 : "(밤에도 무섭지 않아요?) 전혀요. 파티에 가서 아침까지 있고..어디든 다녀요."
학원뿐 아니라 일부 정규 학교에서도 여학생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호신술을 통해 각종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신감도 키우고 있습니다.
여성이 운전하고 여성만 타는 택시..
전화를 하면 집앞까지 택시가 오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줍니다.
<인터뷰> 니하(여성 택시 이용자) : "남자 운전기사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고 편안하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어 아주 좋아요"
여성들이 자신을 지키려는 작은 몸부림들이지만, 인도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인터뷰> 씨마(운전기사) : "여자가 운전기사 일을 하면 정상적으로 보지 않아요. 집안 일이나 하지 무슨 운전을 하냐며 문제 삼기도 해요."
잠든 여성을 음흉한 눈길로 바라보는 남성들.
시선이 멈춘 곳은 여성의 가슴입니다.
버스가 덜컹거리면서 여성의 목걸이가 내려오고 남성은 그 속에 비친 자신의 추한 모습에 놀랍니다.
인도 사회에 만연한 성 불평등을 근절하기 위해 만든 광곱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여성에 대한 의식을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바꿔야죠. 그리고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법과 제도를 바꿔 여성 차별과 범죄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인격체라는 인식을 남성들이 갖게 될 때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 향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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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여성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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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8-02 08:47:58
- 수정2014-08-02 10:00:54

<앵커 멘트>
인도를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해 충격을 준 일이 있었죠.
외국인 여성도 피해가 잦을 정도로 인도에서 여성은 각종 폭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여성이 두 차례나 총리를 지냈지만 초대 총리 네루의 딸이란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 인도 여성들은 성폭력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도도 국제화와 경제 발전으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여권 운동도 일어나고 있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적 관행은 여전하고 여성의 인권은 최하위 수준입니다.
인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어떤 의미일까요?
구본국 특파원이 인도 현지에서 여성 차별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뉴델리의 한 낡은 건물 옥상.
16살 사쁘나를 어렵게 만났습니다.
2달전 콜카타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고향을 등졌습니다.
성폭행범은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 : "소리를 질렀지만 다른 집들이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아무도 들을 수 없었고 도와주지 않았어요."
가족들은 성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오히려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성폭행 피해자) : "벌을 줘야 하지만 인도사회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아요. 성폭행 당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름이 더럽혀 지면 모든게 끝나니까요.결혼도 할 수 없고 불명예죠."
지난 1월 인도 콜카타에서는 집단 성폭행을 당한 16살 소녀가 불에 타 숨졌습니다.
고소를 했다는 이유로 성폭행범들이 소녀의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겁니다.
인도 국가범죄국 통계를 보면 인도에서는 20분마다 한 건씩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 3명 가운데 1명은 어린이여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인도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뉴델리도 마찬가지죠. 뉴델리는 인도의 성폭행 수도라고 여겨질 정도니까요."
결혼 생활 12년 만에 남편과 헤어진 빠르빈더 꼬르.
결혼 당시 지참금으로 인도인 10년 월급에 해당하는 2천 만원을 가져갔지만 남편은 돈을 더 요구하며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인터뷰> 빠르빈더 꼬르(결혼지참금 피해자) : "남편은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예요. 화가 나서 때리면 나중에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같은 여자인 시누이는 펄펄 끓는 겨자 기름을 꼬르에게 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아버지 : "부엌에서 그릇을 씻고 있었고 선반에는 끓여놓은 기름이 있었는데 시누이가 기름을 머리 위에 부었습니다"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꼬르는 결국 친정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961년 결혼 지참금 제도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지참금 제도는 여전히 살아 있고 남성 폭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구본국 지금 뒷쪽에 보이는 곳은 인도의 한 화상치료병원입니다. 결혼 지참금 등 여러가지 이유로 폭력이 잦다 보니 병원도 피해자들로 항상 붐빕니다.
이 병원의 환자도 결혼한 여성이 절반에 가까울 정돕니다.
여성을 상대로한 범죄는, 지난 2012년의 경우 여자 영아 살해가 천 6백여건, 여성 성폭행이 2만 4천 9백여건, 결혼지참금 관련 살인이 8천 2백여건이나 됩니다.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 차별의식 때문입니다.
국민의 90% 이상이 믿는 마누 법전은 여성의 역할이 남성에게 순종하는 것이라며 차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법적으론 폐지됐지만 실제로는 큰 영향을 미치는 신분 제도 카스트 제도도 여성 차별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12억5천만 명이 사는 인도에서 이제 여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도 정부는 성폭행범에 대한 형량을 최고 사형으로 높이는 등 처벌을 강화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보입니다.
남자들로 북적이는 한 호신술 학원.
한쪽에 젊은 여성 두명이 함께 땀을 흘립니다.
체력은 기본.. 누군가가 공격을 했을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샤론 : "(밤에도 무섭지 않아요?) 전혀요. 파티에 가서 아침까지 있고..어디든 다녀요."
학원뿐 아니라 일부 정규 학교에서도 여학생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호신술을 통해 각종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신감도 키우고 있습니다.
여성이 운전하고 여성만 타는 택시..
전화를 하면 집앞까지 택시가 오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줍니다.
<인터뷰> 니하(여성 택시 이용자) : "남자 운전기사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고 편안하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어 아주 좋아요"
여성들이 자신을 지키려는 작은 몸부림들이지만, 인도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인터뷰> 씨마(운전기사) : "여자가 운전기사 일을 하면 정상적으로 보지 않아요. 집안 일이나 하지 무슨 운전을 하냐며 문제 삼기도 해요."
잠든 여성을 음흉한 눈길로 바라보는 남성들.
시선이 멈춘 곳은 여성의 가슴입니다.
버스가 덜컹거리면서 여성의 목걸이가 내려오고 남성은 그 속에 비친 자신의 추한 모습에 놀랍니다.
인도 사회에 만연한 성 불평등을 근절하기 위해 만든 광곱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여성에 대한 의식을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바꿔야죠. 그리고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법과 제도를 바꿔 여성 차별과 범죄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인격체라는 인식을 남성들이 갖게 될 때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 향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 입니다.
인도를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해 충격을 준 일이 있었죠.
외국인 여성도 피해가 잦을 정도로 인도에서 여성은 각종 폭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여성이 두 차례나 총리를 지냈지만 초대 총리 네루의 딸이란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 인도 여성들은 성폭력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도도 국제화와 경제 발전으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여권 운동도 일어나고 있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적 관행은 여전하고 여성의 인권은 최하위 수준입니다.
인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어떤 의미일까요?
구본국 특파원이 인도 현지에서 여성 차별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뉴델리의 한 낡은 건물 옥상.
16살 사쁘나를 어렵게 만났습니다.
2달전 콜카타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고향을 등졌습니다.
성폭행범은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 : "소리를 질렀지만 다른 집들이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아무도 들을 수 없었고 도와주지 않았어요."
가족들은 성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오히려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인터뷰> 사쁘나(16살/성폭행 피해자) : "벌을 줘야 하지만 인도사회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아요. 성폭행 당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름이 더럽혀 지면 모든게 끝나니까요.결혼도 할 수 없고 불명예죠."
지난 1월 인도 콜카타에서는 집단 성폭행을 당한 16살 소녀가 불에 타 숨졌습니다.
고소를 했다는 이유로 성폭행범들이 소녀의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겁니다.
인도 국가범죄국 통계를 보면 인도에서는 20분마다 한 건씩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 3명 가운데 1명은 어린이여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인도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뉴델리도 마찬가지죠. 뉴델리는 인도의 성폭행 수도라고 여겨질 정도니까요."
결혼 생활 12년 만에 남편과 헤어진 빠르빈더 꼬르.
결혼 당시 지참금으로 인도인 10년 월급에 해당하는 2천 만원을 가져갔지만 남편은 돈을 더 요구하며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인터뷰> 빠르빈더 꼬르(결혼지참금 피해자) : "남편은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예요. 화가 나서 때리면 나중에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같은 여자인 시누이는 펄펄 끓는 겨자 기름을 꼬르에게 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아버지 : "부엌에서 그릇을 씻고 있었고 선반에는 끓여놓은 기름이 있었는데 시누이가 기름을 머리 위에 부었습니다"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꼬르는 결국 친정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961년 결혼 지참금 제도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지참금 제도는 여전히 살아 있고 남성 폭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구본국 지금 뒷쪽에 보이는 곳은 인도의 한 화상치료병원입니다. 결혼 지참금 등 여러가지 이유로 폭력이 잦다 보니 병원도 피해자들로 항상 붐빕니다.
이 병원의 환자도 결혼한 여성이 절반에 가까울 정돕니다.
여성을 상대로한 범죄는, 지난 2012년의 경우 여자 영아 살해가 천 6백여건, 여성 성폭행이 2만 4천 9백여건, 결혼지참금 관련 살인이 8천 2백여건이나 됩니다.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 차별의식 때문입니다.
국민의 90% 이상이 믿는 마누 법전은 여성의 역할이 남성에게 순종하는 것이라며 차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법적으론 폐지됐지만 실제로는 큰 영향을 미치는 신분 제도 카스트 제도도 여성 차별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12억5천만 명이 사는 인도에서 이제 여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도 정부는 성폭행범에 대한 형량을 최고 사형으로 높이는 등 처벌을 강화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보입니다.
남자들로 북적이는 한 호신술 학원.
한쪽에 젊은 여성 두명이 함께 땀을 흘립니다.
체력은 기본.. 누군가가 공격을 했을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샤론 : "(밤에도 무섭지 않아요?) 전혀요. 파티에 가서 아침까지 있고..어디든 다녀요."
학원뿐 아니라 일부 정규 학교에서도 여학생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호신술을 통해 각종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뿐만 아니라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신감도 키우고 있습니다.
여성이 운전하고 여성만 타는 택시..
전화를 하면 집앞까지 택시가 오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줍니다.
<인터뷰> 니하(여성 택시 이용자) : "남자 운전기사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고 편안하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어 아주 좋아요"
여성들이 자신을 지키려는 작은 몸부림들이지만, 인도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인터뷰> 씨마(운전기사) : "여자가 운전기사 일을 하면 정상적으로 보지 않아요. 집안 일이나 하지 무슨 운전을 하냐며 문제 삼기도 해요."
잠든 여성을 음흉한 눈길로 바라보는 남성들.
시선이 멈춘 곳은 여성의 가슴입니다.
버스가 덜컹거리면서 여성의 목걸이가 내려오고 남성은 그 속에 비친 자신의 추한 모습에 놀랍니다.
인도 사회에 만연한 성 불평등을 근절하기 위해 만든 광곱니다.
<인터뷰> 가우리 차우후리 : '행동하는 인도' 대표 "여성에 대한 의식을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바꿔야죠. 그리고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법과 제도를 바꿔 여성 차별과 범죄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인격체라는 인식을 남성들이 갖게 될 때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 향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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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국 기자 bkk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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