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영국 런던 ‘말하는 동상’ 호평

입력 2014.09.01 (11:08) 수정 2014.09.01 (11: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영국 런던에서 새로 시작된 재미난 예술 프로젝트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도처에 널려 있는 각종 동상이 관광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영국 작가 제임스 보스웰의 작품에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동상 앞에서 웃음을 터트립니다.

"안녕하세요. 야옹. 전화해줘서 고마워요."

스마트폰으로 명판에 나와있는 QR 코드를 스캔하거나, 인터넷 주소를 치면 누구나 이 자신감 넘치는 고양이의 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런던의 비영리 예술재단이 디지털 연구소와 함께 출범시킨 이른바 '도시 가이드' 프로젝트 덕분입니다.

동상에 목소리를 입히는 작업은, 거리에 서 있을 만큼 뚜렷한 업적을 남겼지만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져온 역사 속 인물 등에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 기획됐습니다.

<인터뷰> 콜레트 힐러('싱 런던' 재단) : "동상들에게 내면의 목소리를 부여해 그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죠. 사람들이 동상들을 쳐다보고 그들의 얘기를 듣게 만들고 싶었어요."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된 동상들은 런던과 맨체스터에 있는 35개의 동상들인데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동상은 영국의 군주로서 최장기 재위기록을 보유한 '빅토리아 여왕'입니다.

"저는 63년 7개월 이틀 동안 영국의 여왕이었죠. 몇 년인들 무슨 상관이에요. 여러분은 저를 검은 옷을 입은 다소 뚱한 늙은 여인으로 묘사하시겠죠."

근엄한 모습과는 다르게 유머있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동상들에게 이렇게 생생하고 재미난 목소리를 부여한 사람들은 배우와 코미디언들입니다.

여전히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탐정 '설록 홈스'의 목소리는 배우 에드 스톱파드 맡았습니다.

"이곳에 영원히 서있는 저를 보는 게 낯설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으실 거예요."

시민들은 반응은 좋은 편인데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화 요청을 받는 주인공은 런던 동부 이민자들을 상징해 만든 염소 등 동물 동상들입니다.

<인터뷰> 매 도브스(런던 주민) : "정말 괜찮네요. 보통 명판에 많은 정보가 적혀있지는 않거든요. 관광객이라면 이게 무슨 동상인지 모를 거고요. 단 몇 줄로 나와있는 동상에 관한 정보를 듣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동상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스마트폰을 활용해야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프로젝트의 원래 목적은 사람들의 시선을 전화기에서 분리해 공공장소를 관심있게 바라보게 하는 데 있는데요.

동상에 목소리를 입히는 작업은 런던에서의 일 년간 시험운영 뒤 전 세계 다른 도시로 확대 시행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이모저모] 영국 런던 ‘말하는 동상’ 호평
    • 입력 2014-09-01 11:10:54
    • 수정2014-09-01 11:24:29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최근 영국 런던에서 새로 시작된 재미난 예술 프로젝트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도처에 널려 있는 각종 동상이 관광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영국 작가 제임스 보스웰의 작품에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동상 앞에서 웃음을 터트립니다.

"안녕하세요. 야옹. 전화해줘서 고마워요."

스마트폰으로 명판에 나와있는 QR 코드를 스캔하거나, 인터넷 주소를 치면 누구나 이 자신감 넘치는 고양이의 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런던의 비영리 예술재단이 디지털 연구소와 함께 출범시킨 이른바 '도시 가이드' 프로젝트 덕분입니다.

동상에 목소리를 입히는 작업은, 거리에 서 있을 만큼 뚜렷한 업적을 남겼지만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져온 역사 속 인물 등에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 기획됐습니다.

<인터뷰> 콜레트 힐러('싱 런던' 재단) : "동상들에게 내면의 목소리를 부여해 그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죠. 사람들이 동상들을 쳐다보고 그들의 얘기를 듣게 만들고 싶었어요."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된 동상들은 런던과 맨체스터에 있는 35개의 동상들인데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동상은 영국의 군주로서 최장기 재위기록을 보유한 '빅토리아 여왕'입니다.

"저는 63년 7개월 이틀 동안 영국의 여왕이었죠. 몇 년인들 무슨 상관이에요. 여러분은 저를 검은 옷을 입은 다소 뚱한 늙은 여인으로 묘사하시겠죠."

근엄한 모습과는 다르게 유머있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동상들에게 이렇게 생생하고 재미난 목소리를 부여한 사람들은 배우와 코미디언들입니다.

여전히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탐정 '설록 홈스'의 목소리는 배우 에드 스톱파드 맡았습니다.

"이곳에 영원히 서있는 저를 보는 게 낯설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으실 거예요."

시민들은 반응은 좋은 편인데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화 요청을 받는 주인공은 런던 동부 이민자들을 상징해 만든 염소 등 동물 동상들입니다.

<인터뷰> 매 도브스(런던 주민) : "정말 괜찮네요. 보통 명판에 많은 정보가 적혀있지는 않거든요. 관광객이라면 이게 무슨 동상인지 모를 거고요. 단 몇 줄로 나와있는 동상에 관한 정보를 듣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동상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스마트폰을 활용해야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프로젝트의 원래 목적은 사람들의 시선을 전화기에서 분리해 공공장소를 관심있게 바라보게 하는 데 있는데요.

동상에 목소리를 입히는 작업은 런던에서의 일 년간 시험운영 뒤 전 세계 다른 도시로 확대 시행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