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스코틀랜드 독립의 꿈 이루나

입력 2014.09.01 (18:08) 수정 2014.09.01 (22: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굶주림과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긴 창을 들고 잉글랜드의 기마병과 용감하게 맞선 스코틀랜드 전사들의 투지를 그린 영화.

브레이브 하틉니다.

스코틀랜드는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배넉번 전투' 직후 독립의 꿈을 이뤘지만, 1707년 잉글랜드에 병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배넉번 전투가 일어난 지 700주 년이 되는 올해, 스코틀랜드가 이번달 18일, 독립을 위한 주민 투표를 치릅니다.

스코틀랜드가 과연 7백년 전의 꿈을 다시 이룰 수 있을지, 국제부 박수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스코틀랜드,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영국과 어떻게 다른지, 어떤 관계인지 명확히 구분이 잘 안가거든요.

<답변>
영국의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입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네 개의 자치정부가 한 국가, 영국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요.

영국은 월드컵에 영국이란 이름의 단일 대표팀을 출전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북아일랜드가 별도의 대표팀을 꾸려 출전하죠.

FIFA가 영국 안의 4개 자치 정부의 축구협회를 모두 별도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코틀랜드는 1707년 영국이라는 이름으로 잉글랜드와 합병했는데요.

1999년 이후 외교·국방을 제외하고 사법·보건·교육 제도 등은 영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이양받았습니다.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 잭'인데요.

푸른 바탕 위에 흰 십자가가 X자 형태로 그려진 스코틀랜드의 깃발에, 잉글랜드의 붉은 십자가

아일랜드의 붉은 X자 십자가가 합쳐진 것입니다.

<질문>
국기에도 그런 뜻이 포함돼 있는 것이군요.

그럼 영국이라는 한 국가 안에 있는 어느 정도의 독자권을 가진 자치 정부라는 얘기인데요.

근데 끊임없이 독립을 추진할 만큼 영국과 차별성이 있나요?

<답변>
먼저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민족이 다릅니다.

스코틀랜드는 켈트족,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이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코틀랜드인들이 가지고 있는 강한 역사적 문화적 자긍심입니다.

셜록 홈스의 작가 코난 도일,

해리 포터를 쓴 조앤 롤링,

007 사나이 숀 코네리,

국부론을 쓴 아담 스미스,

박지성을 발탁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모두 스코틀랜드 출신이거나 스코틀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인물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컬러TV,

복제양 돌리,

우표와 전화기,

냉장고와 현금지급기 등은 모두 스코틀랜드에서 발명된 작품들이자 용어입니다.

인구가 대한민국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520만 명으로 그간 대단한 저력을 발휘해 왔지만...

영국 전체 면적의 약 57%, 전체 인구의 84%에 이르는 잉글랜드가 주류를 차지하면서, 스코틀랜드는 정치·경제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뿌리 깊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녹취> 숀 코네리(스코틀랜드 출신 영화배우) : "스코틀랜드가 온전하게 존엄성을 갖고 발전하고, 스코틀랜드의 새로운 목소리가 진실되게 반영되길 바랍니다."

<질문>
이런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이미 상당한 자치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것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지난 2011년 5월 자치의회 선거에서 '스코틀랜드 독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승리하며 독립 분위기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국민당은 영국이 유럽 경제 위기로 휘청거리는 것을 틈타, "독립을 통해 스코틀랜드를 더 부유한 주권 국가로 만들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독립과 동시에 1조 5천억 파운드 상당의 가치를 지닌 북해 유전의 84%가 스코틀랜드로 귀속되기 때문에 경제적 독립의 이점을 앞세워 찬성 여론을 이끌고있습니다.

유전을 바탕으로 북유럽식 복지국가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녹취> 알렉스 살몬드(스코틀랜드 총리)

<질문>
스코틀랜드의 이런 움직임에 영국 정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당연히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독립할 경우 오히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가 떠날 경우 영국 정부는 원유 매장량의 84%, 영토의 32%를 포기해야하고 530억 파운드의 세금도 떼어줘야합니다.

<녹취> 데이비드 캐머론

<기자 멘트>

중요 쟁점 중 하나는 화폐입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것이 영국의 화폐 파운드인데요.

독립 찬성파는 독립을 하더라도 이 파운드화를 그대로 쓰겠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국 정부는 이를 경제적 '무임승차'로 간주하고 파운드화 사용은 어렵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니다.

<녹취> 조지 오스본(영국 재무장관)

<질문>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반대론이 찬성론보다

25%까지 높았지만 근래 격차가 10%

안팎으로 줄었습니다.

지난 주 마지막 TV 토론 이후에는 격차가 더욱 줄어 4%포인트 차이로 따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존(독립 찬성 지역민)

<녹취>론(독립 반대 지역민)

<질문>
결국 국민 투표로 결정이 나는데요. 투표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투표 방식은 간단합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에서 분리 독립해야 하는가'라는 단일 문항에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기표하면 되는데요,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만 16세 이상은 출생지와 관계없이 투표권을 주지만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도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면 투표를 할 수 없습니다.

300년을 같이 해온 두 나라가 과연 결별을 선언할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날이 2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독립이 결정되면 독립 발효일은 2016년 3월 24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독립이 부결되더라도 찬반 지지가 엇비슷할 경우 자치권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이슈] 스코틀랜드 독립의 꿈 이루나
    • 입력 2014-09-01 18:52:03
    • 수정2014-09-01 22:07:08
    글로벌24
<앵커 멘트>

굶주림과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긴 창을 들고 잉글랜드의 기마병과 용감하게 맞선 스코틀랜드 전사들의 투지를 그린 영화.

브레이브 하틉니다.

스코틀랜드는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배넉번 전투' 직후 독립의 꿈을 이뤘지만, 1707년 잉글랜드에 병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배넉번 전투가 일어난 지 700주 년이 되는 올해, 스코틀랜드가 이번달 18일, 독립을 위한 주민 투표를 치릅니다.

스코틀랜드가 과연 7백년 전의 꿈을 다시 이룰 수 있을지, 국제부 박수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스코틀랜드,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영국과 어떻게 다른지, 어떤 관계인지 명확히 구분이 잘 안가거든요.

<답변>
영국의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입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네 개의 자치정부가 한 국가, 영국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요.

영국은 월드컵에 영국이란 이름의 단일 대표팀을 출전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북아일랜드가 별도의 대표팀을 꾸려 출전하죠.

FIFA가 영국 안의 4개 자치 정부의 축구협회를 모두 별도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코틀랜드는 1707년 영국이라는 이름으로 잉글랜드와 합병했는데요.

1999년 이후 외교·국방을 제외하고 사법·보건·교육 제도 등은 영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이양받았습니다.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 잭'인데요.

푸른 바탕 위에 흰 십자가가 X자 형태로 그려진 스코틀랜드의 깃발에, 잉글랜드의 붉은 십자가

아일랜드의 붉은 X자 십자가가 합쳐진 것입니다.

<질문>
국기에도 그런 뜻이 포함돼 있는 것이군요.

그럼 영국이라는 한 국가 안에 있는 어느 정도의 독자권을 가진 자치 정부라는 얘기인데요.

근데 끊임없이 독립을 추진할 만큼 영국과 차별성이 있나요?

<답변>
먼저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민족이 다릅니다.

스코틀랜드는 켈트족,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이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코틀랜드인들이 가지고 있는 강한 역사적 문화적 자긍심입니다.

셜록 홈스의 작가 코난 도일,

해리 포터를 쓴 조앤 롤링,

007 사나이 숀 코네리,

국부론을 쓴 아담 스미스,

박지성을 발탁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모두 스코틀랜드 출신이거나 스코틀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인물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컬러TV,

복제양 돌리,

우표와 전화기,

냉장고와 현금지급기 등은 모두 스코틀랜드에서 발명된 작품들이자 용어입니다.

인구가 대한민국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520만 명으로 그간 대단한 저력을 발휘해 왔지만...

영국 전체 면적의 약 57%, 전체 인구의 84%에 이르는 잉글랜드가 주류를 차지하면서, 스코틀랜드는 정치·경제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뿌리 깊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녹취> 숀 코네리(스코틀랜드 출신 영화배우) : "스코틀랜드가 온전하게 존엄성을 갖고 발전하고, 스코틀랜드의 새로운 목소리가 진실되게 반영되길 바랍니다."

<질문>
이런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이미 상당한 자치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것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지난 2011년 5월 자치의회 선거에서 '스코틀랜드 독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승리하며 독립 분위기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국민당은 영국이 유럽 경제 위기로 휘청거리는 것을 틈타, "독립을 통해 스코틀랜드를 더 부유한 주권 국가로 만들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독립과 동시에 1조 5천억 파운드 상당의 가치를 지닌 북해 유전의 84%가 스코틀랜드로 귀속되기 때문에 경제적 독립의 이점을 앞세워 찬성 여론을 이끌고있습니다.

유전을 바탕으로 북유럽식 복지국가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녹취> 알렉스 살몬드(스코틀랜드 총리)

<질문>
스코틀랜드의 이런 움직임에 영국 정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당연히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독립할 경우 오히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가 떠날 경우 영국 정부는 원유 매장량의 84%, 영토의 32%를 포기해야하고 530억 파운드의 세금도 떼어줘야합니다.

<녹취> 데이비드 캐머론

<기자 멘트>

중요 쟁점 중 하나는 화폐입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것이 영국의 화폐 파운드인데요.

독립 찬성파는 독립을 하더라도 이 파운드화를 그대로 쓰겠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국 정부는 이를 경제적 '무임승차'로 간주하고 파운드화 사용은 어렵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니다.

<녹취> 조지 오스본(영국 재무장관)

<질문>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답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반대론이 찬성론보다

25%까지 높았지만 근래 격차가 10%

안팎으로 줄었습니다.

지난 주 마지막 TV 토론 이후에는 격차가 더욱 줄어 4%포인트 차이로 따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존(독립 찬성 지역민)

<녹취>론(독립 반대 지역민)

<질문>
결국 국민 투표로 결정이 나는데요. 투표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투표 방식은 간단합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에서 분리 독립해야 하는가'라는 단일 문항에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기표하면 되는데요,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만 16세 이상은 출생지와 관계없이 투표권을 주지만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도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면 투표를 할 수 없습니다.

300년을 같이 해온 두 나라가 과연 결별을 선언할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날이 2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독립이 결정되면 독립 발효일은 2016년 3월 24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독립이 부결되더라도 찬반 지지가 엇비슷할 경우 자치권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