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대 ‘카드깡’…눈감아 준 세무공무원

입력 2014.09.11 (21:33) 수정 2014.09.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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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술집에서 술값을 카드로 계산했는데, 명세서에 엉뚱한 곳이 찍히는 게 이른바 카드깡입니다.

매출을 속여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건데 이번에 적발된 카드깡 일당이 속인 매출이 무려 천5백억 원에 달했고, 뒤를 봐준 세무공무원들도 있었습니다.

허효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루한 행색의 두 남성이 은행에서 통장을 만듭니다.

통장과 명의는 헐값으로 '카드깡' 조직에 넘겨졌습니다.

44살 정모씨 등은 노숙자 등 170명 명의의 유령업소 302개를 등록한 뒤 카드사와 가맹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 유령업소의 카드 단말기는 유흥업소 14곳에 설치됐고, 유흥업소의 카드매출 중 상당액이 유령업소의 매출로 둔갑했습니다.

유흥업소들은 유령업소 카드매출액에 대해서는 최고 38%에 달하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정씨 등에게 최대 15%의 수수료를 건냈습니다.

이 유흥업소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5억여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유흥업소 14곳의 매출액은 1500억 원대, 경찰은 탈루 세액이 최대 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카드깡' 일당은 이중 2백억 원을 수수료로 챙겼습니다.

일당은 7명의 세무 공무원에게 1억 4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넸고, 공무원들은 단속을 하지 않거나 단속 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식으로 뒤를 봐줬습니다.

심지어 위장가맹점으로 적발돼도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신겸중(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카드깡 조직에서는 해당 세무공무원에게 뇌물을 줌으로써 그 비리를 눈감도록 하고……."

경찰은 정 씨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뇌물을 받은 세무공무원 40살 최모 씨는 구속,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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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억대 ‘카드깡’…눈감아 준 세무공무원
    • 입력 2014-09-11 21:33:39
    • 수정2014-09-11 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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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술집에서 술값을 카드로 계산했는데, 명세서에 엉뚱한 곳이 찍히는 게 이른바 카드깡입니다.

매출을 속여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건데 이번에 적발된 카드깡 일당이 속인 매출이 무려 천5백억 원에 달했고, 뒤를 봐준 세무공무원들도 있었습니다.

허효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루한 행색의 두 남성이 은행에서 통장을 만듭니다.

통장과 명의는 헐값으로 '카드깡' 조직에 넘겨졌습니다.

44살 정모씨 등은 노숙자 등 170명 명의의 유령업소 302개를 등록한 뒤 카드사와 가맹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 유령업소의 카드 단말기는 유흥업소 14곳에 설치됐고, 유흥업소의 카드매출 중 상당액이 유령업소의 매출로 둔갑했습니다.

유흥업소들은 유령업소 카드매출액에 대해서는 최고 38%에 달하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정씨 등에게 최대 15%의 수수료를 건냈습니다.

이 유흥업소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5억여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유흥업소 14곳의 매출액은 1500억 원대, 경찰은 탈루 세액이 최대 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카드깡' 일당은 이중 2백억 원을 수수료로 챙겼습니다.

일당은 7명의 세무 공무원에게 1억 4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넸고, 공무원들은 단속을 하지 않거나 단속 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식으로 뒤를 봐줬습니다.

심지어 위장가맹점으로 적발돼도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신겸중(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 "카드깡 조직에서는 해당 세무공무원에게 뇌물을 줌으로써 그 비리를 눈감도록 하고……."

경찰은 정 씨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뇌물을 받은 세무공무원 40살 최모 씨는 구속,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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