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조상 모욕해”…소송 휘말린 영화 ‘명량’
입력 2014.09.18 (08:36)
수정 2014.09.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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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750만 명 이상이 관람하면서 한국영화 사상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하게 된 명량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영화속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영화 제작진을 고소한 건데요.
이승훈 기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라는 건가요?
<기자 멘트>
네, 영화에 등장하는 배설 장군은 전투를 앞 둔 이순신 장군을 시해하려하고, 또 거북선까지 불태운 악인으로 묘사가 됩니다.
하지만, 후손들은 영화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고, 또 이로 인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영화 관계자들을 형사 고발까지 하는데까지 이르렀는데요.
논란의 전말은 무엇인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직 소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단 12척의 배로 3백 서른척의 왜군을 물리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전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기적을 만들어 낸 영웅을 그린 이 이야기는 무려 1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 ‘명량’이 최근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지난 15일, 경북 성주경찰서에는 '명량'의 감독과 각본가 등 제작진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접수가 됐는데요.
<녹취> 성주경찰서 관계자 : "수사 진행 중입니다. 일단 고소장이 들어왔기 때문에…."
고소장을 낸 사람들은 영화‘명량’에 등장하는 조선 수군의 장수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었습니다.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영화가 방영되고 난 뒤에 정말 잘못된 역사적 왜곡 사실 때문에 저희들도 배설 장군의 후손이라고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됐고."
후손들은 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던 걸까?
영화 명랑에서 배설 장군은 같은 조선군이지만 이순신 장군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녹취> 영화 명량 中 : “이보시오, 통제공. 적선이 이미 200척이 넘었습니다. 영 내에는 탈영자들이 속출하고 있소. 아십니까?(회의는 이만 됐다. 다들 나가 있어라.) 통제공!”
무모한 싸움이라며 왜군과의 전투를 반대하던 등장인물.
<녹치> 영화 명량 中 : "무려 1만 명이 죽었소. 정녕 남은 수군의 종자까지도 다 박멸해 버리시려는 거요?"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결국 이순신 장군의 시해를 시도하고, 어렵게 만들어 낸 거북선에 불을 낸 채 야반 도주를 하다 아군의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두고 맙니다.
후손들은 영화속 배설 장군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배설 장군의 직계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경북 성주를 찾았는데요.
이들은 영화가 상영된 이후, 입게된 정신적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윤호(대변인/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지금 배우는 손자 자녀들 그 영화를 보고 우리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이순신 장군을 저해하려고 하는 나쁜 할아버지로 방영이 되는데 얼마나 피해가 많겠습니까. 친구들도 ‘너희 할아버지 형편없는 분이더라 그런대요."
종친회는 제작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열흘 전 쯤, 국민권익위원회에 영화 상영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배급사측은 이 문제는 창작 영역에 관한 문제라는 입장을 제작사측은 이번주 안에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답변만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녹취> 영화 ‘명량’ 제작사 관계자 : "저희가 아직 섣부르게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제 공식적으로 법률 분쟁이 됐기 때문에 단순하게 답변을 드리지 않고 이번 주 내에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입장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기자 멘트>
사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창작물의 표현 범위와 역사적 기록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논란은 종종 있어왔던 일입니다.
문제는 이 괴리의 정도일텐데요, 실제 역사는 배설 장군에 대해서 어떻게 기록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이순신 장군이 남긴 난중일기.
배설 장군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1597년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며칠 전, 배설 장군은 병을 치료하겠다며, 병영을 이탈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몸이 아프다고 사직서를 올리고 이순신 장군의 잠정적인 허락을 받아가지고 이탈을 하죠."
허락을 받고 군영을 벗어났지만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아 수배령이 내려졌고, 2년 뒤 도원수 권율에게 붙잡혀 처형을 당한 것으로 역사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행방불명된 상태니까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당시 도원수, 육군 총 사령관이죠. 권율 장군한테 붙잡혀서 서울로 압송되어서 처형됐다는 기록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군영을 이탈한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건 맞지만, 시기적으로 배설 장군은 명량 해전이 벌어지기 전 수군 진영을 떠났으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암살 기도나 거북선 방화 등의 기록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교수/서강대학교 사학과) : "배설이 의도적으로 거북선을 불태웠거나 그런 식으로 하고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고 계획을 했다거나 그리고 뭐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다거나 이것은 허구입니다. 명량해전 준비하는 짧은 시간에 거북선을 또 새로 건조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개연성이 별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후손들은 영화가 이순신 장군을 부각시키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왜곡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거북선을 불태우고 바다로 쪽배 한 척을 구해서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왜적보다 더 나쁜 사람이 배설장군이다 하는 것을 관람객들에게 각인시켜 주고 있는 그런 문제가 정말 심각하죠."
여기에, 명량 해전 전투를 반대한 것으로 그려진 영화 속 전라우수사 김억추 장군의 후손들도 최근 집단 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유명세 만큼이나 논란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사회적인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지훈(변호사) : "통상 픽션이냐 논픽션이냐의 문제인데요. 이런 경우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또 문제가 되는 게 뭐냐 하면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믿기가 쉽거든요. 그래서 후손들 입장에서는 명예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다는 거죠."
<인터뷰> 최영일(시사평론가) : "사극을 어느 정도 비틀어서 허구적으로나마 스토리 를 만들어 내는 창작의 자유 영역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허용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발전을 한 겁니다. 만약에 이 자유를 너무 억압하게 된다면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등장은 너무나 어렵다…."
문중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 절차에 의해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손들의 반발이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화 제작사측에서 조만간 내놓을 공식 입장이 주목됩니다.
1750만 명 이상이 관람하면서 한국영화 사상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하게 된 명량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영화속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영화 제작진을 고소한 건데요.
이승훈 기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라는 건가요?
<기자 멘트>
네, 영화에 등장하는 배설 장군은 전투를 앞 둔 이순신 장군을 시해하려하고, 또 거북선까지 불태운 악인으로 묘사가 됩니다.
하지만, 후손들은 영화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고, 또 이로 인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영화 관계자들을 형사 고발까지 하는데까지 이르렀는데요.
논란의 전말은 무엇인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직 소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단 12척의 배로 3백 서른척의 왜군을 물리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전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기적을 만들어 낸 영웅을 그린 이 이야기는 무려 1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 ‘명량’이 최근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지난 15일, 경북 성주경찰서에는 '명량'의 감독과 각본가 등 제작진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접수가 됐는데요.
<녹취> 성주경찰서 관계자 : "수사 진행 중입니다. 일단 고소장이 들어왔기 때문에…."
고소장을 낸 사람들은 영화‘명량’에 등장하는 조선 수군의 장수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었습니다.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영화가 방영되고 난 뒤에 정말 잘못된 역사적 왜곡 사실 때문에 저희들도 배설 장군의 후손이라고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됐고."
후손들은 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던 걸까?
영화 명랑에서 배설 장군은 같은 조선군이지만 이순신 장군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녹취> 영화 명량 中 : “이보시오, 통제공. 적선이 이미 200척이 넘었습니다. 영 내에는 탈영자들이 속출하고 있소. 아십니까?(회의는 이만 됐다. 다들 나가 있어라.) 통제공!”
무모한 싸움이라며 왜군과의 전투를 반대하던 등장인물.
<녹치> 영화 명량 中 : "무려 1만 명이 죽었소. 정녕 남은 수군의 종자까지도 다 박멸해 버리시려는 거요?"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결국 이순신 장군의 시해를 시도하고, 어렵게 만들어 낸 거북선에 불을 낸 채 야반 도주를 하다 아군의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두고 맙니다.
후손들은 영화속 배설 장군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배설 장군의 직계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경북 성주를 찾았는데요.
이들은 영화가 상영된 이후, 입게된 정신적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윤호(대변인/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지금 배우는 손자 자녀들 그 영화를 보고 우리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이순신 장군을 저해하려고 하는 나쁜 할아버지로 방영이 되는데 얼마나 피해가 많겠습니까. 친구들도 ‘너희 할아버지 형편없는 분이더라 그런대요."
종친회는 제작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열흘 전 쯤, 국민권익위원회에 영화 상영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배급사측은 이 문제는 창작 영역에 관한 문제라는 입장을 제작사측은 이번주 안에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답변만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녹취> 영화 ‘명량’ 제작사 관계자 : "저희가 아직 섣부르게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제 공식적으로 법률 분쟁이 됐기 때문에 단순하게 답변을 드리지 않고 이번 주 내에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입장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기자 멘트>
사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창작물의 표현 범위와 역사적 기록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논란은 종종 있어왔던 일입니다.
문제는 이 괴리의 정도일텐데요, 실제 역사는 배설 장군에 대해서 어떻게 기록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이순신 장군이 남긴 난중일기.
배설 장군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1597년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며칠 전, 배설 장군은 병을 치료하겠다며, 병영을 이탈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몸이 아프다고 사직서를 올리고 이순신 장군의 잠정적인 허락을 받아가지고 이탈을 하죠."
허락을 받고 군영을 벗어났지만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아 수배령이 내려졌고, 2년 뒤 도원수 권율에게 붙잡혀 처형을 당한 것으로 역사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행방불명된 상태니까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당시 도원수, 육군 총 사령관이죠. 권율 장군한테 붙잡혀서 서울로 압송되어서 처형됐다는 기록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군영을 이탈한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건 맞지만, 시기적으로 배설 장군은 명량 해전이 벌어지기 전 수군 진영을 떠났으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암살 기도나 거북선 방화 등의 기록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교수/서강대학교 사학과) : "배설이 의도적으로 거북선을 불태웠거나 그런 식으로 하고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고 계획을 했다거나 그리고 뭐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다거나 이것은 허구입니다. 명량해전 준비하는 짧은 시간에 거북선을 또 새로 건조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개연성이 별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후손들은 영화가 이순신 장군을 부각시키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왜곡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거북선을 불태우고 바다로 쪽배 한 척을 구해서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왜적보다 더 나쁜 사람이 배설장군이다 하는 것을 관람객들에게 각인시켜 주고 있는 그런 문제가 정말 심각하죠."
여기에, 명량 해전 전투를 반대한 것으로 그려진 영화 속 전라우수사 김억추 장군의 후손들도 최근 집단 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유명세 만큼이나 논란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사회적인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지훈(변호사) : "통상 픽션이냐 논픽션이냐의 문제인데요. 이런 경우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또 문제가 되는 게 뭐냐 하면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믿기가 쉽거든요. 그래서 후손들 입장에서는 명예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다는 거죠."
<인터뷰> 최영일(시사평론가) : "사극을 어느 정도 비틀어서 허구적으로나마 스토리 를 만들어 내는 창작의 자유 영역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허용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발전을 한 겁니다. 만약에 이 자유를 너무 억압하게 된다면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등장은 너무나 어렵다…."
문중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 절차에 의해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손들의 반발이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화 제작사측에서 조만간 내놓을 공식 입장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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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조상 모욕해”…소송 휘말린 영화 ‘명량’
-
- 입력 2014-09-18 08:16:01
- 수정2014-09-18 10:41:24

<앵커 멘트>
1750만 명 이상이 관람하면서 한국영화 사상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하게 된 명량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영화속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영화 제작진을 고소한 건데요.
이승훈 기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라는 건가요?
<기자 멘트>
네, 영화에 등장하는 배설 장군은 전투를 앞 둔 이순신 장군을 시해하려하고, 또 거북선까지 불태운 악인으로 묘사가 됩니다.
하지만, 후손들은 영화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고, 또 이로 인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영화 관계자들을 형사 고발까지 하는데까지 이르렀는데요.
논란의 전말은 무엇인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직 소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단 12척의 배로 3백 서른척의 왜군을 물리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전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기적을 만들어 낸 영웅을 그린 이 이야기는 무려 1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 ‘명량’이 최근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지난 15일, 경북 성주경찰서에는 '명량'의 감독과 각본가 등 제작진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접수가 됐는데요.
<녹취> 성주경찰서 관계자 : "수사 진행 중입니다. 일단 고소장이 들어왔기 때문에…."
고소장을 낸 사람들은 영화‘명량’에 등장하는 조선 수군의 장수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었습니다.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영화가 방영되고 난 뒤에 정말 잘못된 역사적 왜곡 사실 때문에 저희들도 배설 장군의 후손이라고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됐고."
후손들은 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던 걸까?
영화 명랑에서 배설 장군은 같은 조선군이지만 이순신 장군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녹취> 영화 명량 中 : “이보시오, 통제공. 적선이 이미 200척이 넘었습니다. 영 내에는 탈영자들이 속출하고 있소. 아십니까?(회의는 이만 됐다. 다들 나가 있어라.) 통제공!”
무모한 싸움이라며 왜군과의 전투를 반대하던 등장인물.
<녹치> 영화 명량 中 : "무려 1만 명이 죽었소. 정녕 남은 수군의 종자까지도 다 박멸해 버리시려는 거요?"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결국 이순신 장군의 시해를 시도하고, 어렵게 만들어 낸 거북선에 불을 낸 채 야반 도주를 하다 아군의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두고 맙니다.
후손들은 영화속 배설 장군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배설 장군의 직계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경북 성주를 찾았는데요.
이들은 영화가 상영된 이후, 입게된 정신적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윤호(대변인/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지금 배우는 손자 자녀들 그 영화를 보고 우리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이순신 장군을 저해하려고 하는 나쁜 할아버지로 방영이 되는데 얼마나 피해가 많겠습니까. 친구들도 ‘너희 할아버지 형편없는 분이더라 그런대요."
종친회는 제작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열흘 전 쯤, 국민권익위원회에 영화 상영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배급사측은 이 문제는 창작 영역에 관한 문제라는 입장을 제작사측은 이번주 안에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답변만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녹취> 영화 ‘명량’ 제작사 관계자 : "저희가 아직 섣부르게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제 공식적으로 법률 분쟁이 됐기 때문에 단순하게 답변을 드리지 않고 이번 주 내에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입장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기자 멘트>
사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창작물의 표현 범위와 역사적 기록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논란은 종종 있어왔던 일입니다.
문제는 이 괴리의 정도일텐데요, 실제 역사는 배설 장군에 대해서 어떻게 기록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이순신 장군이 남긴 난중일기.
배설 장군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1597년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며칠 전, 배설 장군은 병을 치료하겠다며, 병영을 이탈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몸이 아프다고 사직서를 올리고 이순신 장군의 잠정적인 허락을 받아가지고 이탈을 하죠."
허락을 받고 군영을 벗어났지만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아 수배령이 내려졌고, 2년 뒤 도원수 권율에게 붙잡혀 처형을 당한 것으로 역사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행방불명된 상태니까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당시 도원수, 육군 총 사령관이죠. 권율 장군한테 붙잡혀서 서울로 압송되어서 처형됐다는 기록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군영을 이탈한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건 맞지만, 시기적으로 배설 장군은 명량 해전이 벌어지기 전 수군 진영을 떠났으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암살 기도나 거북선 방화 등의 기록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교수/서강대학교 사학과) : "배설이 의도적으로 거북선을 불태웠거나 그런 식으로 하고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고 계획을 했다거나 그리고 뭐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다거나 이것은 허구입니다. 명량해전 준비하는 짧은 시간에 거북선을 또 새로 건조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개연성이 별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후손들은 영화가 이순신 장군을 부각시키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왜곡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거북선을 불태우고 바다로 쪽배 한 척을 구해서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왜적보다 더 나쁜 사람이 배설장군이다 하는 것을 관람객들에게 각인시켜 주고 있는 그런 문제가 정말 심각하죠."
여기에, 명량 해전 전투를 반대한 것으로 그려진 영화 속 전라우수사 김억추 장군의 후손들도 최근 집단 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유명세 만큼이나 논란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사회적인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지훈(변호사) : "통상 픽션이냐 논픽션이냐의 문제인데요. 이런 경우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또 문제가 되는 게 뭐냐 하면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믿기가 쉽거든요. 그래서 후손들 입장에서는 명예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다는 거죠."
<인터뷰> 최영일(시사평론가) : "사극을 어느 정도 비틀어서 허구적으로나마 스토리 를 만들어 내는 창작의 자유 영역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허용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발전을 한 겁니다. 만약에 이 자유를 너무 억압하게 된다면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등장은 너무나 어렵다…."
문중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 절차에 의해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손들의 반발이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화 제작사측에서 조만간 내놓을 공식 입장이 주목됩니다.
1750만 명 이상이 관람하면서 한국영화 사상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하게 된 명량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영화속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영화 제작진을 고소한 건데요.
이승훈 기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라는 건가요?
<기자 멘트>
네, 영화에 등장하는 배설 장군은 전투를 앞 둔 이순신 장군을 시해하려하고, 또 거북선까지 불태운 악인으로 묘사가 됩니다.
하지만, 후손들은 영화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고, 또 이로 인해 선조와 자신들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영화 관계자들을 형사 고발까지 하는데까지 이르렀는데요.
논란의 전말은 무엇인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직 소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단 12척의 배로 3백 서른척의 왜군을 물리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전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기적을 만들어 낸 영웅을 그린 이 이야기는 무려 1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 ‘명량’이 최근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지난 15일, 경북 성주경찰서에는 '명량'의 감독과 각본가 등 제작진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접수가 됐는데요.
<녹취> 성주경찰서 관계자 : "수사 진행 중입니다. 일단 고소장이 들어왔기 때문에…."
고소장을 낸 사람들은 영화‘명량’에 등장하는 조선 수군의 장수 배설 장군의 후손들이었습니다.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영화가 방영되고 난 뒤에 정말 잘못된 역사적 왜곡 사실 때문에 저희들도 배설 장군의 후손이라고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됐고."
후손들은 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던 걸까?
영화 명랑에서 배설 장군은 같은 조선군이지만 이순신 장군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녹취> 영화 명량 中 : “이보시오, 통제공. 적선이 이미 200척이 넘었습니다. 영 내에는 탈영자들이 속출하고 있소. 아십니까?(회의는 이만 됐다. 다들 나가 있어라.) 통제공!”
무모한 싸움이라며 왜군과의 전투를 반대하던 등장인물.
<녹치> 영화 명량 中 : "무려 1만 명이 죽었소. 정녕 남은 수군의 종자까지도 다 박멸해 버리시려는 거요?"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결국 이순신 장군의 시해를 시도하고, 어렵게 만들어 낸 거북선에 불을 낸 채 야반 도주를 하다 아군의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두고 맙니다.
후손들은 영화속 배설 장군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배설 장군의 직계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경북 성주를 찾았는데요.
이들은 영화가 상영된 이후, 입게된 정신적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윤호(대변인/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지금 배우는 손자 자녀들 그 영화를 보고 우리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이순신 장군을 저해하려고 하는 나쁜 할아버지로 방영이 되는데 얼마나 피해가 많겠습니까. 친구들도 ‘너희 할아버지 형편없는 분이더라 그런대요."
종친회는 제작진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열흘 전 쯤, 국민권익위원회에 영화 상영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배급사측은 이 문제는 창작 영역에 관한 문제라는 입장을 제작사측은 이번주 안에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답변만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녹취> 영화 ‘명량’ 제작사 관계자 : "저희가 아직 섣부르게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제 공식적으로 법률 분쟁이 됐기 때문에 단순하게 답변을 드리지 않고 이번 주 내에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입장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기자 멘트>
사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창작물의 표현 범위와 역사적 기록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논란은 종종 있어왔던 일입니다.
문제는 이 괴리의 정도일텐데요, 실제 역사는 배설 장군에 대해서 어떻게 기록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이순신 장군이 남긴 난중일기.
배설 장군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1597년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며칠 전, 배설 장군은 병을 치료하겠다며, 병영을 이탈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몸이 아프다고 사직서를 올리고 이순신 장군의 잠정적인 허락을 받아가지고 이탈을 하죠."
허락을 받고 군영을 벗어났지만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아 수배령이 내려졌고, 2년 뒤 도원수 권율에게 붙잡혀 처형을 당한 것으로 역사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행방불명된 상태니까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당시 도원수, 육군 총 사령관이죠. 권율 장군한테 붙잡혀서 서울로 압송되어서 처형됐다는 기록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군영을 이탈한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건 맞지만, 시기적으로 배설 장군은 명량 해전이 벌어지기 전 수군 진영을 떠났으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암살 기도나 거북선 방화 등의 기록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계승범(교수/서강대학교 사학과) : "배설이 의도적으로 거북선을 불태웠거나 그런 식으로 하고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고 계획을 했다거나 그리고 뭐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다거나 이것은 허구입니다. 명량해전 준비하는 짧은 시간에 거북선을 또 새로 건조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개연성이 별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후손들은 영화가 이순신 장군을 부각시키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왜곡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인터뷰> 배한동(회장/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 : "거북선을 불태우고 바다로 쪽배 한 척을 구해서 도망치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왜적보다 더 나쁜 사람이 배설장군이다 하는 것을 관람객들에게 각인시켜 주고 있는 그런 문제가 정말 심각하죠."
여기에, 명량 해전 전투를 반대한 것으로 그려진 영화 속 전라우수사 김억추 장군의 후손들도 최근 집단 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유명세 만큼이나 논란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사회적인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지훈(변호사) : "통상 픽션이냐 논픽션이냐의 문제인데요. 이런 경우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또 문제가 되는 게 뭐냐 하면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믿기가 쉽거든요. 그래서 후손들 입장에서는 명예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다는 거죠."
<인터뷰> 최영일(시사평론가) : "사극을 어느 정도 비틀어서 허구적으로나마 스토리 를 만들어 내는 창작의 자유 영역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허용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발전을 한 겁니다. 만약에 이 자유를 너무 억압하게 된다면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등장은 너무나 어렵다…."
문중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 절차에 의해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손들의 반발이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화 제작사측에서 조만간 내놓을 공식 입장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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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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