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전’ 앞둔 한국 트램펄린 대표단의 각오

입력 2014.09.18 (11:30) 수정 2014.09.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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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10번의 점프를 모두 성공하기 바랄 뿐이다.
준비한 기술을 전부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우리나라 트램펄린(Trampolin) 국가대표 선수들의 각오다. ‘우승이 목표다’, ‘메달을 따겠다’ 등 좋은 결과에 중점을 둔 다른 종목 선수들의 각오와 비교하면 매우 겸손하다.

이러한 겸손한 각오에는 이유가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우리나라 트램펄린 대표단의 첫 경기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트램펄린 경기가 정식으로 열린 적은 없다. 국제대회 출전 경력도 전무하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 트램펄린 역사의 첫 페이지가 써진다.


인천아시안게임 트램펄린 대표선수들의 훈련 모습

◆ 한국 트램펄린 史, 이제부터 시작

어린이가 좋아하는 놀이시설인 일명 ‘퐁퐁’, ‘방방’과 유사한 모습의 트램펄린은 기계체조, 리듬체조와 함께 체조 종목을 구성하고 있다. 트램펄린은 가로 약 4m, 세로 약 2m 크기의 천 위에서 점프하며 공중돌기, 몸 비틀기 등 체조 기술을 펼치는 경기다.

선수는 1분 내에 도움닫기 점프를 마친 뒤 연속적으로 10회 점프하며 기술을 선보인다. 공중에 뜬 시간이 길수록 추가 점수가 주어지며 마지막 착지때 천 중앙의 착지 위치(가로 약 2m·세로 약 1m)를 벗어나면 감점된다.

이 종목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됐으며, 아시안게임의 경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트램펄린 종목에 출전한다.

윤창선(48) 감독과 차상엽(23·한양대) 선수, 이민우(19·전남체고)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한국 트램펄린 역사의 첫 장을 쓰는 셈이다.

윤 감독과 두 선수는 모두 기계체조를 하다 트램펄린으로 종목을 바꿨다.

마루와 철봉을 주 종목으로 했던 차 선수는 지난 2011년도부터 트램펄린을 훈련했으며, 이 선수는 마루를 주 종목으로 하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트램펄린을 준비했다. 모두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한 종목 변경이었다.

이들은 올해 2월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트램펄린 국가대표팀은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으며 지난 7월에는 트램펄린 세계 1위인 중국으로 2주간 전지훈련을 떠나 수준 높은 트램펄린 기술을 직접 목격했다. 지난달부터는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하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트램펄린 대표 선수단 사진. (왼쪽부터) 윤창선 감독, 차상엽 선수, 이민우 선수


◆ “아직 정식 심판도 없지만…”


대표팀의 훈련은 난이도 높은 기술보다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10년 이상 트램펄린을 한 중국, 일본 선수들에 비해 경력이 짧아 기본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트램펄린은 연속적으로 10회 점프하며 기술을 펼쳐야 한다. 기계체조는 기술 뒤 바로 착지에 들어가지만 트램펄린은 다음 점프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차 선수는 지난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계체조를 할 때는 주로 상체 힘을 많이 사용했지만 트램펄린은 점프가 중요하다보니 하체를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이 선수는 “점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계체조에서는 무조건 공중에서 몸을 많이 돌리려고 했다”며 “반면 트램펄린은 높이 점프해 기술을 펼치기 유리하지만 무리하게 기술을 쓰다보면 착지를 잘 못 할 수 있어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점프를 10회 모두 하지 않더라도 도중에 트램펄린 밖으로 튕기면 그 때까지 선보인 기술에 대해서만 점수가 주어진다. 그렇다보니 점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균형감 등 기본기가 매우 중요하다.

윤 감독은 “10번의 점프 기술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트램펄린을 한 게 아니라 기본기가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차 선수는 “쉬운 기술을 하더라도 트램펄린에 떨어질 때 발이 동시에 닿지 않으면 바로 밖으로 나간다”며 “기본기 훈련에 중점을 둬 10번을 뛸 수 있을 만큼의 기술만 넣어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아시안게임이 첫 정식 경기라 자칫 실수해 트램펄린 밖으로 튕길까봐 걱정도 된다”며 “제가 준비한 기술을 모두 보이기만 해도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우리나라 트램펄린의 첫 발을 떼고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무대로 삼고 있다.

현재 트램펄린 세계랭킹 1위와 2위는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이다.

비슷한 체격 조건을 가진 우리나라 선수들도 몇 년 후에는 충분히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에는 아직 트램펄린 정식 심판도 없고 규칙도 중국 전지훈련에서 중국 코치에게 약식으로 배웠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트램펄린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며 “트램펄린 저변이 확대되면서 전문 선수를 어릴 때부터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이 빨리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차 선수는 “지금은 미숙하지만 앞으로 2~3년 열심히 하다보면 세계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 중인 트램펄린 대표팀은 오는 20일 인천으로 이동해 실제 경기가 열리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막바지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트램펄린 경기는 오는 26일 예선과 결선이 모두 치러진다.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등 6개 나라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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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8 11:30:27
    • 수정2014-09-18 12:04:23
    종합
“우리에게 주어진 10번의 점프를 모두 성공하기 바랄 뿐이다.
준비한 기술을 전부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우리나라 트램펄린(Trampolin) 국가대표 선수들의 각오다. ‘우승이 목표다’, ‘메달을 따겠다’ 등 좋은 결과에 중점을 둔 다른 종목 선수들의 각오와 비교하면 매우 겸손하다.

이러한 겸손한 각오에는 이유가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우리나라 트램펄린 대표단의 첫 경기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트램펄린 경기가 정식으로 열린 적은 없다. 국제대회 출전 경력도 전무하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 트램펄린 역사의 첫 페이지가 써진다.


인천아시안게임 트램펄린 대표선수들의 훈련 모습

◆ 한국 트램펄린 史, 이제부터 시작

어린이가 좋아하는 놀이시설인 일명 ‘퐁퐁’, ‘방방’과 유사한 모습의 트램펄린은 기계체조, 리듬체조와 함께 체조 종목을 구성하고 있다. 트램펄린은 가로 약 4m, 세로 약 2m 크기의 천 위에서 점프하며 공중돌기, 몸 비틀기 등 체조 기술을 펼치는 경기다.

선수는 1분 내에 도움닫기 점프를 마친 뒤 연속적으로 10회 점프하며 기술을 선보인다. 공중에 뜬 시간이 길수록 추가 점수가 주어지며 마지막 착지때 천 중앙의 착지 위치(가로 약 2m·세로 약 1m)를 벗어나면 감점된다.

이 종목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됐으며, 아시안게임의 경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트램펄린 종목에 출전한다.

윤창선(48) 감독과 차상엽(23·한양대) 선수, 이민우(19·전남체고)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한국 트램펄린 역사의 첫 장을 쓰는 셈이다.

윤 감독과 두 선수는 모두 기계체조를 하다 트램펄린으로 종목을 바꿨다.

마루와 철봉을 주 종목으로 했던 차 선수는 지난 2011년도부터 트램펄린을 훈련했으며, 이 선수는 마루를 주 종목으로 하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트램펄린을 준비했다. 모두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한 종목 변경이었다.

이들은 올해 2월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트램펄린 국가대표팀은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으며 지난 7월에는 트램펄린 세계 1위인 중국으로 2주간 전지훈련을 떠나 수준 높은 트램펄린 기술을 직접 목격했다. 지난달부터는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하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트램펄린 대표 선수단 사진. (왼쪽부터) 윤창선 감독, 차상엽 선수, 이민우 선수


◆ “아직 정식 심판도 없지만…”


대표팀의 훈련은 난이도 높은 기술보다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10년 이상 트램펄린을 한 중국, 일본 선수들에 비해 경력이 짧아 기본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트램펄린은 연속적으로 10회 점프하며 기술을 펼쳐야 한다. 기계체조는 기술 뒤 바로 착지에 들어가지만 트램펄린은 다음 점프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차 선수는 지난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계체조를 할 때는 주로 상체 힘을 많이 사용했지만 트램펄린은 점프가 중요하다보니 하체를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이 선수는 “점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계체조에서는 무조건 공중에서 몸을 많이 돌리려고 했다”며 “반면 트램펄린은 높이 점프해 기술을 펼치기 유리하지만 무리하게 기술을 쓰다보면 착지를 잘 못 할 수 있어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점프를 10회 모두 하지 않더라도 도중에 트램펄린 밖으로 튕기면 그 때까지 선보인 기술에 대해서만 점수가 주어진다. 그렇다보니 점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균형감 등 기본기가 매우 중요하다.

윤 감독은 “10번의 점프 기술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트램펄린을 한 게 아니라 기본기가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차 선수는 “쉬운 기술을 하더라도 트램펄린에 떨어질 때 발이 동시에 닿지 않으면 바로 밖으로 나간다”며 “기본기 훈련에 중점을 둬 10번을 뛸 수 있을 만큼의 기술만 넣어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아시안게임이 첫 정식 경기라 자칫 실수해 트램펄린 밖으로 튕길까봐 걱정도 된다”며 “제가 준비한 기술을 모두 보이기만 해도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우리나라 트램펄린의 첫 발을 떼고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무대로 삼고 있다.

현재 트램펄린 세계랭킹 1위와 2위는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이다.

비슷한 체격 조건을 가진 우리나라 선수들도 몇 년 후에는 충분히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에는 아직 트램펄린 정식 심판도 없고 규칙도 중국 전지훈련에서 중국 코치에게 약식으로 배웠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트램펄린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며 “트램펄린 저변이 확대되면서 전문 선수를 어릴 때부터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이 빨리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차 선수는 “지금은 미숙하지만 앞으로 2~3년 열심히 하다보면 세계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 중인 트램펄린 대표팀은 오는 20일 인천으로 이동해 실제 경기가 열리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막바지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트램펄린 경기는 오는 26일 예선과 결선이 모두 치러진다.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등 6개 나라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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