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농촌마을 70대 할머니 ‘폭행 피살’…왜?
입력 2014.09.23 (08:38)
수정 2014.09.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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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달 전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혼자 살던 70대 할머니가 얼굴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의 피의자가 사건발생 28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승훈 기자, 왜 힘없는 어르신을 상대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요?
<기자 멘트>
네,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피해 할머니와는 일면식도 없는 30대 직장인이었는데요.
경찰조사에서 이 남성은 가벼운 교통사고가 난 뒤 합의를 둘러싼 다툼 끝에 화가 나 할머니를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할머니가 숨졌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점도 남아 있습니다.
사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달 23일이었습니다.
경북 칠곡군 낙동강 강변에서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군인들.
어슴푸레, 군인들의 눈에 들어온 건 강물위에 떠있는 70대 노인의 시신이었습니다.
<인터뷰>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무대 설치하는 군인들이 발견했대요. 오전 9시경에. 발견해서 인양을 해서 형사들이 가서 사진을 찍어왔더라고.” <녹취>
물에서 건져 낸 시신은 끔찍했습니다.
얼굴 등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폭행의 흔적들.
누군가 할머니를 잔인하게 때려 숨지게 한 게 분명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때려서 코뼈,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뇌 손상을 입었죠.“
힘없는 노인을 누가 이렇게 끔찍하게 폭행한 걸까?
시신이 발견될 즈음..
대구에 사는 조모 씨는 아침 일찍, 고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고향형님이) ‘큰일 났다. 집에 빨리 와라. 지금 엉망이 됐다’ 고 하면서 ‘무슨 말입니까’ (하니까) ‘집 안에 피가 (흘러있고) 모친 안 계시고 큰일 났다. 빨 리 와라.’ (그래서) 부리나케 달려왔어요.”
황급히 칠곡군에 있는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간 조씨.
하지만, 집에 들어선 순간. 참혹한 광경에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집안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핏자국.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여기이쪽으로 나왔으니까 문이 열리거든요. 여기로 들어가고 여기로 나온 거예요. 피가 여기까지 흘러 있었어요.”
집 안에 있어야 할 어머니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다급히 경찰에 신고를 한 조씨.
20여분쯤 지났을까..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는데요.
경찰은 조금전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꺼냈습니다.
앞서 강변에서 발견된 그 시신이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낙동강 서쪽 에 청년 기념하는 데 거기서 사체가 발견됐는 데 피해자 집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그 피해자 할머니가 바로 발견된 사체와 동일한 인물이다. 그런 걸 알게 된 거죠.”
누군가에게 심한 원한을 살 만한 일도 없는 고령의 노인.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작은 농촌 마을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전부 불안에 떨어 요. 창문 개조하고 다 해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동네 생기고 살인 사건은 처음이니까 불안했죠. 한 노인은 벌써 이사를 하고 이랬잖아요.”
한참 동안 범인의 윤곽이 나오질 않자, 의좋던 이웃 사이에 서로를 경계하는 일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의심했죠. 모르니까. 서로서로 엉뚱한 소리 나오고.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이 소리 저 소리 나오고 하니 까 서로 의심을 했지.”
<기자 멘트>
그렇게 28일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을 인심은 더 흉흉해져갔는데요.
그렇게 사건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 들 때 쯤, 경찰로부터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리포트>
사건 발생 당일.
피해 할머니의 집에서 목격된 의문의 흰색 차량.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차) 앞 번호가 집 쪽으로 들어서고 우리가 여기서 볼 때는 번호판 이, 뒤 번호판이 보이잖아. 그런 식으로 서 있 는데 차가 하얀 차인데 내가 얼핏 지나가면서 봤는데 그거야.”
경찰은 곧바로 이 차를 수배했습니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과 탐문 끝에 차 주인인 3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하는데 성공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범행 시간대 로 추정되는 시간대로 진입한 차량, 사체를 싣 고 나갔으니까 밖으로 나갔던 차, 최대한 이렇 게 좁혀간 거죠.”
경찰의 추궁에 남성은 범행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사건 당일 늦은 밤.
이 남성은 차를 몰고 이 마을을 지나가다 할머니와의 접촉사고로 실랑이를 벌였고, 집 안에 들어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 우발적으로 할머니를 폭행하게 됐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말로는 할머니가 받힐 뻔해서 넘어졌대요. 그래서 사고 합의금 문제로 할머니하고 얘기가 됐고, 그 집 에 들어갔다. (고 합니다.)”
살해 사실을 들킬까봐 할머니의 시신을 낙동강변에 유기한 것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피의자의 검거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선 범행 시간.
심야 시간에 일어난 접촉 사고 뒤 할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갔다는 피의자의 말과 달리, 사건 당일 피의자의 차량이 목격된 건 낮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내가 볼 때는 뒷 번호가 보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서 있었어. 그때 시간이 딱 2시야. 응. 낮 두 시야.”
유족들도 고령의 할머니가 밤 늦은 시간에 외출을 할리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CCTV 시간 나오잖아요. 11시 38분 이후에, 밤 12시로 나오 는데 12시에 여기서 시비 붙을 일이 어디 있어 요. 노인네 그 시간에. 어머니 초저녁에 주무신 다고.”
평소 이런 일이 생기면 바로 자식들에게 연락을 했을 할머니.
하지만 그날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만약에 엄마가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 나한테나 우리 여동생 한테 바로 연락해 왔을 거예요. ‘얘야, 오늘 어 떤 차가 나를 칠 뻔했는데 내가 놀랐다. 합의를 좀 해야겠다’ (그런데) 이런 소리 전혀 없었어 요.”
경찰은 아직 남아 있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집에 들어 간 부분에 대해서 어쨌든 집에 들어갈 때 동기 가 있어야 되는데 동기가 불분명해서 그거 확 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법원은 그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피의자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한 달 전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혼자 살던 70대 할머니가 얼굴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의 피의자가 사건발생 28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승훈 기자, 왜 힘없는 어르신을 상대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요?
<기자 멘트>
네,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피해 할머니와는 일면식도 없는 30대 직장인이었는데요.
경찰조사에서 이 남성은 가벼운 교통사고가 난 뒤 합의를 둘러싼 다툼 끝에 화가 나 할머니를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할머니가 숨졌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점도 남아 있습니다.
사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달 23일이었습니다.
경북 칠곡군 낙동강 강변에서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군인들.
어슴푸레, 군인들의 눈에 들어온 건 강물위에 떠있는 70대 노인의 시신이었습니다.
<인터뷰>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무대 설치하는 군인들이 발견했대요. 오전 9시경에. 발견해서 인양을 해서 형사들이 가서 사진을 찍어왔더라고.” <녹취>
물에서 건져 낸 시신은 끔찍했습니다.
얼굴 등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폭행의 흔적들.
누군가 할머니를 잔인하게 때려 숨지게 한 게 분명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때려서 코뼈,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뇌 손상을 입었죠.“
힘없는 노인을 누가 이렇게 끔찍하게 폭행한 걸까?
시신이 발견될 즈음..
대구에 사는 조모 씨는 아침 일찍, 고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고향형님이) ‘큰일 났다. 집에 빨리 와라. 지금 엉망이 됐다’ 고 하면서 ‘무슨 말입니까’ (하니까) ‘집 안에 피가 (흘러있고) 모친 안 계시고 큰일 났다. 빨 리 와라.’ (그래서) 부리나케 달려왔어요.”
황급히 칠곡군에 있는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간 조씨.
하지만, 집에 들어선 순간. 참혹한 광경에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집안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핏자국.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여기이쪽으로 나왔으니까 문이 열리거든요. 여기로 들어가고 여기로 나온 거예요. 피가 여기까지 흘러 있었어요.”
집 안에 있어야 할 어머니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다급히 경찰에 신고를 한 조씨.
20여분쯤 지났을까..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는데요.
경찰은 조금전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꺼냈습니다.
앞서 강변에서 발견된 그 시신이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낙동강 서쪽 에 청년 기념하는 데 거기서 사체가 발견됐는 데 피해자 집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그 피해자 할머니가 바로 발견된 사체와 동일한 인물이다. 그런 걸 알게 된 거죠.”
누군가에게 심한 원한을 살 만한 일도 없는 고령의 노인.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작은 농촌 마을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전부 불안에 떨어 요. 창문 개조하고 다 해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동네 생기고 살인 사건은 처음이니까 불안했죠. 한 노인은 벌써 이사를 하고 이랬잖아요.”
한참 동안 범인의 윤곽이 나오질 않자, 의좋던 이웃 사이에 서로를 경계하는 일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의심했죠. 모르니까. 서로서로 엉뚱한 소리 나오고.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이 소리 저 소리 나오고 하니 까 서로 의심을 했지.”
<기자 멘트>
그렇게 28일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을 인심은 더 흉흉해져갔는데요.
그렇게 사건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 들 때 쯤, 경찰로부터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리포트>
사건 발생 당일.
피해 할머니의 집에서 목격된 의문의 흰색 차량.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차) 앞 번호가 집 쪽으로 들어서고 우리가 여기서 볼 때는 번호판 이, 뒤 번호판이 보이잖아. 그런 식으로 서 있 는데 차가 하얀 차인데 내가 얼핏 지나가면서 봤는데 그거야.”
경찰은 곧바로 이 차를 수배했습니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과 탐문 끝에 차 주인인 3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하는데 성공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범행 시간대 로 추정되는 시간대로 진입한 차량, 사체를 싣 고 나갔으니까 밖으로 나갔던 차, 최대한 이렇 게 좁혀간 거죠.”
경찰의 추궁에 남성은 범행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사건 당일 늦은 밤.
이 남성은 차를 몰고 이 마을을 지나가다 할머니와의 접촉사고로 실랑이를 벌였고, 집 안에 들어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 우발적으로 할머니를 폭행하게 됐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말로는 할머니가 받힐 뻔해서 넘어졌대요. 그래서 사고 합의금 문제로 할머니하고 얘기가 됐고, 그 집 에 들어갔다. (고 합니다.)”
살해 사실을 들킬까봐 할머니의 시신을 낙동강변에 유기한 것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피의자의 검거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선 범행 시간.
심야 시간에 일어난 접촉 사고 뒤 할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갔다는 피의자의 말과 달리, 사건 당일 피의자의 차량이 목격된 건 낮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내가 볼 때는 뒷 번호가 보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서 있었어. 그때 시간이 딱 2시야. 응. 낮 두 시야.”
유족들도 고령의 할머니가 밤 늦은 시간에 외출을 할리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CCTV 시간 나오잖아요. 11시 38분 이후에, 밤 12시로 나오 는데 12시에 여기서 시비 붙을 일이 어디 있어 요. 노인네 그 시간에. 어머니 초저녁에 주무신 다고.”
평소 이런 일이 생기면 바로 자식들에게 연락을 했을 할머니.
하지만 그날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만약에 엄마가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 나한테나 우리 여동생 한테 바로 연락해 왔을 거예요. ‘얘야, 오늘 어 떤 차가 나를 칠 뻔했는데 내가 놀랐다. 합의를 좀 해야겠다’ (그런데) 이런 소리 전혀 없었어 요.”
경찰은 아직 남아 있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집에 들어 간 부분에 대해서 어쨌든 집에 들어갈 때 동기 가 있어야 되는데 동기가 불분명해서 그거 확 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법원은 그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피의자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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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농촌마을 70대 할머니 ‘폭행 피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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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9-23 08:42:42
- 수정2014-09-23 13:17:24

<앵커 멘트>
한 달 전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혼자 살던 70대 할머니가 얼굴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의 피의자가 사건발생 28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승훈 기자, 왜 힘없는 어르신을 상대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요?
<기자 멘트>
네,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피해 할머니와는 일면식도 없는 30대 직장인이었는데요.
경찰조사에서 이 남성은 가벼운 교통사고가 난 뒤 합의를 둘러싼 다툼 끝에 화가 나 할머니를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할머니가 숨졌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점도 남아 있습니다.
사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달 23일이었습니다.
경북 칠곡군 낙동강 강변에서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군인들.
어슴푸레, 군인들의 눈에 들어온 건 강물위에 떠있는 70대 노인의 시신이었습니다.
<인터뷰>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무대 설치하는 군인들이 발견했대요. 오전 9시경에. 발견해서 인양을 해서 형사들이 가서 사진을 찍어왔더라고.” <녹취>
물에서 건져 낸 시신은 끔찍했습니다.
얼굴 등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폭행의 흔적들.
누군가 할머니를 잔인하게 때려 숨지게 한 게 분명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때려서 코뼈,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뇌 손상을 입었죠.“
힘없는 노인을 누가 이렇게 끔찍하게 폭행한 걸까?
시신이 발견될 즈음..
대구에 사는 조모 씨는 아침 일찍, 고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고향형님이) ‘큰일 났다. 집에 빨리 와라. 지금 엉망이 됐다’ 고 하면서 ‘무슨 말입니까’ (하니까) ‘집 안에 피가 (흘러있고) 모친 안 계시고 큰일 났다. 빨 리 와라.’ (그래서) 부리나케 달려왔어요.”
황급히 칠곡군에 있는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간 조씨.
하지만, 집에 들어선 순간. 참혹한 광경에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집안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핏자국.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여기이쪽으로 나왔으니까 문이 열리거든요. 여기로 들어가고 여기로 나온 거예요. 피가 여기까지 흘러 있었어요.”
집 안에 있어야 할 어머니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다급히 경찰에 신고를 한 조씨.
20여분쯤 지났을까..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는데요.
경찰은 조금전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꺼냈습니다.
앞서 강변에서 발견된 그 시신이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낙동강 서쪽 에 청년 기념하는 데 거기서 사체가 발견됐는 데 피해자 집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그 피해자 할머니가 바로 발견된 사체와 동일한 인물이다. 그런 걸 알게 된 거죠.”
누군가에게 심한 원한을 살 만한 일도 없는 고령의 노인.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작은 농촌 마을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전부 불안에 떨어 요. 창문 개조하고 다 해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동네 생기고 살인 사건은 처음이니까 불안했죠. 한 노인은 벌써 이사를 하고 이랬잖아요.”
한참 동안 범인의 윤곽이 나오질 않자, 의좋던 이웃 사이에 서로를 경계하는 일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의심했죠. 모르니까. 서로서로 엉뚱한 소리 나오고.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이 소리 저 소리 나오고 하니 까 서로 의심을 했지.”
<기자 멘트>
그렇게 28일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을 인심은 더 흉흉해져갔는데요.
그렇게 사건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 들 때 쯤, 경찰로부터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리포트>
사건 발생 당일.
피해 할머니의 집에서 목격된 의문의 흰색 차량.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차) 앞 번호가 집 쪽으로 들어서고 우리가 여기서 볼 때는 번호판 이, 뒤 번호판이 보이잖아. 그런 식으로 서 있 는데 차가 하얀 차인데 내가 얼핏 지나가면서 봤는데 그거야.”
경찰은 곧바로 이 차를 수배했습니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과 탐문 끝에 차 주인인 3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하는데 성공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범행 시간대 로 추정되는 시간대로 진입한 차량, 사체를 싣 고 나갔으니까 밖으로 나갔던 차, 최대한 이렇 게 좁혀간 거죠.”
경찰의 추궁에 남성은 범행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사건 당일 늦은 밤.
이 남성은 차를 몰고 이 마을을 지나가다 할머니와의 접촉사고로 실랑이를 벌였고, 집 안에 들어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 우발적으로 할머니를 폭행하게 됐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말로는 할머니가 받힐 뻔해서 넘어졌대요. 그래서 사고 합의금 문제로 할머니하고 얘기가 됐고, 그 집 에 들어갔다. (고 합니다.)”
살해 사실을 들킬까봐 할머니의 시신을 낙동강변에 유기한 것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피의자의 검거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선 범행 시간.
심야 시간에 일어난 접촉 사고 뒤 할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갔다는 피의자의 말과 달리, 사건 당일 피의자의 차량이 목격된 건 낮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내가 볼 때는 뒷 번호가 보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서 있었어. 그때 시간이 딱 2시야. 응. 낮 두 시야.”
유족들도 고령의 할머니가 밤 늦은 시간에 외출을 할리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CCTV 시간 나오잖아요. 11시 38분 이후에, 밤 12시로 나오 는데 12시에 여기서 시비 붙을 일이 어디 있어 요. 노인네 그 시간에. 어머니 초저녁에 주무신 다고.”
평소 이런 일이 생기면 바로 자식들에게 연락을 했을 할머니.
하지만 그날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만약에 엄마가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 나한테나 우리 여동생 한테 바로 연락해 왔을 거예요. ‘얘야, 오늘 어 떤 차가 나를 칠 뻔했는데 내가 놀랐다. 합의를 좀 해야겠다’ (그런데) 이런 소리 전혀 없었어 요.”
경찰은 아직 남아 있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집에 들어 간 부분에 대해서 어쨌든 집에 들어갈 때 동기 가 있어야 되는데 동기가 불분명해서 그거 확 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법원은 그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피의자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한 달 전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혼자 살던 70대 할머니가 얼굴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의 피의자가 사건발생 28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승훈 기자, 왜 힘없는 어르신을 상대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요?
<기자 멘트>
네,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피해 할머니와는 일면식도 없는 30대 직장인이었는데요.
경찰조사에서 이 남성은 가벼운 교통사고가 난 뒤 합의를 둘러싼 다툼 끝에 화가 나 할머니를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할머니가 숨졌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점도 남아 있습니다.
사건을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달 23일이었습니다.
경북 칠곡군 낙동강 강변에서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군인들.
어슴푸레, 군인들의 눈에 들어온 건 강물위에 떠있는 70대 노인의 시신이었습니다.
<인터뷰>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무대 설치하는 군인들이 발견했대요. 오전 9시경에. 발견해서 인양을 해서 형사들이 가서 사진을 찍어왔더라고.” <녹취>
물에서 건져 낸 시신은 끔찍했습니다.
얼굴 등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폭행의 흔적들.
누군가 할머니를 잔인하게 때려 숨지게 한 게 분명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때려서 코뼈,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뇌 손상을 입었죠.“
힘없는 노인을 누가 이렇게 끔찍하게 폭행한 걸까?
시신이 발견될 즈음..
대구에 사는 조모 씨는 아침 일찍, 고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고향형님이) ‘큰일 났다. 집에 빨리 와라. 지금 엉망이 됐다’ 고 하면서 ‘무슨 말입니까’ (하니까) ‘집 안에 피가 (흘러있고) 모친 안 계시고 큰일 났다. 빨 리 와라.’ (그래서) 부리나케 달려왔어요.”
황급히 칠곡군에 있는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간 조씨.
하지만, 집에 들어선 순간. 참혹한 광경에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집안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핏자국.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여기이쪽으로 나왔으니까 문이 열리거든요. 여기로 들어가고 여기로 나온 거예요. 피가 여기까지 흘러 있었어요.”
집 안에 있어야 할 어머니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다급히 경찰에 신고를 한 조씨.
20여분쯤 지났을까..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는데요.
경찰은 조금전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꺼냈습니다.
앞서 강변에서 발견된 그 시신이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낙동강 서쪽 에 청년 기념하는 데 거기서 사체가 발견됐는 데 피해자 집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그 피해자 할머니가 바로 발견된 사체와 동일한 인물이다. 그런 걸 알게 된 거죠.”
누군가에게 심한 원한을 살 만한 일도 없는 고령의 노인.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작은 농촌 마을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전부 불안에 떨어 요. 창문 개조하고 다 해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동네 생기고 살인 사건은 처음이니까 불안했죠. 한 노인은 벌써 이사를 하고 이랬잖아요.”
한참 동안 범인의 윤곽이 나오질 않자, 의좋던 이웃 사이에 서로를 경계하는 일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의심했죠. 모르니까. 서로서로 엉뚱한 소리 나오고.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이 소리 저 소리 나오고 하니 까 서로 의심을 했지.”
<기자 멘트>
그렇게 28일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을 인심은 더 흉흉해져갔는데요.
그렇게 사건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 들 때 쯤, 경찰로부터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리포트>
사건 발생 당일.
피해 할머니의 집에서 목격된 의문의 흰색 차량.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차) 앞 번호가 집 쪽으로 들어서고 우리가 여기서 볼 때는 번호판 이, 뒤 번호판이 보이잖아. 그런 식으로 서 있 는데 차가 하얀 차인데 내가 얼핏 지나가면서 봤는데 그거야.”
경찰은 곧바로 이 차를 수배했습니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과 탐문 끝에 차 주인인 3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하는데 성공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범행 시간대 로 추정되는 시간대로 진입한 차량, 사체를 싣 고 나갔으니까 밖으로 나갔던 차, 최대한 이렇 게 좁혀간 거죠.”
경찰의 추궁에 남성은 범행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사건 당일 늦은 밤.
이 남성은 차를 몰고 이 마을을 지나가다 할머니와의 접촉사고로 실랑이를 벌였고, 집 안에 들어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 우발적으로 할머니를 폭행하게 됐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말로는 할머니가 받힐 뻔해서 넘어졌대요. 그래서 사고 합의금 문제로 할머니하고 얘기가 됐고, 그 집 에 들어갔다. (고 합니다.)”
살해 사실을 들킬까봐 할머니의 시신을 낙동강변에 유기한 것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피의자의 검거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선 범행 시간.
심야 시간에 일어난 접촉 사고 뒤 할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갔다는 피의자의 말과 달리, 사건 당일 피의자의 차량이 목격된 건 낮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내가 볼 때는 뒷 번호가 보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서 있었어. 그때 시간이 딱 2시야. 응. 낮 두 시야.”
유족들도 고령의 할머니가 밤 늦은 시간에 외출을 할리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CCTV 시간 나오잖아요. 11시 38분 이후에, 밤 12시로 나오 는데 12시에 여기서 시비 붙을 일이 어디 있어 요. 노인네 그 시간에. 어머니 초저녁에 주무신 다고.”
평소 이런 일이 생기면 바로 자식들에게 연락을 했을 할머니.
하지만 그날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녹취> 조00(유가족/음성변조) : “만약에 엄마가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 나한테나 우리 여동생 한테 바로 연락해 왔을 거예요. ‘얘야, 오늘 어 떤 차가 나를 칠 뻔했는데 내가 놀랐다. 합의를 좀 해야겠다’ (그런데) 이런 소리 전혀 없었어 요.”
경찰은 아직 남아 있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집에 들어 간 부분에 대해서 어쨌든 집에 들어갈 때 동기 가 있어야 되는데 동기가 불분명해서 그거 확 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법원은 그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피의자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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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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