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자유형의 금빛 꿈 막은 ‘강적’ 이란

입력 2014.09.29 (22:46) 수정 2014.09.2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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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자유형에서 8년 만의 금메달을 기대하던 한국의 꿈을 가로막은 상대는 공교롭게도 모두 이란이었다.

가장 큰 기대를 받던 61㎏급의 이승철(26·상무)가 먼저 8강전부터 마수드 에스마에일푸르주이바리(이란)를 만나 2-7로 졌다.

이어 74㎏급의 이상규(28·부천시청), 86㎏급 김관욱(24·광주남구청), 125㎏급 남경진(26·포항시체육회)이 모두 순항하다가 준결승에서 이란 선수를 만나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네 체급에 모두 결승 진출자를 배출한 이란은 이 가운데 세 명을 시상대 꼭대기에 세웠다.

이란은 앞서 치른 남자 자유형 97㎏급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에 걸린 8개의 금메달 가운데 4개를 휩쓸며 이 종목의 독보적인 선두를 지켰다.

이란의 레슬링이 강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은 4관왕 한 명과 3관왕 두 명을 포함해 통산 58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일본(62개)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도 이란은 3개의 금메달을 차지해 3위에 올랐다.

레슬링이 '국기'에 가깝게 숭상되는 이란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한레슬링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태권도 도장이 있는 것처럼, 이란에는 동네마다 레슬링장이 있다"면서 "국가대표 1∼2진 사이에도 수준 차이가 있는 한국과 달리 이란은 4진이 나와도 거의 비슷한 기량을 보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란 선수들은 레슬링인들이 흔히 말하는 '체질'이 달라 같은 근육량으로도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하고 좋은 유연성을 자랑한다.

양질의 두꺼운 선수층 속에서 고르고 골라 나온 에이스들이 출전하는 만큼 이란이 아시아권에서는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자유형 레슬링은 희망을 발견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란의 벽을 절감하기도 했다.

물론,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57㎏급에 출전한 윤준식(23·삼성생명)은 불운한 대진 탓에 초반부터 줄줄이 강호를 만나 탈락했지만, 그 와중에서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인 하산 라히미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61㎏급 동메달을 차지한 이승철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와 이란 선수의 경기를 보면 실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이번에 이란 선수와 첫 대결을 했고, 그러다 보니 긴장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계기로 맞붙으면서 서로의 수준을 알게 된 만큼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지금보다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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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슬링 자유형의 금빛 꿈 막은 ‘강적’ 이란
    • 입력 2014-09-29 22:46:38
    • 수정2014-09-29 22:48:27
    연합뉴스
2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자유형에서 8년 만의 금메달을 기대하던 한국의 꿈을 가로막은 상대는 공교롭게도 모두 이란이었다. 가장 큰 기대를 받던 61㎏급의 이승철(26·상무)가 먼저 8강전부터 마수드 에스마에일푸르주이바리(이란)를 만나 2-7로 졌다. 이어 74㎏급의 이상규(28·부천시청), 86㎏급 김관욱(24·광주남구청), 125㎏급 남경진(26·포항시체육회)이 모두 순항하다가 준결승에서 이란 선수를 만나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네 체급에 모두 결승 진출자를 배출한 이란은 이 가운데 세 명을 시상대 꼭대기에 세웠다. 이란은 앞서 치른 남자 자유형 97㎏급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에 걸린 8개의 금메달 가운데 4개를 휩쓸며 이 종목의 독보적인 선두를 지켰다. 이란의 레슬링이 강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은 4관왕 한 명과 3관왕 두 명을 포함해 통산 58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일본(62개)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도 이란은 3개의 금메달을 차지해 3위에 올랐다. 레슬링이 '국기'에 가깝게 숭상되는 이란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한레슬링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태권도 도장이 있는 것처럼, 이란에는 동네마다 레슬링장이 있다"면서 "국가대표 1∼2진 사이에도 수준 차이가 있는 한국과 달리 이란은 4진이 나와도 거의 비슷한 기량을 보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란 선수들은 레슬링인들이 흔히 말하는 '체질'이 달라 같은 근육량으로도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하고 좋은 유연성을 자랑한다. 양질의 두꺼운 선수층 속에서 고르고 골라 나온 에이스들이 출전하는 만큼 이란이 아시아권에서는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자유형 레슬링은 희망을 발견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란의 벽을 절감하기도 했다. 물론,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57㎏급에 출전한 윤준식(23·삼성생명)은 불운한 대진 탓에 초반부터 줄줄이 강호를 만나 탈락했지만, 그 와중에서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인 하산 라히미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61㎏급 동메달을 차지한 이승철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와 이란 선수의 경기를 보면 실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이번에 이란 선수와 첫 대결을 했고, 그러다 보니 긴장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계기로 맞붙으면서 서로의 수준을 알게 된 만큼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지금보다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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