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가격하면 패하는 스포츠, 바로 이것
입력 2014.10.02 (11:39)
수정 2014.10.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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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희 스포츠에서 격투기 종목은 상대방을 정확하게 가격해야 점수가 올라가고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스포츠 상식을 뒤집고 상대방을 가격하면 감점 당하거나 심할 때는 실격당하는 스포츠가 있다.
처음 이런 얘기를 듣는 사람들은 "뭐 이런 스포츠가 있나"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지만 엄연히 이번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며 금메달도 13개나 걸려 있다.
위에서 말한 종목은 공수도이다.
공수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고 비인기 종목이지만 일본과 중동, 유럽 등에서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고 동호인도 수 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 공수도(空手道)란?
공수도는 일본을 대표하는 무술로 알려져 있지만, 그 뿌리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됐고 당나라와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게 정설이다.
대체로 고대 인도에서 중국 당나라를 거쳐 삼국시대 때 한국으로 들어와서 14세기경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명나라때 당수권법(唐手拳法)으로 정리됐으나, 1920년대부터 일본에서 활성화되면서 ‘가라테’라는 명칭으로 통용됐다.
일본어에서 ‘가라’는 ‘비어 있다(空)'는 뜻이고, '테'는 '손'을 뜻으로, 가라테[空手]는 곧 맨손의 무술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 당나라를 가리키는 '당(唐)' 자도 히라가나로는 '가라(から)'라고 쓰는데, 여기서의 '가라테[唐手]'는 '당나라의 권법'이라고 풀이된다.
일본의 무술로 정착되면서 '唐手(당수)'는 폐기되고 '空手(공수)'로 통일되었다.
한국에서는 광복 이후 수련도장이 생기기 시작해 권격도(拳擊道)·공수도(空手道)·가라테·당수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다가 공수도로 정리해 부르고 있다.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해 전체적으론 태권도와 비슷하지만 다리 기술에 중점을 두는 태권도와 달리 공수도는 주로 손가락 관절과 손날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한다.
공수도는 크게 '형(카타)'경기와 '대련(쿠미테)'경기로 나뉜다.
'형'은 막기, 치기, 꺾기 등의 동작을 표현해 심판의 채점에 의해 승패가 가려진다.
'대련'경기는 대부분의 격투기와 달리 실제로 타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결정적인 차이는 때리느냐, 때리지 않느냐에 있다.
상단 차기 기술만 가벼운 접촉이 허용되고, 손기술의 경우 절대 상대의 몸에 닿아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도 득점하려면 상대 몸에서 5cm 안에서 공격을 멈추면 득점으로 인정된다.
상대의 수비를 피해 공격하되, 마지막 순간 목표 멈춰야 하는 절묘함이 공수도의 매력이다.

■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는 한국 공수도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공수도는 품새 종목인 카타(형)의 남녀 각각 1종목, 쿠미테(대련)의 체급별 11종목(남자 6, 여자 5)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는 대련 종목에 남자 4명, 여자 4명 등 모두 8명이 출전한다. 현재 카타에서는 일본이, 대련에서는 이란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공수도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 20년이 됐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금메달이 없다.
우리나라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따낸 것이 첫 메달이고, 4년 전 광저우에서는 8년 만에 동메달 수를 3개로 늘렸으나 메달 색깔을 바꾸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1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자 60kg 미만급에 출전하는 이지환(25)이 금메달 유력후보다.
이지환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이어 2011년·2012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21위인 이지환은 아시아에서는 이란의 아미르 마흐디 자데(세계 4위)에 이은 2위다.
또 67㎏ 미만급의 김도원(24)도 2010년 아시안게임 동메달과 2011년 아시아선수권 3위를 따냈고, 84㎏ 미만급 장민수도 메달에 도전한다.
대한공수도연맹관계자는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이지만 지옥훈련을 이겨내는 등 아시안게임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며 "선수들은 인천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날려버리겠다는 뜨거운 결의에 차 있다"고 밝혔다.

■ 열악한 환경의 공수도
공수도는 국내에서 ‘비인기종목’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약한 종목으로 꼽힌다. 현재 150여 명이 공수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구촌 188개국이 세계공수도연맹(WKF)에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저변이 넓어졌지만, 국내에서는 태권도의 유사 종목, 일본 운동이라는 편견 속에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전국체전에서조차 정식 종목에 포함되지 않아 대부분의 선수들은 실업팀이 없어 식당, 경호원 등의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운동을 하고 있는 열악한 실정이다.
공수도연맹 관계자는 "공수도인들의 모든 소원은 공수도가 전국체전에 정식 종목이 되는 것"이라며 "그래야 실업팀 등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선전이 그래서 더욱 절실하다"고 밝혔다.
공수도가 전국체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한데는 전직 임원들의 비리가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공수도연맹 전 임원들이 선수 훈련 수당과 지도자 수당 보조금 등 수억(5억4,000여만원)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전국체전에 시범종목으로 지정됐지만 다시 보류돼 협회와 선수단 모두를 허탈하게 했다.
공수도 관계자는 "10월 중순에 새로운 회장 등 임원을 선출해 새 출발을 하려 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공수도에 많은 관심과 성원를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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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을 가격하면 패하는 스포츠,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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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10-02 11:39:16
- 수정2014-10-02 18:41:11

흔희 스포츠에서 격투기 종목은 상대방을 정확하게 가격해야 점수가 올라가고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스포츠 상식을 뒤집고 상대방을 가격하면 감점 당하거나 심할 때는 실격당하는 스포츠가 있다.
처음 이런 얘기를 듣는 사람들은 "뭐 이런 스포츠가 있나"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지만 엄연히 이번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며 금메달도 13개나 걸려 있다.
위에서 말한 종목은 공수도이다.
공수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고 비인기 종목이지만 일본과 중동, 유럽 등에서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고 동호인도 수 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 공수도(空手道)란?
공수도는 일본을 대표하는 무술로 알려져 있지만, 그 뿌리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됐고 당나라와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게 정설이다.
대체로 고대 인도에서 중국 당나라를 거쳐 삼국시대 때 한국으로 들어와서 14세기경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명나라때 당수권법(唐手拳法)으로 정리됐으나, 1920년대부터 일본에서 활성화되면서 ‘가라테’라는 명칭으로 통용됐다.
일본어에서 ‘가라’는 ‘비어 있다(空)'는 뜻이고, '테'는 '손'을 뜻으로, 가라테[空手]는 곧 맨손의 무술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 당나라를 가리키는 '당(唐)' 자도 히라가나로는 '가라(から)'라고 쓰는데, 여기서의 '가라테[唐手]'는 '당나라의 권법'이라고 풀이된다.
일본의 무술로 정착되면서 '唐手(당수)'는 폐기되고 '空手(공수)'로 통일되었다.
한국에서는 광복 이후 수련도장이 생기기 시작해 권격도(拳擊道)·공수도(空手道)·가라테·당수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다가 공수도로 정리해 부르고 있다.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해 전체적으론 태권도와 비슷하지만 다리 기술에 중점을 두는 태권도와 달리 공수도는 주로 손가락 관절과 손날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한다.
공수도는 크게 '형(카타)'경기와 '대련(쿠미테)'경기로 나뉜다.
'형'은 막기, 치기, 꺾기 등의 동작을 표현해 심판의 채점에 의해 승패가 가려진다.
'대련'경기는 대부분의 격투기와 달리 실제로 타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결정적인 차이는 때리느냐, 때리지 않느냐에 있다.
상단 차기 기술만 가벼운 접촉이 허용되고, 손기술의 경우 절대 상대의 몸에 닿아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도 득점하려면 상대 몸에서 5cm 안에서 공격을 멈추면 득점으로 인정된다.
상대의 수비를 피해 공격하되, 마지막 순간 목표 멈춰야 하는 절묘함이 공수도의 매력이다.

■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는 한국 공수도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공수도는 품새 종목인 카타(형)의 남녀 각각 1종목, 쿠미테(대련)의 체급별 11종목(남자 6, 여자 5)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는 대련 종목에 남자 4명, 여자 4명 등 모두 8명이 출전한다. 현재 카타에서는 일본이, 대련에서는 이란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공수도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 20년이 됐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금메달이 없다.
우리나라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따낸 것이 첫 메달이고, 4년 전 광저우에서는 8년 만에 동메달 수를 3개로 늘렸으나 메달 색깔을 바꾸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1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자 60kg 미만급에 출전하는 이지환(25)이 금메달 유력후보다.
이지환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이어 2011년·2012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21위인 이지환은 아시아에서는 이란의 아미르 마흐디 자데(세계 4위)에 이은 2위다.
또 67㎏ 미만급의 김도원(24)도 2010년 아시안게임 동메달과 2011년 아시아선수권 3위를 따냈고, 84㎏ 미만급 장민수도 메달에 도전한다.
대한공수도연맹관계자는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이지만 지옥훈련을 이겨내는 등 아시안게임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며 "선수들은 인천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날려버리겠다는 뜨거운 결의에 차 있다"고 밝혔다.

■ 열악한 환경의 공수도
공수도는 국내에서 ‘비인기종목’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약한 종목으로 꼽힌다. 현재 150여 명이 공수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구촌 188개국이 세계공수도연맹(WKF)에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저변이 넓어졌지만, 국내에서는 태권도의 유사 종목, 일본 운동이라는 편견 속에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전국체전에서조차 정식 종목에 포함되지 않아 대부분의 선수들은 실업팀이 없어 식당, 경호원 등의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운동을 하고 있는 열악한 실정이다.
공수도연맹 관계자는 "공수도인들의 모든 소원은 공수도가 전국체전에 정식 종목이 되는 것"이라며 "그래야 실업팀 등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선전이 그래서 더욱 절실하다"고 밝혔다.
공수도가 전국체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한데는 전직 임원들의 비리가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공수도연맹 전 임원들이 선수 훈련 수당과 지도자 수당 보조금 등 수억(5억4,000여만원)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전국체전에 시범종목으로 지정됐지만 다시 보류돼 협회와 선수단 모두를 허탈하게 했다.
공수도 관계자는 "10월 중순에 새로운 회장 등 임원을 선출해 새 출발을 하려 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공수도에 많은 관심과 성원를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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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원 기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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