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값 내놔” 땅주인에게 보상금 뜯기는 임차농

입력 2014.10.14 (21:30) 수정 2014.10.1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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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공개발로 농지가 수용될 때 땅 주인은 물론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임차농들도 '보상금'을 받게 되는데요.

상당수 땅주인들이 임차농들의 보상금 중 일부를 떼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나루 기자입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땅을 빌려 벼농사를 지어온 이영노 씨.

5년 전 농사짓던 땅이 산업단지로 편입되면서, 보상금 천만 원을 받게됐습니다.

하지만, 땅주인으로부터 농사를 지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도장을 받는 과정에서 이른바 '도장값'으로 보상금 일부를 떼어줘야 했습니다.

<인터뷰> 이영노(임차농) : "영농 손실도 지주가 합의를 못 보면 안 주는거죠. 지주한테 가서 사정사정해가지고 돈 주고 도장을 받은거죠."

또 다른 임차 농민은 땅주인이 보상금의 절반을 요구해 2년째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임차농 : "안할 수가 없지 (생각해봐요) 그래도 내가 한푼이라도 받아야 하니까 LH에선 그걸 안하면 못 준다니까. 안 그렇겠어요?"

지난 3년 동안 땅주인에게 도장값을 준 농민은 20%정도, 대개 보상금의 절반을 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LH 공사 측은 땅주인의 확인 절차는 불가피하단 입장입니다.

<녹취> 토지주택공사 관계자 : "그 사람이 적법하게 경작을 하고 있는거냐.. 임대차 계약서가 있으면 괜찮겠죠. 그런데 통상 농민들이 임대차 계약서를 안 쓰시니까..."

<인터뷰> 민홍철(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임차농들에게 보상금이 제대로 지급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실태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LH 공사 등 국토해양부 산하 3개 기관 모두 도장값을 떼인 임차농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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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장값 내놔” 땅주인에게 보상금 뜯기는 임차농
    • 입력 2014-10-14 21:31:25
    • 수정2014-10-14 22: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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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공개발로 농지가 수용될 때 땅 주인은 물론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임차농들도 '보상금'을 받게 되는데요.

상당수 땅주인들이 임차농들의 보상금 중 일부를 떼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나루 기자입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땅을 빌려 벼농사를 지어온 이영노 씨.

5년 전 농사짓던 땅이 산업단지로 편입되면서, 보상금 천만 원을 받게됐습니다.

하지만, 땅주인으로부터 농사를 지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도장을 받는 과정에서 이른바 '도장값'으로 보상금 일부를 떼어줘야 했습니다.

<인터뷰> 이영노(임차농) : "영농 손실도 지주가 합의를 못 보면 안 주는거죠. 지주한테 가서 사정사정해가지고 돈 주고 도장을 받은거죠."

또 다른 임차 농민은 땅주인이 보상금의 절반을 요구해 2년째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임차농 : "안할 수가 없지 (생각해봐요) 그래도 내가 한푼이라도 받아야 하니까 LH에선 그걸 안하면 못 준다니까. 안 그렇겠어요?"

지난 3년 동안 땅주인에게 도장값을 준 농민은 20%정도, 대개 보상금의 절반을 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LH 공사 측은 땅주인의 확인 절차는 불가피하단 입장입니다.

<녹취> 토지주택공사 관계자 : "그 사람이 적법하게 경작을 하고 있는거냐.. 임대차 계약서가 있으면 괜찮겠죠. 그런데 통상 농민들이 임대차 계약서를 안 쓰시니까..."

<인터뷰> 민홍철(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임차농들에게 보상금이 제대로 지급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실태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LH 공사 등 국토해양부 산하 3개 기관 모두 도장값을 떼인 임차농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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