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목탄차’ 운행 여전…북녘 산은 ‘누더기’

입력 2014.10.15 (21:30) 수정 2014.10.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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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무나 석탄을 태워서 움직이는 이른바 목탄차, 기억하십니까?

해방 전후 사라진 이 목탄차가 북한에서는 여전히 주요 운송 수단입니다.

연료난 때문인데, 결국, 마구잡이 벌목으로 산은 그야말로 누더기가 되고 있습니다.

정인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압록강 중상류, 북한의 도로에서 트럭 한 대가 나타납니다.

겉보기에는 보통 트럭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니 화물칸에서 불길이 타오릅니다.

화물칸에는 나무가 수북이 쌓여 있고 그 옆에는 연소통에 나무를 공급하는 조수가 앉아 있습니다.

나무를 태워 달리는 이른바 '목탄차'입니다.

디젤차나 휘발유차를 개조한 뒤, 연소통에 나무나 석탄 등을 넣고 태워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로 동력을 얻는 원리입니다.

에너지 효율은 일반 차량의 절반에 불과하고 최대 속력도 시속 60킬로미터를 넘지 못합니다.

<녹취> 장세율(겨레얼 통일연대 대표) : "디젤차가 한 시간이면 간다고 하면 (목탄차는) 세 시간 갑니다. 고개를 올라가지 못해서 탔던 사람들이 몽땅 내려서 밀고 올라갑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 당국은 연료난의 해결책으로 이 목탄차를 적극 보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개간과 함께 목탄차 운행을 위한 마구잡이 벌목은 북한의 민둥산을 양산한 주요원인이 됐습니다.

실제로 압록강 유역 북한 쪽에선 산꼭대기까지 누더기로 변한 산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녹취>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환경문제도 발생시키고 (있어서) 북한 당국에서도 점진적으로 목탄차를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줄이면서 지방에선 다시 목탄차들이 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에서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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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타는 목탄차’ 운행 여전…북녘 산은 ‘누더기’
    • 입력 2014-10-15 21:31:19
    • 수정2014-10-15 22: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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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무나 석탄을 태워서 움직이는 이른바 목탄차, 기억하십니까?

해방 전후 사라진 이 목탄차가 북한에서는 여전히 주요 운송 수단입니다.

연료난 때문인데, 결국, 마구잡이 벌목으로 산은 그야말로 누더기가 되고 있습니다.

정인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압록강 중상류, 북한의 도로에서 트럭 한 대가 나타납니다.

겉보기에는 보통 트럭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니 화물칸에서 불길이 타오릅니다.

화물칸에는 나무가 수북이 쌓여 있고 그 옆에는 연소통에 나무를 공급하는 조수가 앉아 있습니다.

나무를 태워 달리는 이른바 '목탄차'입니다.

디젤차나 휘발유차를 개조한 뒤, 연소통에 나무나 석탄 등을 넣고 태워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로 동력을 얻는 원리입니다.

에너지 효율은 일반 차량의 절반에 불과하고 최대 속력도 시속 60킬로미터를 넘지 못합니다.

<녹취> 장세율(겨레얼 통일연대 대표) : "디젤차가 한 시간이면 간다고 하면 (목탄차는) 세 시간 갑니다. 고개를 올라가지 못해서 탔던 사람들이 몽땅 내려서 밀고 올라갑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 당국은 연료난의 해결책으로 이 목탄차를 적극 보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개간과 함께 목탄차 운행을 위한 마구잡이 벌목은 북한의 민둥산을 양산한 주요원인이 됐습니다.

실제로 압록강 유역 북한 쪽에선 산꼭대기까지 누더기로 변한 산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녹취>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환경문제도 발생시키고 (있어서) 북한 당국에서도 점진적으로 목탄차를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줄이면서 지방에선 다시 목탄차들이 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에서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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