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동대문 원단상가 화재…잿더미에 상인들 ‘망연자실’
입력 2014.10.22 (08:35)
수정 2014.10.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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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 서울 종로 의류원단 상가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어제 저희 뉴스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점포 17군데가 잿더미로 변했는데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생활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걱정입니다.
이승훈 기자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피해 상인들도 만나보셨죠?
<기자 멘트>
네, 화재가 난 상가는 오래된 목조 건물로 돼 있어 불이 순식간에 번졌는데요.
그래서 인지, 현장을 가봤더니 상점마다 건질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상인들은 한마디로 ‘망연자실’한 얼굴입니다.
뉴스따라잡기는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동대문 상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희뿌연 연기가 시장 건물을 뒤덮었고, 지붕 위로는 시뻘건 불길이 솟구칩니다.
지난 월요일 밤 불이 난 서울 동대문 의류 자재 상가.
화재 현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소방대원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납니다.
<녹취> 소방대원 : “(아저씨. 아저씨. 여기 불났어요. 빨리.) 다 나가주세요. 위험해가지고 다 나가세요. 다쳐요.”
지어진 지 50년 넘은 낡은 목조건물에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시장 상가.
불길은 순식간에 상가를 휘감아 버렸습니다.
게다가,
<녹취> “저기에 부탄가스가 엄청 많다고요. 저 속 안에요.”
점포 일부에서 LP가스가 누출되는 등 폭발 위험마저 생길 수 있는 아찔한 상황.
화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상인들은 눈앞에서 타오르는 불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이 인천이라서 연락받고 도착하니까 11시 59분이더라고요. 이 근처는 다 타고 (있었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에서 밥 먹는데, 아는 사람이 연락이 와가지고 불났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엄청 무서웠죠. 경찰이 딱 진을 치고 못 들어가게 했어요. "
화재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용규(서울 종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이 안에 목조 건물이 붕괴할 우려도 있고, 또 유독 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의류, 가방이라든지 신발 부자재 이런 것이 타기 때문에요."
큰 불길은 1시간 반 만에 잡혔지만, 이 곳 상가에 있던 28개 점포 가운데 17개가 불에 타 버렸습니다.
소방서에서 추산하는 피해규모만 5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오래된 고밀도의 노후화된 상가들 같은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대응이라든지, 화재의 진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바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주변으로 확산되어 (화재)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된 곳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린 어제,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평상시의 활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밤새 한 잠도 못자고 이곳에서 꼬박 밤을 샌 상인들.
답답한 심정은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불타서) 장사를 못하니까 그것이 문제죠. (앞으로 이것 아니면 (생계가) 걱정되실 것 같은데요.) 모르겠어요.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말로 어떻게 표현해요. 막막해요."
불에 탄 물건은 물론이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자재들도 다 못쓰게 돼 버린 상황.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우리는 신발, 벨트 부자재 다 못써요. 불나면 (타지 않은 것도) 냄새가 나서 안돼요."
그나마 불타버린 가게 안에서 거래처 장부를 찾아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장부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지금. 결제 받을 데 받아야죠. 거래(내역)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 상가에서 20년 넘게 지퍼 도매업을 해온 한 상인은 특히나 손해가 크다며 울상을 지었는데요,
대량으로 주문받은 물건을 2층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납품을 코 앞에 두고, 불이 나 버린 겁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쓸 수 있는 것은 진짜 5퍼센트 될까 말까. 거의 지금 5퍼센트도 안 될 것 같아요. 거래처들하고도 이만큼 매출이 없어지고 손해가 많은 것이죠. 쉽게 말해서."
이곳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모녀 역시 식당 내부와 집기가 모두 불에 타버려,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반평생을 이 상가에서 일해 온 노모는 이번 일로 큰 시름에 잠겨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어머니가) 지금 연세가 74세인데 여기서 (식당) 한지가 35년 됐는데요, 이것이 삶의 유일한 터전이고, 이것을 가지고 평생 하셨는데, 속상하죠. 보고 있자니."
하지만 목조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식당 쪽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언제 또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다른 대책은 없나요?) 없어요. 지금. 이것이 언제 (복구) 될 것인지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고, 해결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한 순간의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
복구까지는 얼마가 더 걸릴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평생해 온 장사를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점포가 없으니까) 지금은 이제 주문 받아야죠. 전화로. 오늘 (주문) 받은 것만 해도 하나도 처리 못했지만, (주문) 받아서 며칠 내로 주는 거예요."
<녹취> 피해 상인 3(음성변조) : "자리를 옮겨야 되면 거래처가 다 떨어질 것 아니에요. (복구 되면) 또 해야죠. 거기서 해야죠. 그 자리에서."
지난해 2월, 서울 인사동의 ‘밀집 상가 골목’에서도 이번 화재와 비슷한 불이 났는데요,
상당수의 노후 상가 밀집 지역들이, 목조로 지어진 소규모 점포가 빽빽하게 붙어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다, 가스통과 인화물질까지 위험하게 방치돼 있어 불이 날 경우, 언제 대형 참사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규모 뿐 아니라, 점포의 성격에 따라 소방시설 안전 규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합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외국의 경우, 그 공간 안에 과연 어떤 화재 위험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서 가연물이 많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소방시설을 설치하게 법이 돼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보완이 돼야 되요. 위험특성을 반영한 소방시설의 용도 부분, 소방시설의 적용이 이루어져야 될 필요성이 있어요."
노후 밀집 상가의 화재는 해마다 반복되고 또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특단의 예방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제 서울 종로 의류원단 상가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어제 저희 뉴스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점포 17군데가 잿더미로 변했는데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생활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걱정입니다.
이승훈 기자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피해 상인들도 만나보셨죠?
<기자 멘트>
네, 화재가 난 상가는 오래된 목조 건물로 돼 있어 불이 순식간에 번졌는데요.
그래서 인지, 현장을 가봤더니 상점마다 건질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상인들은 한마디로 ‘망연자실’한 얼굴입니다.
뉴스따라잡기는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동대문 상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희뿌연 연기가 시장 건물을 뒤덮었고, 지붕 위로는 시뻘건 불길이 솟구칩니다.
지난 월요일 밤 불이 난 서울 동대문 의류 자재 상가.
화재 현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소방대원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납니다.
<녹취> 소방대원 : “(아저씨. 아저씨. 여기 불났어요. 빨리.) 다 나가주세요. 위험해가지고 다 나가세요. 다쳐요.”
지어진 지 50년 넘은 낡은 목조건물에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시장 상가.
불길은 순식간에 상가를 휘감아 버렸습니다.
게다가,
<녹취> “저기에 부탄가스가 엄청 많다고요. 저 속 안에요.”
점포 일부에서 LP가스가 누출되는 등 폭발 위험마저 생길 수 있는 아찔한 상황.
화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상인들은 눈앞에서 타오르는 불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이 인천이라서 연락받고 도착하니까 11시 59분이더라고요. 이 근처는 다 타고 (있었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에서 밥 먹는데, 아는 사람이 연락이 와가지고 불났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엄청 무서웠죠. 경찰이 딱 진을 치고 못 들어가게 했어요. "
화재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용규(서울 종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이 안에 목조 건물이 붕괴할 우려도 있고, 또 유독 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의류, 가방이라든지 신발 부자재 이런 것이 타기 때문에요."
큰 불길은 1시간 반 만에 잡혔지만, 이 곳 상가에 있던 28개 점포 가운데 17개가 불에 타 버렸습니다.
소방서에서 추산하는 피해규모만 5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오래된 고밀도의 노후화된 상가들 같은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대응이라든지, 화재의 진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바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주변으로 확산되어 (화재)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된 곳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린 어제,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평상시의 활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밤새 한 잠도 못자고 이곳에서 꼬박 밤을 샌 상인들.
답답한 심정은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불타서) 장사를 못하니까 그것이 문제죠. (앞으로 이것 아니면 (생계가) 걱정되실 것 같은데요.) 모르겠어요.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말로 어떻게 표현해요. 막막해요."
불에 탄 물건은 물론이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자재들도 다 못쓰게 돼 버린 상황.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우리는 신발, 벨트 부자재 다 못써요. 불나면 (타지 않은 것도) 냄새가 나서 안돼요."
그나마 불타버린 가게 안에서 거래처 장부를 찾아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장부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지금. 결제 받을 데 받아야죠. 거래(내역)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 상가에서 20년 넘게 지퍼 도매업을 해온 한 상인은 특히나 손해가 크다며 울상을 지었는데요,
대량으로 주문받은 물건을 2층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납품을 코 앞에 두고, 불이 나 버린 겁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쓸 수 있는 것은 진짜 5퍼센트 될까 말까. 거의 지금 5퍼센트도 안 될 것 같아요. 거래처들하고도 이만큼 매출이 없어지고 손해가 많은 것이죠. 쉽게 말해서."
이곳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모녀 역시 식당 내부와 집기가 모두 불에 타버려,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반평생을 이 상가에서 일해 온 노모는 이번 일로 큰 시름에 잠겨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어머니가) 지금 연세가 74세인데 여기서 (식당) 한지가 35년 됐는데요, 이것이 삶의 유일한 터전이고, 이것을 가지고 평생 하셨는데, 속상하죠. 보고 있자니."
하지만 목조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식당 쪽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언제 또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다른 대책은 없나요?) 없어요. 지금. 이것이 언제 (복구) 될 것인지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고, 해결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한 순간의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
복구까지는 얼마가 더 걸릴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평생해 온 장사를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점포가 없으니까) 지금은 이제 주문 받아야죠. 전화로. 오늘 (주문) 받은 것만 해도 하나도 처리 못했지만, (주문) 받아서 며칠 내로 주는 거예요."
<녹취> 피해 상인 3(음성변조) : "자리를 옮겨야 되면 거래처가 다 떨어질 것 아니에요. (복구 되면) 또 해야죠. 거기서 해야죠. 그 자리에서."
지난해 2월, 서울 인사동의 ‘밀집 상가 골목’에서도 이번 화재와 비슷한 불이 났는데요,
상당수의 노후 상가 밀집 지역들이, 목조로 지어진 소규모 점포가 빽빽하게 붙어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다, 가스통과 인화물질까지 위험하게 방치돼 있어 불이 날 경우, 언제 대형 참사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규모 뿐 아니라, 점포의 성격에 따라 소방시설 안전 규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합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외국의 경우, 그 공간 안에 과연 어떤 화재 위험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서 가연물이 많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소방시설을 설치하게 법이 돼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보완이 돼야 되요. 위험특성을 반영한 소방시설의 용도 부분, 소방시설의 적용이 이루어져야 될 필요성이 있어요."
노후 밀집 상가의 화재는 해마다 반복되고 또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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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동대문 원단상가 화재…잿더미에 상인들 ‘망연자실’
-
- 입력 2014-10-22 08:41:16
- 수정2014-10-22 11:31:50

<앵커 멘트>
그제 서울 종로 의류원단 상가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어제 저희 뉴스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점포 17군데가 잿더미로 변했는데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생활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걱정입니다.
이승훈 기자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피해 상인들도 만나보셨죠?
<기자 멘트>
네, 화재가 난 상가는 오래된 목조 건물로 돼 있어 불이 순식간에 번졌는데요.
그래서 인지, 현장을 가봤더니 상점마다 건질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상인들은 한마디로 ‘망연자실’한 얼굴입니다.
뉴스따라잡기는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동대문 상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희뿌연 연기가 시장 건물을 뒤덮었고, 지붕 위로는 시뻘건 불길이 솟구칩니다.
지난 월요일 밤 불이 난 서울 동대문 의류 자재 상가.
화재 현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소방대원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납니다.
<녹취> 소방대원 : “(아저씨. 아저씨. 여기 불났어요. 빨리.) 다 나가주세요. 위험해가지고 다 나가세요. 다쳐요.”
지어진 지 50년 넘은 낡은 목조건물에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시장 상가.
불길은 순식간에 상가를 휘감아 버렸습니다.
게다가,
<녹취> “저기에 부탄가스가 엄청 많다고요. 저 속 안에요.”
점포 일부에서 LP가스가 누출되는 등 폭발 위험마저 생길 수 있는 아찔한 상황.
화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상인들은 눈앞에서 타오르는 불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이 인천이라서 연락받고 도착하니까 11시 59분이더라고요. 이 근처는 다 타고 (있었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에서 밥 먹는데, 아는 사람이 연락이 와가지고 불났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엄청 무서웠죠. 경찰이 딱 진을 치고 못 들어가게 했어요. "
화재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용규(서울 종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이 안에 목조 건물이 붕괴할 우려도 있고, 또 유독 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의류, 가방이라든지 신발 부자재 이런 것이 타기 때문에요."
큰 불길은 1시간 반 만에 잡혔지만, 이 곳 상가에 있던 28개 점포 가운데 17개가 불에 타 버렸습니다.
소방서에서 추산하는 피해규모만 5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오래된 고밀도의 노후화된 상가들 같은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대응이라든지, 화재의 진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바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주변으로 확산되어 (화재)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된 곳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린 어제,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평상시의 활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밤새 한 잠도 못자고 이곳에서 꼬박 밤을 샌 상인들.
답답한 심정은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불타서) 장사를 못하니까 그것이 문제죠. (앞으로 이것 아니면 (생계가) 걱정되실 것 같은데요.) 모르겠어요.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말로 어떻게 표현해요. 막막해요."
불에 탄 물건은 물론이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자재들도 다 못쓰게 돼 버린 상황.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우리는 신발, 벨트 부자재 다 못써요. 불나면 (타지 않은 것도) 냄새가 나서 안돼요."
그나마 불타버린 가게 안에서 거래처 장부를 찾아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장부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지금. 결제 받을 데 받아야죠. 거래(내역)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 상가에서 20년 넘게 지퍼 도매업을 해온 한 상인은 특히나 손해가 크다며 울상을 지었는데요,
대량으로 주문받은 물건을 2층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납품을 코 앞에 두고, 불이 나 버린 겁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쓸 수 있는 것은 진짜 5퍼센트 될까 말까. 거의 지금 5퍼센트도 안 될 것 같아요. 거래처들하고도 이만큼 매출이 없어지고 손해가 많은 것이죠. 쉽게 말해서."
이곳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모녀 역시 식당 내부와 집기가 모두 불에 타버려,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반평생을 이 상가에서 일해 온 노모는 이번 일로 큰 시름에 잠겨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어머니가) 지금 연세가 74세인데 여기서 (식당) 한지가 35년 됐는데요, 이것이 삶의 유일한 터전이고, 이것을 가지고 평생 하셨는데, 속상하죠. 보고 있자니."
하지만 목조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식당 쪽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언제 또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다른 대책은 없나요?) 없어요. 지금. 이것이 언제 (복구) 될 것인지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고, 해결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한 순간의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
복구까지는 얼마가 더 걸릴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평생해 온 장사를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점포가 없으니까) 지금은 이제 주문 받아야죠. 전화로. 오늘 (주문) 받은 것만 해도 하나도 처리 못했지만, (주문) 받아서 며칠 내로 주는 거예요."
<녹취> 피해 상인 3(음성변조) : "자리를 옮겨야 되면 거래처가 다 떨어질 것 아니에요. (복구 되면) 또 해야죠. 거기서 해야죠. 그 자리에서."
지난해 2월, 서울 인사동의 ‘밀집 상가 골목’에서도 이번 화재와 비슷한 불이 났는데요,
상당수의 노후 상가 밀집 지역들이, 목조로 지어진 소규모 점포가 빽빽하게 붙어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다, 가스통과 인화물질까지 위험하게 방치돼 있어 불이 날 경우, 언제 대형 참사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규모 뿐 아니라, 점포의 성격에 따라 소방시설 안전 규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합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외국의 경우, 그 공간 안에 과연 어떤 화재 위험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서 가연물이 많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소방시설을 설치하게 법이 돼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보완이 돼야 되요. 위험특성을 반영한 소방시설의 용도 부분, 소방시설의 적용이 이루어져야 될 필요성이 있어요."
노후 밀집 상가의 화재는 해마다 반복되고 또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특단의 예방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제 서울 종로 의류원단 상가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어제 저희 뉴스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점포 17군데가 잿더미로 변했는데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생활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걱정입니다.
이승훈 기자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피해 상인들도 만나보셨죠?
<기자 멘트>
네, 화재가 난 상가는 오래된 목조 건물로 돼 있어 불이 순식간에 번졌는데요.
그래서 인지, 현장을 가봤더니 상점마다 건질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상인들은 한마디로 ‘망연자실’한 얼굴입니다.
뉴스따라잡기는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동대문 상가 화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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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뿌연 연기가 시장 건물을 뒤덮었고, 지붕 위로는 시뻘건 불길이 솟구칩니다.
지난 월요일 밤 불이 난 서울 동대문 의류 자재 상가.
화재 현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소방대원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납니다.
<녹취> 소방대원 : “(아저씨. 아저씨. 여기 불났어요. 빨리.) 다 나가주세요. 위험해가지고 다 나가세요. 다쳐요.”
지어진 지 50년 넘은 낡은 목조건물에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시장 상가.
불길은 순식간에 상가를 휘감아 버렸습니다.
게다가,
<녹취> “저기에 부탄가스가 엄청 많다고요. 저 속 안에요.”
점포 일부에서 LP가스가 누출되는 등 폭발 위험마저 생길 수 있는 아찔한 상황.
화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상인들은 눈앞에서 타오르는 불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이 인천이라서 연락받고 도착하니까 11시 59분이더라고요. 이 근처는 다 타고 (있었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집에서 밥 먹는데, 아는 사람이 연락이 와가지고 불났다고 그래서 온 거예요. 엄청 무서웠죠. 경찰이 딱 진을 치고 못 들어가게 했어요. "
화재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용규(서울 종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이 안에 목조 건물이 붕괴할 우려도 있고, 또 유독 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의류, 가방이라든지 신발 부자재 이런 것이 타기 때문에요."
큰 불길은 1시간 반 만에 잡혔지만, 이 곳 상가에 있던 28개 점포 가운데 17개가 불에 타 버렸습니다.
소방서에서 추산하는 피해규모만 5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오래된 고밀도의 노후화된 상가들 같은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대응이라든지, 화재의 진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바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주변으로 확산되어 (화재)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된 곳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린 어제,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평상시의 활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밤새 한 잠도 못자고 이곳에서 꼬박 밤을 샌 상인들.
답답한 심정은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불타서) 장사를 못하니까 그것이 문제죠. (앞으로 이것 아니면 (생계가) 걱정되실 것 같은데요.) 모르겠어요.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말로 어떻게 표현해요. 막막해요."
불에 탄 물건은 물론이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자재들도 다 못쓰게 돼 버린 상황.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우리는 신발, 벨트 부자재 다 못써요. 불나면 (타지 않은 것도) 냄새가 나서 안돼요."
그나마 불타버린 가게 안에서 거래처 장부를 찾아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장부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지금. 결제 받을 데 받아야죠. 거래(내역)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 상가에서 20년 넘게 지퍼 도매업을 해온 한 상인은 특히나 손해가 크다며 울상을 지었는데요,
대량으로 주문받은 물건을 2층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납품을 코 앞에 두고, 불이 나 버린 겁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쓸 수 있는 것은 진짜 5퍼센트 될까 말까. 거의 지금 5퍼센트도 안 될 것 같아요. 거래처들하고도 이만큼 매출이 없어지고 손해가 많은 것이죠. 쉽게 말해서."
이곳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모녀 역시 식당 내부와 집기가 모두 불에 타버려,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반평생을 이 상가에서 일해 온 노모는 이번 일로 큰 시름에 잠겨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어머니가) 지금 연세가 74세인데 여기서 (식당) 한지가 35년 됐는데요, 이것이 삶의 유일한 터전이고, 이것을 가지고 평생 하셨는데, 속상하죠. 보고 있자니."
하지만 목조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식당 쪽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언제 또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취> 식당 업주(음성변조) : "(다른 대책은 없나요?) 없어요. 지금. 이것이 언제 (복구) 될 것인지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고, 해결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한 순간의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
복구까지는 얼마가 더 걸릴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평생해 온 장사를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피해 상인(음성변조) : "점포가 없으니까) 지금은 이제 주문 받아야죠. 전화로. 오늘 (주문) 받은 것만 해도 하나도 처리 못했지만, (주문) 받아서 며칠 내로 주는 거예요."
<녹취> 피해 상인 3(음성변조) : "자리를 옮겨야 되면 거래처가 다 떨어질 것 아니에요. (복구 되면) 또 해야죠. 거기서 해야죠. 그 자리에서."
지난해 2월, 서울 인사동의 ‘밀집 상가 골목’에서도 이번 화재와 비슷한 불이 났는데요,
상당수의 노후 상가 밀집 지역들이, 목조로 지어진 소규모 점포가 빽빽하게 붙어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다, 가스통과 인화물질까지 위험하게 방치돼 있어 불이 날 경우, 언제 대형 참사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규모 뿐 아니라, 점포의 성격에 따라 소방시설 안전 규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합니다.
<인터뷰>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외국의 경우, 그 공간 안에 과연 어떤 화재 위험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서 가연물이 많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소방시설을 설치하게 법이 돼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보완이 돼야 되요. 위험특성을 반영한 소방시설의 용도 부분, 소방시설의 적용이 이루어져야 될 필요성이 있어요."
노후 밀집 상가의 화재는 해마다 반복되고 또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특단의 예방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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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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