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법24 이슈] 에볼라 해법, 사스에서 찾아라?

입력 2014.10.22 (18:10) 수정 2014.10.2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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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아프리카를 강타해 벌써 4천6백 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내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시에라리온에선 어제 하루에만도 49명이 에볼라에 감염되는 등 그 기세가 전혀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발생한 세계적 전염병 사스와 이번 에볼라 사태를 비교하는데요.

사스 당시 의료진의 철저한 교육과 강제적인 검역 등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정기자. 에볼라, 시에라리온처럼 감염자가 속출하는 나라가 있는가하면 나이지리아처럼 완벽하게 통제하게된 나라도 있는데요.

먼저 에볼라에 감염됐다 완치 판정을 받은 감염자들 현황부터 살펴볼까요?

<답변>
네, 서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의료진 등 4명이 일찍이 완치 판정을 받았구요.

영국과 스페인 간호사도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죠.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영국인 남성 간호사 윌리엄 풀리입니다.

런던 병원으로 이송돼 실험단계 치료제 '지맵'을 투여받고 완치됐습니다.

회복 직후엔 시에라리온으로 돌아가 의료봉사를 재개해 감동을 주기도 했죠.

<녹취> 윌리엄 풀리(영국인 간호사/에볼라 생존자) : "부모님이 걱정하시긴 했지만 지지해 주셨습니다. 의료봉사야말로 제가 해야 하는 일이란 걸 아셨기 때문입니다."

라이베리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중 에볼라에 감염됐던 기니의 수녀 파시엔시아 멜가르.

완치 판정을 받고 다른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헌혈을 했습니다.

<녹취> 파시엔시아 멜가르(스페인 간호사/에볼라 완치) : "다른 감염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들의 회복을 위해 계속 혈장을 기부할 겁니다."

<질문>
그런가 하면 서방 국가 환자들 중에 치료를 받고도 숨진 경우도 있었어요?

<답변>
네,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 그리고 스페인에서 치료를 받은 신부와 선교사는 목숨을 잃었죠.

지난 19일 텍사스 주 달라스.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던컨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확진 판정 후 격리 치료를 받았지만 미국 내 첫 희생자가 됐죠.

라이베리아에서 50년 넘게 선교 활동을 해온 스페인의 미겔 파하레스 신부는 '지맵'이란 치료제를 투여받았지만 지난 8월 숨졌습니다.

또 시에라리온의 병원에서 12년 동안 일해 온 스페인 선교사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지 6일 만에 숨졌는데요,

당시 재고 부족으로 '지맵'도 투여받지 못했습니다.

<질문>
정 기자, 그럼 이렇게 '감염자들의 생사를 가른 요인'이 뭔가요?

<답변>
현재 검증된 에볼라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만 생존자 치료 과정을 보면 일련의 유사점들이 눈에 띄는데요.

전문가들은 그 부분을 생사를 가른 열쇠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에볼라를 극복한 사람들의 혈액을 확보해 감염자에 투여하는 것이 현재로선 필수적입니다.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와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 역시 이런 사례입니다.

<녹취> 켄트 브랜틀리(미국인 의사/에볼라 완치) : "제 동료 낸시 라이트볼도 퇴원했습니다. 그녀를 위해 기도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신속하게 초기 진료를 받느냐의 여부입니다.

앞서 보신 미국의 첫 사망자 던컨은 최초 발병 당시 병원 오진으로 집으로 귀가 조치되는 바람에 초기 치료시기를 놓쳤죠.

<녹취> 다니엘 바르가(텍사스 보건국 관계자) : "던컨의 초기 대응은, 고도의 숙련된 의료팀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실패했습니다."

에볼라 치료제 효과에 대해서도 의학계에선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여러 환자들이 시험약을 투여 받고도 숨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브루스 리브너(에모리 대학병원 전염병센터) : "솔직히 말하면 시험약이 솔직히 도움이 됐는지, 차이가 없었는지, 회복을 지연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질문>
사스, 2002년에 아시아를 중심으로 번졌던 전염병인데.....

사스가 이번 에볼라 사태와 최근 들어 자주 비교되고 있어요?

<답변>
네, 사스는 2002년 홍콩에서 시작돼 중국 등으로 확산됐는데요 당시 전염 속도가 워낙 빨랐죠.

그래서 이번 에볼라 사태에 버금가는 공포심리가 전세계에 퍼졌습니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 8개월 간 유행했던 사스로 전 세계에서 775명이 숨졌습니다.

올해 2월 발생한 에볼라는 같은 기간 서아프리카와 미국, 스페인 등에서 4546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습니다.

사망자 수로는 에볼라가 압도적이죠.

감염 방식과 속도를 보면요.

에볼라는 체액을 통해 느리게, 사스는 공기를 통해 훨씬 빠르게 전염됐습니다.

전염력에 있어선 사스가 더 위협적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사망자가 많은 이유...

바로 치사율 차이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70%에 이르는 반면, 사스는 11% 수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질문>
그런데 최근에 에볼라 해법을 사스 당시의 대처에서 찾아보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LA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주로 제기하고 있는데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취했던 강력한 초기 대응방식이 필요하단 겁니다.

지난 2002년 사스 발병 당시 중국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죠?

당시 싱가포르와 중국은 군대를 동원해 감염자들을 엄격히 격리하는 등 강제적으로 방역을 시행했습니다.

여기에 전염병 교육을 충분히 받은 의료진을 배치하고, 보시는 것처럼 방역 장비 착용도 철저히 갖추게 했죠.

하지만 이번 에볼라 경우 미국에서조차 경험이 없는 의료진은 물론 방역 장비 역시 허술했습니다.

때문에 의료진까지 감염사례가 속출했죠.

<녹취> 팀 머피(미 상원의원) : "에볼라의 위험 정도가 과소평가 되고, 우리 의료시스템 능력을 과장한 것이 실수를 만든 겁니다. / 관리 당국과 정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사라지고 있어요."

이번 에볼라 사태에 대한 대응을 놓고 미국에선 민주주의에 대한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격리치료와 강제적인 검역 등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국가나 정부에 대한 믿음까지 흔들리게 할 정도로 큰 에볼라의 충격..

에볼라 못지 않은 악성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대책마련..

더 서둘러야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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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법24 이슈] 에볼라 해법, 사스에서 찾아라?
    • 입력 2014-10-22 17:47:44
    • 수정2014-10-22 22:33:47
    글로벌24
<앵커 멘트>

서아프리카를 강타해 벌써 4천6백 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내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시에라리온에선 어제 하루에만도 49명이 에볼라에 감염되는 등 그 기세가 전혀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발생한 세계적 전염병 사스와 이번 에볼라 사태를 비교하는데요.

사스 당시 의료진의 철저한 교육과 강제적인 검역 등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정기자. 에볼라, 시에라리온처럼 감염자가 속출하는 나라가 있는가하면 나이지리아처럼 완벽하게 통제하게된 나라도 있는데요.

먼저 에볼라에 감염됐다 완치 판정을 받은 감염자들 현황부터 살펴볼까요?

<답변>
네, 서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의료진 등 4명이 일찍이 완치 판정을 받았구요.

영국과 스페인 간호사도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죠.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영국인 남성 간호사 윌리엄 풀리입니다.

런던 병원으로 이송돼 실험단계 치료제 '지맵'을 투여받고 완치됐습니다.

회복 직후엔 시에라리온으로 돌아가 의료봉사를 재개해 감동을 주기도 했죠.

<녹취> 윌리엄 풀리(영국인 간호사/에볼라 생존자) : "부모님이 걱정하시긴 했지만 지지해 주셨습니다. 의료봉사야말로 제가 해야 하는 일이란 걸 아셨기 때문입니다."

라이베리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중 에볼라에 감염됐던 기니의 수녀 파시엔시아 멜가르.

완치 판정을 받고 다른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헌혈을 했습니다.

<녹취> 파시엔시아 멜가르(스페인 간호사/에볼라 완치) : "다른 감염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들의 회복을 위해 계속 혈장을 기부할 겁니다."

<질문>
그런가 하면 서방 국가 환자들 중에 치료를 받고도 숨진 경우도 있었어요?

<답변>
네,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 그리고 스페인에서 치료를 받은 신부와 선교사는 목숨을 잃었죠.

지난 19일 텍사스 주 달라스.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던컨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확진 판정 후 격리 치료를 받았지만 미국 내 첫 희생자가 됐죠.

라이베리아에서 50년 넘게 선교 활동을 해온 스페인의 미겔 파하레스 신부는 '지맵'이란 치료제를 투여받았지만 지난 8월 숨졌습니다.

또 시에라리온의 병원에서 12년 동안 일해 온 스페인 선교사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지 6일 만에 숨졌는데요,

당시 재고 부족으로 '지맵'도 투여받지 못했습니다.

<질문>
정 기자, 그럼 이렇게 '감염자들의 생사를 가른 요인'이 뭔가요?

<답변>
현재 검증된 에볼라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만 생존자 치료 과정을 보면 일련의 유사점들이 눈에 띄는데요.

전문가들은 그 부분을 생사를 가른 열쇠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에볼라를 극복한 사람들의 혈액을 확보해 감염자에 투여하는 것이 현재로선 필수적입니다.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와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 역시 이런 사례입니다.

<녹취> 켄트 브랜틀리(미국인 의사/에볼라 완치) : "제 동료 낸시 라이트볼도 퇴원했습니다. 그녀를 위해 기도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신속하게 초기 진료를 받느냐의 여부입니다.

앞서 보신 미국의 첫 사망자 던컨은 최초 발병 당시 병원 오진으로 집으로 귀가 조치되는 바람에 초기 치료시기를 놓쳤죠.

<녹취> 다니엘 바르가(텍사스 보건국 관계자) : "던컨의 초기 대응은, 고도의 숙련된 의료팀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실패했습니다."

에볼라 치료제 효과에 대해서도 의학계에선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여러 환자들이 시험약을 투여 받고도 숨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브루스 리브너(에모리 대학병원 전염병센터) : "솔직히 말하면 시험약이 솔직히 도움이 됐는지, 차이가 없었는지, 회복을 지연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질문>
사스, 2002년에 아시아를 중심으로 번졌던 전염병인데.....

사스가 이번 에볼라 사태와 최근 들어 자주 비교되고 있어요?

<답변>
네, 사스는 2002년 홍콩에서 시작돼 중국 등으로 확산됐는데요 당시 전염 속도가 워낙 빨랐죠.

그래서 이번 에볼라 사태에 버금가는 공포심리가 전세계에 퍼졌습니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 8개월 간 유행했던 사스로 전 세계에서 775명이 숨졌습니다.

올해 2월 발생한 에볼라는 같은 기간 서아프리카와 미국, 스페인 등에서 4546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습니다.

사망자 수로는 에볼라가 압도적이죠.

감염 방식과 속도를 보면요.

에볼라는 체액을 통해 느리게, 사스는 공기를 통해 훨씬 빠르게 전염됐습니다.

전염력에 있어선 사스가 더 위협적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사망자가 많은 이유...

바로 치사율 차이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70%에 이르는 반면, 사스는 11% 수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질문>
그런데 최근에 에볼라 해법을 사스 당시의 대처에서 찾아보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LA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주로 제기하고 있는데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취했던 강력한 초기 대응방식이 필요하단 겁니다.

지난 2002년 사스 발병 당시 중국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죠?

당시 싱가포르와 중국은 군대를 동원해 감염자들을 엄격히 격리하는 등 강제적으로 방역을 시행했습니다.

여기에 전염병 교육을 충분히 받은 의료진을 배치하고, 보시는 것처럼 방역 장비 착용도 철저히 갖추게 했죠.

하지만 이번 에볼라 경우 미국에서조차 경험이 없는 의료진은 물론 방역 장비 역시 허술했습니다.

때문에 의료진까지 감염사례가 속출했죠.

<녹취> 팀 머피(미 상원의원) : "에볼라의 위험 정도가 과소평가 되고, 우리 의료시스템 능력을 과장한 것이 실수를 만든 겁니다. / 관리 당국과 정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사라지고 있어요."

이번 에볼라 사태에 대한 대응을 놓고 미국에선 민주주의에 대한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격리치료와 강제적인 검역 등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국가나 정부에 대한 믿음까지 흔들리게 할 정도로 큰 에볼라의 충격..

에볼라 못지 않은 악성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대책마련..

더 서둘러야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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