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시간제근로자 200만↑…소득 70% ‘빚 상환’

입력 2014.11.17 (21:13) 수정 2014.11.18 (06: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시간제 근로자가 벌써 2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빚은 더 늘면서 저소득층은 대출금 갚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오수호, 임승창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리포트>

4년 전 출산 때문에 일을 그만 둔 주부 홍지연 씨.

지난 5월부터 커피 전문점에서 하루 4시간씩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지연 : "시간제 근로자 "이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보내게 되면 아무래도 두 아이 교육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기 때문에..."

홍 씨 같은 시간제 근로자는 2004년 107만 명에서 지난 8월 처음으로 2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10년 새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겁니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에서 7.9%로 증가했습니다.

시간제 일자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증했는데, 위기 때 불어닥친 고용 한파 탓이 큽니다.

여기에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온 정부 정책도 한 몫 했습니다.

문제는 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6년 동안 시간제 근로자 임금은 15.3% 증가한 반면 정규직은 22.4% 올랐습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대부분 저임금 근로자이기 때문에 일자리의 질이 나빠진다는 우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질을 높이는 대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거나 퇴직금을 받는 비율 역시 시간제 근로자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미쳐 미래의 소득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집니다.

▼ 빚진 저소득층, 소득 70% 빚 상환에 허덕 ▼

<기자 멘트>

이렇게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 소득 격차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집니다.

씀씀이를 줄이거나, 그래도 안되면 빚을 내는 건데요.

소득이 낮을수록 씀씀이를 줄이기는 쉽지 않겠죠.

흔히 '엥겔계수'로 불리는 식비, 의료비 등 꼭 써야 되는 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빚이 늘 수밖에 없는데, 소득 하위 20%의 빚은 최근 2년 동안 30%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면 상위 20%는 2%도 늘지 않아서 소득이 낮을 수록 빚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빚이 불어나면서 소득 하위 20%는 (가처분)소득에서 원금과 이자를 갚는 돈의 비율이 70%에 육박합니다.

한 달에 100만 원을 번다면 빚갚는데만 70만 원을 써야하는 거죠.

하위 40%도 소득에서 빚을 갚는 돈이 37% 정돈데, 40%를 넘으면 과다한 채무를 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니까 역시 빚 부담이 큽니다.

이렇게 쓸 돈이 없어 빚을 내고, 빚을 갚다보니 쓸 돈이 없어 또 빚을 내는 악순환이 계속되다보니 내수의 핵심인 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운 구좁니다.

실제로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8월에 반짝하다 다시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가계부채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소득을 늘리기 위한 좋은 일자리 만들기가 시급하단 얘깁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 확대경] 시간제근로자 200만↑…소득 70% ‘빚 상환’
    • 입력 2014-11-17 21:14:55
    • 수정2014-11-18 06:35:00
    뉴스 9
<앵커 멘트>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시간제 근로자가 벌써 2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빚은 더 늘면서 저소득층은 대출금 갚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오수호, 임승창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리포트>

4년 전 출산 때문에 일을 그만 둔 주부 홍지연 씨.

지난 5월부터 커피 전문점에서 하루 4시간씩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지연 : "시간제 근로자 "이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보내게 되면 아무래도 두 아이 교육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기 때문에..."

홍 씨 같은 시간제 근로자는 2004년 107만 명에서 지난 8월 처음으로 2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10년 새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겁니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에서 7.9%로 증가했습니다.

시간제 일자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증했는데, 위기 때 불어닥친 고용 한파 탓이 큽니다.

여기에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온 정부 정책도 한 몫 했습니다.

문제는 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6년 동안 시간제 근로자 임금은 15.3% 증가한 반면 정규직은 22.4% 올랐습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대부분 저임금 근로자이기 때문에 일자리의 질이 나빠진다는 우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질을 높이는 대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거나 퇴직금을 받는 비율 역시 시간제 근로자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미쳐 미래의 소득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집니다.

▼ 빚진 저소득층, 소득 70% 빚 상환에 허덕 ▼

<기자 멘트>

이렇게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 소득 격차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집니다.

씀씀이를 줄이거나, 그래도 안되면 빚을 내는 건데요.

소득이 낮을수록 씀씀이를 줄이기는 쉽지 않겠죠.

흔히 '엥겔계수'로 불리는 식비, 의료비 등 꼭 써야 되는 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빚이 늘 수밖에 없는데, 소득 하위 20%의 빚은 최근 2년 동안 30%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면 상위 20%는 2%도 늘지 않아서 소득이 낮을 수록 빚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빚이 불어나면서 소득 하위 20%는 (가처분)소득에서 원금과 이자를 갚는 돈의 비율이 70%에 육박합니다.

한 달에 100만 원을 번다면 빚갚는데만 70만 원을 써야하는 거죠.

하위 40%도 소득에서 빚을 갚는 돈이 37% 정돈데, 40%를 넘으면 과다한 채무를 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니까 역시 빚 부담이 큽니다.

이렇게 쓸 돈이 없어 빚을 내고, 빚을 갚다보니 쓸 돈이 없어 또 빚을 내는 악순환이 계속되다보니 내수의 핵심인 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운 구좁니다.

실제로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8월에 반짝하다 다시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가계부채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소득을 늘리기 위한 좋은 일자리 만들기가 시급하단 얘깁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