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넴초프 피습…공포정치 강화?
입력 2015.03.02 (18:00)
수정 2015.03.0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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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성토해 온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이틀 전 괴한의 총에 맞아 피살당하는 당시 CCTV 화면이 공개됐습니다.
넴초프가 암살당했다고 보는 시민들이 어제 모스크바에서 넴초프를 추모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16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난과 우크라이나 내전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자 공포정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스크바로 갑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공개된 CCTV에는 어떤 영상이 담겼습니까?
<답변>
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 피살 당시 상황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지난 27일 밤 11시 30분 쯤인데요.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2백 미터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다리 위로, 넴초프와 흰색 코트를 입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20대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가 걸어갑니다.
그 뒤를 제설 트럭 한 대가 따라오고 잠시 뒤 두 사람은 이 트럭에 가려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이어 트럭 뒤에서 한 남성이 달려 나와, 급하게 도착한 승용차에 올라타고 달아납니다.
동선을 미리 파악한 누군가가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넴초프에게 총격을 가한겁니다.
제설 트럭에 가려진 사이 넴초프는 등에 총을 맞아 숨졌고, CCTV 속 승용차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습니다.
<질문>
숨진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암살 배후와 관련해 반정부 시위대는 집권층을 의심하고 있지요?
<답변>
네. 어제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에 모스크바에서만 시민 5만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시민들은 넴초프의 사진과 러시아 국기 그리고 '영웅은 죽지 않았다'라고 쓰여진 대형 플래카드를 앞세우며,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푸틴 없는 러시아'를 외치는 반정부 구호도 곳곳에서 터져나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사진 위에 '당신이 배후자다'라고 표시한 푯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인터뷰> "명백한 정치 살인입니다. 그가 살해 당할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어요. 분명한 사실입니다."
제 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넴초프가 1990년대 주지사로 일했던 중부 도시 니즈니노보고로드 등에서도 추모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질문>
'푸틴의 정적'으로 꼽혀온 넴초프는 어떤 인물인가요?
<답변>
네. 사망한 넴초프는 러시아에서 친 서방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말 러시아의 첫 번째 선출직 대통령인 옐친의 잠재적 후계자로 주목 받았던 인물입니다.
넴초프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주지사를 연임한 뒤 제 1부총리 자리에 올랐고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습니다.
지난 2000년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야권의 지도자로 부상해 푸틴과 정치적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2003년에는 총선에서 참패한 뒤 야권 연대를 결성해 반푸틴 진영을 이끌었습니다.
또, 그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넴초프는 피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푸틴의 지도력 아래 익사하고 있으며 파시스트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푸틴을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건은 푸틴에 반대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이틀 앞두고 발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넴초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 군이 개입한 증거를 폭로하기 전에 살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페트로 포로센코(우크라이나 대통령)
<질문>
넴초프의 피살로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에 대한 잇단 죽음에 관심이 쏠리고 있죠?
<답변>
네.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 중에는 의문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유러시아당 지도자 세르게이 유센코프는 푸틴의 체첸전에 반대하며 갈등을 빚다가 2003년 자택 인근에서 암살됐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이었던 리트비넨코는 영국으로 망명한 뒤 푸틴을 비판해오다 2006년 독극물이 들어간 차를 마시고 숨졌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도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2004년 7월에는 부패한 정부를 고발하던 경제지 포브스 러시아판 편집장, 폴 클레브니코프가 피살됐습니다.
반정부 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기자도 집 앞에서 피살됐습니다.
<질문>
러시아에서는 최근 공포정치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러시아가 처한 정치-경제적인 위기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러시아 경제는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일방적으로 병합한 뒤 취해진 서방의 제재와 국제 유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루블화 가치는 1년간 44% 추락했고 물가는 폭등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에다 서방의 제재,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번 야권 지도자 피살 사건으로 러시아 정국은 현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야권은 반정부 성향의 인사들에 대한 정치 보복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극우 민족주의 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러시아 국내 정치에 공포 분위기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성토해 온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이틀 전 괴한의 총에 맞아 피살당하는 당시 CCTV 화면이 공개됐습니다.
넴초프가 암살당했다고 보는 시민들이 어제 모스크바에서 넴초프를 추모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16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난과 우크라이나 내전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자 공포정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스크바로 갑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공개된 CCTV에는 어떤 영상이 담겼습니까?
<답변>
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 피살 당시 상황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지난 27일 밤 11시 30분 쯤인데요.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2백 미터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다리 위로, 넴초프와 흰색 코트를 입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20대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가 걸어갑니다.
그 뒤를 제설 트럭 한 대가 따라오고 잠시 뒤 두 사람은 이 트럭에 가려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이어 트럭 뒤에서 한 남성이 달려 나와, 급하게 도착한 승용차에 올라타고 달아납니다.
동선을 미리 파악한 누군가가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넴초프에게 총격을 가한겁니다.
제설 트럭에 가려진 사이 넴초프는 등에 총을 맞아 숨졌고, CCTV 속 승용차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습니다.
<질문>
숨진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암살 배후와 관련해 반정부 시위대는 집권층을 의심하고 있지요?
<답변>
네. 어제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에 모스크바에서만 시민 5만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시민들은 넴초프의 사진과 러시아 국기 그리고 '영웅은 죽지 않았다'라고 쓰여진 대형 플래카드를 앞세우며,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푸틴 없는 러시아'를 외치는 반정부 구호도 곳곳에서 터져나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사진 위에 '당신이 배후자다'라고 표시한 푯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인터뷰> "명백한 정치 살인입니다. 그가 살해 당할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어요. 분명한 사실입니다."
제 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넴초프가 1990년대 주지사로 일했던 중부 도시 니즈니노보고로드 등에서도 추모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질문>
'푸틴의 정적'으로 꼽혀온 넴초프는 어떤 인물인가요?
<답변>
네. 사망한 넴초프는 러시아에서 친 서방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말 러시아의 첫 번째 선출직 대통령인 옐친의 잠재적 후계자로 주목 받았던 인물입니다.
넴초프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주지사를 연임한 뒤 제 1부총리 자리에 올랐고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습니다.
지난 2000년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야권의 지도자로 부상해 푸틴과 정치적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2003년에는 총선에서 참패한 뒤 야권 연대를 결성해 반푸틴 진영을 이끌었습니다.
또, 그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넴초프는 피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푸틴의 지도력 아래 익사하고 있으며 파시스트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푸틴을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건은 푸틴에 반대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이틀 앞두고 발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넴초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 군이 개입한 증거를 폭로하기 전에 살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페트로 포로센코(우크라이나 대통령)
<질문>
넴초프의 피살로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에 대한 잇단 죽음에 관심이 쏠리고 있죠?
<답변>
네.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 중에는 의문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유러시아당 지도자 세르게이 유센코프는 푸틴의 체첸전에 반대하며 갈등을 빚다가 2003년 자택 인근에서 암살됐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이었던 리트비넨코는 영국으로 망명한 뒤 푸틴을 비판해오다 2006년 독극물이 들어간 차를 마시고 숨졌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도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2004년 7월에는 부패한 정부를 고발하던 경제지 포브스 러시아판 편집장, 폴 클레브니코프가 피살됐습니다.
반정부 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기자도 집 앞에서 피살됐습니다.
<질문>
러시아에서는 최근 공포정치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러시아가 처한 정치-경제적인 위기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러시아 경제는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일방적으로 병합한 뒤 취해진 서방의 제재와 국제 유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루블화 가치는 1년간 44% 추락했고 물가는 폭등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에다 서방의 제재,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번 야권 지도자 피살 사건으로 러시아 정국은 현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야권은 반정부 성향의 인사들에 대한 정치 보복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극우 민족주의 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러시아 국내 정치에 공포 분위기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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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2 18:52:01
- 수정2015-03-02 19:25:33

<앵커 멘트>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성토해 온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이틀 전 괴한의 총에 맞아 피살당하는 당시 CCTV 화면이 공개됐습니다.
넴초프가 암살당했다고 보는 시민들이 어제 모스크바에서 넴초프를 추모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16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난과 우크라이나 내전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자 공포정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스크바로 갑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공개된 CCTV에는 어떤 영상이 담겼습니까?
<답변>
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 피살 당시 상황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지난 27일 밤 11시 30분 쯤인데요.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2백 미터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다리 위로, 넴초프와 흰색 코트를 입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20대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가 걸어갑니다.
그 뒤를 제설 트럭 한 대가 따라오고 잠시 뒤 두 사람은 이 트럭에 가려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이어 트럭 뒤에서 한 남성이 달려 나와, 급하게 도착한 승용차에 올라타고 달아납니다.
동선을 미리 파악한 누군가가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넴초프에게 총격을 가한겁니다.
제설 트럭에 가려진 사이 넴초프는 등에 총을 맞아 숨졌고, CCTV 속 승용차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습니다.
<질문>
숨진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암살 배후와 관련해 반정부 시위대는 집권층을 의심하고 있지요?
<답변>
네. 어제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에 모스크바에서만 시민 5만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시민들은 넴초프의 사진과 러시아 국기 그리고 '영웅은 죽지 않았다'라고 쓰여진 대형 플래카드를 앞세우며,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푸틴 없는 러시아'를 외치는 반정부 구호도 곳곳에서 터져나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사진 위에 '당신이 배후자다'라고 표시한 푯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인터뷰> "명백한 정치 살인입니다. 그가 살해 당할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어요. 분명한 사실입니다."
제 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넴초프가 1990년대 주지사로 일했던 중부 도시 니즈니노보고로드 등에서도 추모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질문>
'푸틴의 정적'으로 꼽혀온 넴초프는 어떤 인물인가요?
<답변>
네. 사망한 넴초프는 러시아에서 친 서방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말 러시아의 첫 번째 선출직 대통령인 옐친의 잠재적 후계자로 주목 받았던 인물입니다.
넴초프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주지사를 연임한 뒤 제 1부총리 자리에 올랐고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습니다.
지난 2000년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야권의 지도자로 부상해 푸틴과 정치적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2003년에는 총선에서 참패한 뒤 야권 연대를 결성해 반푸틴 진영을 이끌었습니다.
또, 그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넴초프는 피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푸틴의 지도력 아래 익사하고 있으며 파시스트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푸틴을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건은 푸틴에 반대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이틀 앞두고 발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넴초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 군이 개입한 증거를 폭로하기 전에 살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페트로 포로센코(우크라이나 대통령)
<질문>
넴초프의 피살로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에 대한 잇단 죽음에 관심이 쏠리고 있죠?
<답변>
네.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 중에는 의문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유러시아당 지도자 세르게이 유센코프는 푸틴의 체첸전에 반대하며 갈등을 빚다가 2003년 자택 인근에서 암살됐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이었던 리트비넨코는 영국으로 망명한 뒤 푸틴을 비판해오다 2006년 독극물이 들어간 차를 마시고 숨졌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도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2004년 7월에는 부패한 정부를 고발하던 경제지 포브스 러시아판 편집장, 폴 클레브니코프가 피살됐습니다.
반정부 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기자도 집 앞에서 피살됐습니다.
<질문>
러시아에서는 최근 공포정치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러시아가 처한 정치-경제적인 위기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러시아 경제는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일방적으로 병합한 뒤 취해진 서방의 제재와 국제 유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루블화 가치는 1년간 44% 추락했고 물가는 폭등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에다 서방의 제재,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번 야권 지도자 피살 사건으로 러시아 정국은 현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야권은 반정부 성향의 인사들에 대한 정치 보복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극우 민족주의 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러시아 국내 정치에 공포 분위기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성토해 온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이틀 전 괴한의 총에 맞아 피살당하는 당시 CCTV 화면이 공개됐습니다.
넴초프가 암살당했다고 보는 시민들이 어제 모스크바에서 넴초프를 추모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16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난과 우크라이나 내전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자 공포정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스크바로 갑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공개된 CCTV에는 어떤 영상이 담겼습니까?
<답변>
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 피살 당시 상황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지난 27일 밤 11시 30분 쯤인데요.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2백 미터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다리 위로, 넴초프와 흰색 코트를 입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20대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가 걸어갑니다.
그 뒤를 제설 트럭 한 대가 따라오고 잠시 뒤 두 사람은 이 트럭에 가려 화면에서 사라집니다.
이어 트럭 뒤에서 한 남성이 달려 나와, 급하게 도착한 승용차에 올라타고 달아납니다.
동선을 미리 파악한 누군가가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넴초프에게 총격을 가한겁니다.
제설 트럭에 가려진 사이 넴초프는 등에 총을 맞아 숨졌고, CCTV 속 승용차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습니다.
<질문>
숨진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암살 배후와 관련해 반정부 시위대는 집권층을 의심하고 있지요?
<답변>
네. 어제 넴초프를 추모하는 거리행진에 모스크바에서만 시민 5만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시민들은 넴초프의 사진과 러시아 국기 그리고 '영웅은 죽지 않았다'라고 쓰여진 대형 플래카드를 앞세우며,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푸틴 없는 러시아'를 외치는 반정부 구호도 곳곳에서 터져나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사진 위에 '당신이 배후자다'라고 표시한 푯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인터뷰> "명백한 정치 살인입니다. 그가 살해 당할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어요. 분명한 사실입니다."
제 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넴초프가 1990년대 주지사로 일했던 중부 도시 니즈니노보고로드 등에서도 추모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질문>
'푸틴의 정적'으로 꼽혀온 넴초프는 어떤 인물인가요?
<답변>
네. 사망한 넴초프는 러시아에서 친 서방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말 러시아의 첫 번째 선출직 대통령인 옐친의 잠재적 후계자로 주목 받았던 인물입니다.
넴초프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주지사를 연임한 뒤 제 1부총리 자리에 올랐고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습니다.
지난 2000년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야권의 지도자로 부상해 푸틴과 정치적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2003년에는 총선에서 참패한 뒤 야권 연대를 결성해 반푸틴 진영을 이끌었습니다.
또, 그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넴초프는 피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푸틴의 지도력 아래 익사하고 있으며 파시스트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푸틴을 비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건은 푸틴에 반대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이틀 앞두고 발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넴초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 군이 개입한 증거를 폭로하기 전에 살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페트로 포로센코(우크라이나 대통령)
<질문>
넴초프의 피살로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에 대한 잇단 죽음에 관심이 쏠리고 있죠?
<답변>
네.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 중에는 의문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유러시아당 지도자 세르게이 유센코프는 푸틴의 체첸전에 반대하며 갈등을 빚다가 2003년 자택 인근에서 암살됐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이었던 리트비넨코는 영국으로 망명한 뒤 푸틴을 비판해오다 2006년 독극물이 들어간 차를 마시고 숨졌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도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2004년 7월에는 부패한 정부를 고발하던 경제지 포브스 러시아판 편집장, 폴 클레브니코프가 피살됐습니다.
반정부 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기자도 집 앞에서 피살됐습니다.
<질문>
러시아에서는 최근 공포정치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러시아가 처한 정치-경제적인 위기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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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러시아 경제는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일방적으로 병합한 뒤 취해진 서방의 제재와 국제 유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루블화 가치는 1년간 44% 추락했고 물가는 폭등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에다 서방의 제재,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번 야권 지도자 피살 사건으로 러시아 정국은 현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야권은 반정부 성향의 인사들에 대한 정치 보복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극우 민족주의 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러시아 국내 정치에 공포 분위기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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