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가 만난 사람] ‘결혼 45년 차’ 여성학자 박혜란이 생각하는 ‘결혼’
입력 2015.03.06 (08:15)
수정 2015.03.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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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인데요.
오는 일요일입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앵커가 만난 사람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여성학자 박혜란 님을 뵈었는데요
가수 이적 씨의 어머니로도 유명하신 분이죠
네, 이분 <나이듦에 대하여>,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등의 저서로도 알려져 계신데요.
이번에 또 신간이 나왔습니다.
함께 만나 보실까요?
<리포트>
여성학자이자 부모교육 강사, 박혜란 씨.
수많은 여성 문제와 마주했던 그녀가 2015년, 결혼이라는 화두를 세상에 던졌습니다.
결혼 45년차, 여성학자이자 주부인 그녀는 왜 이 때 결혼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요?
<앵커가 만난 사람> 오늘은 여성학자 박혜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내일 모레가 세계 여성의 날이고 해서 이렇게 모시게 됐는데요. 여성학자로서 여성의 날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녹취> "여성의 삶이 해마다 많이 변하는 구나라고 느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조금 정체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여성운동 여성학을 한지 30년이 지났는데 한 10-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여성의 지위가 엄청나게 달라졌거든요. 법이나 제도상으로는 무수한 차별들은 결국 다 없어졌어요 호주제 폐지를 정점으로 해서... 형식적인 의미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은 사실은 없어져서 이제는 다 동등하게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의식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여성이 살기 힘들다, 여전히 여성은 남성보다 동등 임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고, 밑에서는 여성이 많이 진출하지만 위로 갈수록 여성의 수가 굉장히 적지요.세계 여러 나라들과 비교할 때 놀랄 만큼 아직도 하위권이에요. 아직도 갈 길이 너무나 멀어요."
실제로,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 발표한 ‘2014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은 세계 142개국 중 117위, 임금 평등 수준은 125위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녹취> "선생님께서 그동안 책을 많이 내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결혼을 주제로 한 책을 특별히 내셨거든요."
책에는 그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결혼에 대한 경험과 견해가 솔직히 드러나 있는데요,
<녹취> "결혼을 주제로 택하신 이유가 뭐예요? (녹취)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물어보거든요. 결혼해도 될까요? 너무 결혼이 두렵다. 예전에는 누구나 다 무조건 결혼을 했지만 지금은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됐는데 결혼하기가 너무 두렵다. 돈도 없고...취직도 안 되는데..집값도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내가 혼자 살겠다’라고 결정한 사람들도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표현해요.‘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요."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요? 거리에 나가 직접 여성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여자는 결혼하면 잃을 게 더 많게 되니까 결혼을 진짜 해도 될지..."
<녹취> "우리 사회가 집안일을 여자들에게 많이 기울이는 분위기라서요.” (녹취) 솔직히 일과 육아를 같이 병행해서 하는 것은 여자들에게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죠. 지금 같은 현실에서는."
2014년 통계청 조사를 봐도 우리 국민 41%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결혼에 대해 조금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이게 사회적인 현실로는 인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문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결혼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녹취> "지금은 그렇잖아요. 일이냐 결혼이냐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하고 싶잖아요. 그런데 함께 하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 지난하다는 것을 여성들이 아는 거지요. 선배들의 케이스를 통해서...그래서 겁이 나는 거지요."
<녹취> "여성이 희생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요 일반적으로..."
<녹취> "그런데 그게 사회적으로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거지요?"
<녹취> "그러니까 그야말로 아기를 마음대로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저는 여성학자로서 약간 불만인 것이 저출산 문제를 순전히 여성의 생산 활동 참여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게 불만이에요. 아이들을 엄마가 키우는 것만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애를 낳아도 나만큼 잘 키워줄 수 있는 다른 기관이 있다면 왜 애를 안 낳겠어요?"
결혼 생활에 보다 충실하기 위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제안했는데요.
<녹취> "책에서 좀 특이한 게 있었는데 여성학자로서‘결혼정년제’라는 것을 말씀하셨어요?"
<녹취> "정년이 몇 살이에요?"
<녹취> "몇 살이 아니라 정년 20년. 그러니까 결혼한 지 20년이 되면 상대 중에 한 명이라도 나는 여기서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다고 하면 그걸로 끝낼 수 있게... 이혼소송이나 복잡한 절차 없이 자연스럽게 끝낼 수 있게 만들면 사람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서 긴장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조금 더 충실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왜사냐,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냐,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서 행복하게 만들어 가자(는 겁니다)."
결혼해도 괜찮아, 안 해도 괜찮아, 하지만 모두 행복해야 되! 결혼으로 고민하는 이 땅의 여성들에게 결혼 45년차 멘토가 마음으로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인데요.
오는 일요일입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앵커가 만난 사람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여성학자 박혜란 님을 뵈었는데요
가수 이적 씨의 어머니로도 유명하신 분이죠
네, 이분 <나이듦에 대하여>,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등의 저서로도 알려져 계신데요.
이번에 또 신간이 나왔습니다.
함께 만나 보실까요?
<리포트>
여성학자이자 부모교육 강사, 박혜란 씨.
수많은 여성 문제와 마주했던 그녀가 2015년, 결혼이라는 화두를 세상에 던졌습니다.
결혼 45년차, 여성학자이자 주부인 그녀는 왜 이 때 결혼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요?
<앵커가 만난 사람> 오늘은 여성학자 박혜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내일 모레가 세계 여성의 날이고 해서 이렇게 모시게 됐는데요. 여성학자로서 여성의 날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녹취> "여성의 삶이 해마다 많이 변하는 구나라고 느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조금 정체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여성운동 여성학을 한지 30년이 지났는데 한 10-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여성의 지위가 엄청나게 달라졌거든요. 법이나 제도상으로는 무수한 차별들은 결국 다 없어졌어요 호주제 폐지를 정점으로 해서... 형식적인 의미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은 사실은 없어져서 이제는 다 동등하게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의식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여성이 살기 힘들다, 여전히 여성은 남성보다 동등 임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고, 밑에서는 여성이 많이 진출하지만 위로 갈수록 여성의 수가 굉장히 적지요.세계 여러 나라들과 비교할 때 놀랄 만큼 아직도 하위권이에요. 아직도 갈 길이 너무나 멀어요."
실제로,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 발표한 ‘2014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은 세계 142개국 중 117위, 임금 평등 수준은 125위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녹취> "선생님께서 그동안 책을 많이 내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결혼을 주제로 한 책을 특별히 내셨거든요."
책에는 그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결혼에 대한 경험과 견해가 솔직히 드러나 있는데요,
<녹취> "결혼을 주제로 택하신 이유가 뭐예요? (녹취)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물어보거든요. 결혼해도 될까요? 너무 결혼이 두렵다. 예전에는 누구나 다 무조건 결혼을 했지만 지금은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됐는데 결혼하기가 너무 두렵다. 돈도 없고...취직도 안 되는데..집값도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내가 혼자 살겠다’라고 결정한 사람들도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표현해요.‘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요."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요? 거리에 나가 직접 여성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여자는 결혼하면 잃을 게 더 많게 되니까 결혼을 진짜 해도 될지..."
<녹취> "우리 사회가 집안일을 여자들에게 많이 기울이는 분위기라서요.” (녹취) 솔직히 일과 육아를 같이 병행해서 하는 것은 여자들에게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죠. 지금 같은 현실에서는."
2014년 통계청 조사를 봐도 우리 국민 41%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결혼에 대해 조금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이게 사회적인 현실로는 인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문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결혼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녹취> "지금은 그렇잖아요. 일이냐 결혼이냐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하고 싶잖아요. 그런데 함께 하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 지난하다는 것을 여성들이 아는 거지요. 선배들의 케이스를 통해서...그래서 겁이 나는 거지요."
<녹취> "여성이 희생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요 일반적으로..."
<녹취> "그런데 그게 사회적으로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거지요?"
<녹취> "그러니까 그야말로 아기를 마음대로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저는 여성학자로서 약간 불만인 것이 저출산 문제를 순전히 여성의 생산 활동 참여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게 불만이에요. 아이들을 엄마가 키우는 것만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애를 낳아도 나만큼 잘 키워줄 수 있는 다른 기관이 있다면 왜 애를 안 낳겠어요?"
결혼 생활에 보다 충실하기 위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제안했는데요.
<녹취> "책에서 좀 특이한 게 있었는데 여성학자로서‘결혼정년제’라는 것을 말씀하셨어요?"
<녹취> "정년이 몇 살이에요?"
<녹취> "몇 살이 아니라 정년 20년. 그러니까 결혼한 지 20년이 되면 상대 중에 한 명이라도 나는 여기서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다고 하면 그걸로 끝낼 수 있게... 이혼소송이나 복잡한 절차 없이 자연스럽게 끝낼 수 있게 만들면 사람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서 긴장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조금 더 충실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왜사냐,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냐,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서 행복하게 만들어 가자(는 겁니다)."
결혼해도 괜찮아, 안 해도 괜찮아, 하지만 모두 행복해야 되! 결혼으로 고민하는 이 땅의 여성들에게 결혼 45년차 멘토가 마음으로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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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가 만난 사람] ‘결혼 45년 차’ 여성학자 박혜란이 생각하는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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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3-06 08:12:49
- 수정2015-03-06 10:15:02
<앵커 멘트>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인데요.
오는 일요일입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앵커가 만난 사람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여성학자 박혜란 님을 뵈었는데요
가수 이적 씨의 어머니로도 유명하신 분이죠
네, 이분 <나이듦에 대하여>,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등의 저서로도 알려져 계신데요.
이번에 또 신간이 나왔습니다.
함께 만나 보실까요?
<리포트>
여성학자이자 부모교육 강사, 박혜란 씨.
수많은 여성 문제와 마주했던 그녀가 2015년, 결혼이라는 화두를 세상에 던졌습니다.
결혼 45년차, 여성학자이자 주부인 그녀는 왜 이 때 결혼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요?
<앵커가 만난 사람> 오늘은 여성학자 박혜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내일 모레가 세계 여성의 날이고 해서 이렇게 모시게 됐는데요. 여성학자로서 여성의 날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녹취> "여성의 삶이 해마다 많이 변하는 구나라고 느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조금 정체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여성운동 여성학을 한지 30년이 지났는데 한 10-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여성의 지위가 엄청나게 달라졌거든요. 법이나 제도상으로는 무수한 차별들은 결국 다 없어졌어요 호주제 폐지를 정점으로 해서... 형식적인 의미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은 사실은 없어져서 이제는 다 동등하게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의식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여성이 살기 힘들다, 여전히 여성은 남성보다 동등 임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고, 밑에서는 여성이 많이 진출하지만 위로 갈수록 여성의 수가 굉장히 적지요.세계 여러 나라들과 비교할 때 놀랄 만큼 아직도 하위권이에요. 아직도 갈 길이 너무나 멀어요."
실제로,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 발표한 ‘2014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은 세계 142개국 중 117위, 임금 평등 수준은 125위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녹취> "선생님께서 그동안 책을 많이 내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결혼을 주제로 한 책을 특별히 내셨거든요."
책에는 그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결혼에 대한 경험과 견해가 솔직히 드러나 있는데요,
<녹취> "결혼을 주제로 택하신 이유가 뭐예요? (녹취)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물어보거든요. 결혼해도 될까요? 너무 결혼이 두렵다. 예전에는 누구나 다 무조건 결혼을 했지만 지금은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됐는데 결혼하기가 너무 두렵다. 돈도 없고...취직도 안 되는데..집값도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내가 혼자 살겠다’라고 결정한 사람들도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표현해요.‘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요."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요? 거리에 나가 직접 여성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여자는 결혼하면 잃을 게 더 많게 되니까 결혼을 진짜 해도 될지..."
<녹취> "우리 사회가 집안일을 여자들에게 많이 기울이는 분위기라서요.” (녹취) 솔직히 일과 육아를 같이 병행해서 하는 것은 여자들에게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죠. 지금 같은 현실에서는."
2014년 통계청 조사를 봐도 우리 국민 41%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결혼에 대해 조금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이게 사회적인 현실로는 인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문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결혼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녹취> "지금은 그렇잖아요. 일이냐 결혼이냐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하고 싶잖아요. 그런데 함께 하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 지난하다는 것을 여성들이 아는 거지요. 선배들의 케이스를 통해서...그래서 겁이 나는 거지요."
<녹취> "여성이 희생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요 일반적으로..."
<녹취> "그런데 그게 사회적으로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거지요?"
<녹취> "그러니까 그야말로 아기를 마음대로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저는 여성학자로서 약간 불만인 것이 저출산 문제를 순전히 여성의 생산 활동 참여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게 불만이에요. 아이들을 엄마가 키우는 것만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애를 낳아도 나만큼 잘 키워줄 수 있는 다른 기관이 있다면 왜 애를 안 낳겠어요?"
결혼 생활에 보다 충실하기 위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제안했는데요.
<녹취> "책에서 좀 특이한 게 있었는데 여성학자로서‘결혼정년제’라는 것을 말씀하셨어요?"
<녹취> "정년이 몇 살이에요?"
<녹취> "몇 살이 아니라 정년 20년. 그러니까 결혼한 지 20년이 되면 상대 중에 한 명이라도 나는 여기서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다고 하면 그걸로 끝낼 수 있게... 이혼소송이나 복잡한 절차 없이 자연스럽게 끝낼 수 있게 만들면 사람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서 긴장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조금 더 충실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왜사냐,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냐,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서 행복하게 만들어 가자(는 겁니다)."
결혼해도 괜찮아, 안 해도 괜찮아, 하지만 모두 행복해야 되! 결혼으로 고민하는 이 땅의 여성들에게 결혼 45년차 멘토가 마음으로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인데요.
오는 일요일입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앵커가 만난 사람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여성학자 박혜란 님을 뵈었는데요
가수 이적 씨의 어머니로도 유명하신 분이죠
네, 이분 <나이듦에 대하여>,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등의 저서로도 알려져 계신데요.
이번에 또 신간이 나왔습니다.
함께 만나 보실까요?
<리포트>
여성학자이자 부모교육 강사, 박혜란 씨.
수많은 여성 문제와 마주했던 그녀가 2015년, 결혼이라는 화두를 세상에 던졌습니다.
결혼 45년차, 여성학자이자 주부인 그녀는 왜 이 때 결혼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요?
<앵커가 만난 사람> 오늘은 여성학자 박혜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안녕하세요."
<녹취> "내일 모레가 세계 여성의 날이고 해서 이렇게 모시게 됐는데요. 여성학자로서 여성의 날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녹취> "여성의 삶이 해마다 많이 변하는 구나라고 느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조금 정체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여성운동 여성학을 한지 30년이 지났는데 한 10-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여성의 지위가 엄청나게 달라졌거든요. 법이나 제도상으로는 무수한 차별들은 결국 다 없어졌어요 호주제 폐지를 정점으로 해서... 형식적인 의미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은 사실은 없어져서 이제는 다 동등하게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의식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여성이 살기 힘들다, 여전히 여성은 남성보다 동등 임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고, 밑에서는 여성이 많이 진출하지만 위로 갈수록 여성의 수가 굉장히 적지요.세계 여러 나라들과 비교할 때 놀랄 만큼 아직도 하위권이에요. 아직도 갈 길이 너무나 멀어요."
실제로,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 발표한 ‘2014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은 세계 142개국 중 117위, 임금 평등 수준은 125위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녹취> "선생님께서 그동안 책을 많이 내셨어요, 그런데 이번에 결혼을 주제로 한 책을 특별히 내셨거든요."
책에는 그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결혼에 대한 경험과 견해가 솔직히 드러나 있는데요,
<녹취> "결혼을 주제로 택하신 이유가 뭐예요? (녹취)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물어보거든요. 결혼해도 될까요? 너무 결혼이 두렵다. 예전에는 누구나 다 무조건 결혼을 했지만 지금은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됐는데 결혼하기가 너무 두렵다. 돈도 없고...취직도 안 되는데..집값도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내가 혼자 살겠다’라고 결정한 사람들도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표현해요.‘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요."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요? 거리에 나가 직접 여성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여자는 결혼하면 잃을 게 더 많게 되니까 결혼을 진짜 해도 될지..."
<녹취> "우리 사회가 집안일을 여자들에게 많이 기울이는 분위기라서요.” (녹취) 솔직히 일과 육아를 같이 병행해서 하는 것은 여자들에게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죠. 지금 같은 현실에서는."
2014년 통계청 조사를 봐도 우리 국민 41%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결혼에 대해 조금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이게 사회적인 현실로는 인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문제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결혼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녹취> "지금은 그렇잖아요. 일이냐 결혼이냐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하고 싶잖아요. 그런데 함께 하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 지난하다는 것을 여성들이 아는 거지요. 선배들의 케이스를 통해서...그래서 겁이 나는 거지요."
<녹취> "여성이 희생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요 일반적으로..."
<녹취> "그런데 그게 사회적으로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거지요?"
<녹취> "그러니까 그야말로 아기를 마음대로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저는 여성학자로서 약간 불만인 것이 저출산 문제를 순전히 여성의 생산 활동 참여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게 불만이에요. 아이들을 엄마가 키우는 것만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애를 낳아도 나만큼 잘 키워줄 수 있는 다른 기관이 있다면 왜 애를 안 낳겠어요?"
결혼 생활에 보다 충실하기 위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제안했는데요.
<녹취> "책에서 좀 특이한 게 있었는데 여성학자로서‘결혼정년제’라는 것을 말씀하셨어요?"
<녹취> "정년이 몇 살이에요?"
<녹취> "몇 살이 아니라 정년 20년. 그러니까 결혼한 지 20년이 되면 상대 중에 한 명이라도 나는 여기서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다고 하면 그걸로 끝낼 수 있게... 이혼소송이나 복잡한 절차 없이 자연스럽게 끝낼 수 있게 만들면 사람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서 긴장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조금 더 충실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왜사냐,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냐,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서 행복하게 만들어 가자(는 겁니다)."
결혼해도 괜찮아, 안 해도 괜찮아, 하지만 모두 행복해야 되! 결혼으로 고민하는 이 땅의 여성들에게 결혼 45년차 멘토가 마음으로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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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은 기자 yey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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