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회사 횡포에 소비자 분통

입력 2002.03.23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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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회사들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파손이나 분실 같은 배달사고가 나도 제대로 보상이 안 되고 있습니다.
택배업체들의 횡포,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지난달 초순, 결혼선물로 벽시계를 받은 김범석 씨는 시계만 보면 울화통이 터집니다.
배달 과정에서 파손된 사실을 수차례 항의했지만 성의있는 답변은 듣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보상을 받았어도 개운치 않습니다.
⊙김범석(경기도 성남시): 택배회사는 믿고 맡기는 것인데 이번 일을 당하고 나서 진짜 못 믿겠더라고요.
⊙기자: 물건을 분실한 경우에는 더욱 곤욕을 치러야 합니다.
김백만 씨는 옥매트 두 장을 분실한 택배회사로부터 보상을 받기까지 무려 넉 달이나 걸렸습니다.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기다려달라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김백만(서울 신당동): 당신들 그런 식으로 세월, 시간 까먹고 나중에 지쳐서 우리가 포기하도록 유도를 하는 것이냐...
⊙기자: 택배화물이 한꺼번에 모이는 경기도 군포의 부곡터미널입니다.
물건을 옮겨싣고 분류하는 작업이 새벽까지 이어집니다.
집어던지는 등 소중하게 다루려는 생각은 아예 없어 보입니다.
이미 포장이 훼손된 것도 눈에 띕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물건을 분류하거나 트럭에 싣다 보니 분실과 파손의 위험이 높습니다.
⊙택배 영업직원: 험하게 하죠! 신경도 안 써요. 파손의 위험이 있죠.
⊙기자: 택배회사들의 횡포는 소비자들이 약관을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표준약관에는 손해배상 요구는 2주일 이내에 해야 하고, 사업자의 배상책임은 1년이 지나면 소멸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피해건수는 2000여 건에 달합니다.
⊙도영숙(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사고가 났을 때 사고에 대비한 시스템이 안 돼 있다는 것, 그것이 제일 맹점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기자: 운송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누구든지 택배업을 할 수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택배회사는 500여 개나 난립하고 있으나 전국적인 배송망을 갖춘 회사는 50여 개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택배회사의 자격 조건과 서비스의 질을 규정하는 KS 인증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육근성(산자부 기술표준원 연구관): 서비스의 질이 많이 떨어지고 있죠.
그래서 자연히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추진하게 됐습니다.
⊙기자: 택배시장은 최근 2, 3년 사이 급성장을 이뤄 규모가 연간 1조 4000억원이나 됩니다.
그러나 서비스는 뒷걸음쳐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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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회사 횡포에 소비자 분통
    • 입력 2002-03-23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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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회사들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파손이나 분실 같은 배달사고가 나도 제대로 보상이 안 되고 있습니다. 택배업체들의 횡포,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지난달 초순, 결혼선물로 벽시계를 받은 김범석 씨는 시계만 보면 울화통이 터집니다. 배달 과정에서 파손된 사실을 수차례 항의했지만 성의있는 답변은 듣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보상을 받았어도 개운치 않습니다. ⊙김범석(경기도 성남시): 택배회사는 믿고 맡기는 것인데 이번 일을 당하고 나서 진짜 못 믿겠더라고요. ⊙기자: 물건을 분실한 경우에는 더욱 곤욕을 치러야 합니다. 김백만 씨는 옥매트 두 장을 분실한 택배회사로부터 보상을 받기까지 무려 넉 달이나 걸렸습니다.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기다려달라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김백만(서울 신당동): 당신들 그런 식으로 세월, 시간 까먹고 나중에 지쳐서 우리가 포기하도록 유도를 하는 것이냐... ⊙기자: 택배화물이 한꺼번에 모이는 경기도 군포의 부곡터미널입니다. 물건을 옮겨싣고 분류하는 작업이 새벽까지 이어집니다. 집어던지는 등 소중하게 다루려는 생각은 아예 없어 보입니다. 이미 포장이 훼손된 것도 눈에 띕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물건을 분류하거나 트럭에 싣다 보니 분실과 파손의 위험이 높습니다. ⊙택배 영업직원: 험하게 하죠! 신경도 안 써요. 파손의 위험이 있죠. ⊙기자: 택배회사들의 횡포는 소비자들이 약관을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표준약관에는 손해배상 요구는 2주일 이내에 해야 하고, 사업자의 배상책임은 1년이 지나면 소멸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피해건수는 2000여 건에 달합니다. ⊙도영숙(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사고가 났을 때 사고에 대비한 시스템이 안 돼 있다는 것, 그것이 제일 맹점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기자: 운송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누구든지 택배업을 할 수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택배회사는 500여 개나 난립하고 있으나 전국적인 배송망을 갖춘 회사는 50여 개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택배회사의 자격 조건과 서비스의 질을 규정하는 KS 인증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육근성(산자부 기술표준원 연구관): 서비스의 질이 많이 떨어지고 있죠. 그래서 자연히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추진하게 됐습니다. ⊙기자: 택배시장은 최근 2, 3년 사이 급성장을 이뤄 규모가 연간 1조 4000억원이나 됩니다. 그러나 서비스는 뒷걸음쳐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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