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오원춘’에서 ‘김하일’까지…잇단 잔혹범죄, 왜?
입력 2015.04.10 (08:32)
수정 2015.04.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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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시화호 훼손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하일입니다.
김하일은 20년 가까이 동거동락한 아내를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버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불과 4개월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그보다 앞서 일어난 용인 10대 모텔 살해 사건, 그리고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최근 들어 엽기적인 시신훼손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잇단 잔혹 범죄의 유형과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시화호에서 잇따라 발견된 훼손된 여성 시신.
피해자는 42살 중국 국적의 여성이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방문 비자로 정상적으로 입국했고 2013년도 8월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몇몇 주변 인물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잠복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가운데는 피해자의 남편, 김하일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남편이) 여행 가는 것처럼 큰 가방에 짐을 싸고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할 줄 알았더니 반대쪽으로 가니까 이상해서 쫓아갔잖아요. 상당히 경계하면서 한 2~30분에 걸쳐서 그걸(가방을) 어디 갖다놓고 나오더라는 거예요."
그곳은 조카가 사는 건물의 옥상이었습니다.
경찰은 김하일이 자리를 뜨자마자 곧바로 가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수색한 끝에 감춰놓은 것을 찾았죠. 가니까 벌써 냄새가 나잖아요. 과학수사팀에서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맞다. 지휘부에 보고하고 긴급 체포하게 된 겁니다."
잠재적 용의자에서, 곧바로 시신을 유기한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하일.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무덤덤하더랍니다. 오리발 내밀고 안 했나 보다라고 착각할 정도로. 차 안에 태워서 심문한 거죠. 그제야 잘못했습니다. 제가 했다고 시인을 (했죠.)"
검거 직후 너무나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피의자.
사실 사건 이후의 행동들도 너무 침착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살해 다음날) 오후 5시에서 9시 사이에 두 번을 운반한 거예요. 왜 두 번이냐 했더니 한 번에 양이 많아서 못 했다고 얘기하더라고요.(훼손을 한 장소는?) 집 화장실. 감식 현장에 다녀온 과학수사팀 얘기로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놨답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상한 점이) 전혀 없었고요. 어제(체포 전날) 같은 경우도 그 친구는 근무 제시간 하고 갔으니까요."
시신을 훼손하고, 몇 차례에 걸쳐 나눠 유기한 피의자.
취재팀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범행 은폐의 유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시신을 편하게 이동을 시키고 그다음에 신원 확인을 못 하게 하는 수사 방해 내지는 범행 은폐 목적이라고 보여요. 특히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는 얼굴 부위나 손가락 같은 부분을 절단하는 게 이 사람들이 보여주는 패턴이라고 보여요."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엽기적인 시신 훼손 사건.
4개월 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용인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10대 시신 훼손 사건, 그리고, 길 가던 여성을 붙잡아 잔인하게 살해한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신훼손 사건의 유형과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방어적 토막 살인이라는 것은 자기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숨기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죠. 유기해서 범죄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려는 거고 공격적 토막 살인은 상대방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을 그 분노를 삭이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고 가학적 토막 살인은 그야말로 잔인하게 하는 것을 즐기는 거예요.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는 걸 즐기는 거예요."
이번 시화호 사건과 동거녀를 살해한 다음 시신을 여러 개의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박춘풍 사건이 범행 은폐 목적의 이른바 방어적 훼손으로 분류됩니다.
<녹취> 박춘풍(피의자) : "무슨 정신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잘못했습니다."
이같은 방어적 시신훼손보다 더 참혹한 건, 사실 공격적, 가학적 시신훼손입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심각한 것은 오원춘 사건, 용인 모텔 사건의 심군 사건 이 정도가 될 수 있죠. 잔혹한 부분이 있는데 그걸 다 감수하고 극복한 거지 않습니까? 그건 보통의 심리상태를 훨씬 넘는 상태인 거죠."
지난 2013년 7월, 용인의 한 모텔에서 또래 여학생을 살해한 다음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심모 군.
실제 심 군은 범행 장면을 담은 사진을 친구하게 보내는가 하면, 범행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 OO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심적 동요가 전혀 없었나요?) 그냥 제가 살아야겠다는 생각……. (시신을 장롱에 넣은 이유가 뭐예요?) 너무 피곤해서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습니다."
2012년, 길가던 여성을 참혹하게 살해해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던 오원춘 사건 역시, 전문가들은 가학적 시신 훼손의 대표적 사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일용(경감/경찰청 과학수사센터) :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사건 발생 원인을 피해자한테 전가하는 그런 것을 통해서 자기 범죄를 합리화하는 이런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건이나 (용인) 학생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전혀 죄의식이 없고 묵비권을 행사한다거나 그럴만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거든요. 이런 내용은 사이코패스 진단에서 1순위 1번인 죄의식이 없는 요소에 맞는다고 봐야 하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이런 잔혹한 범죄들이 모방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예전에는 흔히 말하는 살인으로 끝났던 사람들이 이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시신 훼손으로 간다는 얘기죠. 왜냐하면, 전례가 생겼잖아요. 예전에는 갖다 묻었단 말 이예요. 근데 저렇게(훼손) 하는 게 학습이 되는 거죠."
이런 잔인한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역시 사회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 급선무입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공동체에 범죄에 대응하려는 공동의 노력,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적극성 이런 것들이 굉장히 필요하고요."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랑하는 사이끼리 또는 친한 사람끼리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는 게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인간 간의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교육기관이나 사회복지 기관에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고요."
늘고 있는 잔혹 범죄를 막기 위해, 지금보다 더 중한 형량을 내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시화호 훼손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하일입니다.
김하일은 20년 가까이 동거동락한 아내를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버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불과 4개월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그보다 앞서 일어난 용인 10대 모텔 살해 사건, 그리고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최근 들어 엽기적인 시신훼손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잇단 잔혹 범죄의 유형과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시화호에서 잇따라 발견된 훼손된 여성 시신.
피해자는 42살 중국 국적의 여성이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방문 비자로 정상적으로 입국했고 2013년도 8월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몇몇 주변 인물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잠복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가운데는 피해자의 남편, 김하일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남편이) 여행 가는 것처럼 큰 가방에 짐을 싸고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할 줄 알았더니 반대쪽으로 가니까 이상해서 쫓아갔잖아요. 상당히 경계하면서 한 2~30분에 걸쳐서 그걸(가방을) 어디 갖다놓고 나오더라는 거예요."
그곳은 조카가 사는 건물의 옥상이었습니다.
경찰은 김하일이 자리를 뜨자마자 곧바로 가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수색한 끝에 감춰놓은 것을 찾았죠. 가니까 벌써 냄새가 나잖아요. 과학수사팀에서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맞다. 지휘부에 보고하고 긴급 체포하게 된 겁니다."
잠재적 용의자에서, 곧바로 시신을 유기한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하일.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무덤덤하더랍니다. 오리발 내밀고 안 했나 보다라고 착각할 정도로. 차 안에 태워서 심문한 거죠. 그제야 잘못했습니다. 제가 했다고 시인을 (했죠.)"
검거 직후 너무나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피의자.
사실 사건 이후의 행동들도 너무 침착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살해 다음날) 오후 5시에서 9시 사이에 두 번을 운반한 거예요. 왜 두 번이냐 했더니 한 번에 양이 많아서 못 했다고 얘기하더라고요.(훼손을 한 장소는?) 집 화장실. 감식 현장에 다녀온 과학수사팀 얘기로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놨답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상한 점이) 전혀 없었고요. 어제(체포 전날) 같은 경우도 그 친구는 근무 제시간 하고 갔으니까요."
시신을 훼손하고, 몇 차례에 걸쳐 나눠 유기한 피의자.
취재팀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범행 은폐의 유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시신을 편하게 이동을 시키고 그다음에 신원 확인을 못 하게 하는 수사 방해 내지는 범행 은폐 목적이라고 보여요. 특히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는 얼굴 부위나 손가락 같은 부분을 절단하는 게 이 사람들이 보여주는 패턴이라고 보여요."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엽기적인 시신 훼손 사건.
4개월 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용인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10대 시신 훼손 사건, 그리고, 길 가던 여성을 붙잡아 잔인하게 살해한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신훼손 사건의 유형과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방어적 토막 살인이라는 것은 자기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숨기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죠. 유기해서 범죄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려는 거고 공격적 토막 살인은 상대방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을 그 분노를 삭이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고 가학적 토막 살인은 그야말로 잔인하게 하는 것을 즐기는 거예요.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는 걸 즐기는 거예요."
이번 시화호 사건과 동거녀를 살해한 다음 시신을 여러 개의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박춘풍 사건이 범행 은폐 목적의 이른바 방어적 훼손으로 분류됩니다.
<녹취> 박춘풍(피의자) : "무슨 정신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잘못했습니다."
이같은 방어적 시신훼손보다 더 참혹한 건, 사실 공격적, 가학적 시신훼손입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심각한 것은 오원춘 사건, 용인 모텔 사건의 심군 사건 이 정도가 될 수 있죠. 잔혹한 부분이 있는데 그걸 다 감수하고 극복한 거지 않습니까? 그건 보통의 심리상태를 훨씬 넘는 상태인 거죠."
지난 2013년 7월, 용인의 한 모텔에서 또래 여학생을 살해한 다음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심모 군.
실제 심 군은 범행 장면을 담은 사진을 친구하게 보내는가 하면, 범행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 OO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심적 동요가 전혀 없었나요?) 그냥 제가 살아야겠다는 생각……. (시신을 장롱에 넣은 이유가 뭐예요?) 너무 피곤해서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습니다."
2012년, 길가던 여성을 참혹하게 살해해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던 오원춘 사건 역시, 전문가들은 가학적 시신 훼손의 대표적 사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일용(경감/경찰청 과학수사센터) :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사건 발생 원인을 피해자한테 전가하는 그런 것을 통해서 자기 범죄를 합리화하는 이런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건이나 (용인) 학생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전혀 죄의식이 없고 묵비권을 행사한다거나 그럴만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거든요. 이런 내용은 사이코패스 진단에서 1순위 1번인 죄의식이 없는 요소에 맞는다고 봐야 하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이런 잔혹한 범죄들이 모방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예전에는 흔히 말하는 살인으로 끝났던 사람들이 이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시신 훼손으로 간다는 얘기죠. 왜냐하면, 전례가 생겼잖아요. 예전에는 갖다 묻었단 말 이예요. 근데 저렇게(훼손) 하는 게 학습이 되는 거죠."
이런 잔인한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역시 사회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 급선무입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공동체에 범죄에 대응하려는 공동의 노력,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적극성 이런 것들이 굉장히 필요하고요."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랑하는 사이끼리 또는 친한 사람끼리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는 게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인간 간의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교육기관이나 사회복지 기관에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고요."
늘고 있는 잔혹 범죄를 막기 위해, 지금보다 더 중한 형량을 내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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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4-10 08:34:40
- 수정2015-04-10 09:50:19
<기자 멘트>
시화호 훼손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하일입니다.
김하일은 20년 가까이 동거동락한 아내를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버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불과 4개월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그보다 앞서 일어난 용인 10대 모텔 살해 사건, 그리고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최근 들어 엽기적인 시신훼손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잇단 잔혹 범죄의 유형과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시화호에서 잇따라 발견된 훼손된 여성 시신.
피해자는 42살 중국 국적의 여성이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방문 비자로 정상적으로 입국했고 2013년도 8월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몇몇 주변 인물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잠복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가운데는 피해자의 남편, 김하일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남편이) 여행 가는 것처럼 큰 가방에 짐을 싸고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할 줄 알았더니 반대쪽으로 가니까 이상해서 쫓아갔잖아요. 상당히 경계하면서 한 2~30분에 걸쳐서 그걸(가방을) 어디 갖다놓고 나오더라는 거예요."
그곳은 조카가 사는 건물의 옥상이었습니다.
경찰은 김하일이 자리를 뜨자마자 곧바로 가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수색한 끝에 감춰놓은 것을 찾았죠. 가니까 벌써 냄새가 나잖아요. 과학수사팀에서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맞다. 지휘부에 보고하고 긴급 체포하게 된 겁니다."
잠재적 용의자에서, 곧바로 시신을 유기한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하일.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무덤덤하더랍니다. 오리발 내밀고 안 했나 보다라고 착각할 정도로. 차 안에 태워서 심문한 거죠. 그제야 잘못했습니다. 제가 했다고 시인을 (했죠.)"
검거 직후 너무나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피의자.
사실 사건 이후의 행동들도 너무 침착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살해 다음날) 오후 5시에서 9시 사이에 두 번을 운반한 거예요. 왜 두 번이냐 했더니 한 번에 양이 많아서 못 했다고 얘기하더라고요.(훼손을 한 장소는?) 집 화장실. 감식 현장에 다녀온 과학수사팀 얘기로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놨답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상한 점이) 전혀 없었고요. 어제(체포 전날) 같은 경우도 그 친구는 근무 제시간 하고 갔으니까요."
시신을 훼손하고, 몇 차례에 걸쳐 나눠 유기한 피의자.
취재팀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범행 은폐의 유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시신을 편하게 이동을 시키고 그다음에 신원 확인을 못 하게 하는 수사 방해 내지는 범행 은폐 목적이라고 보여요. 특히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는 얼굴 부위나 손가락 같은 부분을 절단하는 게 이 사람들이 보여주는 패턴이라고 보여요."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엽기적인 시신 훼손 사건.
4개월 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용인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10대 시신 훼손 사건, 그리고, 길 가던 여성을 붙잡아 잔인하게 살해한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신훼손 사건의 유형과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방어적 토막 살인이라는 것은 자기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숨기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죠. 유기해서 범죄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려는 거고 공격적 토막 살인은 상대방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을 그 분노를 삭이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고 가학적 토막 살인은 그야말로 잔인하게 하는 것을 즐기는 거예요.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는 걸 즐기는 거예요."
이번 시화호 사건과 동거녀를 살해한 다음 시신을 여러 개의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박춘풍 사건이 범행 은폐 목적의 이른바 방어적 훼손으로 분류됩니다.
<녹취> 박춘풍(피의자) : "무슨 정신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잘못했습니다."
이같은 방어적 시신훼손보다 더 참혹한 건, 사실 공격적, 가학적 시신훼손입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심각한 것은 오원춘 사건, 용인 모텔 사건의 심군 사건 이 정도가 될 수 있죠. 잔혹한 부분이 있는데 그걸 다 감수하고 극복한 거지 않습니까? 그건 보통의 심리상태를 훨씬 넘는 상태인 거죠."
지난 2013년 7월, 용인의 한 모텔에서 또래 여학생을 살해한 다음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심모 군.
실제 심 군은 범행 장면을 담은 사진을 친구하게 보내는가 하면, 범행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 OO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심적 동요가 전혀 없었나요?) 그냥 제가 살아야겠다는 생각……. (시신을 장롱에 넣은 이유가 뭐예요?) 너무 피곤해서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습니다."
2012년, 길가던 여성을 참혹하게 살해해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던 오원춘 사건 역시, 전문가들은 가학적 시신 훼손의 대표적 사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일용(경감/경찰청 과학수사센터) :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사건 발생 원인을 피해자한테 전가하는 그런 것을 통해서 자기 범죄를 합리화하는 이런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건이나 (용인) 학생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전혀 죄의식이 없고 묵비권을 행사한다거나 그럴만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거든요. 이런 내용은 사이코패스 진단에서 1순위 1번인 죄의식이 없는 요소에 맞는다고 봐야 하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이런 잔혹한 범죄들이 모방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예전에는 흔히 말하는 살인으로 끝났던 사람들이 이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시신 훼손으로 간다는 얘기죠. 왜냐하면, 전례가 생겼잖아요. 예전에는 갖다 묻었단 말 이예요. 근데 저렇게(훼손) 하는 게 학습이 되는 거죠."
이런 잔인한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역시 사회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 급선무입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공동체에 범죄에 대응하려는 공동의 노력,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적극성 이런 것들이 굉장히 필요하고요."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랑하는 사이끼리 또는 친한 사람끼리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는 게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인간 간의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교육기관이나 사회복지 기관에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고요."
늘고 있는 잔혹 범죄를 막기 위해, 지금보다 더 중한 형량을 내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시화호 훼손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하일입니다.
김하일은 20년 가까이 동거동락한 아내를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버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불과 4개월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그보다 앞서 일어난 용인 10대 모텔 살해 사건, 그리고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최근 들어 엽기적인 시신훼손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잇단 잔혹 범죄의 유형과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시화호에서 잇따라 발견된 훼손된 여성 시신.
피해자는 42살 중국 국적의 여성이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방문 비자로 정상적으로 입국했고 2013년도 8월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몇몇 주변 인물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잠복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가운데는 피해자의 남편, 김하일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남편이) 여행 가는 것처럼 큰 가방에 짐을 싸고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할 줄 알았더니 반대쪽으로 가니까 이상해서 쫓아갔잖아요. 상당히 경계하면서 한 2~30분에 걸쳐서 그걸(가방을) 어디 갖다놓고 나오더라는 거예요."
그곳은 조카가 사는 건물의 옥상이었습니다.
경찰은 김하일이 자리를 뜨자마자 곧바로 가방을 수색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수색한 끝에 감춰놓은 것을 찾았죠. 가니까 벌써 냄새가 나잖아요. 과학수사팀에서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맞다. 지휘부에 보고하고 긴급 체포하게 된 겁니다."
잠재적 용의자에서, 곧바로 시신을 유기한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하일.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무덤덤하더랍니다. 오리발 내밀고 안 했나 보다라고 착각할 정도로. 차 안에 태워서 심문한 거죠. 그제야 잘못했습니다. 제가 했다고 시인을 (했죠.)"
검거 직후 너무나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피의자.
사실 사건 이후의 행동들도 너무 침착했습니다.
<인터뷰> 정용범(형사과장/경기 시흥 경찰서) : "(살해 다음날) 오후 5시에서 9시 사이에 두 번을 운반한 거예요. 왜 두 번이냐 했더니 한 번에 양이 많아서 못 했다고 얘기하더라고요.(훼손을 한 장소는?) 집 화장실. 감식 현장에 다녀온 과학수사팀 얘기로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놨답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상한 점이) 전혀 없었고요. 어제(체포 전날) 같은 경우도 그 친구는 근무 제시간 하고 갔으니까요."
시신을 훼손하고, 몇 차례에 걸쳐 나눠 유기한 피의자.
취재팀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범행 은폐의 유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시신을 편하게 이동을 시키고 그다음에 신원 확인을 못 하게 하는 수사 방해 내지는 범행 은폐 목적이라고 보여요. 특히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는 얼굴 부위나 손가락 같은 부분을 절단하는 게 이 사람들이 보여주는 패턴이라고 보여요."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엽기적인 시신 훼손 사건.
4개월 전 수원에서 발생한 박춘풍 사건과, 용인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10대 시신 훼손 사건, 그리고, 길 가던 여성을 붙잡아 잔인하게 살해한 오원춘 사건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신훼손 사건의 유형과 이유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방어적 토막 살인이라는 것은 자기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숨기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죠. 유기해서 범죄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려는 거고 공격적 토막 살인은 상대방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을 그 분노를 삭이기 위해서 토막을 내는 거고 가학적 토막 살인은 그야말로 잔인하게 하는 것을 즐기는 거예요.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는 걸 즐기는 거예요."
이번 시화호 사건과 동거녀를 살해한 다음 시신을 여러 개의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박춘풍 사건이 범행 은폐 목적의 이른바 방어적 훼손으로 분류됩니다.
<녹취> 박춘풍(피의자) : "무슨 정신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잘못했습니다."
이같은 방어적 시신훼손보다 더 참혹한 건, 사실 공격적, 가학적 시신훼손입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심각한 것은 오원춘 사건, 용인 모텔 사건의 심군 사건 이 정도가 될 수 있죠. 잔혹한 부분이 있는데 그걸 다 감수하고 극복한 거지 않습니까? 그건 보통의 심리상태를 훨씬 넘는 상태인 거죠."
지난 2013년 7월, 용인의 한 모텔에서 또래 여학생을 살해한 다음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심모 군.
실제 심 군은 범행 장면을 담은 사진을 친구하게 보내는가 하면, 범행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 OO (피의자/음성변조) :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심적 동요가 전혀 없었나요?) 그냥 제가 살아야겠다는 생각……. (시신을 장롱에 넣은 이유가 뭐예요?) 너무 피곤해서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습니다."
2012년, 길가던 여성을 참혹하게 살해해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던 오원춘 사건 역시, 전문가들은 가학적 시신 훼손의 대표적 사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일용(경감/경찰청 과학수사센터) :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사건 발생 원인을 피해자한테 전가하는 그런 것을 통해서 자기 범죄를 합리화하는 이런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건이나 (용인) 학생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전혀 죄의식이 없고 묵비권을 행사한다거나 그럴만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거든요. 이런 내용은 사이코패스 진단에서 1순위 1번인 죄의식이 없는 요소에 맞는다고 봐야 하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이런 잔혹한 범죄들이 모방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배상훈(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 "예전에는 흔히 말하는 살인으로 끝났던 사람들이 이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시신 훼손으로 간다는 얘기죠. 왜냐하면, 전례가 생겼잖아요. 예전에는 갖다 묻었단 말 이예요. 근데 저렇게(훼손) 하는 게 학습이 되는 거죠."
이런 잔인한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역시 사회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 급선무입니다.
<인터뷰> 박정선(교수/경찰대학 범죄사회학과) : "공동체에 범죄에 대응하려는 공동의 노력,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적극성 이런 것들이 굉장히 필요하고요."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사랑하는 사이끼리 또는 친한 사람끼리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는 게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인간 간의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교육기관이나 사회복지 기관에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고요."
늘고 있는 잔혹 범죄를 막기 위해, 지금보다 더 중한 형량을 내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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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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