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숨진 사장과 사라진 직원, 알고보니…
입력 2015.06.05 (08:30)
수정 2015.06.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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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자그마한 공장입니다.
지난 4월 초 이 공장의 사장이 숨진 채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공장의 유일한 직원이었던 태국인 근로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사장의 죽음과 외국인 직원의 행방불명.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던걸까요?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었던 사건은 숨진 사장의 여동생이 자수를 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말.
한 40대 여성이 어두운 얼굴로 경찰서를 찾습니다.
어렵게 입을 열기 시작한 여성.
여성의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오빠하고 자기 차량을 이용해서 죽어있는 외국인을 김포에 있는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했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하러 왔다 그렇게 신고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두 달전, 그러니까 지난 4월 초입니다.
경찰은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신고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요.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지인이 공장에 사장이 안 보인다, 공장 문도 닫혀있고 안 보인다고 해서……"
경찰은 곧바로 공장을 방문해봤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문을 열어보니까, 사장이 나일론 끈에 목매달아서……"
굳게 문이 닫힌 공장안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사람.
사망자는 사라진 공장 사장 42살 김 모씨 였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미안합니다. 인생에 돈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메모가 가방 안에서 발견됐는데 이게 뭐 이것 때문에 유서로 써 놓은 건지 정확하게 판단이 안 되는데 가방 속에서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숨진 김 씨는 지난해 8월부터 가구를 가공하는 이 소규모 공장을 매입해 운영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작년) 8월부터 했죠. 아주 착실했었지 걔는 일요일에도 일해요. 명절 때만 하루 쉬고 계속 일해요."
성실하게 일했지만, 공장의 형편은 썩 좋지가 않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제사정 어려웠다던데?) 어렵고 ‘형님 바쁘기만 하지 돈이 안 돼’ 하고 힘들기는 힘들지."
이때까지만해도 경찰은 경영난을 겪던 중소기업의 경영자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이 공장의 유일한 직원인 외국인 근로자의 행방이 묘연한 겁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이고요. 마흔세 살, 만으로 마흔세 살 됐습니다. 다른 데서 일하다가 거기 와서 한 10일 동안 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태국인 직원 A 모 씨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건, 사장 김 씨가 숨지기 열흘여 전쯤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주말마다 와서 찾았어요. 태국 애들이 와서 찾았어요."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시간 자취를 감춘 A씨.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 지인이 태국인 종업원이 있는데 왜 안 보이느냐. 사장은 죽고 그러니까 좀 이상하다 생각하고 찾아봤는데 방에도 없고 그러니까 실종 신고로 신고한 거죠."
하지만, 사라진 태국인 근로자의 행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사장 김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경찰도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우리도 혹시 (두 사람 사이에) 연관성이 있나 그걸 초점에 두고 수사를 했는데 그 연관성은 없더라고요."
그렇게 별다른 소득 없이 한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태국인 근로자의 실종과 공장 사장의 자살 사건은 의문만 남긴 채 이대로 묻히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경찰서를 찾아온 한 여성의 고백으로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성의 말은 이랬습니다.
공장 사장인 오빠 김 씨는 숨지기 얼마 전 태국인 근로자 A씨를 고용해, 공장을 운영했습니다.
A씨는 공 장안에 있는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뜻하지 않은 변을 당하고 맙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동생 얘기가 오빠가 (태국인이 쓰는) 방에 들어갔더니 (연탄난로) 뚜껑이 조금 열려 있다……"
연탄 난로를 피운채 잠이 든 A씨는 영영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A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사장 김 씨.
시신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는 엉뚱하게도 경찰이 아닌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왜 그런걸까?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외국인이 불법체류고 그다음에 공장이 무허가기 때문에 벌금 처벌을 받을 것 같아 두려워서……."
불법체류 고용에 대한 벌금과 무허가 공장 운영이 들키는게 두려워 신고를 포기한 김 씨.
결국, 동생을 불러 시신을 몰래 유기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시신을) 가방에 넣고 동생이 차가 있으니까 동생한테 협조를 구해서 함께 차량을 이용해서 사체를 유기한 것 같습니다."
이들은 인적드믄 새벽 시간 시신을 가방에 넣고 경기도 김포의 한 농수로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수색해서 찾아봤는데 거기는 논이 주변에 있었고 주택은 별로 없어서 인적이 드문 농수로이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고) 또 이 사람이 시신을 묻었기 때문에 땅속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운반을 쉽게 하기 위해, 시신의 일부를 훼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외국인 근로자의 시신에서 혹시나 의심됐던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국과수 결과는 사망 직접 사인이 일산화탄소로 사망했고 특별히 타살 의심되는 것은 전혀 없다. 그렇게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시신을 불법으로 유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아무리 불법 공장 운영이나 이런 게 있었다 하더라도 시신 유기죄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에 대해 잘 모르셨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임기응변식으로 시신을 처리하면 되겠거니 하고 일을 벌였는데 나중에 상황을 봤더니 큰 거죠. 무지에서 나온 극단적인 비극의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돼요."
오빠가 목숨을 끊은 뒤 역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여동생.
고민 끝에 경찰에 자수를 하면서 영원히 묻힐뻔했던 사건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경찰은 여동생 김씨를 시신 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자그마한 공장입니다.
지난 4월 초 이 공장의 사장이 숨진 채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공장의 유일한 직원이었던 태국인 근로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사장의 죽음과 외국인 직원의 행방불명.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던걸까요?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었던 사건은 숨진 사장의 여동생이 자수를 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말.
한 40대 여성이 어두운 얼굴로 경찰서를 찾습니다.
어렵게 입을 열기 시작한 여성.
여성의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오빠하고 자기 차량을 이용해서 죽어있는 외국인을 김포에 있는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했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하러 왔다 그렇게 신고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두 달전, 그러니까 지난 4월 초입니다.
경찰은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신고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요.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지인이 공장에 사장이 안 보인다, 공장 문도 닫혀있고 안 보인다고 해서……"
경찰은 곧바로 공장을 방문해봤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문을 열어보니까, 사장이 나일론 끈에 목매달아서……"
굳게 문이 닫힌 공장안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사람.
사망자는 사라진 공장 사장 42살 김 모씨 였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미안합니다. 인생에 돈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메모가 가방 안에서 발견됐는데 이게 뭐 이것 때문에 유서로 써 놓은 건지 정확하게 판단이 안 되는데 가방 속에서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숨진 김 씨는 지난해 8월부터 가구를 가공하는 이 소규모 공장을 매입해 운영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작년) 8월부터 했죠. 아주 착실했었지 걔는 일요일에도 일해요. 명절 때만 하루 쉬고 계속 일해요."
성실하게 일했지만, 공장의 형편은 썩 좋지가 않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제사정 어려웠다던데?) 어렵고 ‘형님 바쁘기만 하지 돈이 안 돼’ 하고 힘들기는 힘들지."
이때까지만해도 경찰은 경영난을 겪던 중소기업의 경영자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이 공장의 유일한 직원인 외국인 근로자의 행방이 묘연한 겁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이고요. 마흔세 살, 만으로 마흔세 살 됐습니다. 다른 데서 일하다가 거기 와서 한 10일 동안 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태국인 직원 A 모 씨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건, 사장 김 씨가 숨지기 열흘여 전쯤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주말마다 와서 찾았어요. 태국 애들이 와서 찾았어요."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시간 자취를 감춘 A씨.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 지인이 태국인 종업원이 있는데 왜 안 보이느냐. 사장은 죽고 그러니까 좀 이상하다 생각하고 찾아봤는데 방에도 없고 그러니까 실종 신고로 신고한 거죠."
하지만, 사라진 태국인 근로자의 행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사장 김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경찰도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우리도 혹시 (두 사람 사이에) 연관성이 있나 그걸 초점에 두고 수사를 했는데 그 연관성은 없더라고요."
그렇게 별다른 소득 없이 한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태국인 근로자의 실종과 공장 사장의 자살 사건은 의문만 남긴 채 이대로 묻히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경찰서를 찾아온 한 여성의 고백으로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성의 말은 이랬습니다.
공장 사장인 오빠 김 씨는 숨지기 얼마 전 태국인 근로자 A씨를 고용해, 공장을 운영했습니다.
A씨는 공 장안에 있는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뜻하지 않은 변을 당하고 맙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동생 얘기가 오빠가 (태국인이 쓰는) 방에 들어갔더니 (연탄난로) 뚜껑이 조금 열려 있다……"
연탄 난로를 피운채 잠이 든 A씨는 영영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A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사장 김 씨.
시신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는 엉뚱하게도 경찰이 아닌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왜 그런걸까?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외국인이 불법체류고 그다음에 공장이 무허가기 때문에 벌금 처벌을 받을 것 같아 두려워서……."
불법체류 고용에 대한 벌금과 무허가 공장 운영이 들키는게 두려워 신고를 포기한 김 씨.
결국, 동생을 불러 시신을 몰래 유기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시신을) 가방에 넣고 동생이 차가 있으니까 동생한테 협조를 구해서 함께 차량을 이용해서 사체를 유기한 것 같습니다."
이들은 인적드믄 새벽 시간 시신을 가방에 넣고 경기도 김포의 한 농수로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수색해서 찾아봤는데 거기는 논이 주변에 있었고 주택은 별로 없어서 인적이 드문 농수로이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고) 또 이 사람이 시신을 묻었기 때문에 땅속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운반을 쉽게 하기 위해, 시신의 일부를 훼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외국인 근로자의 시신에서 혹시나 의심됐던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국과수 결과는 사망 직접 사인이 일산화탄소로 사망했고 특별히 타살 의심되는 것은 전혀 없다. 그렇게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시신을 불법으로 유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아무리 불법 공장 운영이나 이런 게 있었다 하더라도 시신 유기죄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에 대해 잘 모르셨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임기응변식으로 시신을 처리하면 되겠거니 하고 일을 벌였는데 나중에 상황을 봤더니 큰 거죠. 무지에서 나온 극단적인 비극의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돼요."
오빠가 목숨을 끊은 뒤 역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여동생.
고민 끝에 경찰에 자수를 하면서 영원히 묻힐뻔했던 사건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경찰은 여동생 김씨를 시신 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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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숨진 사장과 사라진 직원, 알고보니…
-
- 입력 2015-06-05 08:41:07
- 수정2015-06-05 09:18:56
![](/data/news/2015/06/05/3089435_150.jpg)
<기자 멘트>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자그마한 공장입니다.
지난 4월 초 이 공장의 사장이 숨진 채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공장의 유일한 직원이었던 태국인 근로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사장의 죽음과 외국인 직원의 행방불명.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던걸까요?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었던 사건은 숨진 사장의 여동생이 자수를 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말.
한 40대 여성이 어두운 얼굴로 경찰서를 찾습니다.
어렵게 입을 열기 시작한 여성.
여성의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오빠하고 자기 차량을 이용해서 죽어있는 외국인을 김포에 있는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했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하러 왔다 그렇게 신고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두 달전, 그러니까 지난 4월 초입니다.
경찰은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신고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요.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지인이 공장에 사장이 안 보인다, 공장 문도 닫혀있고 안 보인다고 해서……"
경찰은 곧바로 공장을 방문해봤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문을 열어보니까, 사장이 나일론 끈에 목매달아서……"
굳게 문이 닫힌 공장안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사람.
사망자는 사라진 공장 사장 42살 김 모씨 였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미안합니다. 인생에 돈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메모가 가방 안에서 발견됐는데 이게 뭐 이것 때문에 유서로 써 놓은 건지 정확하게 판단이 안 되는데 가방 속에서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숨진 김 씨는 지난해 8월부터 가구를 가공하는 이 소규모 공장을 매입해 운영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작년) 8월부터 했죠. 아주 착실했었지 걔는 일요일에도 일해요. 명절 때만 하루 쉬고 계속 일해요."
성실하게 일했지만, 공장의 형편은 썩 좋지가 않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제사정 어려웠다던데?) 어렵고 ‘형님 바쁘기만 하지 돈이 안 돼’ 하고 힘들기는 힘들지."
이때까지만해도 경찰은 경영난을 겪던 중소기업의 경영자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이 공장의 유일한 직원인 외국인 근로자의 행방이 묘연한 겁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이고요. 마흔세 살, 만으로 마흔세 살 됐습니다. 다른 데서 일하다가 거기 와서 한 10일 동안 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태국인 직원 A 모 씨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건, 사장 김 씨가 숨지기 열흘여 전쯤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주말마다 와서 찾았어요. 태국 애들이 와서 찾았어요."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시간 자취를 감춘 A씨.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 지인이 태국인 종업원이 있는데 왜 안 보이느냐. 사장은 죽고 그러니까 좀 이상하다 생각하고 찾아봤는데 방에도 없고 그러니까 실종 신고로 신고한 거죠."
하지만, 사라진 태국인 근로자의 행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사장 김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경찰도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우리도 혹시 (두 사람 사이에) 연관성이 있나 그걸 초점에 두고 수사를 했는데 그 연관성은 없더라고요."
그렇게 별다른 소득 없이 한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태국인 근로자의 실종과 공장 사장의 자살 사건은 의문만 남긴 채 이대로 묻히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경찰서를 찾아온 한 여성의 고백으로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성의 말은 이랬습니다.
공장 사장인 오빠 김 씨는 숨지기 얼마 전 태국인 근로자 A씨를 고용해, 공장을 운영했습니다.
A씨는 공 장안에 있는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뜻하지 않은 변을 당하고 맙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동생 얘기가 오빠가 (태국인이 쓰는) 방에 들어갔더니 (연탄난로) 뚜껑이 조금 열려 있다……"
연탄 난로를 피운채 잠이 든 A씨는 영영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A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사장 김 씨.
시신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는 엉뚱하게도 경찰이 아닌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왜 그런걸까?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외국인이 불법체류고 그다음에 공장이 무허가기 때문에 벌금 처벌을 받을 것 같아 두려워서……."
불법체류 고용에 대한 벌금과 무허가 공장 운영이 들키는게 두려워 신고를 포기한 김 씨.
결국, 동생을 불러 시신을 몰래 유기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시신을) 가방에 넣고 동생이 차가 있으니까 동생한테 협조를 구해서 함께 차량을 이용해서 사체를 유기한 것 같습니다."
이들은 인적드믄 새벽 시간 시신을 가방에 넣고 경기도 김포의 한 농수로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수색해서 찾아봤는데 거기는 논이 주변에 있었고 주택은 별로 없어서 인적이 드문 농수로이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고) 또 이 사람이 시신을 묻었기 때문에 땅속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운반을 쉽게 하기 위해, 시신의 일부를 훼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외국인 근로자의 시신에서 혹시나 의심됐던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국과수 결과는 사망 직접 사인이 일산화탄소로 사망했고 특별히 타살 의심되는 것은 전혀 없다. 그렇게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시신을 불법으로 유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아무리 불법 공장 운영이나 이런 게 있었다 하더라도 시신 유기죄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에 대해 잘 모르셨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임기응변식으로 시신을 처리하면 되겠거니 하고 일을 벌였는데 나중에 상황을 봤더니 큰 거죠. 무지에서 나온 극단적인 비극의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돼요."
오빠가 목숨을 끊은 뒤 역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여동생.
고민 끝에 경찰에 자수를 하면서 영원히 묻힐뻔했던 사건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경찰은 여동생 김씨를 시신 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자그마한 공장입니다.
지난 4월 초 이 공장의 사장이 숨진 채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공장의 유일한 직원이었던 태국인 근로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사장의 죽음과 외국인 직원의 행방불명.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던걸까요?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었던 사건은 숨진 사장의 여동생이 자수를 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말.
한 40대 여성이 어두운 얼굴로 경찰서를 찾습니다.
어렵게 입을 열기 시작한 여성.
여성의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오빠하고 자기 차량을 이용해서 죽어있는 외국인을 김포에 있는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했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하러 왔다 그렇게 신고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두 달전, 그러니까 지난 4월 초입니다.
경찰은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신고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요.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지인이 공장에 사장이 안 보인다, 공장 문도 닫혀있고 안 보인다고 해서……"
경찰은 곧바로 공장을 방문해봤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공장 문을 열어보니까, 사장이 나일론 끈에 목매달아서……"
굳게 문이 닫힌 공장안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사람.
사망자는 사라진 공장 사장 42살 김 모씨 였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미안합니다. 인생에 돈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메모가 가방 안에서 발견됐는데 이게 뭐 이것 때문에 유서로 써 놓은 건지 정확하게 판단이 안 되는데 가방 속에서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숨진 김 씨는 지난해 8월부터 가구를 가공하는 이 소규모 공장을 매입해 운영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작년) 8월부터 했죠. 아주 착실했었지 걔는 일요일에도 일해요. 명절 때만 하루 쉬고 계속 일해요."
성실하게 일했지만, 공장의 형편은 썩 좋지가 않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제사정 어려웠다던데?) 어렵고 ‘형님 바쁘기만 하지 돈이 안 돼’ 하고 힘들기는 힘들지."
이때까지만해도 경찰은 경영난을 겪던 중소기업의 경영자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이 공장의 유일한 직원인 외국인 근로자의 행방이 묘연한 겁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이고요. 마흔세 살, 만으로 마흔세 살 됐습니다. 다른 데서 일하다가 거기 와서 한 10일 동안 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태국인 직원 A 모 씨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건, 사장 김 씨가 숨지기 열흘여 전쯤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주말마다 와서 찾았어요. 태국 애들이 와서 찾았어요."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시간 자취를 감춘 A씨.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태국인 지인이 태국인 종업원이 있는데 왜 안 보이느냐. 사장은 죽고 그러니까 좀 이상하다 생각하고 찾아봤는데 방에도 없고 그러니까 실종 신고로 신고한 거죠."
하지만, 사라진 태국인 근로자의 행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사장 김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경찰도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우리도 혹시 (두 사람 사이에) 연관성이 있나 그걸 초점에 두고 수사를 했는데 그 연관성은 없더라고요."
그렇게 별다른 소득 없이 한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태국인 근로자의 실종과 공장 사장의 자살 사건은 의문만 남긴 채 이대로 묻히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경찰서를 찾아온 한 여성의 고백으로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성의 말은 이랬습니다.
공장 사장인 오빠 김 씨는 숨지기 얼마 전 태국인 근로자 A씨를 고용해, 공장을 운영했습니다.
A씨는 공 장안에 있는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뜻하지 않은 변을 당하고 맙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동생 얘기가 오빠가 (태국인이 쓰는) 방에 들어갔더니 (연탄난로) 뚜껑이 조금 열려 있다……"
연탄 난로를 피운채 잠이 든 A씨는 영영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A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사장 김 씨.
시신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는 엉뚱하게도 경찰이 아닌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왜 그런걸까?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외국인이 불법체류고 그다음에 공장이 무허가기 때문에 벌금 처벌을 받을 것 같아 두려워서……."
불법체류 고용에 대한 벌금과 무허가 공장 운영이 들키는게 두려워 신고를 포기한 김 씨.
결국, 동생을 불러 시신을 몰래 유기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시신을) 가방에 넣고 동생이 차가 있으니까 동생한테 협조를 구해서 함께 차량을 이용해서 사체를 유기한 것 같습니다."
이들은 인적드믄 새벽 시간 시신을 가방에 넣고 경기도 김포의 한 농수로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수색해서 찾아봤는데 거기는 논이 주변에 있었고 주택은 별로 없어서 인적이 드문 농수로이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고) 또 이 사람이 시신을 묻었기 때문에 땅속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운반을 쉽게 하기 위해, 시신의 일부를 훼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외국인 근로자의 시신에서 혹시나 의심됐던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찬모(수사과장/경기 포천경찰서) : "국과수 결과는 사망 직접 사인이 일산화탄소로 사망했고 특별히 타살 의심되는 것은 전혀 없다. 그렇게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시신을 불법으로 유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 연구소) : "아무리 불법 공장 운영이나 이런 게 있었다 하더라도 시신 유기죄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에 대해 잘 모르셨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임기응변식으로 시신을 처리하면 되겠거니 하고 일을 벌였는데 나중에 상황을 봤더니 큰 거죠. 무지에서 나온 극단적인 비극의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돼요."
오빠가 목숨을 끊은 뒤 역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여동생.
고민 끝에 경찰에 자수를 하면서 영원히 묻힐뻔했던 사건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경찰은 여동생 김씨를 시신 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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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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