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규제 사각지대 ‘새총’…사람 위협
입력 2015.07.01 (08:31)
수정 2015.07.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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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건 ‘새총’입니다.
말 그대로 새를 잡을 때 쓰는 도구인데요.
그런데 이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분풀이로 때로는 재미삼아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새총을 쏘는 사람들.
문제가 심각한 건,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위험천만한 이 새총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 오 모 씨 오 씨는 지난달 1일, 퇴근길에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퇴근길이었어요. 영동고속도로 항상 이용하거든요. 1차로로 가고 있다가 2차로로 차선 변경했는데 ‘퍽’ 소리 나면서…….”
여느 때와 다름없던 퇴근길.
고속도로 분기점에 이르러, 속도를 줄이려는 찰나, 갑작스런 굉음이 귓가에 울렸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뭐야…….”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처음에는 제 바퀴가 터진 줄 알았다니까요. 뒷바퀴가 펑크 난 줄 알았는데 룸미러로 봤더니 뒤에 유리가 깨지면서…….”
가까스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차량의 상태를 확인한 오 씨.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동수원 빠지자마자 제가 내려서 확인을 했어요. 그런데 구멍이 나 있더라고요.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 있고 그래서 이거는 처음에 총 맞은 줄 알았어요.”
차량 뒷유리에는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오 씨는 곧장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순간적인 속도에 의해서 깨진 그런 형태의 파편이 형성돼 있었습니다. 국과수 감정을 의뢰해 보니까 쇠구슬 같다는 판단으로 쇠구슬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대체 누가 주행중인 오 씨의 차량에 쇠구슬을 쏜걸까?
경찰은 곧바로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했습니다.
바로 이 장면이 사건 직전의 영상입니다.
주행중인 오 씨 차량의 옆 차로를 달리는 흰색 차량.
그런데 갑자기 속도를 줄이더니 뒤쪽으로 사라집니다.
이 차가 뒤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잠시 뒤, 무언가 딱딱한 물체가 날아와 오 씨 차량의 뒷유리를 깨버립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이 차량(피의 차량)이 속도가 줄어들죠, 갑자기. 차 빠지면서 빵 그러잖아요. 소리가 나잖아요, 이제.”
경찰은 화면 속 흰색 차량을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20여일 만에 이 차의 주인인 40대 남성 조모 씨를 검거합니다.
경찰조사 결과 조 씨는 직접 만든 새총에 지름 8mm 짜리 쇠구슬을 넣어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씨는 대체 왜 달리는 앞차에게 새총을 쏜 걸까?
그 이유가 이렇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뒤따라오던 차량의 전조등이 자기 차량 룸미러에 (비치면서) 순간적으로 눈이 부셔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맞고 나서 운전대만 잘못 틀었으면 차도 많은데 정말 대형사고가 나는 거잖아요. 정말 무서워요. 생각만 해도.”
조 씨가 검거된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에서도 쇠구슬 공격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15층 아파트에 난데없이 날아든 지름 5mm 짜리 쇠구슬 두 발.
새총을 쏜 사람은 인근 주택가에 사는 40대 남성 장 모 씨였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새총이 한 180m까지 나간대요. 실질적으로 아파트까지 거리는 주택가에서 50~60m밖에 안 되거든요.”
자칫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던 상황.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낮잠을 방해하는 새를 쫓기 위해 새총을 쐈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피의자가) 그동안 쇠구슬 500개를 구매했는데 지금 남아있는 게 240개 정도 남아있거든요. 혹시 다른 집에 (피해가 없는지) 부근을 수사하는 중입니다. ”
경남 거제에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CCTV를 자세히 보면, 주차된 차량의 유리창 우측으로, 금속성 물체가 날아와 맞는 장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 뒤 차량 한 대가 잽싸게 달아나는데요,
경찰에 붙잡힌 이 피의자는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이 다른 남성과 가까워진데 대해 앙심을 품고, 1년여 동안 무려 8차례나 피해자의 차량과 집을 향해 새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양주에서는 50여 개의 버스정류장 유리를 쇠구슬로 깬 택시기사가 검거됐고, 서울 용산구에서는 8가구의 아파트가 대낮에 쇠구슬 테러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삼덕(피해 주민) : “유리창이 저렇게 뚫어질 정도면 보통이 아니잖아. 사람 살에 맞아도 뚫고 들어가지.”
그렇다면, 실제 쇠구슬 새총의 위력은 어떨까?
취재팀이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지름 8mm의 쇠구슬을 새총에 장전해 발사했더니,
맥주 캔은 순식간에 거품을 내며 터졌고,
두 겹으로 이어붙인 10밀리미터 두께의 강화 유리도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인터뷰> 최종민(서울 용산경찰서 강력4팀) :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가 나오고, 사람 몸에 맞았을 때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서 흉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환(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 : “전혀 방비가 안 되는 신체 부위, 예를 들어 눈을 맞는다든지 얼굴이나 머리를 맞을 경우에는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죠.”
문제는 새총의 위력이 이렇게 위협적이지만, 규제는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웅혁(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새총 같은 경우는 언제든지 만들 수가 있어서 이것까지도 제도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겠죠. 다만 새총이 살상무기로 되는 것을 구체적인 법률로 만들어서 이것을 분명히 아주 심각한 범죄 행위다 라고 하는 것을 일깨우는 것도 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국과수에 접수되는 쇠구슬 테러에 대한 정밀 분석 의뢰만 1년에 30건이 넘습니다.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총 테러를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건 ‘새총’입니다.
말 그대로 새를 잡을 때 쓰는 도구인데요.
그런데 이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분풀이로 때로는 재미삼아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새총을 쏘는 사람들.
문제가 심각한 건,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위험천만한 이 새총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 오 모 씨 오 씨는 지난달 1일, 퇴근길에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퇴근길이었어요. 영동고속도로 항상 이용하거든요. 1차로로 가고 있다가 2차로로 차선 변경했는데 ‘퍽’ 소리 나면서…….”
여느 때와 다름없던 퇴근길.
고속도로 분기점에 이르러, 속도를 줄이려는 찰나, 갑작스런 굉음이 귓가에 울렸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뭐야…….”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처음에는 제 바퀴가 터진 줄 알았다니까요. 뒷바퀴가 펑크 난 줄 알았는데 룸미러로 봤더니 뒤에 유리가 깨지면서…….”
가까스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차량의 상태를 확인한 오 씨.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동수원 빠지자마자 제가 내려서 확인을 했어요. 그런데 구멍이 나 있더라고요.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 있고 그래서 이거는 처음에 총 맞은 줄 알았어요.”
차량 뒷유리에는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오 씨는 곧장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순간적인 속도에 의해서 깨진 그런 형태의 파편이 형성돼 있었습니다. 국과수 감정을 의뢰해 보니까 쇠구슬 같다는 판단으로 쇠구슬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대체 누가 주행중인 오 씨의 차량에 쇠구슬을 쏜걸까?
경찰은 곧바로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했습니다.
바로 이 장면이 사건 직전의 영상입니다.
주행중인 오 씨 차량의 옆 차로를 달리는 흰색 차량.
그런데 갑자기 속도를 줄이더니 뒤쪽으로 사라집니다.
이 차가 뒤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잠시 뒤, 무언가 딱딱한 물체가 날아와 오 씨 차량의 뒷유리를 깨버립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이 차량(피의 차량)이 속도가 줄어들죠, 갑자기. 차 빠지면서 빵 그러잖아요. 소리가 나잖아요, 이제.”
경찰은 화면 속 흰색 차량을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20여일 만에 이 차의 주인인 40대 남성 조모 씨를 검거합니다.
경찰조사 결과 조 씨는 직접 만든 새총에 지름 8mm 짜리 쇠구슬을 넣어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씨는 대체 왜 달리는 앞차에게 새총을 쏜 걸까?
그 이유가 이렇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뒤따라오던 차량의 전조등이 자기 차량 룸미러에 (비치면서) 순간적으로 눈이 부셔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맞고 나서 운전대만 잘못 틀었으면 차도 많은데 정말 대형사고가 나는 거잖아요. 정말 무서워요. 생각만 해도.”
조 씨가 검거된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에서도 쇠구슬 공격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15층 아파트에 난데없이 날아든 지름 5mm 짜리 쇠구슬 두 발.
새총을 쏜 사람은 인근 주택가에 사는 40대 남성 장 모 씨였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새총이 한 180m까지 나간대요. 실질적으로 아파트까지 거리는 주택가에서 50~60m밖에 안 되거든요.”
자칫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던 상황.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낮잠을 방해하는 새를 쫓기 위해 새총을 쐈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피의자가) 그동안 쇠구슬 500개를 구매했는데 지금 남아있는 게 240개 정도 남아있거든요. 혹시 다른 집에 (피해가 없는지) 부근을 수사하는 중입니다. ”
경남 거제에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CCTV를 자세히 보면, 주차된 차량의 유리창 우측으로, 금속성 물체가 날아와 맞는 장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 뒤 차량 한 대가 잽싸게 달아나는데요,
경찰에 붙잡힌 이 피의자는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이 다른 남성과 가까워진데 대해 앙심을 품고, 1년여 동안 무려 8차례나 피해자의 차량과 집을 향해 새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양주에서는 50여 개의 버스정류장 유리를 쇠구슬로 깬 택시기사가 검거됐고, 서울 용산구에서는 8가구의 아파트가 대낮에 쇠구슬 테러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삼덕(피해 주민) : “유리창이 저렇게 뚫어질 정도면 보통이 아니잖아. 사람 살에 맞아도 뚫고 들어가지.”
그렇다면, 실제 쇠구슬 새총의 위력은 어떨까?
취재팀이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지름 8mm의 쇠구슬을 새총에 장전해 발사했더니,
맥주 캔은 순식간에 거품을 내며 터졌고,
두 겹으로 이어붙인 10밀리미터 두께의 강화 유리도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인터뷰> 최종민(서울 용산경찰서 강력4팀) :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가 나오고, 사람 몸에 맞았을 때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서 흉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환(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 : “전혀 방비가 안 되는 신체 부위, 예를 들어 눈을 맞는다든지 얼굴이나 머리를 맞을 경우에는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죠.”
문제는 새총의 위력이 이렇게 위협적이지만, 규제는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웅혁(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새총 같은 경우는 언제든지 만들 수가 있어서 이것까지도 제도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겠죠. 다만 새총이 살상무기로 되는 것을 구체적인 법률로 만들어서 이것을 분명히 아주 심각한 범죄 행위다 라고 하는 것을 일깨우는 것도 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국과수에 접수되는 쇠구슬 테러에 대한 정밀 분석 의뢰만 1년에 30건이 넘습니다.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총 테러를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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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규제 사각지대 ‘새총’…사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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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7-01 08:33:30
- 수정2015-07-01 15: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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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들고 있는 건 ‘새총’입니다.
말 그대로 새를 잡을 때 쓰는 도구인데요.
그런데 이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분풀이로 때로는 재미삼아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새총을 쏘는 사람들.
문제가 심각한 건,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위험천만한 이 새총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 오 모 씨 오 씨는 지난달 1일, 퇴근길에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퇴근길이었어요. 영동고속도로 항상 이용하거든요. 1차로로 가고 있다가 2차로로 차선 변경했는데 ‘퍽’ 소리 나면서…….”
여느 때와 다름없던 퇴근길.
고속도로 분기점에 이르러, 속도를 줄이려는 찰나, 갑작스런 굉음이 귓가에 울렸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뭐야…….”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처음에는 제 바퀴가 터진 줄 알았다니까요. 뒷바퀴가 펑크 난 줄 알았는데 룸미러로 봤더니 뒤에 유리가 깨지면서…….”
가까스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차량의 상태를 확인한 오 씨.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동수원 빠지자마자 제가 내려서 확인을 했어요. 그런데 구멍이 나 있더라고요.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 있고 그래서 이거는 처음에 총 맞은 줄 알았어요.”
차량 뒷유리에는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오 씨는 곧장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순간적인 속도에 의해서 깨진 그런 형태의 파편이 형성돼 있었습니다. 국과수 감정을 의뢰해 보니까 쇠구슬 같다는 판단으로 쇠구슬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대체 누가 주행중인 오 씨의 차량에 쇠구슬을 쏜걸까?
경찰은 곧바로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했습니다.
바로 이 장면이 사건 직전의 영상입니다.
주행중인 오 씨 차량의 옆 차로를 달리는 흰색 차량.
그런데 갑자기 속도를 줄이더니 뒤쪽으로 사라집니다.
이 차가 뒤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잠시 뒤, 무언가 딱딱한 물체가 날아와 오 씨 차량의 뒷유리를 깨버립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이 차량(피의 차량)이 속도가 줄어들죠, 갑자기. 차 빠지면서 빵 그러잖아요. 소리가 나잖아요, 이제.”
경찰은 화면 속 흰색 차량을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20여일 만에 이 차의 주인인 40대 남성 조모 씨를 검거합니다.
경찰조사 결과 조 씨는 직접 만든 새총에 지름 8mm 짜리 쇠구슬을 넣어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씨는 대체 왜 달리는 앞차에게 새총을 쏜 걸까?
그 이유가 이렇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뒤따라오던 차량의 전조등이 자기 차량 룸미러에 (비치면서) 순간적으로 눈이 부셔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맞고 나서 운전대만 잘못 틀었으면 차도 많은데 정말 대형사고가 나는 거잖아요. 정말 무서워요. 생각만 해도.”
조 씨가 검거된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에서도 쇠구슬 공격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15층 아파트에 난데없이 날아든 지름 5mm 짜리 쇠구슬 두 발.
새총을 쏜 사람은 인근 주택가에 사는 40대 남성 장 모 씨였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새총이 한 180m까지 나간대요. 실질적으로 아파트까지 거리는 주택가에서 50~60m밖에 안 되거든요.”
자칫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던 상황.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낮잠을 방해하는 새를 쫓기 위해 새총을 쐈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피의자가) 그동안 쇠구슬 500개를 구매했는데 지금 남아있는 게 240개 정도 남아있거든요. 혹시 다른 집에 (피해가 없는지) 부근을 수사하는 중입니다. ”
경남 거제에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CCTV를 자세히 보면, 주차된 차량의 유리창 우측으로, 금속성 물체가 날아와 맞는 장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 뒤 차량 한 대가 잽싸게 달아나는데요,
경찰에 붙잡힌 이 피의자는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이 다른 남성과 가까워진데 대해 앙심을 품고, 1년여 동안 무려 8차례나 피해자의 차량과 집을 향해 새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양주에서는 50여 개의 버스정류장 유리를 쇠구슬로 깬 택시기사가 검거됐고, 서울 용산구에서는 8가구의 아파트가 대낮에 쇠구슬 테러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삼덕(피해 주민) : “유리창이 저렇게 뚫어질 정도면 보통이 아니잖아. 사람 살에 맞아도 뚫고 들어가지.”
그렇다면, 실제 쇠구슬 새총의 위력은 어떨까?
취재팀이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지름 8mm의 쇠구슬을 새총에 장전해 발사했더니,
맥주 캔은 순식간에 거품을 내며 터졌고,
두 겹으로 이어붙인 10밀리미터 두께의 강화 유리도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인터뷰> 최종민(서울 용산경찰서 강력4팀) :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가 나오고, 사람 몸에 맞았을 때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서 흉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환(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 : “전혀 방비가 안 되는 신체 부위, 예를 들어 눈을 맞는다든지 얼굴이나 머리를 맞을 경우에는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죠.”
문제는 새총의 위력이 이렇게 위협적이지만, 규제는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웅혁(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새총 같은 경우는 언제든지 만들 수가 있어서 이것까지도 제도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겠죠. 다만 새총이 살상무기로 되는 것을 구체적인 법률로 만들어서 이것을 분명히 아주 심각한 범죄 행위다 라고 하는 것을 일깨우는 것도 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국과수에 접수되는 쇠구슬 테러에 대한 정밀 분석 의뢰만 1년에 30건이 넘습니다.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총 테러를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건 ‘새총’입니다.
말 그대로 새를 잡을 때 쓰는 도구인데요.
그런데 이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분풀이로 때로는 재미삼아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새총을 쏘는 사람들.
문제가 심각한 건,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위험천만한 이 새총에 대해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 오 모 씨 오 씨는 지난달 1일, 퇴근길에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퇴근길이었어요. 영동고속도로 항상 이용하거든요. 1차로로 가고 있다가 2차로로 차선 변경했는데 ‘퍽’ 소리 나면서…….”
여느 때와 다름없던 퇴근길.
고속도로 분기점에 이르러, 속도를 줄이려는 찰나, 갑작스런 굉음이 귓가에 울렸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뭐야…….”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처음에는 제 바퀴가 터진 줄 알았다니까요. 뒷바퀴가 펑크 난 줄 알았는데 룸미러로 봤더니 뒤에 유리가 깨지면서…….”
가까스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차량의 상태를 확인한 오 씨.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동수원 빠지자마자 제가 내려서 확인을 했어요. 그런데 구멍이 나 있더라고요.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 있고 그래서 이거는 처음에 총 맞은 줄 알았어요.”
차량 뒷유리에는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오 씨는 곧장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순간적인 속도에 의해서 깨진 그런 형태의 파편이 형성돼 있었습니다. 국과수 감정을 의뢰해 보니까 쇠구슬 같다는 판단으로 쇠구슬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대체 누가 주행중인 오 씨의 차량에 쇠구슬을 쏜걸까?
경찰은 곧바로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했습니다.
바로 이 장면이 사건 직전의 영상입니다.
주행중인 오 씨 차량의 옆 차로를 달리는 흰색 차량.
그런데 갑자기 속도를 줄이더니 뒤쪽으로 사라집니다.
이 차가 뒤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잠시 뒤, 무언가 딱딱한 물체가 날아와 오 씨 차량의 뒷유리를 깨버립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이 차량(피의 차량)이 속도가 줄어들죠, 갑자기. 차 빠지면서 빵 그러잖아요. 소리가 나잖아요, 이제.”
경찰은 화면 속 흰색 차량을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20여일 만에 이 차의 주인인 40대 남성 조모 씨를 검거합니다.
경찰조사 결과 조 씨는 직접 만든 새총에 지름 8mm 짜리 쇠구슬을 넣어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씨는 대체 왜 달리는 앞차에게 새총을 쏜 걸까?
그 이유가 이렇습니다.
<인터뷰> 장균환(팀장/용인서부경찰서 강력2팀) : “뒤따라오던 차량의 전조등이 자기 차량 룸미러에 (비치면서) 순간적으로 눈이 부셔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
<녹취> 피해자 (음성변조) :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맞고 나서 운전대만 잘못 틀었으면 차도 많은데 정말 대형사고가 나는 거잖아요. 정말 무서워요. 생각만 해도.”
조 씨가 검거된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에서도 쇠구슬 공격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15층 아파트에 난데없이 날아든 지름 5mm 짜리 쇠구슬 두 발.
새총을 쏜 사람은 인근 주택가에 사는 40대 남성 장 모 씨였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새총이 한 180m까지 나간대요. 실질적으로 아파트까지 거리는 주택가에서 50~60m밖에 안 되거든요.”
자칫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던 상황.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낮잠을 방해하는 새를 쫓기 위해 새총을 쐈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양천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 “(피의자가) 그동안 쇠구슬 500개를 구매했는데 지금 남아있는 게 240개 정도 남아있거든요. 혹시 다른 집에 (피해가 없는지) 부근을 수사하는 중입니다. ”
경남 거제에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CCTV를 자세히 보면, 주차된 차량의 유리창 우측으로, 금속성 물체가 날아와 맞는 장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 뒤 차량 한 대가 잽싸게 달아나는데요,
경찰에 붙잡힌 이 피의자는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이 다른 남성과 가까워진데 대해 앙심을 품고, 1년여 동안 무려 8차례나 피해자의 차량과 집을 향해 새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양주에서는 50여 개의 버스정류장 유리를 쇠구슬로 깬 택시기사가 검거됐고, 서울 용산구에서는 8가구의 아파트가 대낮에 쇠구슬 테러를 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삼덕(피해 주민) : “유리창이 저렇게 뚫어질 정도면 보통이 아니잖아. 사람 살에 맞아도 뚫고 들어가지.”
그렇다면, 실제 쇠구슬 새총의 위력은 어떨까?
취재팀이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지름 8mm의 쇠구슬을 새총에 장전해 발사했더니,
맥주 캔은 순식간에 거품을 내며 터졌고,
두 겹으로 이어붙인 10밀리미터 두께의 강화 유리도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인터뷰> 최종민(서울 용산경찰서 강력4팀) :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가 나오고, 사람 몸에 맞았을 때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서 흉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환(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 : “전혀 방비가 안 되는 신체 부위, 예를 들어 눈을 맞는다든지 얼굴이나 머리를 맞을 경우에는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죠.”
문제는 새총의 위력이 이렇게 위협적이지만, 규제는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웅혁(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새총 같은 경우는 언제든지 만들 수가 있어서 이것까지도 제도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겠죠. 다만 새총이 살상무기로 되는 것을 구체적인 법률로 만들어서 이것을 분명히 아주 심각한 범죄 행위다 라고 하는 것을 일깨우는 것도 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국과수에 접수되는 쇠구슬 테러에 대한 정밀 분석 의뢰만 1년에 30건이 넘습니다.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총 테러를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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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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