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항 폭발사고 영향은?…시안화나트륨 처리 시작

입력 2015.08.18 (12:20) 수정 2015.08.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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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 며칠 이런 문자 받으신 분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중국의 미 대사관에서 공지한 내용입니다. 피부에 빗물이 묻지 않게 조심하세요. 옷이 비에 젖으면 즉시 세탁하고 외출 후 우산은 철저히 닦으세요."

중국의 톈진 폭발 사고 이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SNS에 퍼진 내용을 그대로 우리 말로 옮긴 겁니다.

이번 톈진 사고로 대량 유출된 게 시안화나트륨이죠.

흔히 '청산 가리'로 알려져 있는 맹독성 물질로 살충제, 농약 성분이기도 하구요, 금이나 은을 녹일 수 있어 도금할 때 많이 쓰입니다.

주로 물과 쉽게 반응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시안화수소(HCN)는 독일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할 때 사용한 독가스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연휴 마지막날인 그제, 수도권에 초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소나기가 내리면서 이게 마치 중국발 황사처럼 비나 바람에 섞여 우리나라로 넘어 오는 건 아닌지 우려가 확산됐는데요, 일단 정부가 내린 결론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톈진항은 직선 거리로 약 80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시안화나트륨은 고체 상태라 외부로 유출됐다고 해서 이렇게 멀리까지 날아올 수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만약 폭발 때문에 가루가 돼서 날아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문제는 바람의 방향이겠죠.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해보니 폭발이 일어난 12일부터 어제까지 톈진의 바람은 우리나라가 아닌 북동쪽인 만주 방향으로 불어서 이 맹독성 물질이 포함됐더라도 우리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하나, 시안화나트륨은 소금기인 나트륨과 맹독성 시안 성분으로 구성되는데 백령도와 수도권에서 나트륨 농도를 측정한 결과 톈질 폭발 전후로 농도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폭발 참사가 발생한 중국 톈진항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요?

사고 현장에서 김명주 특파원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폭발 현장 한 가운데 유독 물질로 가득 찬 웅덩이가 보입니다.

뒤죽박죽된 컨테이너 더미에선 짙뿌연 연기가 연신 뿜어져 나옵니다.

차량 수천 대가 전소된 야적장..

폭발로 발생한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창고에는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수백 톤이 보관돼 있었습니다.

아직도 현장에는 코를 찌를 듯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점에선 기준치의 최대 27배에 달하는 시안화나트륨이 검출됐습니다.

톈진 시 당국은 폭발 현장 주변을 토사로 겹겹이 둘러싼 채 시안화나트륨 처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허슈산(톈진시 부시장) : "폭발 충격으로 컨테이너들이 깨지고 부서지면서 맹독성 물질이 컨테이너 주변이랑 안쪽에도 퍼졌습니다."

폭발 현장 주변 아파트는 주민 출입이 통제된 상황..

비 예보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톈진 시민 : "신분증이랑 카드랑 다 집에 있는데 사고 발생 며칠이 지나도 가지고 나올 수 없어요."

지금까지 사망 114명에 실종 70명..

톈진 시민들은 후진국형 대형 참사를 잊지 말자는 뜻으로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었습니다.

<녹취> 톈진 시민 : "정말 실망했어요. 우리 공장에서 2㎞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런 폭발 사고가 발생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톈진 시내 곳곳에 마련된 주민 대피소에선, 무장경찰들이 외신 취재를 막는 등 여전히 정보를 통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톈진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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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톈진항 폭발사고 영향은?…시안화나트륨 처리 시작
    • 입력 2015-08-18 12:25:10
    • 수정2015-08-18 13: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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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 며칠 이런 문자 받으신 분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중국의 미 대사관에서 공지한 내용입니다. 피부에 빗물이 묻지 않게 조심하세요. 옷이 비에 젖으면 즉시 세탁하고 외출 후 우산은 철저히 닦으세요."

중국의 톈진 폭발 사고 이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SNS에 퍼진 내용을 그대로 우리 말로 옮긴 겁니다.

이번 톈진 사고로 대량 유출된 게 시안화나트륨이죠.

흔히 '청산 가리'로 알려져 있는 맹독성 물질로 살충제, 농약 성분이기도 하구요, 금이나 은을 녹일 수 있어 도금할 때 많이 쓰입니다.

주로 물과 쉽게 반응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시안화수소(HCN)는 독일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할 때 사용한 독가스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연휴 마지막날인 그제, 수도권에 초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소나기가 내리면서 이게 마치 중국발 황사처럼 비나 바람에 섞여 우리나라로 넘어 오는 건 아닌지 우려가 확산됐는데요, 일단 정부가 내린 결론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톈진항은 직선 거리로 약 80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시안화나트륨은 고체 상태라 외부로 유출됐다고 해서 이렇게 멀리까지 날아올 수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만약 폭발 때문에 가루가 돼서 날아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문제는 바람의 방향이겠죠.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해보니 폭발이 일어난 12일부터 어제까지 톈진의 바람은 우리나라가 아닌 북동쪽인 만주 방향으로 불어서 이 맹독성 물질이 포함됐더라도 우리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하나, 시안화나트륨은 소금기인 나트륨과 맹독성 시안 성분으로 구성되는데 백령도와 수도권에서 나트륨 농도를 측정한 결과 톈질 폭발 전후로 농도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폭발 참사가 발생한 중국 톈진항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요?

사고 현장에서 김명주 특파원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폭발 현장 한 가운데 유독 물질로 가득 찬 웅덩이가 보입니다.

뒤죽박죽된 컨테이너 더미에선 짙뿌연 연기가 연신 뿜어져 나옵니다.

차량 수천 대가 전소된 야적장..

폭발로 발생한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창고에는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수백 톤이 보관돼 있었습니다.

아직도 현장에는 코를 찌를 듯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점에선 기준치의 최대 27배에 달하는 시안화나트륨이 검출됐습니다.

톈진 시 당국은 폭발 현장 주변을 토사로 겹겹이 둘러싼 채 시안화나트륨 처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녹취> 허슈산(톈진시 부시장) : "폭발 충격으로 컨테이너들이 깨지고 부서지면서 맹독성 물질이 컨테이너 주변이랑 안쪽에도 퍼졌습니다."

폭발 현장 주변 아파트는 주민 출입이 통제된 상황..

비 예보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톈진 시민 : "신분증이랑 카드랑 다 집에 있는데 사고 발생 며칠이 지나도 가지고 나올 수 없어요."

지금까지 사망 114명에 실종 70명..

톈진 시민들은 후진국형 대형 참사를 잊지 말자는 뜻으로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었습니다.

<녹취> 톈진 시민 : "정말 실망했어요. 우리 공장에서 2㎞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런 폭발 사고가 발생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톈진 시내 곳곳에 마련된 주민 대피소에선, 무장경찰들이 외신 취재를 막는 등 여전히 정보를 통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톈진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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