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크레인 작업 중 휘어져…인부 부상

입력 2015.10.08 (06:33) 수정 2015.10.08 (07: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달, 대형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전철 선로를 덮은 사고,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어제 서울의 한 공사장에서 또다시 크레인이 휘어지는 사고가 나 인부 1명이 다쳤습니다.

크레인 사고, 대체 왜 이렇게 끊이지 않는지, 정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하철 공사 현장에, 크레인이 심하게 휘어져 있습니다.

철근과 흙더미 위로는 신발과 헬멧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어제 오전, 지반의 기둥을 뽑는 작업을 하던 크레인이 힘이 부친 듯 갑자기 꺾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54살 이 모 씨가 크레인에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녹취> 사고 현장 목격자(음성변조) : "저걸 뺄 때 흙을 밑으로 땅으로 다시 내리려고 삽을 대고 있거든요. 그 분이 그러고 있다가 안 빠지니까 (크레인에) 힘을 좀 더 가했는데 그 순간 이게 (꺾였습니다.)"

이 크레인은 20년 전에 제작된 노후 기종이지만, 지난 8월 안전 검사를 문제 없이 통과했습니다.

실제 작업할 때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인 검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녹취> 크레인 점검 관계자(음성변조) : "현장에서 (크레인을) 연장해서 쓸 때 그걸(철제 프레임을) 붙이거든요. 근데 점검을 할 때는 그게 안 붙어있는 상태에서 점검을 하거든요."

지난달, 공사 현장에서 넘어져 지하철 선로를 덮친 크레인도 허술한 감독이 원인이었습니다.

크레인을 고정하는 구조물을 설계 도면과 달리 부실하게 만들었는데도, 심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공사장 관계자(음성변조) : "층층마다 원래 (크레인을) 잡아줘야 하는데 그냥 저 상태에서 하면 그냥 넘어가지."

한글로 된 크레인 조종과 관련한 안전 수칙이나 교본조차 없는 것도 문젭니다.

크레인 기사들이 영어로 된 사용 설명서를 조금씩 번역해 참조하거나 수입업체에서 번역한 비공식 설명서에 의존해 조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크레인 사고,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20년 된 크레인 작업 중 휘어져…인부 부상
    • 입력 2015-10-08 06:39:01
    • 수정2015-10-08 07:41:40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지난달, 대형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전철 선로를 덮은 사고,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어제 서울의 한 공사장에서 또다시 크레인이 휘어지는 사고가 나 인부 1명이 다쳤습니다.

크레인 사고, 대체 왜 이렇게 끊이지 않는지, 정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하철 공사 현장에, 크레인이 심하게 휘어져 있습니다.

철근과 흙더미 위로는 신발과 헬멧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어제 오전, 지반의 기둥을 뽑는 작업을 하던 크레인이 힘이 부친 듯 갑자기 꺾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54살 이 모 씨가 크레인에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녹취> 사고 현장 목격자(음성변조) : "저걸 뺄 때 흙을 밑으로 땅으로 다시 내리려고 삽을 대고 있거든요. 그 분이 그러고 있다가 안 빠지니까 (크레인에) 힘을 좀 더 가했는데 그 순간 이게 (꺾였습니다.)"

이 크레인은 20년 전에 제작된 노후 기종이지만, 지난 8월 안전 검사를 문제 없이 통과했습니다.

실제 작업할 때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인 검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녹취> 크레인 점검 관계자(음성변조) : "현장에서 (크레인을) 연장해서 쓸 때 그걸(철제 프레임을) 붙이거든요. 근데 점검을 할 때는 그게 안 붙어있는 상태에서 점검을 하거든요."

지난달, 공사 현장에서 넘어져 지하철 선로를 덮친 크레인도 허술한 감독이 원인이었습니다.

크레인을 고정하는 구조물을 설계 도면과 달리 부실하게 만들었는데도, 심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공사장 관계자(음성변조) : "층층마다 원래 (크레인을) 잡아줘야 하는데 그냥 저 상태에서 하면 그냥 넘어가지."

한글로 된 크레인 조종과 관련한 안전 수칙이나 교본조차 없는 것도 문젭니다.

크레인 기사들이 영어로 된 사용 설명서를 조금씩 번역해 참조하거나 수입업체에서 번역한 비공식 설명서에 의존해 조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크레인 사고,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