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아파트 택배’ 얼마나 심각하길래…살인 참사까지?
입력 2015.11.03 (08:33)
수정 2015.11.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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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아파트 경비실마다 입주민 대신 받아둔 택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택배를 찾아가는 시간, 입주민 편의를 위해 24시간 열어놔야 할까요, 경비원들의 휴식을 위해 새벽에는 제한을 해야 할까요.
이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경비원이 입주자대표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비원은 바로 구속됐는데요.
아파트 경비원의 처우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이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녹취> 출동 119안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출동은 10월 30일 10시 5분에 했고요. 가슴에서 피가 나니까 빨리 와달라고 그런 식으로 신고를 하셨나 봐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안에서 입주자 대표 69살 정 모 씨가 가슴에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정 씨를 찌른 건 이 아파트 경비원인 67살 김 모 씨였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 “한 분은 이야기하고 나가버렸으니까, 당시에는 어떤 상황인 줄 몰랐죠. 지나고 나니까 (입주자 대표가) 쓰러지니까 그때 알게 된 거죠.”
정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경비원 김 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의 불씨는 택배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나흘 전, 경비원 김 씨는 아파트 게시판에 한 게시물을 붙였습니다.
택배 수령 시간에 대한 건의 사항을 적은 글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택배가 오면 관리실에 놔두고 그 사람들이 (관리)하는데 택배를 11시까지 찾아가라는 게시물을 붙였대요.“
새벽까지 택배를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어 힘들다, 택배 수령은 늦어도 밤 11시까지로 제한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곧 수거됐습니다.
입주민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원이 월요일에 붙였다가 수요일에 뜯었대요. 주민 여론을 들어보려고 게시한 건데 뭐라 하니까 뜯은 거지.”
사건 당일, 입주민 대표인 정 씨와 경비원이 이 문제로 얘기를 나누다 언성이 높아졌고, 경비원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문제로 와라,가라 얘기를 하다가 동대표가 욕을 했다는 거예요. 그만둬라 다른 데 가라 하다 보니까 욱하는 감정이 (생겼대요.) 자기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동안 택배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길래, 살인까지 부른 걸까?
사건 이후 아파트를 다시 찾았습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아무튼 자치 회장님입장에서는 주민을 대표해서 아파트 편의를 위해서 했을 것 아니에요. 어떻게 살해까지 되느냐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새벽 시간에 택배를찾아가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며 무슨 갑질이라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회장님이 말 안 들으면 모가지를자르고 시말서 쓰라 그러고 자른다 그러고 경비도 원래 2명 더 있었는데 싹 줄여 버려서(경비원이) 원래 8명인데 4명 자르고 (지금은)4명 (이에요.)”
그동안 경비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경비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진데다, 감정적인 문제까지 더해졌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택배를 이 양반들이 힘들어요. 거기 아파트 가보면 큰 평수밖에없잖아요. 많이 써야 하는데 경비원들을 4명밖에 안 써요. 2인 1조로 2교대에요. 힘들잖아요.”
택배 수령 시간을 놓고 경비원들과 입주민들이 갈등을 빚는 건 비단 이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아요. 밤늦게까지 오면 잠도 못 자고 깨우니까 경비가 신경질이 날 수가 있다고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제한 없어요.새벽 2시고 3시고 달라면 줘요. 자는데 택배달라고 두드리면 피곤하죠.”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가지도 않고여기다가 놓고 그냥 가버리는 거예요. 그러면집에 있는 사람은 택배가 왔는지 안 왔는지도몰라요. 몇 일째 여기서 썩어요. 우리도 귀찮아요. 경비실 좁은데 택배 쌓여있으면.”
택배 때문에, 근로계약서상에 명기된 휴식 시간마저도 지키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사실 택배는경비실에 다 맡기니까. 이거 어쩔 수 없이 맡아야지 어떻게 해요. 짜증스럽죠. 그렇지만 어떻게 해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저희가 11시30분부터 2시 30까지 쉬는 시간이에요. 쉬는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있는데 그 시간에 쉬느냐 하면 못 쉬거든요. 쉬는 것도 눈치 보이고…….”
아파트 주민들도 할 말이 많습니다.
맞벌이 가정 등 택배를 일찍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엔 부득이 새벽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24시간 경비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경비실 이용 시간에 제한이 있어도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택배 수령 시간을 넘어,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도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녹취> 경비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이 와서 시켜도 다 해야 하고 어떤 일을 시켜도 다 해야하고 무슨 말을 해도 다 해야 한다는 거예요. 경비는 한 마디로 간단해요. 이 사람 보냅시다.이러면 내일 보내버려요. 내일 보따리 싸서 낼나오지 마세요. 그러면 바로 끝이에요. 그게 바로 경비예요.”
이런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며 경비원이 분신을 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경비원들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무급 휴식 시간부터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영(공익 변호사) : “심야 시간에 택배가 경비 초소에서밖에 받을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러면 해당 시간만큼 임금을 지급해야 함이 당연하다고 보고요. 가령 심야 시간의 택배는 따로 수령 장소를 만들어놓고 관리 인원을별도로 두고 그렇게 처리한다든지 아파트 단지에서 그렇게 다양한 구조 조정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입주민과 경비원,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파트 경비실마다 입주민 대신 받아둔 택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택배를 찾아가는 시간, 입주민 편의를 위해 24시간 열어놔야 할까요, 경비원들의 휴식을 위해 새벽에는 제한을 해야 할까요.
이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경비원이 입주자대표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비원은 바로 구속됐는데요.
아파트 경비원의 처우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이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녹취> 출동 119안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출동은 10월 30일 10시 5분에 했고요. 가슴에서 피가 나니까 빨리 와달라고 그런 식으로 신고를 하셨나 봐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안에서 입주자 대표 69살 정 모 씨가 가슴에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정 씨를 찌른 건 이 아파트 경비원인 67살 김 모 씨였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 “한 분은 이야기하고 나가버렸으니까, 당시에는 어떤 상황인 줄 몰랐죠. 지나고 나니까 (입주자 대표가) 쓰러지니까 그때 알게 된 거죠.”
정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경비원 김 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의 불씨는 택배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나흘 전, 경비원 김 씨는 아파트 게시판에 한 게시물을 붙였습니다.
택배 수령 시간에 대한 건의 사항을 적은 글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택배가 오면 관리실에 놔두고 그 사람들이 (관리)하는데 택배를 11시까지 찾아가라는 게시물을 붙였대요.“
새벽까지 택배를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어 힘들다, 택배 수령은 늦어도 밤 11시까지로 제한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곧 수거됐습니다.
입주민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원이 월요일에 붙였다가 수요일에 뜯었대요. 주민 여론을 들어보려고 게시한 건데 뭐라 하니까 뜯은 거지.”
사건 당일, 입주민 대표인 정 씨와 경비원이 이 문제로 얘기를 나누다 언성이 높아졌고, 경비원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문제로 와라,가라 얘기를 하다가 동대표가 욕을 했다는 거예요. 그만둬라 다른 데 가라 하다 보니까 욱하는 감정이 (생겼대요.) 자기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동안 택배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길래, 살인까지 부른 걸까?
사건 이후 아파트를 다시 찾았습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아무튼 자치 회장님입장에서는 주민을 대표해서 아파트 편의를 위해서 했을 것 아니에요. 어떻게 살해까지 되느냐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새벽 시간에 택배를찾아가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며 무슨 갑질이라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회장님이 말 안 들으면 모가지를자르고 시말서 쓰라 그러고 자른다 그러고 경비도 원래 2명 더 있었는데 싹 줄여 버려서(경비원이) 원래 8명인데 4명 자르고 (지금은)4명 (이에요.)”
그동안 경비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경비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진데다, 감정적인 문제까지 더해졌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택배를 이 양반들이 힘들어요. 거기 아파트 가보면 큰 평수밖에없잖아요. 많이 써야 하는데 경비원들을 4명밖에 안 써요. 2인 1조로 2교대에요. 힘들잖아요.”
택배 수령 시간을 놓고 경비원들과 입주민들이 갈등을 빚는 건 비단 이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아요. 밤늦게까지 오면 잠도 못 자고 깨우니까 경비가 신경질이 날 수가 있다고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제한 없어요.새벽 2시고 3시고 달라면 줘요. 자는데 택배달라고 두드리면 피곤하죠.”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가지도 않고여기다가 놓고 그냥 가버리는 거예요. 그러면집에 있는 사람은 택배가 왔는지 안 왔는지도몰라요. 몇 일째 여기서 썩어요. 우리도 귀찮아요. 경비실 좁은데 택배 쌓여있으면.”
택배 때문에, 근로계약서상에 명기된 휴식 시간마저도 지키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사실 택배는경비실에 다 맡기니까. 이거 어쩔 수 없이 맡아야지 어떻게 해요. 짜증스럽죠. 그렇지만 어떻게 해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저희가 11시30분부터 2시 30까지 쉬는 시간이에요. 쉬는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있는데 그 시간에 쉬느냐 하면 못 쉬거든요. 쉬는 것도 눈치 보이고…….”
아파트 주민들도 할 말이 많습니다.
맞벌이 가정 등 택배를 일찍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엔 부득이 새벽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24시간 경비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경비실 이용 시간에 제한이 있어도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택배 수령 시간을 넘어,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도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녹취> 경비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이 와서 시켜도 다 해야 하고 어떤 일을 시켜도 다 해야하고 무슨 말을 해도 다 해야 한다는 거예요. 경비는 한 마디로 간단해요. 이 사람 보냅시다.이러면 내일 보내버려요. 내일 보따리 싸서 낼나오지 마세요. 그러면 바로 끝이에요. 그게 바로 경비예요.”
이런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며 경비원이 분신을 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경비원들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무급 휴식 시간부터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영(공익 변호사) : “심야 시간에 택배가 경비 초소에서밖에 받을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러면 해당 시간만큼 임금을 지급해야 함이 당연하다고 보고요. 가령 심야 시간의 택배는 따로 수령 장소를 만들어놓고 관리 인원을별도로 두고 그렇게 처리한다든지 아파트 단지에서 그렇게 다양한 구조 조정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입주민과 경비원,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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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11-03 08:38:16
- 수정2015-11-03 11:14:23
<기자 멘트>
아파트 경비실마다 입주민 대신 받아둔 택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택배를 찾아가는 시간, 입주민 편의를 위해 24시간 열어놔야 할까요, 경비원들의 휴식을 위해 새벽에는 제한을 해야 할까요.
이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경비원이 입주자대표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비원은 바로 구속됐는데요.
아파트 경비원의 처우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이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녹취> 출동 119안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출동은 10월 30일 10시 5분에 했고요. 가슴에서 피가 나니까 빨리 와달라고 그런 식으로 신고를 하셨나 봐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안에서 입주자 대표 69살 정 모 씨가 가슴에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정 씨를 찌른 건 이 아파트 경비원인 67살 김 모 씨였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 “한 분은 이야기하고 나가버렸으니까, 당시에는 어떤 상황인 줄 몰랐죠. 지나고 나니까 (입주자 대표가) 쓰러지니까 그때 알게 된 거죠.”
정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경비원 김 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의 불씨는 택배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나흘 전, 경비원 김 씨는 아파트 게시판에 한 게시물을 붙였습니다.
택배 수령 시간에 대한 건의 사항을 적은 글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택배가 오면 관리실에 놔두고 그 사람들이 (관리)하는데 택배를 11시까지 찾아가라는 게시물을 붙였대요.“
새벽까지 택배를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어 힘들다, 택배 수령은 늦어도 밤 11시까지로 제한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곧 수거됐습니다.
입주민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원이 월요일에 붙였다가 수요일에 뜯었대요. 주민 여론을 들어보려고 게시한 건데 뭐라 하니까 뜯은 거지.”
사건 당일, 입주민 대표인 정 씨와 경비원이 이 문제로 얘기를 나누다 언성이 높아졌고, 경비원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문제로 와라,가라 얘기를 하다가 동대표가 욕을 했다는 거예요. 그만둬라 다른 데 가라 하다 보니까 욱하는 감정이 (생겼대요.) 자기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동안 택배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길래, 살인까지 부른 걸까?
사건 이후 아파트를 다시 찾았습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아무튼 자치 회장님입장에서는 주민을 대표해서 아파트 편의를 위해서 했을 것 아니에요. 어떻게 살해까지 되느냐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새벽 시간에 택배를찾아가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며 무슨 갑질이라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회장님이 말 안 들으면 모가지를자르고 시말서 쓰라 그러고 자른다 그러고 경비도 원래 2명 더 있었는데 싹 줄여 버려서(경비원이) 원래 8명인데 4명 자르고 (지금은)4명 (이에요.)”
그동안 경비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경비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진데다, 감정적인 문제까지 더해졌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택배를 이 양반들이 힘들어요. 거기 아파트 가보면 큰 평수밖에없잖아요. 많이 써야 하는데 경비원들을 4명밖에 안 써요. 2인 1조로 2교대에요. 힘들잖아요.”
택배 수령 시간을 놓고 경비원들과 입주민들이 갈등을 빚는 건 비단 이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아요. 밤늦게까지 오면 잠도 못 자고 깨우니까 경비가 신경질이 날 수가 있다고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제한 없어요.새벽 2시고 3시고 달라면 줘요. 자는데 택배달라고 두드리면 피곤하죠.”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가지도 않고여기다가 놓고 그냥 가버리는 거예요. 그러면집에 있는 사람은 택배가 왔는지 안 왔는지도몰라요. 몇 일째 여기서 썩어요. 우리도 귀찮아요. 경비실 좁은데 택배 쌓여있으면.”
택배 때문에, 근로계약서상에 명기된 휴식 시간마저도 지키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사실 택배는경비실에 다 맡기니까. 이거 어쩔 수 없이 맡아야지 어떻게 해요. 짜증스럽죠. 그렇지만 어떻게 해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저희가 11시30분부터 2시 30까지 쉬는 시간이에요. 쉬는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있는데 그 시간에 쉬느냐 하면 못 쉬거든요. 쉬는 것도 눈치 보이고…….”
아파트 주민들도 할 말이 많습니다.
맞벌이 가정 등 택배를 일찍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엔 부득이 새벽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24시간 경비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경비실 이용 시간에 제한이 있어도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택배 수령 시간을 넘어,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도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녹취> 경비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이 와서 시켜도 다 해야 하고 어떤 일을 시켜도 다 해야하고 무슨 말을 해도 다 해야 한다는 거예요. 경비는 한 마디로 간단해요. 이 사람 보냅시다.이러면 내일 보내버려요. 내일 보따리 싸서 낼나오지 마세요. 그러면 바로 끝이에요. 그게 바로 경비예요.”
이런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며 경비원이 분신을 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경비원들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무급 휴식 시간부터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영(공익 변호사) : “심야 시간에 택배가 경비 초소에서밖에 받을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러면 해당 시간만큼 임금을 지급해야 함이 당연하다고 보고요. 가령 심야 시간의 택배는 따로 수령 장소를 만들어놓고 관리 인원을별도로 두고 그렇게 처리한다든지 아파트 단지에서 그렇게 다양한 구조 조정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입주민과 경비원,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파트 경비실마다 입주민 대신 받아둔 택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택배를 찾아가는 시간, 입주민 편의를 위해 24시간 열어놔야 할까요, 경비원들의 휴식을 위해 새벽에는 제한을 해야 할까요.
이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경비원이 입주자대표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비원은 바로 구속됐는데요.
아파트 경비원의 처우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이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녹취> 출동 119안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출동은 10월 30일 10시 5분에 했고요. 가슴에서 피가 나니까 빨리 와달라고 그런 식으로 신고를 하셨나 봐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안에서 입주자 대표 69살 정 모 씨가 가슴에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정 씨를 찌른 건 이 아파트 경비원인 67살 김 모 씨였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 “한 분은 이야기하고 나가버렸으니까, 당시에는 어떤 상황인 줄 몰랐죠. 지나고 나니까 (입주자 대표가) 쓰러지니까 그때 알게 된 거죠.”
정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경비원 김 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의 불씨는 택배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나흘 전, 경비원 김 씨는 아파트 게시판에 한 게시물을 붙였습니다.
택배 수령 시간에 대한 건의 사항을 적은 글이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택배가 오면 관리실에 놔두고 그 사람들이 (관리)하는데 택배를 11시까지 찾아가라는 게시물을 붙였대요.“
새벽까지 택배를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어 힘들다, 택배 수령은 늦어도 밤 11시까지로 제한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곧 수거됐습니다.
입주민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원이 월요일에 붙였다가 수요일에 뜯었대요. 주민 여론을 들어보려고 게시한 건데 뭐라 하니까 뜯은 거지.”
사건 당일, 입주민 대표인 정 씨와 경비원이 이 문제로 얘기를 나누다 언성이 높아졌고, 경비원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입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그 문제로 와라,가라 얘기를 하다가 동대표가 욕을 했다는 거예요. 그만둬라 다른 데 가라 하다 보니까 욱하는 감정이 (생겼대요.) 자기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동안 택배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길래, 살인까지 부른 걸까?
사건 이후 아파트를 다시 찾았습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아무튼 자치 회장님입장에서는 주민을 대표해서 아파트 편의를 위해서 했을 것 아니에요. 어떻게 살해까지 되느냐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새벽 시간에 택배를찾아가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며 무슨 갑질이라고…….”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회장님이 말 안 들으면 모가지를자르고 시말서 쓰라 그러고 자른다 그러고 경비도 원래 2명 더 있었는데 싹 줄여 버려서(경비원이) 원래 8명인데 4명 자르고 (지금은)4명 (이에요.)”
그동안 경비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경비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진데다, 감정적인 문제까지 더해졌다는 겁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택배를 이 양반들이 힘들어요. 거기 아파트 가보면 큰 평수밖에없잖아요. 많이 써야 하는데 경비원들을 4명밖에 안 써요. 2인 1조로 2교대에요. 힘들잖아요.”
택배 수령 시간을 놓고 경비원들과 입주민들이 갈등을 빚는 건 비단 이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아요. 밤늦게까지 오면 잠도 못 자고 깨우니까 경비가 신경질이 날 수가 있다고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제한 없어요.새벽 2시고 3시고 달라면 줘요. 자는데 택배달라고 두드리면 피곤하죠.”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가지도 않고여기다가 놓고 그냥 가버리는 거예요. 그러면집에 있는 사람은 택배가 왔는지 안 왔는지도몰라요. 몇 일째 여기서 썩어요. 우리도 귀찮아요. 경비실 좁은데 택배 쌓여있으면.”
택배 때문에, 근로계약서상에 명기된 휴식 시간마저도 지키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사실 택배는경비실에 다 맡기니까. 이거 어쩔 수 없이 맡아야지 어떻게 해요. 짜증스럽죠. 그렇지만 어떻게 해요.“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저희가 11시30분부터 2시 30까지 쉬는 시간이에요. 쉬는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있는데 그 시간에 쉬느냐 하면 못 쉬거든요. 쉬는 것도 눈치 보이고…….”
아파트 주민들도 할 말이 많습니다.
맞벌이 가정 등 택배를 일찍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엔 부득이 새벽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24시간 경비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경비실 이용 시간에 제한이 있어도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택배 수령 시간을 넘어,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도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녹취> 경비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이 와서 시켜도 다 해야 하고 어떤 일을 시켜도 다 해야하고 무슨 말을 해도 다 해야 한다는 거예요. 경비는 한 마디로 간단해요. 이 사람 보냅시다.이러면 내일 보내버려요. 내일 보따리 싸서 낼나오지 마세요. 그러면 바로 끝이에요. 그게 바로 경비예요.”
이런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며 경비원이 분신을 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경비원들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무급 휴식 시간부터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영(공익 변호사) : “심야 시간에 택배가 경비 초소에서밖에 받을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러면 해당 시간만큼 임금을 지급해야 함이 당연하다고 보고요. 가령 심야 시간의 택배는 따로 수령 장소를 만들어놓고 관리 인원을별도로 두고 그렇게 처리한다든지 아파트 단지에서 그렇게 다양한 구조 조정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입주민과 경비원,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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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 기자 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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