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매설물 지도, 곳곳에 사고

입력 2002.05.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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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공사현장에서 땅을 파는 도중 물기둥이 치솟고 가스관이 터지는 아찔한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정확하지 못한 지하매설물 지도가 이런 위험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김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주택가에 20m 높이의 물기둥이 치솟습니다.
난데없는 물벼락에 인근 주택 20여 채에 물이 들어찼습니다.
⊙강영희(주민): 지금 기와가 깨져버렸어요, 전부.
지붕이 구멍이 나버렸다고요.
⊙기자: 서울 한복판에 가스가 치솟습니다.
혹시 불똥이라도 튈까 소방관들이 필사적으로 물을 뿌려댑니다.
모두 공사를 하다가 관을 잘못 건드려 일어난 사고들입니다.
지하매설물 지도를 확인했지만 지도는 전혀 도움이 안 됐습니다.
⊙공사 관계자: 실제로는 (지도와 달리) 이렇게 시공돼 있어요.
단지로 (가스관이) 들어와 있더라고요.
⊙기자: 지하 매설물 지도가 엉터리로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하매설물 지도가 얼마나 부정확한지 알아봤습니다.
서울 합정동의 한 도로입니다.
지하매설물 지도에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는 곳으로 표시되어 있는 곳을 측정기계로 탐지해 봤습니다.
측정 결과 상수도관으로 표시된 곳에 가스관이 묻혀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김상도(GIS 전문가): 이 수치로 볼 때는 이 바로 밑 1m 10cm에 도시가스 관로가 묻혀 있습니다.
⊙기자: 인근의 다른 도로입니다.
지도에는 가스관이 도로 한가운데를 지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측정 결과 가스관은 왼쪽으로 2.5m나 떨어져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서울시에서만 무려 2000여 건이나 되는 상수도관과 가스관 파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엉터리로 제작된 지하 매설물 지도 때문입니다.
3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던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 이후 지도제작에 수백억원이 투입되었지만 지도 제작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98년부터 시작된 지하매설물 지도를 만드는 과정에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공공근로자가 투입되었기 때문입니다.
비용을 줄인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었지만 엉터리가 되고 만 것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심사평가를 받기 위해 데이터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기자: 매설물 지도 수정작업이 진행되는 요즘에도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5건 이상의 멀쩡한 가스관과 수도관이 터지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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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매설물 지도, 곳곳에 사고
    • 입력 2002-05-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최근 공사현장에서 땅을 파는 도중 물기둥이 치솟고 가스관이 터지는 아찔한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정확하지 못한 지하매설물 지도가 이런 위험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김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주택가에 20m 높이의 물기둥이 치솟습니다. 난데없는 물벼락에 인근 주택 20여 채에 물이 들어찼습니다. ⊙강영희(주민): 지금 기와가 깨져버렸어요, 전부. 지붕이 구멍이 나버렸다고요. ⊙기자: 서울 한복판에 가스가 치솟습니다. 혹시 불똥이라도 튈까 소방관들이 필사적으로 물을 뿌려댑니다. 모두 공사를 하다가 관을 잘못 건드려 일어난 사고들입니다. 지하매설물 지도를 확인했지만 지도는 전혀 도움이 안 됐습니다. ⊙공사 관계자: 실제로는 (지도와 달리) 이렇게 시공돼 있어요. 단지로 (가스관이) 들어와 있더라고요. ⊙기자: 지하 매설물 지도가 엉터리로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하매설물 지도가 얼마나 부정확한지 알아봤습니다. 서울 합정동의 한 도로입니다. 지하매설물 지도에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는 곳으로 표시되어 있는 곳을 측정기계로 탐지해 봤습니다. 측정 결과 상수도관으로 표시된 곳에 가스관이 묻혀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김상도(GIS 전문가): 이 수치로 볼 때는 이 바로 밑 1m 10cm에 도시가스 관로가 묻혀 있습니다. ⊙기자: 인근의 다른 도로입니다. 지도에는 가스관이 도로 한가운데를 지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측정 결과 가스관은 왼쪽으로 2.5m나 떨어져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서울시에서만 무려 2000여 건이나 되는 상수도관과 가스관 파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엉터리로 제작된 지하 매설물 지도 때문입니다. 3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던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 이후 지도제작에 수백억원이 투입되었지만 지도 제작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98년부터 시작된 지하매설물 지도를 만드는 과정에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공공근로자가 투입되었기 때문입니다. 비용을 줄인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었지만 엉터리가 되고 만 것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심사평가를 받기 위해 데이터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기자: 매설물 지도 수정작업이 진행되는 요즘에도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5건 이상의 멀쩡한 가스관과 수도관이 터지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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