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숙명의 한일전 앞둔 대표팀, “분위기 최고”

입력 2016.01.30 (07:05) 수정 2016.01.3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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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겼다"

카타르 도하의 테크니컬 커미티 축구장, 올림픽 대표팀의 재간둥이 문창진이 세상 모든 걸 다가진 표정으로 기쁨의 함성을 내질렀다.

문창진과 이슬찬, 그리고 신상규 피지컬 코치가 신발을 한 짝씩 벗어 던져 10여 m 앞에 있는 센터라인에 가깝게 붙여야 이기는 일명 '마트털이' 게임을 했는데 신 코치가 최종 패자로 낙점된 것.(마트털이란 경기에서 진 한 명이 나머지 사람들에게 마트에서 필요한 생필품 등을 원하는 만큼 사줘야 하는 게임).

신 코치는 허망한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쥐었고, 경기에 이긴 나머지 23명의 태극전사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환호성을 내질렀다. 선수단과 지원스탭, 코칭스탭이 서로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을 잘 보여준 한바탕 유쾌한 소동이었다.



이처럼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쥔 우리 선수단의 현재 분위기는 최상이다. 일본과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있지만, 과거 경직된 분위기 속에 비장한 표정만 품던 선배들과 다르게 자유분방하고 활발한 분위기 속에 한일전 준비를 시작했다.

스스로를 '난 놈' 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한일전에 대해선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준비돼 있다"며 "오히려 너무 경직되는 것이 문제다.최대한 편안하게 회복중심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전이라고 지나치게 승리욕에 불타다간 거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 감독이기에 연출 가능한 훈련장 풍경이었다.



양고기로 체력보충! 도하의 기적은 계속된다.

이에 앞선 지난 27일 저녁, 도하에서 양고기 맛집으로 유명한 '알카이마' 식당에 태극전사들이 단체로 들이닥쳤다. 카타르 프로축구 카타르 SC에서 뛰고 있는 한국영 선수가 후배들을 위해 2번째 양고기 파티를 열어준 것.

양고기 파티하는 선수들양고기 파티하는 선수들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심장이 터지도록 뛰느라 체력이 고갈된 선수들은 육즙이 잘 베어나는 쫄깃한 양고기를 무려 31kg이나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정작 소속팀 훈련에 참가하느라 식당을 찾지 못했던 한국영은 매니저를 통해 약 230만 원이 찍힌 영수증을 전해받았지만 씩 웃어보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카타르 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는 이정수, 한국영, 남태희 등 6명. 레퀴야의 남태희는 대회 기간 중에 집에 있던 쌀과 김치를 선수단 호텔로 몰래 실어나르며 후배들에게 든든한 밥심을 전했다.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이런 선배들의 끈끈한 후배 사랑이 도하의 기적으로 완성되지 않았을까?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황희찬!(MEET THE RISING STARS OF ASIA)

선수단 버스선수단 버스


우리 선수단 전용 버스 외벽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우리팀 별중의 별을 고르라면 당연 '슈퍼 드리블' 황희찬이다.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황희찬은 소속팀으로 조기복귀하는 게 많이 아쉬웠는지, 3살 많은 형들에게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라는 말을 남기고 짐을 쌌다. 드리블 스피드가 눈부신 황희찬은 좀 특이한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황희찬 드리블황희찬 드리블


황선홍, 최용수, 이동국 등 역대 내노라하는 한국형 공격수들은 득점력은 뛰어났지만 드리블에 있어선 그다지 특출나지 않았다. 하지만 황희찬은 볼을 가지고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무서울 정도로 저돌적이다. 마치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스처럼 질풍같은 돌파를 갖춘 스트라이커다. 지난해 호주 아시안컵 8강전인 우즈벡전에서 차두리가 보여준 60m 폭풍질주를 만 19살에 불과한 황희찬이 재현해내고 있다.

두 선수의 스피드를 공식적으로 측정해보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눈으로 지켜본 스포츠 기자의 직감으론 황희찬이 차두리와 엇비슷해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의 축구 스타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니와 비슷하다고 평가했지만, 황희찬은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스를 더 닮고 싶다며 체력을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과연 한국 축구가 모처럼 발견해낸 황희찬이란 슈퍼 드리블러가 A대표팀에 언제 데뷔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무라이 재팬의 경계대상 1호 구보

일본 올림픽대표팀의 경계대상 1호는 구보 유야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구보 유야(23세, 오스트리아 BSC 영보이스)는 중앙에 특화된 테크니션이다. 슈팅력은 물론 빠른 발이 돋보이는 유야의 움직임을 사전 차단해야 승산이 있다.

구보 유야 일본 선수구보 유야 일본 선수


구보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승리도 쉽지 않아보인다. 구보는 현재 오스트리아 리그 23경기에서 6골 4도움을 기록중이고, 이번 대회 일본 팀의 최다 득점(3득점)자이기도 하다.

구보는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선수 개개인이 공을 점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좋은 팀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히면서도 "아시아의 챔피언이 되고 싶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서 팀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3,4위전처럼 이 악물고 한발 더 뛰는 팀에게 우승의 희열이 주어질 것이다. 이제부턴 정신력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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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30 07:05:44
    • 수정2016-01-30 08:06:19
    취재K
"와~~ 이겼다"

카타르 도하의 테크니컬 커미티 축구장, 올림픽 대표팀의 재간둥이 문창진이 세상 모든 걸 다가진 표정으로 기쁨의 함성을 내질렀다.

문창진과 이슬찬, 그리고 신상규 피지컬 코치가 신발을 한 짝씩 벗어 던져 10여 m 앞에 있는 센터라인에 가깝게 붙여야 이기는 일명 '마트털이' 게임을 했는데 신 코치가 최종 패자로 낙점된 것.(마트털이란 경기에서 진 한 명이 나머지 사람들에게 마트에서 필요한 생필품 등을 원하는 만큼 사줘야 하는 게임).

신 코치는 허망한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쥐었고, 경기에 이긴 나머지 23명의 태극전사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환호성을 내질렀다. 선수단과 지원스탭, 코칭스탭이 서로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을 잘 보여준 한바탕 유쾌한 소동이었다.



이처럼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쥔 우리 선수단의 현재 분위기는 최상이다. 일본과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있지만, 과거 경직된 분위기 속에 비장한 표정만 품던 선배들과 다르게 자유분방하고 활발한 분위기 속에 한일전 준비를 시작했다.

스스로를 '난 놈' 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한일전에 대해선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준비돼 있다"며 "오히려 너무 경직되는 것이 문제다.최대한 편안하게 회복중심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전이라고 지나치게 승리욕에 불타다간 거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 감독이기에 연출 가능한 훈련장 풍경이었다.



양고기로 체력보충! 도하의 기적은 계속된다.

이에 앞선 지난 27일 저녁, 도하에서 양고기 맛집으로 유명한 '알카이마' 식당에 태극전사들이 단체로 들이닥쳤다. 카타르 프로축구 카타르 SC에서 뛰고 있는 한국영 선수가 후배들을 위해 2번째 양고기 파티를 열어준 것.

양고기 파티하는 선수들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심장이 터지도록 뛰느라 체력이 고갈된 선수들은 육즙이 잘 베어나는 쫄깃한 양고기를 무려 31kg이나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정작 소속팀 훈련에 참가하느라 식당을 찾지 못했던 한국영은 매니저를 통해 약 230만 원이 찍힌 영수증을 전해받았지만 씩 웃어보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카타르 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는 이정수, 한국영, 남태희 등 6명. 레퀴야의 남태희는 대회 기간 중에 집에 있던 쌀과 김치를 선수단 호텔로 몰래 실어나르며 후배들에게 든든한 밥심을 전했다.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이런 선배들의 끈끈한 후배 사랑이 도하의 기적으로 완성되지 않았을까?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황희찬!(MEET THE RISING STARS OF ASIA)

선수단 버스

우리 선수단 전용 버스 외벽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우리팀 별중의 별을 고르라면 당연 '슈퍼 드리블' 황희찬이다.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황희찬은 소속팀으로 조기복귀하는 게 많이 아쉬웠는지, 3살 많은 형들에게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라는 말을 남기고 짐을 쌌다. 드리블 스피드가 눈부신 황희찬은 좀 특이한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황희찬 드리블


황선홍, 최용수, 이동국 등 역대 내노라하는 한국형 공격수들은 득점력은 뛰어났지만 드리블에 있어선 그다지 특출나지 않았다. 하지만 황희찬은 볼을 가지고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무서울 정도로 저돌적이다. 마치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스처럼 질풍같은 돌파를 갖춘 스트라이커다. 지난해 호주 아시안컵 8강전인 우즈벡전에서 차두리가 보여준 60m 폭풍질주를 만 19살에 불과한 황희찬이 재현해내고 있다.

두 선수의 스피드를 공식적으로 측정해보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눈으로 지켜본 스포츠 기자의 직감으론 황희찬이 차두리와 엇비슷해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의 축구 스타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니와 비슷하다고 평가했지만, 황희찬은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스를 더 닮고 싶다며 체력을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과연 한국 축구가 모처럼 발견해낸 황희찬이란 슈퍼 드리블러가 A대표팀에 언제 데뷔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무라이 재팬의 경계대상 1호 구보

일본 올림픽대표팀의 경계대상 1호는 구보 유야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구보 유야(23세, 오스트리아 BSC 영보이스)는 중앙에 특화된 테크니션이다. 슈팅력은 물론 빠른 발이 돋보이는 유야의 움직임을 사전 차단해야 승산이 있다.

구보 유야 일본 선수


구보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승리도 쉽지 않아보인다. 구보는 현재 오스트리아 리그 23경기에서 6골 4도움을 기록중이고, 이번 대회 일본 팀의 최다 득점(3득점)자이기도 하다.

구보는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선수 개개인이 공을 점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좋은 팀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히면서도 "아시아의 챔피언이 되고 싶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서 팀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3,4위전처럼 이 악물고 한발 더 뛰는 팀에게 우승의 희열이 주어질 것이다. 이제부턴 정신력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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