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물려입는다고 하세요”…교복업체들 ‘꼼수’

입력 2016.03.02 (19:49) 수정 2016.03.0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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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정부지로 치솟은 교복값을 내리기 위해 학교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교복사업자를 지정하는 제도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데요,

이 입찰에 떨어진 업체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꼼수를 부려 교복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돼 공정위가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서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학교 입학식장.

학교 입찰에서 선정된 교복 업체가 있지만, 신입생 절반은 다른 업체의 교복을 입고 있습니다.

<녹취> 신입생 학부모 :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이 여기를 가면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하더라, 이런 소문 같은 게 있어서 그런 소식을 듣고 많이들 갔어요."

한 교복 업체가 배포한 전단지입니다.

낙찰 업체보다 자사 제품이 더 싸고 예쁘다고 홍보하면서, '교복물려입기'를 학교에 신청하면 개별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문제는 개별 구입자가 많아질수록 낙찰된 업체는 손해를 본다는 겁니다.

이 교복업체는 판매업체로 선정됐지만 정원의 30% 정도 학생만 실제 구매해서 재고가 잔뜩 쌓였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교복물려입기'를 신청해놓고 교복을 개별 구매한 학생은 19만 명이 넘었습니다.

공정위는 입찰 뒤 '학생 빼내기'를 막기 위해선 구매 물량을 확정한 뒤,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며 교육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송정원(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 : "탈락사업자가 개별 구매를 부추김으로써 낙찰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방지됩니다. 낙찰사업자는 영업에 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신입생이 배정된 뒤에 입찰을 실시해 하복부터 교복을 착용하게 하거나, 신입생 배정을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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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복 물려입는다고 하세요”…교복업체들 ‘꼼수’
    • 입력 2016-03-02 19:19:12
    • 수정2016-03-02 22: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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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정부지로 치솟은 교복값을 내리기 위해 학교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교복사업자를 지정하는 제도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데요,

이 입찰에 떨어진 업체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꼼수를 부려 교복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돼 공정위가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서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학교 입학식장.

학교 입찰에서 선정된 교복 업체가 있지만, 신입생 절반은 다른 업체의 교복을 입고 있습니다.

<녹취> 신입생 학부모 :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이 여기를 가면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하더라, 이런 소문 같은 게 있어서 그런 소식을 듣고 많이들 갔어요."

한 교복 업체가 배포한 전단지입니다.

낙찰 업체보다 자사 제품이 더 싸고 예쁘다고 홍보하면서, '교복물려입기'를 학교에 신청하면 개별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문제는 개별 구입자가 많아질수록 낙찰된 업체는 손해를 본다는 겁니다.

이 교복업체는 판매업체로 선정됐지만 정원의 30% 정도 학생만 실제 구매해서 재고가 잔뜩 쌓였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교복물려입기'를 신청해놓고 교복을 개별 구매한 학생은 19만 명이 넘었습니다.

공정위는 입찰 뒤 '학생 빼내기'를 막기 위해선 구매 물량을 확정한 뒤,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며 교육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송정원(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 : "탈락사업자가 개별 구매를 부추김으로써 낙찰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방지됩니다. 낙찰사업자는 영업에 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신입생이 배정된 뒤에 입찰을 실시해 하복부터 교복을 착용하게 하거나, 신입생 배정을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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