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② 독일 흑인 신부, 인종 차별 협박에 사임

입력 2016.03.09 (18:09) 수정 2016.03.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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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일에서, 아프리카 출신의 한 가톨릭 신부가 살해 협박에 시달리다 사임했습니다.

독일 전역이 시끄러운데요, 베를린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민우 특파원 (네 베를린입니다.)

<질문>
가톨릭 신부가 살해 협박을 받았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답변>
네, 이유는 단순합니다.

난민을 옹호했다는 겁니다.

살려두지 않겠다는 협박과 '깜둥이'라는 인종차별적 모욕이 쏟아졌습니다.

독일 뮌헨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사역하던 츠히엔데 신부. 올해 66살, 아프리카 콩고 출신인데요, 지난해 가을부터 끊임없는 살해 협박에 시달렸습니다.

보수 정당인 기독사회당의 한 유력 정치인에 맞서, 난민을 옹호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한 게 발단이었는데요.

글이 실리자, 당장 기독사회당 측이 인종차별적 모욕을 퍼부었습니다.

"깜둥이 신부는 자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츠히엔데 신부 :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종교적이자 정치적인 발언에 그렇게 반응하다니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협박 편지도 잇따랐습니다.

아우슈비츠로 보내버리겠다, 살려두지 않겠다, 이런 끔찍한 내용입니다.

결국 츠히엔데 신부는 더 이상 이런 증오를 견딜 수 없다며 지난 일요일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질문>
독일 내의 외국인 증오 감정이 가톨릭 신부에게까지 표출된 거군요?

<답변>
특히 이 바이에른 지역은, 가톨릭 신앙이 매우 뿌리깊은 곳입니다. 그만큼 성직자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죠.

당장 경찰이 인종 증오 범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구요.

바이에른주 주지사 역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관용 원칙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진심어린 반성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독일 언론들은 이 지역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외국인 증오가 옹호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만큼 노골화됐다는 것이죠.

<질문>
이런 외국인 증오, 정당 지지율에서도 확인할수 있다구요?

<답변>
네, 지금 독일 정치권에선 신생 극우정당의 돌풍이 거셉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이라는 당인데, 난민반대를 내건 극우 정당입니다.

오는 13일 독일 3개 주에서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실시됐는데, 이 당이 17%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는 난민들에게 총을 쏴야 한다.

최근 이 당의 지도부들이 이런 극단적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다 독일 내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점차 일상화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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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② 독일 흑인 신부, 인종 차별 협박에 사임
    • 입력 2016-03-09 18:10:30
    • 수정2016-03-09 18:14:10
    글로벌24
<앵커 멘트>

독일에서, 아프리카 출신의 한 가톨릭 신부가 살해 협박에 시달리다 사임했습니다.

독일 전역이 시끄러운데요, 베를린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민우 특파원 (네 베를린입니다.)

<질문>
가톨릭 신부가 살해 협박을 받았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답변>
네, 이유는 단순합니다.

난민을 옹호했다는 겁니다.

살려두지 않겠다는 협박과 '깜둥이'라는 인종차별적 모욕이 쏟아졌습니다.

독일 뮌헨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사역하던 츠히엔데 신부. 올해 66살, 아프리카 콩고 출신인데요, 지난해 가을부터 끊임없는 살해 협박에 시달렸습니다.

보수 정당인 기독사회당의 한 유력 정치인에 맞서, 난민을 옹호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한 게 발단이었는데요.

글이 실리자, 당장 기독사회당 측이 인종차별적 모욕을 퍼부었습니다.

"깜둥이 신부는 자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츠히엔데 신부 :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종교적이자 정치적인 발언에 그렇게 반응하다니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협박 편지도 잇따랐습니다.

아우슈비츠로 보내버리겠다, 살려두지 않겠다, 이런 끔찍한 내용입니다.

결국 츠히엔데 신부는 더 이상 이런 증오를 견딜 수 없다며 지난 일요일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질문>
독일 내의 외국인 증오 감정이 가톨릭 신부에게까지 표출된 거군요?

<답변>
특히 이 바이에른 지역은, 가톨릭 신앙이 매우 뿌리깊은 곳입니다. 그만큼 성직자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죠.

당장 경찰이 인종 증오 범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구요.

바이에른주 주지사 역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관용 원칙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진심어린 반성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독일 언론들은 이 지역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외국인 증오가 옹호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만큼 노골화됐다는 것이죠.

<질문>
이런 외국인 증오, 정당 지지율에서도 확인할수 있다구요?

<답변>
네, 지금 독일 정치권에선 신생 극우정당의 돌풍이 거셉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이라는 당인데, 난민반대를 내건 극우 정당입니다.

오는 13일 독일 3개 주에서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실시됐는데, 이 당이 17%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는 난민들에게 총을 쏴야 한다.

최근 이 당의 지도부들이 이런 극단적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다 독일 내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점차 일상화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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