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버려진 신원영 군 어디에?”…실종 21일째

입력 2016.03.11 (08:32) 수정 2016.03.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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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금 보시는 사진은 7살 신원영 군입니다.

실종된 지 오늘로 21일쨉니다.

경찰이 어제 원영 군의 신상정보가 담긴 수배전단을 공개했습니다.

수색범위도 평택시 일대에서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원영 군의 행방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수사 초기, 원영 군을 길에 버리고 왔다던 계모는 이후 산에 두고 왔다는 등 말을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원영 군과 그 누나가 학대받았다는 정황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이 7살 어린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38살 동갑내기 부부인 남편 신 모 씨와 부인 김 모 씨가 나란히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실종상태인 7살 신원영 군의 친부와 계모로, 원영 군을 학대하고 길에 버린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녹취가> 김 OO(신 원영 군 계모) : "(아이 살해는 안 하셨어요?) 네, 살해는 안 했습니다."

<녹취> 신 OO(신 원영 군 아버지) : "(아이한테 학대한 사실 있습니까?) 때리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그래서 잘 몰랐습니다. (아이 안 보고 싶으세요?) 보고 싶습니다."

원영 군에게 뭔가 일이 생겼다는 게 알려진 건, 초등학교 입학식이 열린 지난 2일입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예비 소집일 갔는데 신 원영이 명단에 올라온 거야 ‘야, 원영이가 잘 있구나.’ 다행이라 생각하고서 갔더니 없어. 안 왔어. 입학식에 안 온 거 보고 ‘야,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입학식에 왔어야 할 원영 군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교가 지난 4일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할머니집에서 지내는 원영 군의 누나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계모 김 씨가 원영 군을 학대한 정황을 잡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7일 경찰은 신씨 부부가 자택 인근 호텔에 투숙한 사실을 확인하고 객실을 급습해 이들을 체포했습니다.

경찰 체포 당시 영상인데요, 이들이 머문 호텔 객실에서는 소주 네 병과 수면제 구십 알이 함께 발견됐습니다.

계모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에게 학대한 것을 시인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밥을 주지 않고, 베란다에 가두는가 하면 1주일에 서너 차례씩 때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원영 군의 행방을 묻자 계모 김씨는 지난달 20일 낯선 거리에 원영군을 홀로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는데요.

<녹취> 박덕순(형사과장/경기 평택경찰서) : "남편이 출근한 이후에 나와서 데리고 다니다 불특정 장소에서 자기가 빠른 걸음으로 집에 들어왔다고."

하지만 버린 장소에 대해선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의 계속된 추궁, 이후 계모 김 씨는 실제론 원영 군을 산에 버렸다며 진술을 바꿨습니다.

그렇다면 왜, 김 씨는 어린 원영 군을 버린 걸까?

경찰은 계모가 아이들을 따로 방을 얻어 살게 하는 등 평소 양육을 꺼렸던 점에 주목합니다.

이웃 주민들 역시 원영 군 남매에게서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녹취> 문구점 주인 : "쌀쌀한데도 옷을 제대로 안 입고 내복이나 이런 걸 입고 저녁에 내복에 맨발로 오니까."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지난 2013년 겨울 원영 군 남매를 아동센터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남루한 차림의 원영 군 남매는 먹을 것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저녁 시간이 되어서 간식도 주고 밥도 주고 그랬는데 먹는 걸 보니 예사롭지 않더라고 허겁지겁 먹는데 그 접시에 밥하고 반찬 등 김칫국물까지 혀로 핥아 먹는 거예요."

심지어 아이들의 몸 곳곳에는 학대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중간에 어떻게 하다가 씻기게 된 상황이었어요. 씻기는 과정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고."

해당 센터 관계자는 상황을 심각하게 여겨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의 대응은 미온적이었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신고해서 경찰들도 한 번 찾아갔었어요. 경찰이 왔는데도 인터폰으로 얘기하다가 “아이가 잘 있는지 확인 좀 할게요.”그러니까 남자애는 안 보내고 여자애만 잠깐 보내서 딱 보니까 애들이 멀쩡하거든, 겉모습이. 그러니까 경찰들이 아무 일이 없었다 하고 통보전화가 왔었어요. 그래서 그냥 끝났지."

이후 원영 군의 아버지는 아동센터를 찾아와 아이들을 돌볼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데요.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엔 아이들 못 키우겠다고 했어요. 계모하고 사이가 안 좋아서 계모는 아이들을 키우기 싫다고 그러고…….저희한테 "도저히 저희 아들 못키우겠어요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이들을 보육원 같은 시설에 보낼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결국 아동센터 관계자가 직접 원영 군 아버지의 동의를 얻어 원영 군 남매를 2014년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가량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돌봤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시설 보낼 생각을 하길래 ‘차라리 제가 데리고 키울게요.’하고 제가 데리고 갔었어요. 그래서 우리 집에 한두 달 정도 같이 먹고 자고 생활했었어요. 그러다가 중간에 아빠가 와서“다시 키워보겠습니다. 하고 데리고 갔어요."

이렇게 아빠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간 원영 군은 2014년 12월부터는 아동센터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초등학교 입학식이 열리고 나서야 계모의 학대와, 아버지의 방임, 그리고 실종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다면 원영 군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경찰은 원영군이 실종된 지난달 20일.

계모 김씨가 원영군을 데리고 자택 인근 초등학교를 지나 바다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인력을 투입해 해당 지역 주변을 집중 수색했지만 원영군의 행방은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하지 않았겠냐 추정할 수밖에 없는 거죠. 시민들이 움직이고 있잖아요. 근데도 아이는 종적을 감췄기 때문에 그 아이를 어디서 살해 내지는 또는 죽음에 이르게 한 이후에 유기하지 않았느냐로 추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경찰은 구속된 계모 김 씨와 아버지 신 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한 뒤, 결과를 심층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계모 김 씨에 대해선 프로파일링 조사를 실시했으며, 원영 군을 버리고 온 장소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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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버려진 신원영 군 어디에?”…실종 21일째
    • 입력 2016-03-11 08:38:57
    • 수정2016-03-11 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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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금 보시는 사진은 7살 신원영 군입니다.

실종된 지 오늘로 21일쨉니다.

경찰이 어제 원영 군의 신상정보가 담긴 수배전단을 공개했습니다.

수색범위도 평택시 일대에서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원영 군의 행방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수사 초기, 원영 군을 길에 버리고 왔다던 계모는 이후 산에 두고 왔다는 등 말을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원영 군과 그 누나가 학대받았다는 정황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이 7살 어린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38살 동갑내기 부부인 남편 신 모 씨와 부인 김 모 씨가 나란히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실종상태인 7살 신원영 군의 친부와 계모로, 원영 군을 학대하고 길에 버린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녹취가> 김 OO(신 원영 군 계모) : "(아이 살해는 안 하셨어요?) 네, 살해는 안 했습니다."

<녹취> 신 OO(신 원영 군 아버지) : "(아이한테 학대한 사실 있습니까?) 때리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그래서 잘 몰랐습니다. (아이 안 보고 싶으세요?) 보고 싶습니다."

원영 군에게 뭔가 일이 생겼다는 게 알려진 건, 초등학교 입학식이 열린 지난 2일입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예비 소집일 갔는데 신 원영이 명단에 올라온 거야 ‘야, 원영이가 잘 있구나.’ 다행이라 생각하고서 갔더니 없어. 안 왔어. 입학식에 안 온 거 보고 ‘야,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입학식에 왔어야 할 원영 군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교가 지난 4일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할머니집에서 지내는 원영 군의 누나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계모 김 씨가 원영 군을 학대한 정황을 잡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7일 경찰은 신씨 부부가 자택 인근 호텔에 투숙한 사실을 확인하고 객실을 급습해 이들을 체포했습니다.

경찰 체포 당시 영상인데요, 이들이 머문 호텔 객실에서는 소주 네 병과 수면제 구십 알이 함께 발견됐습니다.

계모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에게 학대한 것을 시인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밥을 주지 않고, 베란다에 가두는가 하면 1주일에 서너 차례씩 때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원영 군의 행방을 묻자 계모 김씨는 지난달 20일 낯선 거리에 원영군을 홀로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는데요.

<녹취> 박덕순(형사과장/경기 평택경찰서) : "남편이 출근한 이후에 나와서 데리고 다니다 불특정 장소에서 자기가 빠른 걸음으로 집에 들어왔다고."

하지만 버린 장소에 대해선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의 계속된 추궁, 이후 계모 김 씨는 실제론 원영 군을 산에 버렸다며 진술을 바꿨습니다.

그렇다면 왜, 김 씨는 어린 원영 군을 버린 걸까?

경찰은 계모가 아이들을 따로 방을 얻어 살게 하는 등 평소 양육을 꺼렸던 점에 주목합니다.

이웃 주민들 역시 원영 군 남매에게서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녹취> 문구점 주인 : "쌀쌀한데도 옷을 제대로 안 입고 내복이나 이런 걸 입고 저녁에 내복에 맨발로 오니까."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지난 2013년 겨울 원영 군 남매를 아동센터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남루한 차림의 원영 군 남매는 먹을 것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저녁 시간이 되어서 간식도 주고 밥도 주고 그랬는데 먹는 걸 보니 예사롭지 않더라고 허겁지겁 먹는데 그 접시에 밥하고 반찬 등 김칫국물까지 혀로 핥아 먹는 거예요."

심지어 아이들의 몸 곳곳에는 학대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중간에 어떻게 하다가 씻기게 된 상황이었어요. 씻기는 과정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고."

해당 센터 관계자는 상황을 심각하게 여겨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의 대응은 미온적이었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신고해서 경찰들도 한 번 찾아갔었어요. 경찰이 왔는데도 인터폰으로 얘기하다가 “아이가 잘 있는지 확인 좀 할게요.”그러니까 남자애는 안 보내고 여자애만 잠깐 보내서 딱 보니까 애들이 멀쩡하거든, 겉모습이. 그러니까 경찰들이 아무 일이 없었다 하고 통보전화가 왔었어요. 그래서 그냥 끝났지."

이후 원영 군의 아버지는 아동센터를 찾아와 아이들을 돌볼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데요.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엔 아이들 못 키우겠다고 했어요. 계모하고 사이가 안 좋아서 계모는 아이들을 키우기 싫다고 그러고…….저희한테 "도저히 저희 아들 못키우겠어요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이들을 보육원 같은 시설에 보낼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결국 아동센터 관계자가 직접 원영 군 아버지의 동의를 얻어 원영 군 남매를 2014년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가량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돌봤습니다.

<녹취> 평택 00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시설 보낼 생각을 하길래 ‘차라리 제가 데리고 키울게요.’하고 제가 데리고 갔었어요. 그래서 우리 집에 한두 달 정도 같이 먹고 자고 생활했었어요. 그러다가 중간에 아빠가 와서“다시 키워보겠습니다. 하고 데리고 갔어요."

이렇게 아빠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간 원영 군은 2014년 12월부터는 아동센터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초등학교 입학식이 열리고 나서야 계모의 학대와, 아버지의 방임, 그리고 실종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다면 원영 군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경찰은 원영군이 실종된 지난달 20일.

계모 김씨가 원영군을 데리고 자택 인근 초등학교를 지나 바다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인력을 투입해 해당 지역 주변을 집중 수색했지만 원영군의 행방은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하지 않았겠냐 추정할 수밖에 없는 거죠. 시민들이 움직이고 있잖아요. 근데도 아이는 종적을 감췄기 때문에 그 아이를 어디서 살해 내지는 또는 죽음에 이르게 한 이후에 유기하지 않았느냐로 추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경찰은 구속된 계모 김 씨와 아버지 신 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한 뒤, 결과를 심층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계모 김 씨에 대해선 프로파일링 조사를 실시했으며, 원영 군을 버리고 온 장소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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