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와 마지막 5국서 흑돌로 모험수

입력 2016.03.15 (12:09) 수정 2016.03.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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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마지막 5국이 잠시 뒤 오후 한시에 시작됩니다.

거대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에 맞서 선전하고 있는 이세돌 9단이 연승에 성공할지 기대됩니다.

대국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손기성 기자!

<질문>
마지막 5국을 앞둔 이세돌 9단은 어제 서울 근교에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며 머리를 식혔다고 하는데요.

이후엔 곧바로 숙소에 돌아와 알파고의 약점을 파고들, 승리 해법 찾기에 돌입했죠?

<답변>
네,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반격의 1승을 거두면서, 인공지능과의 대결은 흥미진진해지고 있습니다.

이세돌 9단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수로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헷갈리게 하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마지막 승부를 앞둔 이곳 대국장에는, 전세계 취재진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번 대국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순간을 담으려는 언론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이세돌 9단으로선 인류의 위대함과 창의성을 또 한번 입증해야 하는 중대한 숙제를 짊어지고 있고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도 인공지능의 새 시대를 열 시금석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2연승이냐?

인공지능의 굳히기냐?

마지막 5국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5국에서 이세돌 9단이 다소 불리할 수 있는 흑으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정말 당돌하고 모험적인 결단이죠?

<답변>
이세돌 9단은 오는 5국에서 흑을 잡고 첫 수를 두게 됩니다.

이번 대회 규칙은 흑이 백에게 먼저 7집 반의 덤을 주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흑이 조금 불리합니다.

그런데도 이 9단은 흑으로 알파고를 이겨보고 싶다는, 전투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알파고를 이기려면 복잡한 수싸움으로 몰고가야 승산이 있다는 걸 이 9단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과연 하루 만에 알파고가 자신의 약점을 반복 학습을 통해 얼마나 보강했을지도 관심이고요.

그런, 차가운 인공지능을 상대로 이세돌 9단이 어떤 신의 한수를 준비중일지 마지막 승부가 기다려집니다.

한편, 한국기원은 지금까지 놀라운 실력을 보여준 알파고에게 명예 9단 단증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KBS 한국방송은 오늘 오후 12시 50분부터 제1텔레비전을 통해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5국을 생중계합니다.

KBS 뉴스 손기성입니다.

이세돌 바둑이 보여준 인간의 품격

<앵커 멘트>

이렇게 스스로 불리한 위치를 선택한 이세돌의 강단, 아마 알파고는 절대 하지 않을 선택이겠죠.

하지만 인간 이세돌로서는 뜻밖의 결정은 아닙니다.

이세돌 9단은 도전과 파격으로 늘 유명했으니까요.

특히 20대 시절의 이 9단은 반항아로 불릴 만큼 개성이 넘치고 자유분방했습니다.

어록도 있죠.

맞수와의 대결에서 이긴 뒤에 "불리하다 보니 대충 뒀다. 그런데 이겼다"고 하는가 하면 지나치게 공격적인 기풍이란 지적에 "싸울만해서 싸운다"고 대응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인공지능이 나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했는데요.

이런 이 9단이 초반 3연패를 당했을 때 심정이 어땠을까요?

아마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9단의 진가가 발휘된 건 이때부텁니다.

우선 겸손했습니다.

"이세돌이 진 것일 뿐 인간이 기계에 진 것이 아니다." 또, "기본적으로 내 실력 부족 탓"이라며 자신을 낮췄습니다.

이후 끈질긴 복기와 새로운 전략으로 3연패 뒤 값진 1승을 거뒀습니다.

대중은 이세돌 9단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인기 드라마 주인공인 탤런트 송중기 씨를 누르고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애정어린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승리보다는 이세돌이 보여준 모습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

투지, 겸손, 그리고 불리함을 무릅쓰는 자세가 인류 대표다웠다는 겁니다.

오늘 마지막 대국,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이세돌 9단이 명승부를 보여줄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기는 것보다 나 자신에게 만족하는 바둑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건 이세돌 9단의 바둑 철학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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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알파고와 마지막 5국서 흑돌로 모험수
    • 입력 2016-03-15 12:12:04
    • 수정2016-03-15 12:27:04
    뉴스 12
<앵커 멘트>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마지막 5국이 잠시 뒤 오후 한시에 시작됩니다.

거대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에 맞서 선전하고 있는 이세돌 9단이 연승에 성공할지 기대됩니다.

대국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손기성 기자!

<질문>
마지막 5국을 앞둔 이세돌 9단은 어제 서울 근교에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며 머리를 식혔다고 하는데요.

이후엔 곧바로 숙소에 돌아와 알파고의 약점을 파고들, 승리 해법 찾기에 돌입했죠?

<답변>
네,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반격의 1승을 거두면서, 인공지능과의 대결은 흥미진진해지고 있습니다.

이세돌 9단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수로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헷갈리게 하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마지막 승부를 앞둔 이곳 대국장에는, 전세계 취재진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번 대국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순간을 담으려는 언론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이세돌 9단으로선 인류의 위대함과 창의성을 또 한번 입증해야 하는 중대한 숙제를 짊어지고 있고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도 인공지능의 새 시대를 열 시금석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2연승이냐?

인공지능의 굳히기냐?

마지막 5국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번 5국에서 이세돌 9단이 다소 불리할 수 있는 흑으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정말 당돌하고 모험적인 결단이죠?

<답변>
이세돌 9단은 오는 5국에서 흑을 잡고 첫 수를 두게 됩니다.

이번 대회 규칙은 흑이 백에게 먼저 7집 반의 덤을 주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흑이 조금 불리합니다.

그런데도 이 9단은 흑으로 알파고를 이겨보고 싶다는, 전투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알파고를 이기려면 복잡한 수싸움으로 몰고가야 승산이 있다는 걸 이 9단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과연 하루 만에 알파고가 자신의 약점을 반복 학습을 통해 얼마나 보강했을지도 관심이고요.

그런, 차가운 인공지능을 상대로 이세돌 9단이 어떤 신의 한수를 준비중일지 마지막 승부가 기다려집니다.

한편, 한국기원은 지금까지 놀라운 실력을 보여준 알파고에게 명예 9단 단증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KBS 한국방송은 오늘 오후 12시 50분부터 제1텔레비전을 통해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5국을 생중계합니다.

KBS 뉴스 손기성입니다.

이세돌 바둑이 보여준 인간의 품격

<앵커 멘트>

이렇게 스스로 불리한 위치를 선택한 이세돌의 강단, 아마 알파고는 절대 하지 않을 선택이겠죠.

하지만 인간 이세돌로서는 뜻밖의 결정은 아닙니다.

이세돌 9단은 도전과 파격으로 늘 유명했으니까요.

특히 20대 시절의 이 9단은 반항아로 불릴 만큼 개성이 넘치고 자유분방했습니다.

어록도 있죠.

맞수와의 대결에서 이긴 뒤에 "불리하다 보니 대충 뒀다. 그런데 이겼다"고 하는가 하면 지나치게 공격적인 기풍이란 지적에 "싸울만해서 싸운다"고 대응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인공지능이 나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했는데요.

이런 이 9단이 초반 3연패를 당했을 때 심정이 어땠을까요?

아마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9단의 진가가 발휘된 건 이때부텁니다.

우선 겸손했습니다.

"이세돌이 진 것일 뿐 인간이 기계에 진 것이 아니다." 또, "기본적으로 내 실력 부족 탓"이라며 자신을 낮췄습니다.

이후 끈질긴 복기와 새로운 전략으로 3연패 뒤 값진 1승을 거뒀습니다.

대중은 이세돌 9단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인기 드라마 주인공인 탤런트 송중기 씨를 누르고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애정어린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승리보다는 이세돌이 보여준 모습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

투지, 겸손, 그리고 불리함을 무릅쓰는 자세가 인류 대표다웠다는 겁니다.

오늘 마지막 대국,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이세돌 9단이 명승부를 보여줄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기는 것보다 나 자신에게 만족하는 바둑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건 이세돌 9단의 바둑 철학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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