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참사 현장’ 철거 돌입…주민들 ‘막막’

입력 2016.05.08 (21:22) 수정 2016.05.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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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최근 아프리카 주재 특파원을 파견했는데, 첫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49명이 숨진 케냐 아파트 붕괴 참사 속보인데요, 현지 당국이 붕괴 가능성을 이유로 인근지역까지 강제 철거를 집행하면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앉게 됐다고 합니다.

김덕훈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폭우에 어이없이 무너진 케냐 나이로비 아파트.

9일이 지났지만 복구와 구조 대신, 갑작스런 철거가 한창입니다.

이 와중에 20대 남성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잔해 속을 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페이 무길리(후루마 철거민) : "집에 모든 게 있었어요. (일 때문에) 지방에 있는 사이에 집이 완전히 철거됐어요."

나이로비 시는 이틀 전부터 이 지역 노후 건물 78채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나이로비 시가 조만간 철거하기로 한 건물입니다.

건물 철근이 밖으로 드러나고 벽이 손으로 부스러질 정도로 부실하게 지어졌습니다.

또다른 사고를 막겠다는 건데, 주민들과의 논의는 없었습니다.

수천 명이 꼼짝없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인터뷰> 버락 안드로니쿠스(후루마 철거민) : "불도저가 집을 밀고 있었어요. 겨우 옷가지만 가지고 나왔죠. 스스로 머물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어요."

이웃 주민들 역시 불안합니다.

<녹취> "정부가 철거민 이웃들에게 살 곳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당국은 안전을 위해 철거를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피어스 마사이(국가 재난관리단 현장 총괄) :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구조가 진행 중이라서, 당장은 붕괴 현장과 가까운 곳은 철거하지 않도록 요청했습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49명, 실종자는 47명입니다.

참사의 고통속에서도 생후 6개월 아기의 기적 같은 구조에 환호했던 순간도 잠시, 터전을 잃은 수천 명 주민들은 이제 오늘 하루 쉴 곳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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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냐 ‘참사 현장’ 철거 돌입…주민들 ‘막막’
    • 입력 2016-05-08 21:22:40
    • 수정2016-05-09 00: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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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최근 아프리카 주재 특파원을 파견했는데, 첫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49명이 숨진 케냐 아파트 붕괴 참사 속보인데요, 현지 당국이 붕괴 가능성을 이유로 인근지역까지 강제 철거를 집행하면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앉게 됐다고 합니다.

김덕훈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폭우에 어이없이 무너진 케냐 나이로비 아파트.

9일이 지났지만 복구와 구조 대신, 갑작스런 철거가 한창입니다.

이 와중에 20대 남성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잔해 속을 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페이 무길리(후루마 철거민) : "집에 모든 게 있었어요. (일 때문에) 지방에 있는 사이에 집이 완전히 철거됐어요."

나이로비 시는 이틀 전부터 이 지역 노후 건물 78채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나이로비 시가 조만간 철거하기로 한 건물입니다.

건물 철근이 밖으로 드러나고 벽이 손으로 부스러질 정도로 부실하게 지어졌습니다.

또다른 사고를 막겠다는 건데, 주민들과의 논의는 없었습니다.

수천 명이 꼼짝없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인터뷰> 버락 안드로니쿠스(후루마 철거민) : "불도저가 집을 밀고 있었어요. 겨우 옷가지만 가지고 나왔죠. 스스로 머물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어요."

이웃 주민들 역시 불안합니다.

<녹취> "정부가 철거민 이웃들에게 살 곳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당국은 안전을 위해 철거를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피어스 마사이(국가 재난관리단 현장 총괄) :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구조가 진행 중이라서, 당장은 붕괴 현장과 가까운 곳은 철거하지 않도록 요청했습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49명, 실종자는 47명입니다.

참사의 고통속에서도 생후 6개월 아기의 기적 같은 구조에 환호했던 순간도 잠시, 터전을 잃은 수천 명 주민들은 이제 오늘 하루 쉴 곳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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