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한대 놓고 영업…여론조사업체 절반 ‘떴다방’

입력 2016.05.28 (06:38) 수정 2016.05.2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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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20대 총선에서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 결과와 너무 다르게 나타나면서, 여론조사 개선 대책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는데요.

특히 선거 때만 반짝 나타났다 사라지는 부실 여론조사 업체들이 기승을 부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옥탑방입니다.

김 모 씨는 지난 총선 때 이곳에 전화기 한 대와 컴퓨터 한 대만 갖다 놓고 여론조사 20여 건을 실시했습니다.

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하다 보니 혼자서도 가능했습니다.

<녹취> 여론조사업체 대표 : "기계 돌리는 거라서 사람들도 필요없고..(선거때만..?) 하고 또 사무실 없애버리고요."

선거가 끝나자마자 사라진 여론조사업체들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건물 경비 : "(선거 때 한 3,4월엔?) 그때는 있었죠, 지금은 빈 상태고. 이사 간 지가 한 달 된 것 같아요. 가구를 싹 버리고 그냥 가버렸는데?"

총선 특수를 노린 이같은 부실여론조사 업체들이 전체 여론조사 기관 중 절반 이상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업자 신고만 하면 누구든지 여론조사를 할 수 있어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여론조사가 난립하면서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녹취> 여론조사업체 관계자 : "후보자한테 우리가 돈을 받은 거니까. 아무래도 거기에 맞춰서 뭔가 그런 걸 만들지 않겠냐 말이죠."

선관위는 조사기관 설립 기준 강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녹취> 윤재현(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사무국장) : "여론조사는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건 물론, 국민들의 불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강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고."

선관위는 여론조사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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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기 한대 놓고 영업…여론조사업체 절반 ‘떴다방’
    • 입력 2016-05-28 06:47:15
    • 수정2016-05-28 07:23:08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이번 20대 총선에서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 결과와 너무 다르게 나타나면서, 여론조사 개선 대책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는데요.

특히 선거 때만 반짝 나타났다 사라지는 부실 여론조사 업체들이 기승을 부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아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옥탑방입니다.

김 모 씨는 지난 총선 때 이곳에 전화기 한 대와 컴퓨터 한 대만 갖다 놓고 여론조사 20여 건을 실시했습니다.

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하다 보니 혼자서도 가능했습니다.

<녹취> 여론조사업체 대표 : "기계 돌리는 거라서 사람들도 필요없고..(선거때만..?) 하고 또 사무실 없애버리고요."

선거가 끝나자마자 사라진 여론조사업체들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건물 경비 : "(선거 때 한 3,4월엔?) 그때는 있었죠, 지금은 빈 상태고. 이사 간 지가 한 달 된 것 같아요. 가구를 싹 버리고 그냥 가버렸는데?"

총선 특수를 노린 이같은 부실여론조사 업체들이 전체 여론조사 기관 중 절반 이상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업자 신고만 하면 누구든지 여론조사를 할 수 있어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여론조사가 난립하면서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녹취> 여론조사업체 관계자 : "후보자한테 우리가 돈을 받은 거니까. 아무래도 거기에 맞춰서 뭔가 그런 걸 만들지 않겠냐 말이죠."

선관위는 조사기관 설립 기준 강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녹취> 윤재현(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사무국장) : "여론조사는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건 물론, 국민들의 불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반드시 강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고."

선관위는 여론조사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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