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인도’ 수사 착수…논란 재점화

입력 2016.06.02 (08:17) 수정 2016.06.0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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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절한 뉴스 이어서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소식입니다.

무려 25년 동안 위작이냐 아니냐 논란이 끊이질 않아왔는데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이호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천경자 화백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미인도.

천 화백은 지난 1991년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천경자(1991년 인터뷰) : "눈에도 힘이 없고요. 대개 제가 코같은데도 여기를 하이라이트를 넣어요. 그런데 여기 코도 벙벙하고..."

활력을 잃은 듯한 눈, 벙벙하게 그려진 코, 머리에 꽃도 조잡하게 묘사돼 있는 등 자신의 화법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제작년도를 표시한 '77'도 본인 필체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경자 : "엉성한 그림이에요. 그래서 제가 악을 쓰다시피해서 가짜다라고 악을 썼어요."

하지만 미인도를 소장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진품이라는 감정 결과를 제시하며 맞섰고, 자신이 위작을 그렸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증폭됐습니다.

최근 천 화백의 유족 측이 미술관 측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자, 검찰이 핵심 인물 소환에 나서는 등 정식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미인도를 20여 년 동안 수장고에 보관해온 미술관도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녹취>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미인도 공개에 대한 미술계 안팎의, 그리고 국민들의 요구가 있다라고 미술관은 판단을 한 것이고요."

미인도 위작 논란이 검찰 수사를 계기로 매듭지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앵커 멘트>

발단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국립현대 미술관이 한 행사에서 '미인도'을 공개하자 천화백 스스로 '내가 낳은 자식을 몰라보겠느냐'며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부터입니다.

하지만 미술관 측은 한국화랑 협회 감정 등을 근거로 진품이 맞다고 발표했고, 법원이 판단 불가 판정을 내리자 천 화백은 절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건너가버렸습니다.

그렇게 묻히는 듯 했던 위작 논란은 1999년 검찰이 붙잡은 미술 작품 위조단 가운데 한 명인 권모 씨가 자신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자백하면서 한 차례 다시 불거졌다가, 지난 해 천 화백의 사망을 계기로 또다시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미인도를 둘러싼 입장은 크게 셋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입니다.

1980년부터 그림을 보관해오고 있는 미술관 측은 줄곧 진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최근 논란이 반복되자 작품 공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맞서 천화백을 비롯한 유족들은 미인도는 위작이라며 법적 판단을 요청했습니다.

이들 사이에 한 때 위조를 자처했던 권모씨란 사람이 있는데요.

하지만 자신이 그렸다 아니다를 번복해오다 최근엔 그림을 직접 보고 판단하겠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 위작 논란은 미인도 뿐 아니라 미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돈이 몰리고, 뇌물이나 돈세탁용으로 미술 작품이 선호되면서 끊이지 않아왔습니다.

심지어 지난 2003년부터 10년간 이중섭 화백의 그림은 무려 60%에 가까운 작품이, 박수근 화백은 38% 천경자 화백의 작품의 30%가 위작 판정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위작이 양산되는 이유로는 공인 감정기구가 없다보니 그림이 사고 팔리는 유통 환경이 투명하지 않고, 또 경매 회사와 특정 화랑이 유착돼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 등이 꼽히고 있는데요.

때문에 일각에선 외국처럼 위작을 판 화랑을 폐업시킨달지하는 제재책과 함께 전문 중개사 제도를 도입해 유통 과정의 이력을 남기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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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미인도’ 수사 착수…논란 재점화
    • 입력 2016-06-02 08:19:27
    • 수정2016-06-02 09: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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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뉴스 이어서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소식입니다.

무려 25년 동안 위작이냐 아니냐 논란이 끊이질 않아왔는데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이호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천경자 화백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미인도.

천 화백은 지난 1991년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천경자(1991년 인터뷰) : "눈에도 힘이 없고요. 대개 제가 코같은데도 여기를 하이라이트를 넣어요. 그런데 여기 코도 벙벙하고..."

활력을 잃은 듯한 눈, 벙벙하게 그려진 코, 머리에 꽃도 조잡하게 묘사돼 있는 등 자신의 화법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제작년도를 표시한 '77'도 본인 필체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경자 : "엉성한 그림이에요. 그래서 제가 악을 쓰다시피해서 가짜다라고 악을 썼어요."

하지만 미인도를 소장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진품이라는 감정 결과를 제시하며 맞섰고, 자신이 위작을 그렸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증폭됐습니다.

최근 천 화백의 유족 측이 미술관 측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자, 검찰이 핵심 인물 소환에 나서는 등 정식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미인도를 20여 년 동안 수장고에 보관해온 미술관도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녹취>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미인도 공개에 대한 미술계 안팎의, 그리고 국민들의 요구가 있다라고 미술관은 판단을 한 것이고요."

미인도 위작 논란이 검찰 수사를 계기로 매듭지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앵커 멘트>

발단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국립현대 미술관이 한 행사에서 '미인도'을 공개하자 천화백 스스로 '내가 낳은 자식을 몰라보겠느냐'며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부터입니다.

하지만 미술관 측은 한국화랑 협회 감정 등을 근거로 진품이 맞다고 발표했고, 법원이 판단 불가 판정을 내리자 천 화백은 절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건너가버렸습니다.

그렇게 묻히는 듯 했던 위작 논란은 1999년 검찰이 붙잡은 미술 작품 위조단 가운데 한 명인 권모 씨가 자신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자백하면서 한 차례 다시 불거졌다가, 지난 해 천 화백의 사망을 계기로 또다시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미인도를 둘러싼 입장은 크게 셋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입니다.

1980년부터 그림을 보관해오고 있는 미술관 측은 줄곧 진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최근 논란이 반복되자 작품 공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맞서 천화백을 비롯한 유족들은 미인도는 위작이라며 법적 판단을 요청했습니다.

이들 사이에 한 때 위조를 자처했던 권모씨란 사람이 있는데요.

하지만 자신이 그렸다 아니다를 번복해오다 최근엔 그림을 직접 보고 판단하겠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 위작 논란은 미인도 뿐 아니라 미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돈이 몰리고, 뇌물이나 돈세탁용으로 미술 작품이 선호되면서 끊이지 않아왔습니다.

심지어 지난 2003년부터 10년간 이중섭 화백의 그림은 무려 60%에 가까운 작품이, 박수근 화백은 38% 천경자 화백의 작품의 30%가 위작 판정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위작이 양산되는 이유로는 공인 감정기구가 없다보니 그림이 사고 팔리는 유통 환경이 투명하지 않고, 또 경매 회사와 특정 화랑이 유착돼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 등이 꼽히고 있는데요.

때문에 일각에선 외국처럼 위작을 판 화랑을 폐업시킨달지하는 제재책과 함께 전문 중개사 제도를 도입해 유통 과정의 이력을 남기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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