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부실 감사 ‘나몰라라’…책임은 누가?

입력 2016.06.05 (21:10) 수정 2016.06.0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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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회계법인의 역할은 기업의 경영위기를 제때 파악해 경고음을 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나듯 경고음은 커녕 오히려 더 부실을 키운 셈인데 제대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우조선해양 부실 감사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를 받고 있는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감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일부 핵심인력들이 경쟁 회사로 옮긴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일종의 간판 바꿔달기인 셈입니다.

<녹취> 안진회계법인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으로서는 업무가 없다, 할일이 없다고 하면 본인의 경력에 안 좋은 영향이 있기 때문에..."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은 실사를 맡았던 한진해운의 미공개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엔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의 실사를 맡았습니다.

<인터뷰> 김경율(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회계사) : "부실을 숨겼던 회계법인들이 또 회계법인을 옮겨서, 그리고 회사를 바꾸어서 실사에 나선다? 이건 국민 일반의 정서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생각합니다."

회계감사를 누구에게, 얼마를 주고 맡길 것인지는 해당기업이 결정합니다.

기업을 감시해야 하지만 해당기업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인터뷰> 이총희(청년공인회계사회 대표) : "자료를 요청했더니 회사의 담당자가 회계법인의 상관이나 이런 사람한테 연락을 해서, 저런 애 좀 바꿔라 해서 담당 회계사를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이러다보니 1년에 나오는 5백건이 넘는 감사보고서들의 결론은 거의 대부분 '문제 없다' 입니다.

그래서 회계법인 지정을 금융당국이 맡고, 부실감사가 적발되면 회계법인 대표를 처벌하는 법률안이 추진됐지만, 업계의 반대로 법률 개정은 무산됐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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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계법인 부실 감사 ‘나몰라라’…책임은 누가?
    • 입력 2016-06-05 21:13:25
    • 수정2016-06-05 22: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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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회계법인의 역할은 기업의 경영위기를 제때 파악해 경고음을 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나듯 경고음은 커녕 오히려 더 부실을 키운 셈인데 제대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우조선해양 부실 감사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를 받고 있는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감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일부 핵심인력들이 경쟁 회사로 옮긴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일종의 간판 바꿔달기인 셈입니다.

<녹취> 안진회계법인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으로서는 업무가 없다, 할일이 없다고 하면 본인의 경력에 안 좋은 영향이 있기 때문에..."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은 실사를 맡았던 한진해운의 미공개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엔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의 실사를 맡았습니다.

<인터뷰> 김경율(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회계사) : "부실을 숨겼던 회계법인들이 또 회계법인을 옮겨서, 그리고 회사를 바꾸어서 실사에 나선다? 이건 국민 일반의 정서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생각합니다."

회계감사를 누구에게, 얼마를 주고 맡길 것인지는 해당기업이 결정합니다.

기업을 감시해야 하지만 해당기업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인터뷰> 이총희(청년공인회계사회 대표) : "자료를 요청했더니 회사의 담당자가 회계법인의 상관이나 이런 사람한테 연락을 해서, 저런 애 좀 바꿔라 해서 담당 회계사를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이러다보니 1년에 나오는 5백건이 넘는 감사보고서들의 결론은 거의 대부분 '문제 없다' 입니다.

그래서 회계법인 지정을 금융당국이 맡고, 부실감사가 적발되면 회계법인 대표를 처벌하는 법률안이 추진됐지만, 업계의 반대로 법률 개정은 무산됐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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