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수주해도…은행 보증 못 받아 취소될 판

입력 2016.07.08 (19:25) 수정 2016.07.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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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례없는 수주가뭄 속에 조선업계가 어렵게 수주를 해도 은행들이 보증을 해주지 않아 수주가 취소될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은행들의 행태가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조선업계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동조선해양은 최근 그리스 선사로부터 정유운반선 4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2천억 원대, 올해 들어 첫 수주였습니다.

선주사로부터 선수금을 받아 배를 만드는 일만 남았는데, 아직 채권단의 RG, 선수금환급보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 늦어진다면 선수금 없이 빚을 내 배를 만들거나 아예 수주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SPP조선은 지난해 말 10여 척을 수주했지만 결국,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지 못해 수주가 취소됐습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국내 기업에서 수주한 LNG 운반선 두 척에 대해 선수금환급보증이 늦어지면서 수주가 무산될 뻔했습니다.

<녹취> 조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정상적인 수주에 대해서도 RG 발급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선박 건조 일정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호황기 땐 보증을 서려고 경쟁했던 은행들이 불황기가 되자 조선업에 대한 여신 리스크를 줄이면서 꼭 필요한 보증마저 안 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RG(선수금환급보증)가 잘 됐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구조조정 등)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꼬인 것 같아요. 거기(은행권)도 이익을 중시해야 하니까."

금감원은 지난달 주요 은행장들을 소집해 조선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줄이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은행들의 관행은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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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겹게 수주해도…은행 보증 못 받아 취소될 판
    • 입력 2016-07-08 19:35:02
    • 수정2016-07-08 20: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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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례없는 수주가뭄 속에 조선업계가 어렵게 수주를 해도 은행들이 보증을 해주지 않아 수주가 취소될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은행들의 행태가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조선업계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동조선해양은 최근 그리스 선사로부터 정유운반선 4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2천억 원대, 올해 들어 첫 수주였습니다.

선주사로부터 선수금을 받아 배를 만드는 일만 남았는데, 아직 채권단의 RG, 선수금환급보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 늦어진다면 선수금 없이 빚을 내 배를 만들거나 아예 수주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SPP조선은 지난해 말 10여 척을 수주했지만 결국,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지 못해 수주가 취소됐습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국내 기업에서 수주한 LNG 운반선 두 척에 대해 선수금환급보증이 늦어지면서 수주가 무산될 뻔했습니다.

<녹취> 조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정상적인 수주에 대해서도 RG 발급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선박 건조 일정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호황기 땐 보증을 서려고 경쟁했던 은행들이 불황기가 되자 조선업에 대한 여신 리스크를 줄이면서 꼭 필요한 보증마저 안 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RG(선수금환급보증)가 잘 됐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구조조정 등)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꼬인 것 같아요. 거기(은행권)도 이익을 중시해야 하니까."

금감원은 지난달 주요 은행장들을 소집해 조선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줄이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은행들의 관행은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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