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시속 324km’광란의 질주…“스릴 때문에”
입력 2016.07.15 (08:33)
수정 2016.07.15 (09: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차들이 달려나갑니다.
제한 속도 시속 100킬로미터인 구간에서 차량 속도는 계속 올라 잠시 뒤 무려 300킬로미터를 넘어섭니다.
이번엔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불길에 휩싸입니다.
차량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엔진이 과열돼 불이 난 건데요.
이 영화 같은 화면들은 모두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이 벌인 불법 경주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들은 억대 외제차를 몰고 나와 도로에서 불법 경주를 벌였는데요.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광란의 질주가 펼쳐진 현장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새벽 2시쯤.
터널 안으로 3대의 차량이 마치 자동차 경주 펼치듯 나란히 달려옵니다.
잠시 뒤 가운데서 달리던 검은 색 차량이 중심을 잃고 회전하면서 왼쪽에 있던 은색 차량과 충돌합니다.
옆 차량과 충돌한 차량은 파편을 날리며 부서지고, 터널 끝까지 튕겨 나갑니다.
사고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검은색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38살 박 모 씨와 그 옆에 타고 있던 43살 이 모 씨, 그리고 은색 차량을 운전한 36살 조 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검은색 차량을 운전한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 도중 차선을 바꾸다 실수로 사고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았는데요.
사고의 진실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주기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일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은색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발견된 겁니다.
해당 영상을 살펴보니 검은색 차량은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다
터널 진입과 동시에 속도를 급격히 높였는데요.
알고 보니 출발 사인과 함께 터널 안에서 불법 경주를 펼쳤던 겁니다.
<녹취>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사고 차량 운전자들이) 서로 모른다고 했어요. 상대방을. “가다가 우연히 사고가 났다.” 이렇게 신고가 된 거죠. 그런데 이번 수사를 통해서 우연이 아니고 서로가 아는 관계고. 이 자료가 나왔죠. 60km로 달리다가 “GO!”하고 급가속을 하면서 바로 사고가 났거든요.”
이러한 불법 경주는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4월 밤 9시쯤 서울의 한 주차장으로 굉음을 내며 차량들이 모여듭니다.
곳곳에 1억 원을 넘는고급 외제차가 즐비합니다.
최고 속력이 시속 300㎞를 넘는 이른바 ‘슈퍼카’까지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데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인터넷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
이날 모인 차가 무려 100대가 넘었습니다.
이들은 차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 새벽 1시가 되자 어딘가로 이동했습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바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터널에 진입하자 차량이 돌변합니다.
<녹취> “자 롤링 시작합니다. 스타트!”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150㎞이던 시속이, 20초 만에 200㎞를 넘습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 속도를 올리는 운전자.
속도는 무려 시속 300㎞를 가뿐히 넘어섭니다.
뒤따르는 차량에선 중계까지 이뤄집니다.
<녹취> “△△ 대 ○○. 60 롤링(600마력 팀). 과연….”
<녹취> “△△이 앞섭니다. 거의 비슷한데?”
일명 ‘롤링 레이싱’이라고 불리는 불법 경주의 일종입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출발 지점을 선정해서 약 시속 60km로 조용히 대열을 유지해서 가다가 (출발 지점에서) 최대 속도로 3초 만에 시속 50km, 100km를 낼 수 있는 급가속을 한 것입니다. 급가속해서 (결승 지점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롤링 레이싱’입니다.”
이들은 장암역에서 사패산 터널에 이르는 22㎞의 구간에서 누구의 차량이 가장 빠른지 경주를 펼쳤습니다.
외제차 관련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은 비밀리에 SNS에 모임을 만들어 경주를 즐겼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동호회에서 이제 같이 뛸 수 있는 레이싱을 할 만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보안 유지가 안 되니까 SNS에서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서 삼삼오오 짝을 이루죠. 짝을 이뤄서 어디서 만나자 서로 의논해서 만나서 레이싱을 하는 것입니다.”
신입 회원이 들어왔을 땐, 경주 경험이 많은 리더 격의 회원이 조수석에 신입 회원을 태우고 경주 방식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사패산 터널에서 회원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는데요.
잠시 뒤 옆에서 달리던 흰색 차량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녹취> “터졌다. 터졌다. 그냥 가야 해. ”
곧 불꽃이 튀고, 차 뒷면이 불길에 휩싸입니다.
과속으로 인해 엔진이 과열된 겁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전혀 상황을 모르는 듯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녹취> “불났다. 불났다. 불났다. 빨리 전화해줘요.”
경찰은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상습적으로 자동차 경주를 해온 73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백 차례 넘게 불법 경주에 참여한 운전자 5명은 구속했습니다.
터널에서 은색 차량을 들이받았던 검은색 차량 운전자 박 씨도 함께 구속됐는데, 박 씨는 현직 회계사로 무려 312차례나 불법 경주에 참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를 비롯해 피의자들 가운데 회계사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았는데요.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피의자들 직종은) 의사, 회계사, 중소기업 대표, 전문직인 사람들이 41%를 차지했고 회사원들이 31%였습니다. 나름대로 경제적 기반을 안정적으로 갖춘 사람들이 72%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왜 이런 위험천만한 경주를 펼친 걸까?
<인터뷰> 피의자 : “순간 스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은 그 외제차들을 보는 것도 좋았고요. 보통 그런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급가속 굉음이 날 때 소리가 굉장합니다. 속도의 쾌감, 전율을 즐기려고 터널 안을 선택한 것이죠. (피의자들은) 기초적인 질서를 경시하고, 위반하면 과태료를 내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불법 경주에 사용된 피의자 차량 10대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운전자의 경우 차량을 몰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차들이 달려나갑니다.
제한 속도 시속 100킬로미터인 구간에서 차량 속도는 계속 올라 잠시 뒤 무려 300킬로미터를 넘어섭니다.
이번엔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불길에 휩싸입니다.
차량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엔진이 과열돼 불이 난 건데요.
이 영화 같은 화면들은 모두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이 벌인 불법 경주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들은 억대 외제차를 몰고 나와 도로에서 불법 경주를 벌였는데요.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광란의 질주가 펼쳐진 현장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새벽 2시쯤.
터널 안으로 3대의 차량이 마치 자동차 경주 펼치듯 나란히 달려옵니다.
잠시 뒤 가운데서 달리던 검은 색 차량이 중심을 잃고 회전하면서 왼쪽에 있던 은색 차량과 충돌합니다.
옆 차량과 충돌한 차량은 파편을 날리며 부서지고, 터널 끝까지 튕겨 나갑니다.
사고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검은색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38살 박 모 씨와 그 옆에 타고 있던 43살 이 모 씨, 그리고 은색 차량을 운전한 36살 조 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검은색 차량을 운전한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 도중 차선을 바꾸다 실수로 사고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았는데요.
사고의 진실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주기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일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은색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발견된 겁니다.
해당 영상을 살펴보니 검은색 차량은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다
터널 진입과 동시에 속도를 급격히 높였는데요.
알고 보니 출발 사인과 함께 터널 안에서 불법 경주를 펼쳤던 겁니다.
<녹취>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사고 차량 운전자들이) 서로 모른다고 했어요. 상대방을. “가다가 우연히 사고가 났다.” 이렇게 신고가 된 거죠. 그런데 이번 수사를 통해서 우연이 아니고 서로가 아는 관계고. 이 자료가 나왔죠. 60km로 달리다가 “GO!”하고 급가속을 하면서 바로 사고가 났거든요.”
이러한 불법 경주는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4월 밤 9시쯤 서울의 한 주차장으로 굉음을 내며 차량들이 모여듭니다.
곳곳에 1억 원을 넘는고급 외제차가 즐비합니다.
최고 속력이 시속 300㎞를 넘는 이른바 ‘슈퍼카’까지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데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인터넷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
이날 모인 차가 무려 100대가 넘었습니다.
이들은 차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 새벽 1시가 되자 어딘가로 이동했습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바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터널에 진입하자 차량이 돌변합니다.
<녹취> “자 롤링 시작합니다. 스타트!”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150㎞이던 시속이, 20초 만에 200㎞를 넘습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 속도를 올리는 운전자.
속도는 무려 시속 300㎞를 가뿐히 넘어섭니다.
뒤따르는 차량에선 중계까지 이뤄집니다.
<녹취> “△△ 대 ○○. 60 롤링(600마력 팀). 과연….”
<녹취> “△△이 앞섭니다. 거의 비슷한데?”
일명 ‘롤링 레이싱’이라고 불리는 불법 경주의 일종입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출발 지점을 선정해서 약 시속 60km로 조용히 대열을 유지해서 가다가 (출발 지점에서) 최대 속도로 3초 만에 시속 50km, 100km를 낼 수 있는 급가속을 한 것입니다. 급가속해서 (결승 지점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롤링 레이싱’입니다.”
이들은 장암역에서 사패산 터널에 이르는 22㎞의 구간에서 누구의 차량이 가장 빠른지 경주를 펼쳤습니다.
외제차 관련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은 비밀리에 SNS에 모임을 만들어 경주를 즐겼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동호회에서 이제 같이 뛸 수 있는 레이싱을 할 만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보안 유지가 안 되니까 SNS에서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서 삼삼오오 짝을 이루죠. 짝을 이뤄서 어디서 만나자 서로 의논해서 만나서 레이싱을 하는 것입니다.”
신입 회원이 들어왔을 땐, 경주 경험이 많은 리더 격의 회원이 조수석에 신입 회원을 태우고 경주 방식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사패산 터널에서 회원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는데요.
잠시 뒤 옆에서 달리던 흰색 차량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녹취> “터졌다. 터졌다. 그냥 가야 해. ”
곧 불꽃이 튀고, 차 뒷면이 불길에 휩싸입니다.
과속으로 인해 엔진이 과열된 겁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전혀 상황을 모르는 듯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녹취> “불났다. 불났다. 불났다. 빨리 전화해줘요.”
경찰은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상습적으로 자동차 경주를 해온 73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백 차례 넘게 불법 경주에 참여한 운전자 5명은 구속했습니다.
터널에서 은색 차량을 들이받았던 검은색 차량 운전자 박 씨도 함께 구속됐는데, 박 씨는 현직 회계사로 무려 312차례나 불법 경주에 참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를 비롯해 피의자들 가운데 회계사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았는데요.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피의자들 직종은) 의사, 회계사, 중소기업 대표, 전문직인 사람들이 41%를 차지했고 회사원들이 31%였습니다. 나름대로 경제적 기반을 안정적으로 갖춘 사람들이 72%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왜 이런 위험천만한 경주를 펼친 걸까?
<인터뷰> 피의자 : “순간 스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은 그 외제차들을 보는 것도 좋았고요. 보통 그런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급가속 굉음이 날 때 소리가 굉장합니다. 속도의 쾌감, 전율을 즐기려고 터널 안을 선택한 것이죠. (피의자들은) 기초적인 질서를 경시하고, 위반하면 과태료를 내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불법 경주에 사용된 피의자 차량 10대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운전자의 경우 차량을 몰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시속 324km’광란의 질주…“스릴 때문에”
-
- 입력 2016-07-15 08:34:03
- 수정2016-07-15 09:08:25

<앵커 멘트>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차들이 달려나갑니다.
제한 속도 시속 100킬로미터인 구간에서 차량 속도는 계속 올라 잠시 뒤 무려 300킬로미터를 넘어섭니다.
이번엔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불길에 휩싸입니다.
차량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엔진이 과열돼 불이 난 건데요.
이 영화 같은 화면들은 모두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이 벌인 불법 경주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들은 억대 외제차를 몰고 나와 도로에서 불법 경주를 벌였는데요.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광란의 질주가 펼쳐진 현장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새벽 2시쯤.
터널 안으로 3대의 차량이 마치 자동차 경주 펼치듯 나란히 달려옵니다.
잠시 뒤 가운데서 달리던 검은 색 차량이 중심을 잃고 회전하면서 왼쪽에 있던 은색 차량과 충돌합니다.
옆 차량과 충돌한 차량은 파편을 날리며 부서지고, 터널 끝까지 튕겨 나갑니다.
사고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검은색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38살 박 모 씨와 그 옆에 타고 있던 43살 이 모 씨, 그리고 은색 차량을 운전한 36살 조 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검은색 차량을 운전한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 도중 차선을 바꾸다 실수로 사고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았는데요.
사고의 진실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주기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일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은색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발견된 겁니다.
해당 영상을 살펴보니 검은색 차량은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다
터널 진입과 동시에 속도를 급격히 높였는데요.
알고 보니 출발 사인과 함께 터널 안에서 불법 경주를 펼쳤던 겁니다.
<녹취>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사고 차량 운전자들이) 서로 모른다고 했어요. 상대방을. “가다가 우연히 사고가 났다.” 이렇게 신고가 된 거죠. 그런데 이번 수사를 통해서 우연이 아니고 서로가 아는 관계고. 이 자료가 나왔죠. 60km로 달리다가 “GO!”하고 급가속을 하면서 바로 사고가 났거든요.”
이러한 불법 경주는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4월 밤 9시쯤 서울의 한 주차장으로 굉음을 내며 차량들이 모여듭니다.
곳곳에 1억 원을 넘는고급 외제차가 즐비합니다.
최고 속력이 시속 300㎞를 넘는 이른바 ‘슈퍼카’까지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데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인터넷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
이날 모인 차가 무려 100대가 넘었습니다.
이들은 차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 새벽 1시가 되자 어딘가로 이동했습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바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터널에 진입하자 차량이 돌변합니다.
<녹취> “자 롤링 시작합니다. 스타트!”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150㎞이던 시속이, 20초 만에 200㎞를 넘습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 속도를 올리는 운전자.
속도는 무려 시속 300㎞를 가뿐히 넘어섭니다.
뒤따르는 차량에선 중계까지 이뤄집니다.
<녹취> “△△ 대 ○○. 60 롤링(600마력 팀). 과연….”
<녹취> “△△이 앞섭니다. 거의 비슷한데?”
일명 ‘롤링 레이싱’이라고 불리는 불법 경주의 일종입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출발 지점을 선정해서 약 시속 60km로 조용히 대열을 유지해서 가다가 (출발 지점에서) 최대 속도로 3초 만에 시속 50km, 100km를 낼 수 있는 급가속을 한 것입니다. 급가속해서 (결승 지점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롤링 레이싱’입니다.”
이들은 장암역에서 사패산 터널에 이르는 22㎞의 구간에서 누구의 차량이 가장 빠른지 경주를 펼쳤습니다.
외제차 관련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은 비밀리에 SNS에 모임을 만들어 경주를 즐겼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동호회에서 이제 같이 뛸 수 있는 레이싱을 할 만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보안 유지가 안 되니까 SNS에서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서 삼삼오오 짝을 이루죠. 짝을 이뤄서 어디서 만나자 서로 의논해서 만나서 레이싱을 하는 것입니다.”
신입 회원이 들어왔을 땐, 경주 경험이 많은 리더 격의 회원이 조수석에 신입 회원을 태우고 경주 방식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사패산 터널에서 회원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는데요.
잠시 뒤 옆에서 달리던 흰색 차량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녹취> “터졌다. 터졌다. 그냥 가야 해. ”
곧 불꽃이 튀고, 차 뒷면이 불길에 휩싸입니다.
과속으로 인해 엔진이 과열된 겁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전혀 상황을 모르는 듯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녹취> “불났다. 불났다. 불났다. 빨리 전화해줘요.”
경찰은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상습적으로 자동차 경주를 해온 73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백 차례 넘게 불법 경주에 참여한 운전자 5명은 구속했습니다.
터널에서 은색 차량을 들이받았던 검은색 차량 운전자 박 씨도 함께 구속됐는데, 박 씨는 현직 회계사로 무려 312차례나 불법 경주에 참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를 비롯해 피의자들 가운데 회계사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았는데요.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피의자들 직종은) 의사, 회계사, 중소기업 대표, 전문직인 사람들이 41%를 차지했고 회사원들이 31%였습니다. 나름대로 경제적 기반을 안정적으로 갖춘 사람들이 72%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왜 이런 위험천만한 경주를 펼친 걸까?
<인터뷰> 피의자 : “순간 스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은 그 외제차들을 보는 것도 좋았고요. 보통 그런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급가속 굉음이 날 때 소리가 굉장합니다. 속도의 쾌감, 전율을 즐기려고 터널 안을 선택한 것이죠. (피의자들은) 기초적인 질서를 경시하고, 위반하면 과태료를 내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불법 경주에 사용된 피의자 차량 10대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운전자의 경우 차량을 몰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차들이 달려나갑니다.
제한 속도 시속 100킬로미터인 구간에서 차량 속도는 계속 올라 잠시 뒤 무려 300킬로미터를 넘어섭니다.
이번엔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불길에 휩싸입니다.
차량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엔진이 과열돼 불이 난 건데요.
이 영화 같은 화면들은 모두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이 벌인 불법 경주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들은 억대 외제차를 몰고 나와 도로에서 불법 경주를 벌였는데요.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광란의 질주가 펼쳐진 현장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새벽 2시쯤.
터널 안으로 3대의 차량이 마치 자동차 경주 펼치듯 나란히 달려옵니다.
잠시 뒤 가운데서 달리던 검은 색 차량이 중심을 잃고 회전하면서 왼쪽에 있던 은색 차량과 충돌합니다.
옆 차량과 충돌한 차량은 파편을 날리며 부서지고, 터널 끝까지 튕겨 나갑니다.
사고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검은색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38살 박 모 씨와 그 옆에 타고 있던 43살 이 모 씨, 그리고 은색 차량을 운전한 36살 조 모 씨까지 크게 다쳤습니다.
검은색 차량을 운전한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 도중 차선을 바꾸다 실수로 사고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았는데요.
사고의 진실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주기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일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은색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발견된 겁니다.
해당 영상을 살펴보니 검은색 차량은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다
터널 진입과 동시에 속도를 급격히 높였는데요.
알고 보니 출발 사인과 함께 터널 안에서 불법 경주를 펼쳤던 겁니다.
<녹취>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사고 차량 운전자들이) 서로 모른다고 했어요. 상대방을. “가다가 우연히 사고가 났다.” 이렇게 신고가 된 거죠. 그런데 이번 수사를 통해서 우연이 아니고 서로가 아는 관계고. 이 자료가 나왔죠. 60km로 달리다가 “GO!”하고 급가속을 하면서 바로 사고가 났거든요.”
이러한 불법 경주는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4월 밤 9시쯤 서울의 한 주차장으로 굉음을 내며 차량들이 모여듭니다.
곳곳에 1억 원을 넘는고급 외제차가 즐비합니다.
최고 속력이 시속 300㎞를 넘는 이른바 ‘슈퍼카’까지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데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인터넷 외제차 동호회 회원들.
이날 모인 차가 무려 100대가 넘었습니다.
이들은 차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 새벽 1시가 되자 어딘가로 이동했습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바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터널에 진입하자 차량이 돌변합니다.
<녹취> “자 롤링 시작합니다. 스타트!”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150㎞이던 시속이, 20초 만에 200㎞를 넘습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 속도를 올리는 운전자.
속도는 무려 시속 300㎞를 가뿐히 넘어섭니다.
뒤따르는 차량에선 중계까지 이뤄집니다.
<녹취> “△△ 대 ○○. 60 롤링(600마력 팀). 과연….”
<녹취> “△△이 앞섭니다. 거의 비슷한데?”
일명 ‘롤링 레이싱’이라고 불리는 불법 경주의 일종입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출발 지점을 선정해서 약 시속 60km로 조용히 대열을 유지해서 가다가 (출발 지점에서) 최대 속도로 3초 만에 시속 50km, 100km를 낼 수 있는 급가속을 한 것입니다. 급가속해서 (결승 지점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롤링 레이싱’입니다.”
이들은 장암역에서 사패산 터널에 이르는 22㎞의 구간에서 누구의 차량이 가장 빠른지 경주를 펼쳤습니다.
외제차 관련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이들은 비밀리에 SNS에 모임을 만들어 경주를 즐겼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동호회에서 이제 같이 뛸 수 있는 레이싱을 할 만한 사람을 선택합니다. 보안 유지가 안 되니까 SNS에서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서 삼삼오오 짝을 이루죠. 짝을 이뤄서 어디서 만나자 서로 의논해서 만나서 레이싱을 하는 것입니다.”
신입 회원이 들어왔을 땐, 경주 경험이 많은 리더 격의 회원이 조수석에 신입 회원을 태우고 경주 방식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는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사패산 터널에서 회원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는데요.
잠시 뒤 옆에서 달리던 흰색 차량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녹취> “터졌다. 터졌다. 그냥 가야 해. ”
곧 불꽃이 튀고, 차 뒷면이 불길에 휩싸입니다.
과속으로 인해 엔진이 과열된 겁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전혀 상황을 모르는 듯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녹취> “불났다. 불났다. 불났다. 빨리 전화해줘요.”
경찰은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상습적으로 자동차 경주를 해온 73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백 차례 넘게 불법 경주에 참여한 운전자 5명은 구속했습니다.
터널에서 은색 차량을 들이받았던 검은색 차량 운전자 박 씨도 함께 구속됐는데, 박 씨는 현직 회계사로 무려 312차례나 불법 경주에 참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를 비롯해 피의자들 가운데 회계사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았는데요.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피의자들 직종은) 의사, 회계사, 중소기업 대표, 전문직인 사람들이 41%를 차지했고 회사원들이 31%였습니다. 나름대로 경제적 기반을 안정적으로 갖춘 사람들이 72%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왜 이런 위험천만한 경주를 펼친 걸까?
<인터뷰> 피의자 : “순간 스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은 그 외제차들을 보는 것도 좋았고요. 보통 그런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전선선(경감/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급가속 굉음이 날 때 소리가 굉장합니다. 속도의 쾌감, 전율을 즐기려고 터널 안을 선택한 것이죠. (피의자들은) 기초적인 질서를 경시하고, 위반하면 과태료를 내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불법 경주에 사용된 피의자 차량 10대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불법 경주를 벌이는 운전자의 경우 차량을 몰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
-
유호윤 기자 live@kbs.co.kr
유호윤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