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의문 속 ‘문자 메시지’…살인 사건의 진실은?

입력 2016.07.27 (08:33) 수정 2016.07.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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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 18일, 수원의 한 공영 주차장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범인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한 40대 남성이 자신이 피해자를 죽였다며 지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범행을 자백한 건데요.

경찰은 즉시 문자를 보낸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섭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아무리 찾아봐도 남성을 발견하지 못한 겁니다.

마치 증발된 것처럼 남성은 2년간의 행적이 사라져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 남성은 사건이 발생하기 2년 전, 살해돼 야산에 묻혀 있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영 주차장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 18일.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최초 출동했을 때는 주차장에 차량이 주차돼 있었는데 피해자는 차량 뒷좌석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정작 주차장 직원들은 차에 시신이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녹취> 주차장 관계자(음성변조) : “17일 12시 48분에 여기다 차를 두고 간 거예요. 전혀 눈치를 못 챘죠. 저희는 그때 휴무였었어요. 전 직원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수 있었던 건 한 제보자의 신고 덕분이었는데요.

제보자와 친분이 있던 43살 남성 박 모 씨가 느닷없이 사람을 죽였다는 문자를 제보자에게 보낸 겁니다.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4팀장) : “죽였다는 문자를 보내면서 지인이 신고해서 수사를 착수하게 된 것입니다.”

박 씨가 보낸 문자엔 자신이 60대 여성을 죽였고, 피해자의 시신이 현재 수원의 한 공영주차장에 있다는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제보자에게 문자를 보낸 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섭니다.

유력한 용의자가 등장해 너무나 쉽게 풀릴 것 같았던 사건.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박 씨의 행방을 찾을 수 없던 건데요.

심지어 마치 거짓말처럼 지난 2년간, 박 씨의 행적이 아무데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살아있다는 생활반응이 아무리 확인해도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박 모 씨 같은 경우에는 금융거래라든가 병원 진료 내역이라든가 이런 게 전혀 확인되지 않아서 그래서 저희가 박 모 씨도 생활반응이 확인되지 않는구나……. ”

그렇다면, 박 씨의 전화번호로 문자가 오긴 했지만 문자를 보낸 사람이 정말 박 씨가 맞기는 한 걸까?

경찰은 수사 다시 원점으로 돌려, 시신이 발견된 주차장 인근 CCTV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단서를 발견합니다.

지금 보시는 건, 사건 현장 인근에 있는 CCTV 영상입니다.

영상에는 박 씨가 아닌 다른 인물이 사건 현장을 황급하게 떠나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사체 유기 장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을 때 마스크도 벗고 우산을 버렸을 때 그 얼굴이 어느 정도 보였는데 주변 인물 수사 중에 피의자의 얼굴과 유사하다는 걸 확인한 거죠.”

영상 속 인물은 바로 피해자 유 씨와 동업했던 60살 김 모 씨.

경찰이 피해자의 주변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CCTV 영상 속 남성의 정체를 확인하게 된 겁니다.

지난 22일 김 씨는 경찰에 검거됐고,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5천만 원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하자 말다툼 끝에 살해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금전 관계로 말다툼 중에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잡혔는데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박 모 씨의 휴대폰에서 걸려온 자백 문자는 어떻게 된 걸까?

여기서 뜻밖의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데요.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기지국 통화내역 상 (문자를 보낸 것과) 같은 위치에서 휴대전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요. 요금을 피의자가 충전한 사실이 금융거래 내용을 통해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박 씨의 휴대 전화를 김 씨가 사용하고 있던 겁니다.

이를 수상한 여긴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김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2년 전에도 피해자 박 모 씨를 살해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박 씨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을 이용해서 마치 박 씨인 양 행세하면서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자기의 범행을 위장했던 사실이 확인됩니다.”

김 씨는 2년 전인 2014년 10월 박 씨의 집에서 박 씨를 운동기구로 내려쳐 숨지게 한 뒤 홍천의 한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김 씨는 박 씨의 살해 사실을 감추기 위해 박 씨의 가족들에게 주기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부모들이 실종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피해자가 해외에 갔다, 해외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면서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지 못하게 의도를 한 거죠. 최근에도 “올해 가을경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라는 식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게 있었죠.”

박 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그대로 믿고 있던 겁니다.

이후 김 씨가 두 번째 살인 사건을 조작하기 위해 박 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박 씨가 살인 사건 용의자로 떠올랐던 겁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첫 번째 살해된 박 모 씨가 살아있음을 주변에 알리기 위해서 지속해서 이 휴대폰을, 그러니까 음성통화는 못 하죠. 음성으로 비교가 되니까 문자를 이용해 했던 거고 그러다 보니까 이번 범행을 결의하게 되면서 수사가 들어오게 되면 이마저도 이미 죽은 박 모 씨의 범행으로 몰고 가야겠다 이렇게 계획해서 문자를 보내게 됐던 겁니다.”

범행 동기는 두 번 모두 돈 때문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숨진 피해자들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했고, 이 때문에 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3명이 모두 과거에 대부업 등 사업을 하면서 동업관계가 형성되었었고 그 과정에서 투자 명목으로 상호 간의 금전 관계가 존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금전 관계, 채권채무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말다툼이 있었던 관계였고요. 그런 말다툼이 지속되다 보니까 급기야는 살해라는 극단적인 범죄로 발전하게 된 그런 사건입니다.”

자신이 죽인 박 씨를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아 완전 범죄를 꿈꿨던 김 씨.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죄송합니다. (금전적인 이유로 살해한 겁니까?) 네.”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하고 보다 자세한 범행 동기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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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7 08:39:54
    • 수정2016-07-27 09: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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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수원의 한 공영 주차장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범인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한 40대 남성이 자신이 피해자를 죽였다며 지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범행을 자백한 건데요.

경찰은 즉시 문자를 보낸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섭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아무리 찾아봐도 남성을 발견하지 못한 겁니다.

마치 증발된 것처럼 남성은 2년간의 행적이 사라져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 남성은 사건이 발생하기 2년 전, 살해돼 야산에 묻혀 있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이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영 주차장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 18일.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최초 출동했을 때는 주차장에 차량이 주차돼 있었는데 피해자는 차량 뒷좌석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정작 주차장 직원들은 차에 시신이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녹취> 주차장 관계자(음성변조) : “17일 12시 48분에 여기다 차를 두고 간 거예요. 전혀 눈치를 못 챘죠. 저희는 그때 휴무였었어요. 전 직원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수 있었던 건 한 제보자의 신고 덕분이었는데요.

제보자와 친분이 있던 43살 남성 박 모 씨가 느닷없이 사람을 죽였다는 문자를 제보자에게 보낸 겁니다.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4팀장) : “죽였다는 문자를 보내면서 지인이 신고해서 수사를 착수하게 된 것입니다.”

박 씨가 보낸 문자엔 자신이 60대 여성을 죽였고, 피해자의 시신이 현재 수원의 한 공영주차장에 있다는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제보자에게 문자를 보낸 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섭니다.

유력한 용의자가 등장해 너무나 쉽게 풀릴 것 같았던 사건.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박 씨의 행방을 찾을 수 없던 건데요.

심지어 마치 거짓말처럼 지난 2년간, 박 씨의 행적이 아무데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살아있다는 생활반응이 아무리 확인해도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박 모 씨 같은 경우에는 금융거래라든가 병원 진료 내역이라든가 이런 게 전혀 확인되지 않아서 그래서 저희가 박 모 씨도 생활반응이 확인되지 않는구나……. ”

그렇다면, 박 씨의 전화번호로 문자가 오긴 했지만 문자를 보낸 사람이 정말 박 씨가 맞기는 한 걸까?

경찰은 수사 다시 원점으로 돌려, 시신이 발견된 주차장 인근 CCTV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단서를 발견합니다.

지금 보시는 건, 사건 현장 인근에 있는 CCTV 영상입니다.

영상에는 박 씨가 아닌 다른 인물이 사건 현장을 황급하게 떠나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사체 유기 장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을 때 마스크도 벗고 우산을 버렸을 때 그 얼굴이 어느 정도 보였는데 주변 인물 수사 중에 피의자의 얼굴과 유사하다는 걸 확인한 거죠.”

영상 속 인물은 바로 피해자 유 씨와 동업했던 60살 김 모 씨.

경찰이 피해자의 주변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CCTV 영상 속 남성의 정체를 확인하게 된 겁니다.

지난 22일 김 씨는 경찰에 검거됐고,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5천만 원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하자 말다툼 끝에 살해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금전 관계로 말다툼 중에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잡혔는데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박 모 씨의 휴대폰에서 걸려온 자백 문자는 어떻게 된 걸까?

여기서 뜻밖의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데요.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기지국 통화내역 상 (문자를 보낸 것과) 같은 위치에서 휴대전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요. 요금을 피의자가 충전한 사실이 금융거래 내용을 통해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박 씨의 휴대 전화를 김 씨가 사용하고 있던 겁니다.

이를 수상한 여긴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김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2년 전에도 피해자 박 모 씨를 살해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박 씨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을 이용해서 마치 박 씨인 양 행세하면서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자기의 범행을 위장했던 사실이 확인됩니다.”

김 씨는 2년 전인 2014년 10월 박 씨의 집에서 박 씨를 운동기구로 내려쳐 숨지게 한 뒤 홍천의 한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김 씨는 박 씨의 살해 사실을 감추기 위해 박 씨의 가족들에게 주기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인터뷰> 이정진(수원중부경찰서 강력 4팀장) : “부모들이 실종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피해자가 해외에 갔다, 해외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면서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지 못하게 의도를 한 거죠. 최근에도 “올해 가을경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라는 식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게 있었죠.”

박 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그대로 믿고 있던 겁니다.

이후 김 씨가 두 번째 살인 사건을 조작하기 위해 박 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박 씨가 살인 사건 용의자로 떠올랐던 겁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첫 번째 살해된 박 모 씨가 살아있음을 주변에 알리기 위해서 지속해서 이 휴대폰을, 그러니까 음성통화는 못 하죠. 음성으로 비교가 되니까 문자를 이용해 했던 거고 그러다 보니까 이번 범행을 결의하게 되면서 수사가 들어오게 되면 이마저도 이미 죽은 박 모 씨의 범행으로 몰고 가야겠다 이렇게 계획해서 문자를 보내게 됐던 겁니다.”

범행 동기는 두 번 모두 돈 때문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숨진 피해자들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했고, 이 때문에 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고혁수(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3명이 모두 과거에 대부업 등 사업을 하면서 동업관계가 형성되었었고 그 과정에서 투자 명목으로 상호 간의 금전 관계가 존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금전 관계, 채권채무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말다툼이 있었던 관계였고요. 그런 말다툼이 지속되다 보니까 급기야는 살해라는 극단적인 범죄로 발전하게 된 그런 사건입니다.”

자신이 죽인 박 씨를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아 완전 범죄를 꿈꿨던 김 씨.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죄송합니다. (금전적인 이유로 살해한 겁니까?) 네.”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하고 보다 자세한 범행 동기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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