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물’ 논에 공급…속타는 농심

입력 2016.09.07 (19:12) 수정 2016.09.0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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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닷물이 섞인 농업용수가 논에 대량으로 공급돼 수확을 앞둔 벼들이 말라죽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속이 상한 농민들은 급기야 논을 갈아엎었습니다.

허성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형 트랙터가 논을 갈아엎습니다.

누렇게 변해 버린 벼들이 차례로 짓밟히고, 한쪽에선 농민들이 벼를 불로 태워버립니다.

<인터뷰> 김정희(피해 농민) : "농사지어 대목 쉬고 자식들 공부시키고 다하는데 촌에서 농사 아니면 돈 나올 때가 어디 있습니까."

화난 농민들이 갈아엎은 논은 2천여㎡ 정도, 바닷물이 섞인 농업용수가 논에 잘못 공급되는 바람에 거의 다 지은 농사를 망쳤습니다.

<인터뷰> 이상철(피해 농민) : "RPC(미곡처리장)에서도 안 받아주고 도정을 해 판다고 해도 시장에 가면 싸라기(부스러진 쌀)가 되는 게 뻔합니다."

이번 일은 농어촌공사가 밀물 시간대 바닷물이 보를 넘어 강물에 섞인 것도 모르고 논에다 물을 대면서 일어났습니다.

농업용수의 염분농도가 기준치의 10배가 넘어가면서 이렇게 추수를 앞둔 벼들이 말라죽어 가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논은 축구장 마흔 개 넓이에 해당하는 30헥타르, 염분 측정장치가 있긴 했지만, 간단한 검사조차 하지 않았던 게 큰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사례가 지난 1975년 보를 설치한 이후 지난 40년 동안 한 번도 없었어요. 염도체크를 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농민들이 피해 농지 전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안일한 행정 때문에 추석 전 농심이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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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금물’ 논에 공급…속타는 농심
    • 입력 2016-09-07 19:13:41
    • 수정2016-09-07 19: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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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닷물이 섞인 농업용수가 논에 대량으로 공급돼 수확을 앞둔 벼들이 말라죽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속이 상한 농민들은 급기야 논을 갈아엎었습니다.

허성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형 트랙터가 논을 갈아엎습니다.

누렇게 변해 버린 벼들이 차례로 짓밟히고, 한쪽에선 농민들이 벼를 불로 태워버립니다.

<인터뷰> 김정희(피해 농민) : "농사지어 대목 쉬고 자식들 공부시키고 다하는데 촌에서 농사 아니면 돈 나올 때가 어디 있습니까."

화난 농민들이 갈아엎은 논은 2천여㎡ 정도, 바닷물이 섞인 농업용수가 논에 잘못 공급되는 바람에 거의 다 지은 농사를 망쳤습니다.

<인터뷰> 이상철(피해 농민) : "RPC(미곡처리장)에서도 안 받아주고 도정을 해 판다고 해도 시장에 가면 싸라기(부스러진 쌀)가 되는 게 뻔합니다."

이번 일은 농어촌공사가 밀물 시간대 바닷물이 보를 넘어 강물에 섞인 것도 모르고 논에다 물을 대면서 일어났습니다.

농업용수의 염분농도가 기준치의 10배가 넘어가면서 이렇게 추수를 앞둔 벼들이 말라죽어 가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논은 축구장 마흔 개 넓이에 해당하는 30헥타르, 염분 측정장치가 있긴 했지만, 간단한 검사조차 하지 않았던 게 큰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사례가 지난 1975년 보를 설치한 이후 지난 40년 동안 한 번도 없었어요. 염도체크를 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농민들이 피해 농지 전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안일한 행정 때문에 추석 전 농심이 멍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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