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안전보다 경관?…마린시티, 해일 ‘무방비’

입력 2016.10.06 (21:12) 수정 2016.10.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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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7,80층에 이르는 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해운대 마린시티입니다.

바다를 매립한 곳인데, 부산을 대표하는 바닷가 주거단지로 탈바꿈했습니다.

화려한 야경 덕에 '한국의 홍콩'이라는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인구도 지난 2006년 2만 명에서 10년만에 5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2003년 '매미'와 2010년 '덴무' 등 태풍 때마다 방파제를 넘은 파도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처럼 해일 피해가 반복되는 건 최고급 주거 단지에 걸맞지 않은 취약한 방재 수준 탓입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센 파도가 밀려와 해안가 주거 단지를 덮칩니다.

마치 쓰나미가 밀려오듯 바닷물은 안으로 안으로 밀고 들어옵니다.

침수된 건물에는 도로 경계석이 떠밀려와 곳곳이 깨지고 부서졌습니다.

부산의 대표적 주거단지인 마린시티 모습입니다.

<인터뷰> 마린시티 상가 관계자 : "그냥 (파도가) 넘어오자마자, 바로 (가게로) 들이치는 거에요. 어쩔 수가 없잖아요."

6년 전, 폭풍 해일이 들이닥쳤을 때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초고층 건물과 해안선 사이의 거리는 불과 20여 미터.

게다가 먼바다와 맞닿은 돌출지형이라 피해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책은 없습니다.

2012년, 5m의 높이의 방파제 위에 '방수벽'을 세웠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파도가 넘어오는 걸 막기 위해 해안도로를 따라 들어선 이 벽의 높이를 재 보니, 1.2m 밖에 안 됩니다.

관할 구청이 방수벽을 더 높게 만들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녹취>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 : "바닷가 조망이나 경관을 해친다는 부분이 커서, 워낙 반대가 심해서..."

부산시는 655억 원을 들여 초대형 해상 방파제를 만들 계획이지만 예산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해일에 무방비로 노출된 마린시티 주민들, 오늘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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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안전보다 경관?…마린시티, 해일 ‘무방비’
    • 입력 2016-10-06 21:14:19
    • 수정2016-10-07 10: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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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7,80층에 이르는 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해운대 마린시티입니다. 바다를 매립한 곳인데, 부산을 대표하는 바닷가 주거단지로 탈바꿈했습니다. 화려한 야경 덕에 '한국의 홍콩'이라는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인구도 지난 2006년 2만 명에서 10년만에 5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2003년 '매미'와 2010년 '덴무' 등 태풍 때마다 방파제를 넘은 파도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처럼 해일 피해가 반복되는 건 최고급 주거 단지에 걸맞지 않은 취약한 방재 수준 탓입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센 파도가 밀려와 해안가 주거 단지를 덮칩니다. 마치 쓰나미가 밀려오듯 바닷물은 안으로 안으로 밀고 들어옵니다. 침수된 건물에는 도로 경계석이 떠밀려와 곳곳이 깨지고 부서졌습니다. 부산의 대표적 주거단지인 마린시티 모습입니다. <인터뷰> 마린시티 상가 관계자 : "그냥 (파도가) 넘어오자마자, 바로 (가게로) 들이치는 거에요. 어쩔 수가 없잖아요." 6년 전, 폭풍 해일이 들이닥쳤을 때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초고층 건물과 해안선 사이의 거리는 불과 20여 미터. 게다가 먼바다와 맞닿은 돌출지형이라 피해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책은 없습니다. 2012년, 5m의 높이의 방파제 위에 '방수벽'을 세웠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파도가 넘어오는 걸 막기 위해 해안도로를 따라 들어선 이 벽의 높이를 재 보니, 1.2m 밖에 안 됩니다. 관할 구청이 방수벽을 더 높게 만들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녹취>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 : "바닷가 조망이나 경관을 해친다는 부분이 커서, 워낙 반대가 심해서..." 부산시는 655억 원을 들여 초대형 해상 방파제를 만들 계획이지만 예산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해일에 무방비로 노출된 마린시티 주민들, 오늘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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