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바퀴만 물에 빠져”…‘침수 중고차’ 속여 강매

입력 2016.10.13 (08:31) 수정 2016.10.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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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얼마 전 제주와 남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로 인해 침수된 차량이 무려 2,500대가 넘습니다.

중고차 업계에선 피해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대거 유입될 걸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침수 차량을 정상 차량으로 속여 파는 범죄가 우려되고 있는데요.

최근 침수됐던 차량을 멀쩡한 차로 속여 판 혐의로 중고차 중개인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차량 성능기록부에 침수 차량이라고 표시돼 있었지만 구매자에겐 바퀴만 살짝 담근 거라고 둘러댔다는데요.

고객이 구매를 망설이자 겁을 줘 강매까지 했다고 합니다.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35살 나 모 씨가 중고차를 구입하려 했던 건 지난 6월 초.

나 씨는 출퇴근용으로 타고 다닐 저렴한 중고차를 인터넷으로 알아봤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휴대전화 어플에 광고가 나와요. 차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딱 보는 순간 제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광고도 멋있게 나오고 차량 딱 보니까 광주에서 인천으로 가게 됐죠.”

연식이 10년도 훌쩍 넘은 오래된 차였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해 마음에 들었다는데요.

차를 살 마음에 들떠 인천의 한 중고차 매매센터로까지 찾아간 나 씨.

그곳에서 중개인 24살 조 모 씨에게서 미리 봐두었던 차를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차량이 옵션이..완전 부서져서 고쳐야 하는 거예요. 보니까. 고치는데 얼마나 들어요. 저는 4, 50 이렇게 생각했는데 100만 원 든대요. 찻값이 한 190만 원정도 됐거든요.”

인터넷으로 본 것과 달리 차의 상태가 좋지 않아 구매를 포기하려던 그 순간.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이 사람이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그러더니 다른 사람하고 연락을 해요. 손님이 좀 좋은 거 원하시는데 어떻게 할 수 없습니까 하면서 다른 딜러를 소개해줘요.”

조 씨가 또 다른 중개인 32살 김 모 씨를 연결해 준 건데요.

중개인 김 씨는 나 씨에게 중고차를 여러 대 보여주기 시작하더니 그중 나 씨가 호감을 보인 SUV 차량을 권했는데 가격이 1,300만 원짜리였습니다.

나 씨는 애초 출퇴근용으로 매우 저렴한 중고차를 사려고 했지만 괜찮은 차를 사는 거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중개인이 추천한 차를 사기로 했다는데요.

그런데 결제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 신용 가지고 안된대요. 그래서 제가 포기하니까 그 사람들이 갑자기 딱 돌변을 하더라고요.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팔라고 했는데 못팔았다. 손해가 얼마나 막심한 줄 아느냐. 바로 반말하면서 사람 위협을 주더라고요.”

나 씨의 신용등급이 낮아 할부로 차량 구입이 불가능하자 분위기가 바로 험악해졌다는데요.

그러자 중개인들은 나 씨에게 가족 명의로 신용 대출을 받아 차를 사라며 나 씨를 압박했다고 합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사람을 좀 많이 힘들게 했어요. 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담배 피우고 와도 누가 항상 붙어오고 어디 가려 하면 붙어.. 또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하면 어디 가서 전화하느냐고 몹시 화가 나는데 화를 못 내겠더라고요.”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 결국, 차를 사기로 한 나 씨.

그런데 정작 계약서를 쓰려고 하자 갑자기 같은 가격에 다른 차를 사라고 했다는데요.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아 진짜 좋은 차야 일단 계약서 써봐. @@ 보여 줄 거야.’ 그러더라고요. 보여줄거라고 생각하고 이제 계약서를 썼죠.”

중고차 실물을 보여주는 걸 미루면서 서류만 보여줬다는 겁니다.

그런데 중고차의 성능이 기재된 성능점검기록부를 확인하던 중 침수 표시가 눈에 띄었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침수됐다는 것 자체가 물에 빠진 것 아니냐. 그랬는데 바퀴만 잠겼어요. 그냥 바퀴만 잠겨서 그러더라고요.”

나 씨는 결국 그 말만 믿고 차 실물도 보지 않은 채 어머니 명의로 대출까지 받아 구매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계약 뒤 4일 만에 비로소 차를 보게 됐다는데요.

그런데 외관부터 나 씨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외관적으로 좀 문제가 좀 있었어요. 그렇게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았고요. 사이드미러가 일단 겉에 좀 스크레치 나 있고요. 수리고 제대로 안 돼서 칠 한 게 다 보이고 계기판도 안에도 먼지가 많이 껴 있고, 안에 속도계가 거기도 금이 가 있고.”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든 나 씨.

신고를 위해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법률사무소 가게 돼서 계약서랑 막 이런 거. 보여주니까 그쪽에서도 침수차량이라는 게 바퀴만 젖어서 침수 차량이 아니래요.”

그렇다면 중고차 성능점검기록부에 표시된 침수는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걸까?

<인터뷰> 김재오(중고차 판매사원) : “바퀴 정도 까진 아니고 실내에 물이 유입이 돼야 침수차라고 판명이 나는 겁니다.”

나 씨는 결국 중고차 중개인들을 경찰에 고소했는데, 경찰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공업사에서 그 차를 엔진하고 그다음에 자동차 외관까지 손 봐서 만약에 정상적으로 팔았다 하면 한 오백 정도에 하나 봐요.”

시가 500만 원 정도인 침수 차량을 무려 1,900만 원이나 주고 샀던 겁니다.

경찰은 지난 10일 중고차 중개인 김 씨와 조 씨를 침수 차를 속여 팔고 구매를 강요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하지만 중개인들은 나 씨에게 사전에 엔진까지 침수됐었다는 사실을 미리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와 부산 울산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차바로 인해 침수된 차량은 약 2,500여 대.

전문가들은 중고차 시장에 침수된 차량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침수 차량 구매 피해를 막기 위해선 중고차를 고를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보고 흙탕물이 묻어있는지 시트에서 냄새가 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뷰> 박병일(자동차 명인) : “특히 볼트 구멍 구멍이 뚫린 데를 잘 관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겉에는 잘 닦아도 그런 볼트 구멍 안쪽에는 모래나 흙탕물 잘 닦기가 어렵거든요. 또 배선. 배선과 관련되는 사이사이에 흙탕물이나 모래 같은 게 없나 확인해보시면 돼요.”

또 물이 빠지기 어려운 트렁크 안쪽 과 스페어타이어 밑에 있는 부분이 흙탕물에 젖은 흔적이 확인하는 것도 침수 차량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를 구입할 때 반드시 자동차 성능점검기록부와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카히스토리에서 침수 여부를 확인하고, 개인 간 거래로 중고차를 사기보단 전문기관을 통한 거래를 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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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바퀴만 물에 빠져”…‘침수 중고차’ 속여 강매
    • 입력 2016-10-13 08:33:11
    • 수정2016-10-13 09: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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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주와 남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로 인해 침수된 차량이 무려 2,500대가 넘습니다.

중고차 업계에선 피해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대거 유입될 걸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침수 차량을 정상 차량으로 속여 파는 범죄가 우려되고 있는데요.

최근 침수됐던 차량을 멀쩡한 차로 속여 판 혐의로 중고차 중개인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차량 성능기록부에 침수 차량이라고 표시돼 있었지만 구매자에겐 바퀴만 살짝 담근 거라고 둘러댔다는데요.

고객이 구매를 망설이자 겁을 줘 강매까지 했다고 합니다.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35살 나 모 씨가 중고차를 구입하려 했던 건 지난 6월 초.

나 씨는 출퇴근용으로 타고 다닐 저렴한 중고차를 인터넷으로 알아봤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휴대전화 어플에 광고가 나와요. 차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딱 보는 순간 제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광고도 멋있게 나오고 차량 딱 보니까 광주에서 인천으로 가게 됐죠.”

연식이 10년도 훌쩍 넘은 오래된 차였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해 마음에 들었다는데요.

차를 살 마음에 들떠 인천의 한 중고차 매매센터로까지 찾아간 나 씨.

그곳에서 중개인 24살 조 모 씨에게서 미리 봐두었던 차를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차량이 옵션이..완전 부서져서 고쳐야 하는 거예요. 보니까. 고치는데 얼마나 들어요. 저는 4, 50 이렇게 생각했는데 100만 원 든대요. 찻값이 한 190만 원정도 됐거든요.”

인터넷으로 본 것과 달리 차의 상태가 좋지 않아 구매를 포기하려던 그 순간.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이 사람이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그러더니 다른 사람하고 연락을 해요. 손님이 좀 좋은 거 원하시는데 어떻게 할 수 없습니까 하면서 다른 딜러를 소개해줘요.”

조 씨가 또 다른 중개인 32살 김 모 씨를 연결해 준 건데요.

중개인 김 씨는 나 씨에게 중고차를 여러 대 보여주기 시작하더니 그중 나 씨가 호감을 보인 SUV 차량을 권했는데 가격이 1,300만 원짜리였습니다.

나 씨는 애초 출퇴근용으로 매우 저렴한 중고차를 사려고 했지만 괜찮은 차를 사는 거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중개인이 추천한 차를 사기로 했다는데요.

그런데 결제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 신용 가지고 안된대요. 그래서 제가 포기하니까 그 사람들이 갑자기 딱 돌변을 하더라고요.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팔라고 했는데 못팔았다. 손해가 얼마나 막심한 줄 아느냐. 바로 반말하면서 사람 위협을 주더라고요.”

나 씨의 신용등급이 낮아 할부로 차량 구입이 불가능하자 분위기가 바로 험악해졌다는데요.

그러자 중개인들은 나 씨에게 가족 명의로 신용 대출을 받아 차를 사라며 나 씨를 압박했다고 합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사람을 좀 많이 힘들게 했어요. 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담배 피우고 와도 누가 항상 붙어오고 어디 가려 하면 붙어.. 또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하면 어디 가서 전화하느냐고 몹시 화가 나는데 화를 못 내겠더라고요.”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 결국, 차를 사기로 한 나 씨.

그런데 정작 계약서를 쓰려고 하자 갑자기 같은 가격에 다른 차를 사라고 했다는데요.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아 진짜 좋은 차야 일단 계약서 써봐. @@ 보여 줄 거야.’ 그러더라고요. 보여줄거라고 생각하고 이제 계약서를 썼죠.”

중고차 실물을 보여주는 걸 미루면서 서류만 보여줬다는 겁니다.

그런데 중고차의 성능이 기재된 성능점검기록부를 확인하던 중 침수 표시가 눈에 띄었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침수됐다는 것 자체가 물에 빠진 것 아니냐. 그랬는데 바퀴만 잠겼어요. 그냥 바퀴만 잠겨서 그러더라고요.”

나 씨는 결국 그 말만 믿고 차 실물도 보지 않은 채 어머니 명의로 대출까지 받아 구매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계약 뒤 4일 만에 비로소 차를 보게 됐다는데요.

그런데 외관부터 나 씨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외관적으로 좀 문제가 좀 있었어요. 그렇게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았고요. 사이드미러가 일단 겉에 좀 스크레치 나 있고요. 수리고 제대로 안 돼서 칠 한 게 다 보이고 계기판도 안에도 먼지가 많이 껴 있고, 안에 속도계가 거기도 금이 가 있고.”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든 나 씨.

신고를 위해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녹취> 나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법률사무소 가게 돼서 계약서랑 막 이런 거. 보여주니까 그쪽에서도 침수차량이라는 게 바퀴만 젖어서 침수 차량이 아니래요.”

그렇다면 중고차 성능점검기록부에 표시된 침수는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걸까?

<인터뷰> 김재오(중고차 판매사원) : “바퀴 정도 까진 아니고 실내에 물이 유입이 돼야 침수차라고 판명이 나는 겁니다.”

나 씨는 결국 중고차 중개인들을 경찰에 고소했는데, 경찰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공업사에서 그 차를 엔진하고 그다음에 자동차 외관까지 손 봐서 만약에 정상적으로 팔았다 하면 한 오백 정도에 하나 봐요.”

시가 500만 원 정도인 침수 차량을 무려 1,900만 원이나 주고 샀던 겁니다.

경찰은 지난 10일 중고차 중개인 김 씨와 조 씨를 침수 차를 속여 팔고 구매를 강요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하지만 중개인들은 나 씨에게 사전에 엔진까지 침수됐었다는 사실을 미리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와 부산 울산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차바로 인해 침수된 차량은 약 2,500여 대.

전문가들은 중고차 시장에 침수된 차량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침수 차량 구매 피해를 막기 위해선 중고차를 고를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보고 흙탕물이 묻어있는지 시트에서 냄새가 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뷰> 박병일(자동차 명인) : “특히 볼트 구멍 구멍이 뚫린 데를 잘 관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겉에는 잘 닦아도 그런 볼트 구멍 안쪽에는 모래나 흙탕물 잘 닦기가 어렵거든요. 또 배선. 배선과 관련되는 사이사이에 흙탕물이나 모래 같은 게 없나 확인해보시면 돼요.”

또 물이 빠지기 어려운 트렁크 안쪽 과 스페어타이어 밑에 있는 부분이 흙탕물에 젖은 흔적이 확인하는 것도 침수 차량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를 구입할 때 반드시 자동차 성능점검기록부와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카히스토리에서 침수 여부를 확인하고, 개인 간 거래로 중고차를 사기보단 전문기관을 통한 거래를 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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