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에 잠 설쳐” 방치된 소방관·경찰관 트라우마

입력 2016.11.19 (07:35) 수정 2016.11.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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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건·사고 현장에는 늘 소방과 경찰관들이 있는데요.

이들은 밤낮이 뒤바뀐 생활에 끔찍한 경험을 자주 겪기 때문에 정신적인 상처를 받는 일도 많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길이 타오르는 화재 현장.

소방대원들이 사투를 벌입니다.

때로 인화성 물질이 폭발하는 현장으로 달려가기도 합니다.

<녹취> "(소방관들) 빼! 저 안에 터지면 다 날아가!"

심야엔 술 취한 사람들의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녹취> "야 이 00놈아 뒤질래!"

10년 경력의 소방대원 김 모 씨.

지금도 잠을 설칠 때가 많습니다.

<인터뷰> 김00(소방공무원/음성변조) : "학교에서 떨어져서 사망한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과 똑같이 생긴 아저씨가 (병원에) 들어오는거에요.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런 느낌들이 남아있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증세로 사비를 들여 치료를 받았지만, '직무상 상해'로 인정받기까지 5년 간 소송을 해야 했습니다.

소방관의 6%가 PTSD 증상을 호소했고, 절반 가까이는 불면증과 수면 장애에 시달립니다.

일반 근로자와 비교하면 각각 10배와 20배 수준입니다.

그러나 소방관 전용 트라우마 센터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경찰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광주, 대전 등 네 군데 트라우마 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소방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모든 경찰관이 도움받기엔 아직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송지연(서울 경찰 트라우마 센터 상담사) :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줘야 하고. 당연히 경찰관이면 이겨내야지 그런 생각들을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오히려 필요한 도움을 못받으시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그러나 트라우마 센터 증설 등 매년 되풀이되는 대책은 예산 문제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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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19 07: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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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현장에는 늘 소방과 경찰관들이 있는데요.

이들은 밤낮이 뒤바뀐 생활에 끔찍한 경험을 자주 겪기 때문에 정신적인 상처를 받는 일도 많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길이 타오르는 화재 현장.

소방대원들이 사투를 벌입니다.

때로 인화성 물질이 폭발하는 현장으로 달려가기도 합니다.

<녹취> "(소방관들) 빼! 저 안에 터지면 다 날아가!"

심야엔 술 취한 사람들의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녹취> "야 이 00놈아 뒤질래!"

10년 경력의 소방대원 김 모 씨.

지금도 잠을 설칠 때가 많습니다.

<인터뷰> 김00(소방공무원/음성변조) : "학교에서 떨어져서 사망한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과 똑같이 생긴 아저씨가 (병원에) 들어오는거에요.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런 느낌들이 남아있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증세로 사비를 들여 치료를 받았지만, '직무상 상해'로 인정받기까지 5년 간 소송을 해야 했습니다.

소방관의 6%가 PTSD 증상을 호소했고, 절반 가까이는 불면증과 수면 장애에 시달립니다.

일반 근로자와 비교하면 각각 10배와 20배 수준입니다.

그러나 소방관 전용 트라우마 센터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경찰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광주, 대전 등 네 군데 트라우마 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소방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모든 경찰관이 도움받기엔 아직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송지연(서울 경찰 트라우마 센터 상담사) :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줘야 하고. 당연히 경찰관이면 이겨내야지 그런 생각들을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오히려 필요한 도움을 못받으시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그러나 트라우마 센터 증설 등 매년 되풀이되는 대책은 예산 문제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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