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혁명의 지도자’ 잃은 쿠바…어디로?

입력 2016.11.29 (20:36) 수정 2016.11.2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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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반세기 동안 쿠바를 이끌어 온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한 뒤 개혁개방에 속도를 내왔던 쿠바 사회가 어떻게 어디로 갈지 관심입니다.

지난주 쿠바 취재를 다녀온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쿠바에 직접 다녀오셨는데 쿠바 사람들은 피델 카스트로를 어떻게 평가하던가요?

<답변>
네, 물론 쿠바 사람들도 피델 카스트로의 공과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50년 넘게 미국의 경제재제가 계속된 어려운 상황의 쿠바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지도자라면서 존경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에는 피델 카스트로를 추모하려는 많은 쿠바 시민들이 저렇게 긴 줄을 늘어섰습니다.

쿠바 내부에서 피델 카스트로의 가장 큰 공으로 꼽는것은 바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현했다는 겁니다.

제가 만나본 쿠바사람들은 대부분 쿠바의 문맹률이 0%에 가깝고, 유아 사망률은 미국보다도 낮다는데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반대파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한 독재자로 평가됩니다.

또 무엇보다 쿠바경제를 밑바닥으로 떨어뜨렸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질문>
쿠바가 최근 개혁개방에 속도를 내왔잖아요? 현지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나요?

<답변>
우선 미국과의 재수교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요 관광지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곳곳에서 새로 호텔을 짓고 있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올해 들어 미국인 관광객만 80%가까이 늘어나는 등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호텔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덩달아 민박과 식당 등 주로 관광객을 상대로하는 자영업자들은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로 치면 공무원인 쿠바 일반 직장인들은 오히려 치솟는 물가와 자영업자와의 격차때문에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만나본 이 여성은 쿠바에서 질병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월급은 민간식당 종업원의 4분의 1정도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마이다(쿠바 열대질병연구소 소장) : "물론 식당에서 서빙하는 친구들도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런 사람들이 나처럼 열심히 공부한 사람과 비교했을때 훨씬 더 많이 벌고 있습니다."

<질문>
연구소 소장보다 식당 종업원 월급이 더 많다면 당연히 불만이 크겠네요?

<답변>
네, 불만이 당연히 큰데요.

쿠바 사람들은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카스트로 사망 후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트위터에 "만약 쿠바가 더 나은 협상을 할 의지가 없다면 협정을 끝내버리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쿠바가 개혁의 성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관계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내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 피델 카스트로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질문>
대외 상황도 그렇지만 쿠바 내부의 상황도 간단치 않죠?

<답변>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최고 권력자가 된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은 실용주의자로 평가돼서 개혁개방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그런데 이미 라울도 85세인데다 2년 뒤인 2018년에 권좌를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라울 이후에 권력 이양이 순조로울지도 불확실한 상황인데요.

이래저래 미래가 불확실한 쿠바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지 관심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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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29 20:40:03
    • 수정2016-11-29 20:43:45
    글로벌24
<앵커 멘트>

지난 반세기 동안 쿠바를 이끌어 온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한 뒤 개혁개방에 속도를 내왔던 쿠바 사회가 어떻게 어디로 갈지 관심입니다.

지난주 쿠바 취재를 다녀온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쿠바에 직접 다녀오셨는데 쿠바 사람들은 피델 카스트로를 어떻게 평가하던가요?

<답변>
네, 물론 쿠바 사람들도 피델 카스트로의 공과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50년 넘게 미국의 경제재제가 계속된 어려운 상황의 쿠바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지도자라면서 존경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에는 피델 카스트로를 추모하려는 많은 쿠바 시민들이 저렇게 긴 줄을 늘어섰습니다.

쿠바 내부에서 피델 카스트로의 가장 큰 공으로 꼽는것은 바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현했다는 겁니다.

제가 만나본 쿠바사람들은 대부분 쿠바의 문맹률이 0%에 가깝고, 유아 사망률은 미국보다도 낮다는데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반대파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한 독재자로 평가됩니다.

또 무엇보다 쿠바경제를 밑바닥으로 떨어뜨렸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질문>
쿠바가 최근 개혁개방에 속도를 내왔잖아요? 현지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나요?

<답변>
우선 미국과의 재수교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요 관광지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곳곳에서 새로 호텔을 짓고 있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올해 들어 미국인 관광객만 80%가까이 늘어나는 등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호텔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덩달아 민박과 식당 등 주로 관광객을 상대로하는 자영업자들은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로 치면 공무원인 쿠바 일반 직장인들은 오히려 치솟는 물가와 자영업자와의 격차때문에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만나본 이 여성은 쿠바에서 질병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월급은 민간식당 종업원의 4분의 1정도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마이다(쿠바 열대질병연구소 소장) : "물론 식당에서 서빙하는 친구들도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런 사람들이 나처럼 열심히 공부한 사람과 비교했을때 훨씬 더 많이 벌고 있습니다."

<질문>
연구소 소장보다 식당 종업원 월급이 더 많다면 당연히 불만이 크겠네요?

<답변>
네, 불만이 당연히 큰데요.

쿠바 사람들은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카스트로 사망 후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트위터에 "만약 쿠바가 더 나은 협상을 할 의지가 없다면 협정을 끝내버리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쿠바가 개혁의 성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관계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내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 피델 카스트로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질문>
대외 상황도 그렇지만 쿠바 내부의 상황도 간단치 않죠?

<답변>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최고 권력자가 된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은 실용주의자로 평가돼서 개혁개방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그런데 이미 라울도 85세인데다 2년 뒤인 2018년에 권좌를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라울 이후에 권력 이양이 순조로울지도 불확실한 상황인데요.

이래저래 미래가 불확실한 쿠바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지 관심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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