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네수엘라, 생필품 사는데 현금 한 상자

입력 2016.12.13 (21:32) 수정 2016.12.1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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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 파탄에 빠진 베네수엘라에서는,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현금을 한 상자 들고 가야 밀가루 몇 포대를 겨우 구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결국, 베네수엘라 정부가 새로운 초고액권을 발행하기로 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박영관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브라질 국경 도시 파카라이마,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쌀과 설탕을 사기 위해 몰려옵니다.

경제난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생필품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곤잘레스(베네수엘라 구매자) : "(베네수엘라는) 기름과 설탕, 쌀, 버터, 밀가루가 부족합니다. 화장실에서 쓸 비누도 없어요."

하지만 인플레가 심하다 보니 생필품 몇 개를 사기 위해 상자나 가방에 돈을 가득 넣어 와야 합니다.

상점 계산대 아래에는 베네수엘라 돈이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큰 화폐인 100볼리바르짜리 백장, 만 볼리바르입니다. 그러나 이 돈을 가지고 여기서는 이 콩 두 봉지도 살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100볼리바르는 브라질 돈으로 0.15헤알, 우리 돈 약 50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안토니오(브라질 상인) : "어제는 1헤알에 680볼리바르였는데, 오늘은 700볼리바르입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볼리바르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요."

베네수엘라에서는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 때문에 정부 고시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지정 상점에는 일찍부터 긴줄을 서야 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올린(상점 주인) : "오늘은 3천 볼리바르 하다가 다음 주에는 6천 볼리바르가 됩니다. 두 배로 뛰는거죠. 살아남기 위한 싸움이에요."

결국 베네수엘라 정부는 100볼리바르 지폐를 모두 회수하고, 최고 2만 볼리바르까지 새로운 고액권 여섯 종류를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메렌테스(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 : "이번 조치가 현금이 필요한 상업활동을 촉진시킨다는 점입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화폐개혁을 노린 밀수를 막겠다며 콜롬비아 국경을 일시 폐쇄한다고 발표해 베네수엘라의 경제 불안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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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베네수엘라, 생필품 사는데 현금 한 상자
    • 입력 2016-12-13 21:33:36
    • 수정2016-12-13 21: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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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 파탄에 빠진 베네수엘라에서는,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현금을 한 상자 들고 가야 밀가루 몇 포대를 겨우 구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결국, 베네수엘라 정부가 새로운 초고액권을 발행하기로 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박영관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브라질 국경 도시 파카라이마,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쌀과 설탕을 사기 위해 몰려옵니다.

경제난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생필품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곤잘레스(베네수엘라 구매자) : "(베네수엘라는) 기름과 설탕, 쌀, 버터, 밀가루가 부족합니다. 화장실에서 쓸 비누도 없어요."

하지만 인플레가 심하다 보니 생필품 몇 개를 사기 위해 상자나 가방에 돈을 가득 넣어 와야 합니다.

상점 계산대 아래에는 베네수엘라 돈이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큰 화폐인 100볼리바르짜리 백장, 만 볼리바르입니다. 그러나 이 돈을 가지고 여기서는 이 콩 두 봉지도 살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100볼리바르는 브라질 돈으로 0.15헤알, 우리 돈 약 50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안토니오(브라질 상인) : "어제는 1헤알에 680볼리바르였는데, 오늘은 700볼리바르입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볼리바르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요."

베네수엘라에서는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 때문에 정부 고시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지정 상점에는 일찍부터 긴줄을 서야 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올린(상점 주인) : "오늘은 3천 볼리바르 하다가 다음 주에는 6천 볼리바르가 됩니다. 두 배로 뛰는거죠. 살아남기 위한 싸움이에요."

결국 베네수엘라 정부는 100볼리바르 지폐를 모두 회수하고, 최고 2만 볼리바르까지 새로운 고액권 여섯 종류를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메렌테스(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 : "이번 조치가 현금이 필요한 상업활동을 촉진시킨다는 점입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화폐개혁을 노린 밀수를 막겠다며 콜롬비아 국경을 일시 폐쇄한다고 발표해 베네수엘라의 경제 불안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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