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역 군인까지 ‘외화벌이 노동자’ 수출

입력 2016.12.20 (21:21) 수정 2016.12.2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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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를 점검해보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어제(19일)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 건설 현장의 북한 노동자 실태를 보셨는데요,

오늘(20일)은 북한군 현역 군인들까지 해외에 노동자로 파견된 실상을 살펴봅니다.

러시아 현지에서 강나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의 우델리야 시장입니다.

중고 시장인 이곳은 값싼 물건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녹취> "(북에서 오신 분들이에요? 북에서 오신 분 맞네. 어디서 오셨어요?) 평양."

앳된 얼굴의 북한 노동자들이 눈에 띕니다.

<녹취> "(여기 일하러 오셨어요?) ... (몇 년 되셨어요? 여기 나오신 지) 2년 정도."

북한 당국이 해외로 내보내는 노동자는 주로 30대 이상 기혼자들이지만 이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들입니다.

<녹취> "(북한에선 장가간 사람들만 다 보낸다던데 젊은 분이네. 장가가셨어요?) 아니요. (안 가셨어요?) 네."

바로 북한 공병대 소속 현역 군인들입니다.

<녹취> ‘북한軍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북한군) 공병대를 딱 보셨을 때 외양이라든지 모습이 어떻던가요?) 다 젊은 애들이죠. 젊은 애들. 거기는 장가간 사람들이 없어요."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일하다 일감이 떨어지자 이곳까지 왔습니다.

<녹취> ‘북한軍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작년 겨울에 왔는데, 그때 와 보니까 공병국이더라고요. 그때 물어보니까 70명 정도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모스크바에서 일감이 없으니까 밀려 들어왔어요."

군인들이라 노동조건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더 비참합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공병 7총국 아이들은 식사는 어떻게 하던가요?) 우리보다 더 한심하다고 하면 한심합니다."

러시아 건설현장에 나와 있지만 숨통 조이는 단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노동자들과는 달리 임금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주머니에 돈이 없으니까요. (돈을) 딱 줘야만 주는데 (러시아에) 들어와서 걔(공병대)는 1년 됐단 말이에요. 그런데 주머니에 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에서 군 복무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해외 노동자로 나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뽑아서 오죠. 어느정도 아이들이 왔느냐면 사관장 이런 정도 하던 아이들."

북한에 아내나 자녀가 없다 보니 기혼자에 비해 탈북 가능성이 높아 감시도 삼엄합니다.

시장에서 마주한 또 다른 북한 사람들, 선글라스에, 고급 가죽점퍼를 입고 장갑을 낀 이들이 6명씩 떼 지어 몰려다닙니다.

다른 노동자들과는 행색이 완전히 다릅니다.

군인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위성 요원들로 추정됩니다.

이들 때문에 군인 노동자들에게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녹취> "(현지인들이 있어서 위험하진 않을 텐데...) 위험한 게 아니고 말을 붙이는 게 어려워."

북한은 지난 2012년 현역 군인 800명을 러시아로 보냈다가 2014년에는 2,300명으로 늘리는 등 해마다 수천 명의 나이 어린 군인들까지 수출하며 외화벌이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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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현역 군인까지 ‘외화벌이 노동자’ 수출
    • 입력 2016-12-20 21:24:15
    • 수정2016-12-20 22: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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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를 점검해보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어제(19일)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 건설 현장의 북한 노동자 실태를 보셨는데요,

오늘(20일)은 북한군 현역 군인들까지 해외에 노동자로 파견된 실상을 살펴봅니다.

러시아 현지에서 강나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의 우델리야 시장입니다.

중고 시장인 이곳은 값싼 물건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녹취> "(북에서 오신 분들이에요? 북에서 오신 분 맞네. 어디서 오셨어요?) 평양."

앳된 얼굴의 북한 노동자들이 눈에 띕니다.

<녹취> "(여기 일하러 오셨어요?) ... (몇 년 되셨어요? 여기 나오신 지) 2년 정도."

북한 당국이 해외로 내보내는 노동자는 주로 30대 이상 기혼자들이지만 이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들입니다.

<녹취> "(북한에선 장가간 사람들만 다 보낸다던데 젊은 분이네. 장가가셨어요?) 아니요. (안 가셨어요?) 네."

바로 북한 공병대 소속 현역 군인들입니다.

<녹취> ‘북한軍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북한군) 공병대를 딱 보셨을 때 외양이라든지 모습이 어떻던가요?) 다 젊은 애들이죠. 젊은 애들. 거기는 장가간 사람들이 없어요."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일하다 일감이 떨어지자 이곳까지 왔습니다.

<녹취> ‘북한軍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작년 겨울에 왔는데, 그때 와 보니까 공병국이더라고요. 그때 물어보니까 70명 정도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모스크바에서 일감이 없으니까 밀려 들어왔어요."

군인들이라 노동조건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더 비참합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공병 7총국 아이들은 식사는 어떻게 하던가요?) 우리보다 더 한심하다고 하면 한심합니다."

러시아 건설현장에 나와 있지만 숨통 조이는 단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노동자들과는 달리 임금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주머니에 돈이 없으니까요. (돈을) 딱 줘야만 주는데 (러시아에) 들어와서 걔(공병대)는 1년 됐단 말이에요. 그런데 주머니에 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에서 군 복무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해외 노동자로 나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뽑아서 오죠. 어느정도 아이들이 왔느냐면 사관장 이런 정도 하던 아이들."

북한에 아내나 자녀가 없다 보니 기혼자에 비해 탈북 가능성이 높아 감시도 삼엄합니다.

시장에서 마주한 또 다른 북한 사람들, 선글라스에, 고급 가죽점퍼를 입고 장갑을 낀 이들이 6명씩 떼 지어 몰려다닙니다.

다른 노동자들과는 행색이 완전히 다릅니다.

군인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위성 요원들로 추정됩니다.

이들 때문에 군인 노동자들에게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녹취> "(현지인들이 있어서 위험하진 않을 텐데...) 위험한 게 아니고 말을 붙이는 게 어려워."

북한은 지난 2012년 현역 군인 800명을 러시아로 보냈다가 2014년에는 2,300명으로 늘리는 등 해마다 수천 명의 나이 어린 군인들까지 수출하며 외화벌이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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