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해체…한국판 ‘말뫼의 눈물’

입력 2016.12.21 (12:30) 수정 2016.12.21 (13: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2002년 경쟁력을 잃은 스웨덴 말뫼의 한 조선소가 높이 128미터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았습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극심한 침체에 빠진 우리 조선업체도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습니다.

조미령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조선소.

총 중량 3,200t, 높이 105m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됩니다.

이 크레인이 팔려갈 곳은 루마니아 조선소.

계약금도 못 받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해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크레인 해체업체 직원 : "(왜 마산의 말뫼의 눈물이에요?) 이거 없어짐으로해서 2천 명이 갈 데 없잖아요. 고정수입이 없어지고."

<녹취> "골리앗 크레인이 조선의 상징인데 철거돼서 없어진다는 건 피눈물 나는 일이죠."

한때 8천 명 넘는 직원이 일했던 한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

일거리가 없어 한 명 두 명 떠나다보니 빈 집만 늘고 있습니다.

125가구 가운데 남은 건 단 10가구!

중형 조선소 세 곳이 모여 불야성을 이뤘던 곳.

근로자 만 명이 일했던 동네지만 지금은 골목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고정자(조선소 옆 슈퍼마켓 주인) : "통영사람들 다 죽게 됐어요. 원룸에(입주민이) 한 두 집 그것밖에 없어요."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만 2천여 명.

통영과 거제지역의 실업자도 지난해보다 4만 천명이 늘었습니다.

한국 조선산업을 대표하던 상징물 크레인이 해체되듯 조선 산업의 위기는 지역 경제를 걷잡을 수 없이 쇠락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크레인 해체…한국판 ‘말뫼의 눈물’
    • 입력 2016-12-21 12:32:32
    • 수정2016-12-21 13:05:20
    뉴스 12
<앵커 멘트>

지난 2002년 경쟁력을 잃은 스웨덴 말뫼의 한 조선소가 높이 128미터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았습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극심한 침체에 빠진 우리 조선업체도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습니다.

조미령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조선소.

총 중량 3,200t, 높이 105m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됩니다.

이 크레인이 팔려갈 곳은 루마니아 조선소.

계약금도 못 받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해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크레인 해체업체 직원 : "(왜 마산의 말뫼의 눈물이에요?) 이거 없어짐으로해서 2천 명이 갈 데 없잖아요. 고정수입이 없어지고."

<녹취> "골리앗 크레인이 조선의 상징인데 철거돼서 없어진다는 건 피눈물 나는 일이죠."

한때 8천 명 넘는 직원이 일했던 한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

일거리가 없어 한 명 두 명 떠나다보니 빈 집만 늘고 있습니다.

125가구 가운데 남은 건 단 10가구!

중형 조선소 세 곳이 모여 불야성을 이뤘던 곳.

근로자 만 명이 일했던 동네지만 지금은 골목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고정자(조선소 옆 슈퍼마켓 주인) : "통영사람들 다 죽게 됐어요. 원룸에(입주민이) 한 두 집 그것밖에 없어요."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만 2천여 명.

통영과 거제지역의 실업자도 지난해보다 4만 천명이 늘었습니다.

한국 조선산업을 대표하던 상징물 크레인이 해체되듯 조선 산업의 위기는 지역 경제를 걷잡을 수 없이 쇠락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