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기내 난동’ 사건 후폭풍…“절차 따랐다”

입력 2016.12.23 (08:34) 수정 2016.12.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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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세계적인 팝스타 리처드 막스가 사흘 전 자신의 SNS에 올린 글과 사진입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승객 한 명이 술에 취해 사람들을 때리고 난동을 피웠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고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후폭풍 역시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문제의 남성이 한 중소기업 대표의 아들이란 사실이 밝혀지자, 불매 운동을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난동 당시 승무원들의 대응 방식도 논란이 됐는데요.

대한항공은 절차대로 했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선 소극적인 대응 때문에 다른 승객들이 오랜 시간 불안에 떨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안에서였습니다.

이륙한 지 1시간 40분이 지났을 때 갑자기 비즈니스석에 있던 한 남성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왜! 그만! 왜 날 이렇게 잡아요!”

진정시키려는 승무원들을 거칠게 밀치더니 멱살까지 잡는 승객.

결국, 포승줄까지 동원해 승객을 제압합니다.

하지만 난동은 좀처럼 그치지 않습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음성변조) : “야 이거 뭐하는 거야. XX야 이거 뭐 하는 거냐고?”

무려 1시간가량 이런 행패가 계속됐고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는데요.

결박당한 뒤에도 남성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승무원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붓습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야 그만해! 그만해 XXX!”

급기야 승무원에게 침까지 내뱉는 남성.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그만하라고! 치워! XXX!”

여성 승무원을 폭행하기도 합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나 이렇게 묶고 하겠다는 거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이 XXX야.”

결국 남성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경찰대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녹취>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기내에서 체포해놓은 피의자를 저희가 18시 35분에 현행범으로 인수했습니다. 첫날엔 술에 취해서 기억 안 난다고 그래서 일단 보호자 불러서 귀가 조처시킨 거예요. 조사할 상황이 되질 않아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남성은 회사원 34살 임 모 씨.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기내에서 이런 난동을 부린 걸까?

<녹취>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두 잔 반 제공했다고 하는데 비행기 탑승하기 전에 라운지에서 여러 잔 마셨다고….”

경찰에 따르면 술에 취한 임 씨가 옆에 앉은 승객에게 말을 걸었지만 대꾸하지 않자 옆 승객의 얼굴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난동이 시작됐고 임 씨는 이를 말리는 객실 사무장과 승무원도 때린 겁니다.

<녹취> “한 번 더 잡겠습니다. 제 손을 긁고 있습니다. 상처 나고 있고요.“

<녹취>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승객 한 명, 승무원 두 명, 그다음에 정비사 한 명. 찰과상 타박상 염좌 등...”

리처드 막스의 SNS 등을 통해 해당 사건이 세간에 알려졌고, 후폭풍도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이후 임 씨의 신상이 공개됐고, 임 씨가 아버지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다는 사실도 퍼져나갔습니다.

이 때문에 해당 회사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녹취> 임 씨 근무 기업 직원 (음성변조) : "(임00씨 출근하셨나요?) 아니요. (언제부터 안 하신 거예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연락이 다 안 돼요.”

또 해당 기업이 그동안 직원 착취로 유명했던 기업이라는 주장들이 인터넷에 나오면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임 씨는 지난 9월에도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받고 있었습니다.

<녹취> 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그때는 고소사건으로 해서 저희한테 왔었습니다. 00항공에서 사건 있고 20일 정도 후에 고소해서 고소사건으로 처리했어요. 이 사건하고 같은 유형이라고만 알고 계시고…….”

일각에서는 승무원 대처 방식이 문제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녹취> 외국 항공사 승무원 (음성변조) : “승무원들의 미흡한 대처에 놀랐었어요. 결박하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예의 바르게 했잖아요. 외국인 승객 입장에서 보면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줄 것 같으면 바로 결박을 하고 묶어놓거든요. 입도 가려야 하고 하는데 침 뱉는데도 ‘결박합니다.’ 하고 상황설명을 하고 있잖아요. 그게 서비스의 일정 부분이기도 한데 (대처가) 아쉬웠어요.”

문제 승객을 신속하게 제압해 주변 승객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리처드 막스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승무원들의 대처가 미숙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항공사에서는 승무원들이 매뉴얼대로 대응했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국내 항공사의 경우 기내 난동이 벌어졌을 때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란 지적은 피하기 힘들 걸로 보입니다.

<녹취> 국내 항공사 승무원 (음성변조) : “문제는 그거예요. 말은 안전을 강조한다지만 안전을 위해 승객을 제지했을 때 승객이 항의하면 사과를 요구해요. 회사에서. 비즈니스 승객 같은 경우는 더 조심스러워하고 회사에서. 그런 항의 들어오면 승무원한테 경위서라든가 불이익이 좀 많거든요. 팀의 점수를 깎던가 이런 식으로.”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승객들의 문제 행동을 경미한 불법행위와 중대한 불법행위로 구분해 대응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성희롱 등은 중대한 불법행위에 속하지만 술을 마시고 난동을 피우는 건 경미한 불법행위로 분류한 건데요.

이 때문에 체포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녹취> 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 : “술주정이라든지 약한 난동에 대해서는 약간 관용을 베푸는 듯한 그런 행동을 사실 취하고 있거든요. 한국 사람들이 보는 난동의 기준과 외국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서 기준이 많이 다르므로 그런 미묘한 차이도 날 수가 있습니다.”

특히 기내 난동을 안전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범죄로 판단해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하는 미국과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지난 4월, 부산에서 괌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 40대 한국인 치과의사에게 미국 법원은 징역 3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경찰은 난동을 부린 임 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 씨 측은 변호사를 선임한 뒤 출석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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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기내 난동’ 사건 후폭풍…“절차 따랐다”
    • 입력 2016-12-23 08:35:51
    • 수정2016-12-23 09: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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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세계적인 팝스타 리처드 막스가 사흘 전 자신의 SNS에 올린 글과 사진입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승객 한 명이 술에 취해 사람들을 때리고 난동을 피웠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고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후폭풍 역시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문제의 남성이 한 중소기업 대표의 아들이란 사실이 밝혀지자, 불매 운동을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난동 당시 승무원들의 대응 방식도 논란이 됐는데요.

대한항공은 절차대로 했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선 소극적인 대응 때문에 다른 승객들이 오랜 시간 불안에 떨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안에서였습니다.

이륙한 지 1시간 40분이 지났을 때 갑자기 비즈니스석에 있던 한 남성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왜! 그만! 왜 날 이렇게 잡아요!”

진정시키려는 승무원들을 거칠게 밀치더니 멱살까지 잡는 승객.

결국, 포승줄까지 동원해 승객을 제압합니다.

하지만 난동은 좀처럼 그치지 않습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음성변조) : “야 이거 뭐하는 거야. XX야 이거 뭐 하는 거냐고?”

무려 1시간가량 이런 행패가 계속됐고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는데요.

결박당한 뒤에도 남성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승무원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붓습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야 그만해! 그만해 XXX!”

급기야 승무원에게 침까지 내뱉는 남성.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그만하라고! 치워! XXX!”

여성 승무원을 폭행하기도 합니다.

<녹취> 임00(기내 난동 승객) : “나 이렇게 묶고 하겠다는 거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이 XXX야.”

결국 남성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경찰대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녹취>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기내에서 체포해놓은 피의자를 저희가 18시 35분에 현행범으로 인수했습니다. 첫날엔 술에 취해서 기억 안 난다고 그래서 일단 보호자 불러서 귀가 조처시킨 거예요. 조사할 상황이 되질 않아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남성은 회사원 34살 임 모 씨.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기내에서 이런 난동을 부린 걸까?

<녹취>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두 잔 반 제공했다고 하는데 비행기 탑승하기 전에 라운지에서 여러 잔 마셨다고….”

경찰에 따르면 술에 취한 임 씨가 옆에 앉은 승객에게 말을 걸었지만 대꾸하지 않자 옆 승객의 얼굴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난동이 시작됐고 임 씨는 이를 말리는 객실 사무장과 승무원도 때린 겁니다.

<녹취> “한 번 더 잡겠습니다. 제 손을 긁고 있습니다. 상처 나고 있고요.“

<녹취>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승객 한 명, 승무원 두 명, 그다음에 정비사 한 명. 찰과상 타박상 염좌 등...”

리처드 막스의 SNS 등을 통해 해당 사건이 세간에 알려졌고, 후폭풍도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이후 임 씨의 신상이 공개됐고, 임 씨가 아버지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다는 사실도 퍼져나갔습니다.

이 때문에 해당 회사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녹취> 임 씨 근무 기업 직원 (음성변조) : "(임00씨 출근하셨나요?) 아니요. (언제부터 안 하신 거예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연락이 다 안 돼요.”

또 해당 기업이 그동안 직원 착취로 유명했던 기업이라는 주장들이 인터넷에 나오면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임 씨는 지난 9월에도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받고 있었습니다.

<녹취> 공항경찰대 관계자 (음성변조) : “그때는 고소사건으로 해서 저희한테 왔었습니다. 00항공에서 사건 있고 20일 정도 후에 고소해서 고소사건으로 처리했어요. 이 사건하고 같은 유형이라고만 알고 계시고…….”

일각에서는 승무원 대처 방식이 문제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녹취> 외국 항공사 승무원 (음성변조) : “승무원들의 미흡한 대처에 놀랐었어요. 결박하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예의 바르게 했잖아요. 외국인 승객 입장에서 보면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줄 것 같으면 바로 결박을 하고 묶어놓거든요. 입도 가려야 하고 하는데 침 뱉는데도 ‘결박합니다.’ 하고 상황설명을 하고 있잖아요. 그게 서비스의 일정 부분이기도 한데 (대처가) 아쉬웠어요.”

문제 승객을 신속하게 제압해 주변 승객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리처드 막스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승무원들의 대처가 미숙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항공사에서는 승무원들이 매뉴얼대로 대응했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국내 항공사의 경우 기내 난동이 벌어졌을 때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란 지적은 피하기 힘들 걸로 보입니다.

<녹취> 국내 항공사 승무원 (음성변조) : “문제는 그거예요. 말은 안전을 강조한다지만 안전을 위해 승객을 제지했을 때 승객이 항의하면 사과를 요구해요. 회사에서. 비즈니스 승객 같은 경우는 더 조심스러워하고 회사에서. 그런 항의 들어오면 승무원한테 경위서라든가 불이익이 좀 많거든요. 팀의 점수를 깎던가 이런 식으로.”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승객들의 문제 행동을 경미한 불법행위와 중대한 불법행위로 구분해 대응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성희롱 등은 중대한 불법행위에 속하지만 술을 마시고 난동을 피우는 건 경미한 불법행위로 분류한 건데요.

이 때문에 체포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녹취> 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 : “술주정이라든지 약한 난동에 대해서는 약간 관용을 베푸는 듯한 그런 행동을 사실 취하고 있거든요. 한국 사람들이 보는 난동의 기준과 외국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서 기준이 많이 다르므로 그런 미묘한 차이도 날 수가 있습니다.”

특히 기내 난동을 안전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범죄로 판단해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하는 미국과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지난 4월, 부산에서 괌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 40대 한국인 치과의사에게 미국 법원은 징역 3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경찰은 난동을 부린 임 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 씨 측은 변호사를 선임한 뒤 출석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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