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수제화 거리…구두 장인의 ‘눈물’
입력 2016.12.25 (21:21)
수정 2016.12.25 (22: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서울 성수동에는 맞춤형 구두를 만드는 장인들의 가게가 모여있는 '수제화 거리'가 수십년 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불황 속에 맞춤형 구두 만들기를 포기하고, 큰 신발업체에 납품일을 하는 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위기에 처한 수제화 거리를,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이 트기 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종천 장인 부부가 수제화 공방의 문을 엽니다.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덥히는 것도 잠시, 지하 공방으로 내려가 오늘(25일) 사용할 가죽을 골라 미리 잘라놓습니다.
<녹취> 이종천(구두 장인) : "개개인의 일이 다른 것을 전부 다 세팅을 마쳐서 줘야 해요. 제가 그렇게 해야 일하는 사람들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요."
<녹취> "어서오세요!"
직원들이 출근하고,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면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됩니다.
<인터뷰> 이종천(구두장인) : "주문제도로 하다 보니까 발이 짝짝이도 있고 불편한 발들을 조금 해소해줄 수 있는 역할을 제가 하고 있죠."
<녹취> "예쁘게 나왔네요."
딱 모양을 보니까 맞춤 구두를 찾으러 온 이 여성은 미국에 사는 교포 디자이너.
<인터뷰> 송창아(미국 뉴욕 디자이너) : "수제화를 잘 만든다는 걸 제가 한국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선생님 이름을 발견해서..."
이런 보람 속에 굳은살 가득한 손으로 40년 넘게 고된 작업을 해왔지만 문제는 갈수록 주는 수입입니다.
<인터뷰> 나승양(구두 장인) : "90년도에는 한 달에 한 400(만 원)씩 벌었는데 지금은 그 3분의 1도 못 벌어요."
올 들어 이 수제화 거리에 있는 20여 개 업체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30%나 줄었습니다.
경기 침체로 수제화를 찾는 손님들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장인들은 하나 둘 씩 자신만의 구두 생산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큰 신발회사에 납품하는 데 주력하는 상황입니다.
<녹취> 변서영(구두공방 대표) : "매장을 여러 개 많이 했었는데요. 만 9천 원 2만 원씩 파니까 우리는 경쟁 상대가 안돼서 일단은 다 접고..."
<녹취> 기현도(구두공방 대표) : "적자보고 더이상 의미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해서 접었어요."
장인정신과 상업성의 성공적인 결합을 상징했던 수제화 거리에서 개성 있는 구두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서울 성수동에는 맞춤형 구두를 만드는 장인들의 가게가 모여있는 '수제화 거리'가 수십년 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불황 속에 맞춤형 구두 만들기를 포기하고, 큰 신발업체에 납품일을 하는 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위기에 처한 수제화 거리를,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이 트기 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종천 장인 부부가 수제화 공방의 문을 엽니다.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덥히는 것도 잠시, 지하 공방으로 내려가 오늘(25일) 사용할 가죽을 골라 미리 잘라놓습니다.
<녹취> 이종천(구두 장인) : "개개인의 일이 다른 것을 전부 다 세팅을 마쳐서 줘야 해요. 제가 그렇게 해야 일하는 사람들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요."
<녹취> "어서오세요!"
직원들이 출근하고,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면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됩니다.
<인터뷰> 이종천(구두장인) : "주문제도로 하다 보니까 발이 짝짝이도 있고 불편한 발들을 조금 해소해줄 수 있는 역할을 제가 하고 있죠."
<녹취> "예쁘게 나왔네요."
딱 모양을 보니까 맞춤 구두를 찾으러 온 이 여성은 미국에 사는 교포 디자이너.
<인터뷰> 송창아(미국 뉴욕 디자이너) : "수제화를 잘 만든다는 걸 제가 한국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선생님 이름을 발견해서..."
이런 보람 속에 굳은살 가득한 손으로 40년 넘게 고된 작업을 해왔지만 문제는 갈수록 주는 수입입니다.
<인터뷰> 나승양(구두 장인) : "90년도에는 한 달에 한 400(만 원)씩 벌었는데 지금은 그 3분의 1도 못 벌어요."
올 들어 이 수제화 거리에 있는 20여 개 업체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30%나 줄었습니다.
경기 침체로 수제화를 찾는 손님들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장인들은 하나 둘 씩 자신만의 구두 생산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큰 신발회사에 납품하는 데 주력하는 상황입니다.
<녹취> 변서영(구두공방 대표) : "매장을 여러 개 많이 했었는데요. 만 9천 원 2만 원씩 파니까 우리는 경쟁 상대가 안돼서 일단은 다 접고..."
<녹취> 기현도(구두공방 대표) : "적자보고 더이상 의미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해서 접었어요."
장인정신과 상업성의 성공적인 결합을 상징했던 수제화 거리에서 개성 있는 구두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침체된 수제화 거리…구두 장인의 ‘눈물’
-
- 입력 2016-12-25 21:22:11
- 수정2016-12-25 22:16:32
<앵커 멘트>
서울 성수동에는 맞춤형 구두를 만드는 장인들의 가게가 모여있는 '수제화 거리'가 수십년 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불황 속에 맞춤형 구두 만들기를 포기하고, 큰 신발업체에 납품일을 하는 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위기에 처한 수제화 거리를,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이 트기 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종천 장인 부부가 수제화 공방의 문을 엽니다.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덥히는 것도 잠시, 지하 공방으로 내려가 오늘(25일) 사용할 가죽을 골라 미리 잘라놓습니다.
<녹취> 이종천(구두 장인) : "개개인의 일이 다른 것을 전부 다 세팅을 마쳐서 줘야 해요. 제가 그렇게 해야 일하는 사람들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요."
<녹취> "어서오세요!"
직원들이 출근하고,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면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됩니다.
<인터뷰> 이종천(구두장인) : "주문제도로 하다 보니까 발이 짝짝이도 있고 불편한 발들을 조금 해소해줄 수 있는 역할을 제가 하고 있죠."
<녹취> "예쁘게 나왔네요."
딱 모양을 보니까 맞춤 구두를 찾으러 온 이 여성은 미국에 사는 교포 디자이너.
<인터뷰> 송창아(미국 뉴욕 디자이너) : "수제화를 잘 만든다는 걸 제가 한국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선생님 이름을 발견해서..."
이런 보람 속에 굳은살 가득한 손으로 40년 넘게 고된 작업을 해왔지만 문제는 갈수록 주는 수입입니다.
<인터뷰> 나승양(구두 장인) : "90년도에는 한 달에 한 400(만 원)씩 벌었는데 지금은 그 3분의 1도 못 벌어요."
올 들어 이 수제화 거리에 있는 20여 개 업체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30%나 줄었습니다.
경기 침체로 수제화를 찾는 손님들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장인들은 하나 둘 씩 자신만의 구두 생산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큰 신발회사에 납품하는 데 주력하는 상황입니다.
<녹취> 변서영(구두공방 대표) : "매장을 여러 개 많이 했었는데요. 만 9천 원 2만 원씩 파니까 우리는 경쟁 상대가 안돼서 일단은 다 접고..."
<녹취> 기현도(구두공방 대표) : "적자보고 더이상 의미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해서 접었어요."
장인정신과 상업성의 성공적인 결합을 상징했던 수제화 거리에서 개성 있는 구두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서울 성수동에는 맞춤형 구두를 만드는 장인들의 가게가 모여있는 '수제화 거리'가 수십년 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불황 속에 맞춤형 구두 만들기를 포기하고, 큰 신발업체에 납품일을 하는 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위기에 처한 수제화 거리를,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이 트기 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종천 장인 부부가 수제화 공방의 문을 엽니다.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덥히는 것도 잠시, 지하 공방으로 내려가 오늘(25일) 사용할 가죽을 골라 미리 잘라놓습니다.
<녹취> 이종천(구두 장인) : "개개인의 일이 다른 것을 전부 다 세팅을 마쳐서 줘야 해요. 제가 그렇게 해야 일하는 사람들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요."
<녹취> "어서오세요!"
직원들이 출근하고,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면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됩니다.
<인터뷰> 이종천(구두장인) : "주문제도로 하다 보니까 발이 짝짝이도 있고 불편한 발들을 조금 해소해줄 수 있는 역할을 제가 하고 있죠."
<녹취> "예쁘게 나왔네요."
딱 모양을 보니까 맞춤 구두를 찾으러 온 이 여성은 미국에 사는 교포 디자이너.
<인터뷰> 송창아(미국 뉴욕 디자이너) : "수제화를 잘 만든다는 걸 제가 한국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선생님 이름을 발견해서..."
이런 보람 속에 굳은살 가득한 손으로 40년 넘게 고된 작업을 해왔지만 문제는 갈수록 주는 수입입니다.
<인터뷰> 나승양(구두 장인) : "90년도에는 한 달에 한 400(만 원)씩 벌었는데 지금은 그 3분의 1도 못 벌어요."
올 들어 이 수제화 거리에 있는 20여 개 업체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30%나 줄었습니다.
경기 침체로 수제화를 찾는 손님들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장인들은 하나 둘 씩 자신만의 구두 생산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큰 신발회사에 납품하는 데 주력하는 상황입니다.
<녹취> 변서영(구두공방 대표) : "매장을 여러 개 많이 했었는데요. 만 9천 원 2만 원씩 파니까 우리는 경쟁 상대가 안돼서 일단은 다 접고..."
<녹취> 기현도(구두공방 대표) : "적자보고 더이상 의미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해서 접었어요."
장인정신과 상업성의 성공적인 결합을 상징했던 수제화 거리에서 개성 있는 구두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
-
홍진아 기자 gina@kbs.co.kr
홍진아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