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젠고 ‘끝내기 약점’…박정환 9단 불계승

<앵커 멘트>

한국 바둑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이 일본의 인공지능 딥젠고에 불계승을 거뒀습니다.

딥젠고는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줬지만 끝내기 단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정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딥젠고의 수읽기와 판세 분석은 박정환을 당황시킬 만큼 빈틈이 없었습니다.

딥젠고는 중반까지 확실한 우위를 점했지만 우려한 대로 마무리가 약했습니다.

불리하다고 판단한 박정환이 예상못한 승부수를 던지자 딥젠고는 흔들렸습니다.

끝내기에서 어이없는 수를 두는 등 큰 손해를 본 딥젠고는 결국 돌을 거뒀습니다.

<녹취> "아 드디어 돌을 거뒀습니다."

끝내기가 특히 취약한 CPU 2개의 단일 컴퓨터인 딥젠고는, 100억원대 슈퍼컴퓨터 알파고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력을 드러내며 2연패했습니다.

끝내기 실수는 인공지능의 공통된 약점이지만 딥젠고의 착오는 유난히 심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박정상(9단/해설위원) : "알파고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당하는데 딥젠고는 그걸 넘어설 정도로 실수를 하는 등 아직은 차이가 있어요."

인공지능과 사람이 처음 함께 출전한 의미있는 세계 대회에서 2연승을 거둔 박정환 9단은, 역시 2연승을 기록 중인 중국의 미위팅 9단과 우승을 다툽니다.

<인터뷰> 박정환(9단/프로기사) : "두판 다 거의 졌던 판인데 운 좋게 이긴 것 같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의욕적으로 대회를 만든 개최국 일본은 1승도 하지 못했습니다.

딥젠고에 이어 일본 랭킹 1위 유타 9단마저 2연패를 당했습니다.

KBS 뉴스 정충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