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양안 관계 줄타기…이번엔 ‘간첩 갈등’

입력 2017.03.30 (20:36) 수정 2017.03.3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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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타이완에서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양안관계가 그야말로 악화 일롭니다.

이번에는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간첩 체포 문제로 으르렁 대고 있습니다.

상하이 연결합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중국과 타이완이 이른바 '간첩 갈등'에 빠졌다는데, 이게 무슨 얘깁니까?

<답변>
엄밀하게 따지면 간첩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19일 타이완의 인권운동가인 42살 리밍저 씨가 중국에 들어간 뒤 실종됐습니다.

그동안 중국당국 체포설이 제기돼 왔는데요,

결국 열흘 만에 중국정부가 체포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발표 내용과 리밍저 씨 부인의 얘기 차례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마샤오광(중국 타이완판공실) : "타이완 주민인 리밍저는 국가안전에 해를 끼친 혐의로 유관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밍저(부인) "남편은 인권에 대한 관심을 전하기 바랐습니다. 문명 국가의 표준입니다. 그는 아무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타이완 측은 이번 사건을 중국의 보복성 조치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타이완 정부가 잇따라 중국 간첩을 체포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 30대 유학생이 간첩단 결성 혐의로 구속됐고요,

전 부총통 경호원인 왕훙루가 또 군기밀 유출 시도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이 장군멍군식 보복에 나선 것이란 분석입니다.

냉각된 양안관계 속에 양측의 첩보전까지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나 한편에서는 양측이 관계개선을 위한 탈출구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 하는 관측도 나오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양안관계가 틀어진 이유, 바로 92공식 때문이죠.

'중국은 하나다'라는 원칙입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 92공식을 인정하지 않아왔는데요,

중국이 새로운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일국양분치'입니다.

'일국' 하나의 중국을, '양분치' 둘이 나눠 통치한다, 라는 개념입니다.

중국의 대 타이완 협상기구인 해협양안관계협회 천더밍 회장이 보아오포럼에서 한 말인데요,

중국이 지금까지 '하나의 중국'만 강조하던 것에서 한발짝 양보한 게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분치 즉 '나눠 통치한다'라는 개념은 홍콩이나 마카오를 대상으로 한 '일국양제' 보다 독립성 측면에서 진일보한 용어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타이완 내부에서도 천더밍 회장의 '일국양분치' 구상을 적극 수용하자,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양안의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여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고 관계개선에 나서자는 의견입니다.

<질문>
타이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입니까?

<답변>
일국양분치 구상에 대한 타이완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대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타이완 내 독립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완 여론조사기관 위안젠 리서치 센터가 이달 초 성인 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한때 30%에 이르던 타이완 독립 지지율은 23.4%로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정책에 대해서는 무려 48.5%, 절반 가까이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덩달아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국정운영 만족도도 국민당 조사에서는 25.7%까지 급락한 상탭니다.

즉, 차이잉원 정부로서도 양안정책을 재검토하고 관계회복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상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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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30 20:34:00
    • 수정2017-03-30 20:53:36
    글로벌24
<앵커 멘트>

타이완에서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양안관계가 그야말로 악화 일롭니다.

이번에는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간첩 체포 문제로 으르렁 대고 있습니다.

상하이 연결합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중국과 타이완이 이른바 '간첩 갈등'에 빠졌다는데, 이게 무슨 얘깁니까?

<답변>
엄밀하게 따지면 간첩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19일 타이완의 인권운동가인 42살 리밍저 씨가 중국에 들어간 뒤 실종됐습니다.

그동안 중국당국 체포설이 제기돼 왔는데요,

결국 열흘 만에 중국정부가 체포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발표 내용과 리밍저 씨 부인의 얘기 차례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마샤오광(중국 타이완판공실) : "타이완 주민인 리밍저는 국가안전에 해를 끼친 혐의로 유관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밍저(부인) "남편은 인권에 대한 관심을 전하기 바랐습니다. 문명 국가의 표준입니다. 그는 아무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타이완 측은 이번 사건을 중국의 보복성 조치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타이완 정부가 잇따라 중국 간첩을 체포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 30대 유학생이 간첩단 결성 혐의로 구속됐고요,

전 부총통 경호원인 왕훙루가 또 군기밀 유출 시도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이 장군멍군식 보복에 나선 것이란 분석입니다.

냉각된 양안관계 속에 양측의 첩보전까지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나 한편에서는 양측이 관계개선을 위한 탈출구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 하는 관측도 나오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양안관계가 틀어진 이유, 바로 92공식 때문이죠.

'중국은 하나다'라는 원칙입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 92공식을 인정하지 않아왔는데요,

중국이 새로운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일국양분치'입니다.

'일국' 하나의 중국을, '양분치' 둘이 나눠 통치한다, 라는 개념입니다.

중국의 대 타이완 협상기구인 해협양안관계협회 천더밍 회장이 보아오포럼에서 한 말인데요,

중국이 지금까지 '하나의 중국'만 강조하던 것에서 한발짝 양보한 게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분치 즉 '나눠 통치한다'라는 개념은 홍콩이나 마카오를 대상으로 한 '일국양제' 보다 독립성 측면에서 진일보한 용어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타이완 내부에서도 천더밍 회장의 '일국양분치' 구상을 적극 수용하자,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양안의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여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고 관계개선에 나서자는 의견입니다.

<질문>
타이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입니까?

<답변>
일국양분치 구상에 대한 타이완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대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타이완 내 독립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완 여론조사기관 위안젠 리서치 센터가 이달 초 성인 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한때 30%에 이르던 타이완 독립 지지율은 23.4%로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정책에 대해서는 무려 48.5%, 절반 가까이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덩달아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국정운영 만족도도 국민당 조사에서는 25.7%까지 급락한 상탭니다.

즉, 차이잉원 정부로서도 양안정책을 재검토하고 관계회복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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